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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상담소

3월호

별자리 운세도 신통치 않을 때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립니다
“똑똑똑… 여기가 ‘예술적 상담소’ 맞나요?”
여러분의 어떤 고민도 예술적으로 상담해드리는 ‘예술적 상담소’. 온라인으로 별도 공간을 마련해 고민 상담을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올려주신 고민에 대한 예술적 대책을 찾아 답변을 달아드립니다. 서울문화재단 페이스북 탭에서 ‘예술적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다른 사람의 고민에 댓글을 달 수도 있답니다. 채택된 질문은 [문화+서울]에 게재되며, [문화+서울]을 1년 동안 보내드립니다.

이별 후 혼란스러운 일상, 어떻게 해야 할까요?

3년 동안 만났던 연인과 헤어졌습니다. 모든 면에서 잘해줬다고 생각했는데,연인은 매번 힘들 때마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헤어지자고 했어요. 마음을 몰라줬다고 이렇게 떠나버리니 헌신적으로 사랑만 줬던 저는 참 허탈하네요. 이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문득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주었던 특별한 선물을 이제는 저에게 주고 싶어요. 그런데 잘 모르겠네요. 제가 뭘 잘하는지,뭘 좋아하는지,또 누군가를 위해 썼던 시간들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공부를 해야 하는데 하기는 싫고,마음 가는 대로 하자니 세월만 보내는 것 같아 자신에게 화가 나네요. 무엇을 해야 이 순간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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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소리를 찾아서

세상에서 가장 의미 없는 상담 중에 연애 상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상담하러 온 사람의 마음속에 답이 있거든요. 연애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본질은 단순합니다. 끌리면 만나고 마음이 식으면 헤어지는 거죠. 왜 누군가가 내 마음에 들어올까요? 그리고 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떠나갈까요? 어제는 내가 제일 좋아했던 그 사람의 무언가가 왜 오늘은 너무나도 초라해 보이고 싫어질까요? 때로는 정말로 만남을 지속할 수 없는 이유가 나타나기도 합니다만, 대부분은 마음의 변화를 정당화할 이유를 찾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연애 상담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역할은 결국 그 마음의 소리를 찾아가도록 돕는 것이죠. 결론을 내줄 수는 없지만요.
3년은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에게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죠. 복잡한 감정이 몰아칩니다. 아픔이 오고, 미움과 억울함이 찾아오고, 미안함과 후회도 옵니다. 가끔 새벽 2시에 전화를 걸고 싶은마음이 들 때도 있는데, 이는 무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문제도 근사치의 답이 있는데 시간입니다. 물론 안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요.
애정은 불공평한 것이어서 내가 쏟은 만큼 돌려받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더욱이 애정을 쏟는 방식이 서로의 마음에 들 것이라는 보장도 없죠. 그래서 그 사람에게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헌신했다는 이야기는 언제나 절반의 진실입니다. 완벽하게 누군가에게 맞춘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꿈이거든요.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착각에 빠집니다. 맞춰줄 수 있을 것이라고, 또는 맞춰줬다고 말이죠. 때론 100%의 충만함 같은 것이 찾아오기도 합니다.하지만 그것은 결코 객관적인 조건들의 완성 때문이 아닙니다. 서 로를 향한 열망이 빈곳을 채워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달콤한 순간은 길게 이어지기 어렵죠. 그 이후부터는 현실적이고 감정적인 노력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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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자아 만들기

사람마다 연애의 형태는 매우 다릅니다. 누가 봐도 소모적이지만 모두가 말려도 막을 수 없는 경우도 있죠. 주변을 초토화시키는 ‘민폐 커플’도 적지 않습니다. 대체 좋은 연애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얼마나 긴 체크리스트가 필요할지 가늠도 안 됩니다.
하지만 준비하면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나 자신’이죠. 우리는 연애를 통해 상대방이 나의 결핍을 채워줄 것이라고 상상하곤 합니다. 그리고 연애가 그것을 위한 관계라고 착각하기도 하죠. 이것이 모든 실망과 절망의 근원입니다. 모든 사람은 태어나서 자신만의 역사를 갖게 됩니다. 연애는 그 두 역사가 서로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마주치는 사건입니다. 당연히 같을 수 없고, 내가 필요한 것만 갖추고 있는 반쪽 같은 것도 없습니다.
나 자신이 단단하게 서 있지 못하면 연애 상대와 의존적인 관계가 됩니다. 상대방의 헌신만을 바라는 것도, 내가 상대방에게 무작정 헌신하려 하는 것도 의존적인 연애입니다. 모든 관계에는 적당한 거리와 여백, 그리고 무엇보다도 동등함이 필요합니다. 내 진심을 일방적으로 퍼붓는다고 해서 상대방이 수용해야 할 의무는 없고, 연애를 통해서 내 모든 것을 채우려고 해서도 안 됩니다. 기억하세요. 연애 상대는 내 부모님이 아닙니다.
단단한 자아를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일단 나를 아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를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나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기도 해야 합니다. 무엇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지, 나의 욕망은 무엇인지, 내가 견딜 수 없는 것들과 그 이유 같은 것들을 말이죠. 그런데 이런 내면의 목소리만으로는 나에 대해서 잘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기 객관화가 필요합니다. 나는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과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과 환경을 파악하고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사색해보면 나도 모르던 나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만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실망과 원망을 피하기 위해 자신을 속이곤 합니다. 억지로 쓰는 가면은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합니다. 그렇다고 내 마음대로만 하겠다고 우겨서는 이상한 사람이 될 뿐이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순간의 감정이 아니라 정중한 진실로서 타인을 대한다면 반드시는 아니지만 어떤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
이상이 ‘흑역사’의 팔만대장경을 지니고 있는 자로서의 깨달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래봤자 이론은 이론이더라고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어쩌겠어요, 그게 인간인 것을. 빠르거나 늦거나 다시 새로운 사람이 찾아올 겁니다. 오늘의 아픔이 더 좋은 관계를 위한 교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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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최성문_ 소설가, 시각예술가, 문화기획자. 지은 책으로 <오늘을 부탁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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