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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 의 이후를 상상하기

창작자 좌담회: 우리는 모두 다른 고민을 해야 한다

김연재

208호

2021.10.28

미투 이후 연극은 예술의 윤리적 무게추를 담당하는 듯 보였다. 기존의 기득권 비퀴어 비장애 남성이 독점하고 있던 연극 창작 주체의 외연을 넓히거나 혹은 탈환하고, 연극을 만드는 과정상의 안전과 노동 환경에 주목했다. 최근의 연극들이 사회-현장-관객과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전반적으로 살피고자 연속 좌담을 진행한다. 두 번째 좌담에서는 코로나 이후 창작자들의 작업 경험을 토대로 배리어프리, 사회적 사건과 창작자 개인의 관심사 사이에 교량을 놓는 다양한 방식, 안전한 연극 만들기 환경,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고민, 담론을 생산하고 연극을 기록하는 일의 필요성에 관해 이야기한다.
일시: 2021년 10월 21일 10시-13시
장소: 서울연극센터 아카데미룸
사회: 김연재(극작가)
참여: 김재란(무대디자이너), 원지영(연출가), 윤상화(배우), 윤혜진(연출가), 이보람(극작가)
기록: 예준미(본지 에디터)
참관: 김슬기(본지 편집장)

지금 만드는 공연들

김연재
어떤 공연들을 만들고 있나. 공연을 만드는 양상은 어떻게 변화해왔나. 그 계기는 무엇이었나.
윤혜진
11월 말에 있을 ‘봄 작가 겨울 무대’를 준비 중이다. 위탁가정에 관련된 이야기고 여섯 명의 등장인물 모두 여성이다. 팀 내에 두 명의 어린이 창작자가 있다. 어린이 창작자와 작업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연습시간, 연습량 등 고려할 것이 많다. 대본 분석의 내용을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도록 말의 난이도를 조절한다. 연습을 이르게 시작해서 한번 할 때 네 시간 정도 진행하고 있다. 미투 이후에 각 팀마다 안전한 작업 환경을 위한 규칙 만들기 등을 하지 않나. 지금은 시간이 지나 경각심이 줄고 서로를 믿고 있어서 이 과정이 생략되는 경우가 있는데 어린이 창작자와 작업을 시작하니 규칙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연재
드라마 서사가 있는 연극 작업과 다원예술 형태의 작업을 하고 계신데 작업에 착수하는 모드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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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재
윤혜진
인물이 배제된 연극을 화두로 삼아왔다. 인물의 서사가 배제된 상태에서 다른 것들이 어떻게 연극성을 띨 수 있을까, 하는. 공간 혹은 사물을 중심에 두고, 발화하지 않고 존재하는 몸으로서의 배우를 보여주는 등의 실험을 해왔다. 이런 실험들과 드라마 연극을 분리해 작업했다. 최근에는 시각예술 작가, 몸을 사용하는 퍼포머 등 타 장르 창작자들과 협업하면서 무대와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변화하고 있다.
이보람
두 개의 극단에 속해 있다. 한 극단에서는 성인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을 만들고 또 한 극단에서는 발달장애 아동 관객을 위한 공연을 만든다. 매년 한 작품씩 번갈아가며 올린다. 발달장애 아동 관객들은 무대에 뛰어 들어올 때가 많다. 이야기를 따라오기 어려울 때는 극장의 물건을 만지기도 하고. 올해는 발달장애 아이들이 극장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물건을 만질 수 있도록 연극과 자장가를 결합한 <노래가 되자>라는 인터렉티브 미디어 공연을 만들었다.
윤상화
지난 일 년간 연극 작업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 코로나 이후, 객석에서나 무대에서 개인적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객석에서는 관객들 간에 공유되는 정서들이 사라진 것 같고, 무대에서는 빈 객석과 마스크를 쓴 관객들을 보며 단절감을 느낀다. 코로나 이전처럼 극장 공간을 공유할 수 있을까. 이전까지 나는 관객을 직접 상대한다기보다는 공간을 상대하는 느낌으로 연기하는 편이었다. 관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똑같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공연을 해보니 충격이었다. 침묵의 벽을 대하는 느낌이었다. 배우들은 연기가 어떻게 가닿고 있는지 예민하게 촉을 세우고 있지 않나. 그런데 그 촉을 어떻게 작동시켜야 할지 아예 모르겠더라. 만석, 매진이라고 해도 극장이 이빨이 빠진 옥수수처럼 텅 빈 것을 보며 허전했다. 공연하는 사람으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즘에는 배우들이 익숙해졌는지 궁금하다.
김재란
시각예술을 전공했고 공연예술을 하고 싶어 기획 일을 시작으로 연극계에 진입했다. 시각예술 전공자로서 연극에서 공간과 시각을 다루는 무대디자인을 주로 하게 되었다. 보통 무대디자이너의 역할은 주어진 텍스트를 해석하여 상상한 무대를 지어내는 것이다. 최근 丙소사이어티라는 팀에서 공동창작을 하게 되었다. 하나의 주제를 기반으로 각자 관심이 발생하는 지점에서 출발하여 심층적인 리서치를 한 뒤에 접점과 개연성을 발견하고 엮어내어 공연을 만드는 작업 방식이다. 나의 경우는 이미지 위주의 리서치를 진행했다. 무대디자이너로서의 작업과 공동창작자로서의 작업에는 서로 다른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전자에는 효율성이 있다면 후자에는 여러 가지의 가능성이 있다. 가령 선택하는 오브제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 달라지고 새로운 맥락을 입기도 하는데, 이미지를 통해 무대에서 한바탕 재미있게 놀고 싶은 사람으로서는 무척 재미있는 작업 방식이었다. 다만 시간과 예산이 충분치 않은 연극계의 제작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재료와 방식의 한계를 자주 느끼고 상상력이 줄고 있다. 예산에 따라 창작자로서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고 느껴 안타깝다.
원지영
나는 극장을 너무 사랑하고 동시에 극장 혹은 연극과 꽤 멀리 있는 사람들과 만나서 극장의 안과 밖을 오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공연계에서 대두되는 담론이나 사회적 이슈에 영향을 받기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내게 필요한 작업으로부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가 어떻게 나고 자라 극장을 만났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했고, 이후에는 극장의 하우스 팀, 경비 아저씨, 아이 때문에 극장에 못 들어오는 엄마 관객, 카페 주인, 지방에서 상경해 연극계를 둘러보는 사람 등 극장 안에 있으나 연극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로 작업의 외연을 확장했다. 그다음에는 나를 둘러싼 도시에 대해서 질문하는 작업을 했다. 관객들과 서울의 역사를 살핀 뒤 시청 광장에 진입하는 퍼포먼스였다. 이 일련의 작업들 이후에 처음으로 극장에서 작업을 하게 되었다. 극장에 임대 표지판을 걸어놓고 명동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극장에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사람들을 상대로 짧은 공연을 했다. 연극을 한 번도 보지 않은, 연극과 멀리 있는 사람들과 연극을 만들고 싶다. 공연예술 장르 중에서는 서커스나 아크로바틱 같은 고도의 신체기술이 필요한 작업에 관심이 있다. 기후 난민을 주제로, 서울로7017을 서울에 마지막 남은 길이라고 상정하고 산책하는 아크로바틱 이동공연을 만들었다. 서커스가 장르적으로 가지고 있는 묘한 모순과 파업이라는 주제를 연결시킨 공연을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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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지영

