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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공감

7월호

서울무용센터 국제레지던시 프로그램 그들이 한국에서 춤추는 이유
서울무용센터 국제레지던시 오픈콜은 해외 국적의 무용예술가나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국적 무용예술가들을 대상으로 호스텔과 연습실을 제공하여 한국에서의 리서치를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무용센터에는 2017년 6월 기준, 4명의 무용예술가가 입주해 있다. 서울무용센터의 국제레지던시 오픈콜 프로그램으로 입주한 3명의 무용예술가(윤지현, 우구루, 이마무라 타츠노리)와 일본 교토아트센터의 안무가 교환 프로그램으로 입주한 1명의 무용예술가(쿄고쿠 토모히코), 그들의 이야기를 빌려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살펴본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1, 2, 3 서울무용센터 내부의 다양한 공간들.

예술가들은 왜 레지던시를 할까?

서울무용센터에 오는 예술가들은 서로 다른 계기와 목적으로 레지던시를 한다. 기본적으로는 레지던시 기간 동안 주어지는 연습실 등의 인프라를 이용하여 작업을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더불어 같은 기간에 입주해 있는 다른 배경과 스타일의 여러 예술가로부터 자극을 받고, 서로 다른 예술에 접근하는 것이 레지던시의 이유이다.
또 다른 이유는 타국의 레지던시에서 작품을 위한 실험 및 창작 과정을 공유하고,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의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것이 작품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안무가 윤지현의 작품 중에 신체를 천으로 감아 수동적인 신체(Passive Body)로 연출하는 작품이 있다. 유럽 레지던시에서 이 작품을 발표할 경우 이 신체를 작업의 대상물로 여긴다. 하지만 이스라엘에서의 레지던시 기간에 이 작품을 발표했을 때는 전쟁 중인 국가 상황에서 수동적인 신체를 ‘죽음’과 ‘무거운 고통’, ‘전쟁으로 잃은 혈육’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이렇듯 지역과 국가, 사회와 문화적 맥락에 따라 같은 작품이 다르게 읽힐 수 있으므로 레지던시 기간의 작품 발표와 피드백은 작품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한다.
이마무라 타츠노리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입주한 일본 안무가이다. 서울무용센터-교토아트센터 일대일 안무가 교환 프로그램으로 교토에 파견됐던 안무가 서경선의 워크숍 등에 참여하면서 교류를 시작했고 서울무용센터에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있다는 말을 듣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 안무가들과 세계 곳곳에서 만나 팀을 이룬 다국적 드림팀이 한국에 와 실제 작품을 발전시키기도 한다. 올 하반기 입주 예정인 ‘Something Machine’은 안무가 김판선이 프랑스에서 함께 활동하는 예술가들과 꾸린 팀이고, ‘Total 2017’은 안무가 박진영이 독일에서 만난 예술가들과 꾸린 팀으로 올 서울무용센터 레지던시 기간에 심도 있는 리서치와 작품 발전을 계획하고 있다.
반면 한국사람이 왜 굳이 한국에서 레지던시를 할까? 조금 더 체계적인 안무 방법을 배우고 싶어 90년대에 유학을 떠났다는 윤지현 안무가는, 오래 외국에 있다 보니 한국에서 작품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외국에 처음 나갔을 때는 방학 동안에 여름 워크숍 형태로 학교에서 교수님들이 불러주셨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다 보니 학교 외에는 한국에서 작품을 공유할 곳이 없더라.” 또 다른 한국 안무가 우구루는 “무용가로서의 경력을 해외에서 쌓았고, 활동 기반과 주거가 해외에 있어, 우리나라에서 안정적으로 작업할 기회를 얻는 것이 매우 어렵다. 하지만 작업이 모국으로 이어져야 할 당위성에 도달했기에 공모에 지원했다.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작업과 연결하여 모국을 방문할 때는 새로운 시각으로 대한민국이란 국가와 사회,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그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 역시 새로운 시각으로 돌아볼 수 있다”라고 말한다.

공간, 공감 관련 이미지4 안무가 쿄고쿠 토모히코는 워크숍을 통해 40여 명의 한국인 참가자를 만났다.

언어는 달라도 신체의 교감이 주는 그 무엇

서울무용센터에서 레지던시를 하는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크게 워크숍과 쇼케이스가 있다. 많은 예술가가 레지던시 기간에 워크숍 진행을 희망한다. 워크숍은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이기도 하고, 동시에 한국사람들과 직접 만나고 작업을 공유하며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워크숍 때는 안무가별 접근법에 따라 서로 몸을 부딪치고 땀을 흘리면서 안무가와 참여자 간의 돈독한 유대관계가 형성되고 때로는 솔직하고 진지한 피드백이 오갈 수 있다. 시민들을 위한 워크숍과 공연예술가를 위한 워크숍 2가지를 통해 40여 명의 한국인 워크숍 참가자를 만난 안무가 쿄고쿠 토모히코는 “워크숍 참여자들이 만든 발표회에서 ‘한국인들이 발표하는데도 일본적인 느낌을 받았다’라는 피드백을 받았다. ‘일본적인 느낌’과 ‘한국적인 느낌’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지만, 관객들이 이런 차이점을 느낀다는 게 흥미롭고 계속 알아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국제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들어온 작가들의 입주 말미에는 쇼케이스, 쇼잉, 오픈 리허설, 셰어링 등 공연인 듯 공연이 아닌 것들이 서울무용센터에서 일어난다. 용어마다 정확히 구분 짓기 힘들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완벽한 공연의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서울무용센터 국제레지던시는 창작활동의 리서치 과정을 지원하는 만큼, 공연의 전 리서치 단계에서 지금까지의 과정과 작업 내용을 소개하는 장이 마련된다. 어떤 예술가는 의상과 조명을 갖추고 공연 비슷한 형태의 작업물을 보여준 후 피드백 시간을 갖기도 하고, 어떤 예술가는 지금까지의 작업을 글이나 사진 등 다양한 형태로 보여주기도 한다. 공연장에서 보아온, 형식이 갖추어진 공연이 아니기에 공연을 기대하고 오는 관객들은 조금 당황스러워하며 피드백 시간에 “왜 춤을 안 춰요?”라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술가에게 있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중간 과정을 발표하는 것은 작품을 더욱 탄탄하게 하는 자산이 된다. 서울무용센터에서 쇼케이스, 쇼잉, 오픈 리허설, 셰어링 등이 열릴 때는 팔짱은 풀어둔 채 작품의 창작과정에서 고군분투하는 예술가들에게 소감 한마디 건네주는 게 어떨까?

글 송지나_ 서울문화재단 서울무용센터
사진 제공 서울무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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