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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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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환의 이즘, 열한 번째
예술은 우리를 만나게 한다




우리 재단에는 이런저런 이름의 카페가 여럿 있는데요, 그렇다고 건물에 다수의 커피숍이 입주해 있는 풍경을 연상하시면 곤란합니다. 옹기종기 모여 차 마시며 대화를 나누면 바로 거기가 카페죠. ‘즐거운 직장 만들기’가 큰 주제라서 저는 직원들과 자주 ‘인증샷’을 찍습니다. 나중에 재단을 떠나는 날 사진들로 편집한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며 석별의 자리를 웃음꽃밭, 혹은 눈물바다로 만들 속셈인 거죠. 월요일 아침. 주니어카페가 시작됩니다. 입사 5년차 이하의 직원들과 모닝커피를 마시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죠. 당근케이크도 준비됩니다. (여기서 ‘당근’은 채소이기도 하고 ‘당연히’라는 부사이기도 합니다.) 화요문화카페에서는 팀장 이상의 간부들이 모여 정보를 나누며 회사 현안을 논의하고 금요시니어카페에서는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들이 모여서 지난 한 주일을 돌아봅니다. (‘돌아갈 순 없어도 돌아볼 순 있다’는 게 금요일의 금언입니다.)
저는 행복을 3간의 하모니라고 정의한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3간은 시간, 공간, 인간입니다. 간(間)은 틈이라는 뜻인데 저는 틈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행복의 조건이라고 예측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사람 사이의 틈을 벌려 사이를 갈라놓는 사람(독사)도 있고 그 반대로 틈을 좁혀 사이좋게 해주는 사람(천사)도 있습니다. 저의 목표는 후자입니다. 서로 몰랐거나 서먹서먹해진 사람들을 가까운 사이가 되도록 해주었을 때 저는 성취감을 느낍니다.
월요카페에서는 멤버끼리 처음 인사를 나누는 경우가 흔합니다. 문화재단의 특성상 열 몇 군데로 흩어져서 근무하는 까닭입니다. 금천예술공장에서 온 사람도 있고 신당창작아케이드에서 온 사람도 있고 남산예술센터에서 온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그들이 친하게 지내도록 온갖 연결고리를 만들어냅니다. 당장 그날부터 SNS 친구가 되고, 심지어 나중에 단짝이 된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넉넉해집니다.
주니어모임 장소는 회사 바로 옆에 있는 ‘진짜’ 카페입니다. 장소의 이름은 ‘스트라다’입니다. 이탈리아어로 ‘길’이라는 뜻이죠. 저는 국어교사 경력을 살려 ‘길’이라는 말의 어원을 설명해줍니다. “길지 않으면 길이 아니다, 길게 보아야 길이 보인다.” 인생이 흐릿하거나 막막하다고 푸념하는 젊은이에게 어울리는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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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은 ‘길(인생)에서 예술을 만나도록 해주는’ 게 역할입니다. 예술은 새로워야 하고 감동적이어야 합니다. 어느 날 저는 스트라다(길)에서 아트(예술)를 추구하는 이 시간을 ‘스타트’라고 줄여 부르자고 제안했습니다. 예술은 길 위에서 시작(Start=Strada+Art)한다는 의미죠. (갑자기 공부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나요?) 카페 분위기가 교실처럼 되지 않으려면 아무 질문이나 막 던지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신입사원이 수줍게 묻습니다. “사모님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즉답은 재미가 없죠. 최근에 읽은 신문기사를 도입부에 배치합니다. “이수만 씨 아시죠?
2000년대부터 한류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신 분, 공식 직함은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죠. 이번에 영산외교인상을 받았는데 수상 연설이 흥미롭더군요.” 결혼 스토리를 물었는데 이 무슨 엉뚱한 답변인가요? 그러나 동문서답은 아닙니다. “이수만 씨는 미래가 셀러브리티와 로봇의 시대가 될 것”이라 예견하더군요. 여러분도 미래의 주역이 되고 싶으세요? 그렇다면 결정하세요. 로봇이 될 것인가, 셀럽(유명인)이 될 것인가. 이왕이면 자신의 브랜드를 가지고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 인정도 받고 봉사도 하는 게 좋겠죠.”
마침내 결혼 이야기로 진입합니다. “저와 가장 가까운 셀럽은 아시다시피 손석희 앵커입니다. 그가 저의 결혼 매개자죠. (‘매개’를 힘주어 발음합니다.) 저보다 1년 후배로 방송사에 들어온 그가 자기 누나를 저에게 연결시켜준 거죠. 그의 안목(?)과 나의 행운이 결합한 결과물이 바로 저의 가족이랍니다.”
핵심은 매개와 연결입니다. 좋은 연결은 또 다른 연결을 낳습니다. 그것이 바로 예술의 확장입니다. 손 앵커가 사랑의 매개자가 된 것처럼 저도 최근에 우정의 매개자 노릇을 했습니다. 장애인 예술가를 지원하는 잠실창작스튜디오에서 팝아티스트 정도운 화가를 지난겨울에 만났는데요, 자폐라는 장애는 그가 걷는 예술의 길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디딤돌이 됐죠. 그는 자신이 만나고 싶은 유명인들을 그렸는데(그리워했는데) 그중에 손 앵커도 있더라고요. 꼭 만나게 해주겠다는 구두 약속을 했는데 이번 여름 상암동에서 드디어 그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매개자의 기쁨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죠. 저는 그날 느꼈습니다. 꽃이 꽃밭이 되려면 나비와 꿀벌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매개가 되어야 꽃들은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삶이 예술로 바뀌는 풍경입니다.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주 철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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