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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 OF SEOUL

7월호

그 시절의 쇼와 음악 지친 마음을 달래주던 공연
요즘은 즐길 거리가 참 많습니다. TV의 100여 개 채널에서는 영화를 비롯해 가요, 드라마 등을 24시간 방송합니다. 또 다양한 공연이 수시로 열리고, 극장에 가면 전 세계에서 만들어진 최신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6·25전쟁 직후인 1950년대에는 이렇다 할 공연이 없었습니다. 극장 등 무대에서 춤과 노래를 펼치는 ‘쇼’가 전부였죠. 당시 미8군 무대에서 활동하던 여러 쇼단이 공연을 열어 고단한 삶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었습니다.

메모리 인 서울 관련 이미지<사진 1> 박단마 쇼단의 공연 모습.

1950년대의 삼촌팬들

미8군 무대에서 활동하던 여러 쇼단 중 특히 한국에 팝음악을 소개한 가수 박단마 씨를 앞세운 쇼단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1992년 별세한 박단마 씨는 <슈샤인 보이>, <아리랑 목동>, <나는 17살이에요>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습니다.
<사진 1>은 박단마 쇼단의 공연 모습입니다. 열악한 시설의 무대에서 무용수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열심히 춤을 추고, 객석은 썰렁합니다. 앞줄에 앉은 남성 관객들은 넋을 잃고 무용수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요즘 걸그룹에 열광하는 ‘삼촌팬’들과 비슷하네요. 당시 새로 개관한 극장에서는 의례 박단마 쇼단의 공연을 유치해 대성황을 이뤘다고 합니다. 극장마다 이 쇼단을 부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고 하네요. 전쟁과 가난에 지친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안겨주던 박단마 씨는 미국인과 결혼해 미국으로 건너간 후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갔습니다.

1960년대의 히트 작곡가, 박춘석

1960년대에 들어서서도 ‘극장쇼’가 거의 유일한 문화향유 수단이었습니다. 1956년에 TV 방송이 시작됐지만 1960년대에도 TV 수상기 보급률은 매우 낮았고, 프로그램도 다양하지 않았으니까요. 당시 전국 어디를 가도 동네마다 한두 곳의 극장이 있었습니다.
극장쇼에는 인기 가수와 유명 배우를 비롯해 코미디언, 무용수들이 등장해 노래와 춤 등을 펼쳐 보였습니다. 당시에는 여러 악단이 극장 무대에서 활동했습니다. <사진 2>는 한 여가수가 박춘석 씨가 이끄는 악단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지금 봐도 손색이 없는 화려한 의상과 세련된 율동이 눈길을 끄네요. 풍부한 감정으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던 그 시절 유명 가수들은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박춘석 씨는 10대 후반부터 재즈 피아노 연주자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그는 20살이 되기도 전에 당시 대중음악계를 주름잡던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습니다. 또 자신의 이름을 건악단도 이끌었고요.
가수 이미자 씨가 트로트 붐을 일으킨 1960대 중후반에 박춘석 씨는 히트 작곡가로 자리 잡으며 전성기를 구가했습니다. 패티김 씨를 비롯해 남진 씨, 나훈아 씨도 박춘석 씨가 배출했으며 300명이 넘는 가수들이 그의 사단에서 활동했습니다. 이미자 씨의 히트곡인 <흑산도 아가씨>, <기러기 아빠>, <섬마을 선생님> 등이 모두 박춘석 씨의 작품입니다.
박춘석 씨는 2010년 별세할 때까지 60여 년 동안 한국 가요계에서 가장 많은 곡을 만든 작곡가로 기록됐습니다. 평생 2,500곡이 넘는 곡을 발표했고, 그중 300여 곡을 히트시켰습니다.
70, 80대 어르신들은 그때 쇼단의 무대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지금처럼 큰 규모의 화려한 공연은 아니었지만 무대와 객석이 어우러져 흥을 돋우는 정겨운 공연을 잊지 못할 겁니다.

메모리 인 서울 관련 이미지<사진 2> 박춘석이 이끄는 악단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여가수.

사진 김천길_ 전 AP통신 기자. 1950년부터 38년 동안 서울지국 사진기자로 일하며 격동기 한국 근현대사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글 김구철_ 문화일보 문화부 기자. 대중문화팀장으로 영화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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