배리어프리

김연재
배리어프리 공연을 창작한 경험이 있다면 그 경험을 들려 달라. 관극한 경험이 있다면 관극 경험이 예술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이보람
발달장애 아동들을 위한 공연을 할 때는 극장 로비에 여러 사람들이 있다. 평소 극장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장애인, 어린이, 노인 관객들. 다른 연극을 만들 때도 여러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 그래서 배리어프리 공연을 시도하고 있는데 여러 어려움이 있다. 우선 예산이 정말 부족하다. 배리어프리 예산을 다른 지원사업 등에서 조달해야 한다. 또 소극장의 경우 무대가 좁아서 수어통역사, 음성해설사, 배우 모두의 동선이 확보되기 어렵다. 휠체어 관객의 접근 또한 어려운 환경이다. 발달장애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장애인 관객만을 위한 회차를 두는 방법을 고려하기도 한다. 고민할 것들은 너무 많고 시간과 예산은 한정되어 있다. 소규모 팀에서 모두를 위한 공연을 만드는 데에는 생각보다 어려움이 따른다.
김연재
지난번 창작자-관객 좌담에서 발달장애인을 위한 릴렉스드 퍼포먼스 이야기를 했다. 지금 하고 계신 작업이 일종의 릴렉스드 퍼포먼스인 것 같다.
윤혜진
<유니버셜 스튜디오>라는 작품에서 처음 배리어프리를 시도했다. 장소 접근성, 수어통역, 음성해설 등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4단계로 격상되어 공연을 온라인화하면서 고민해야 할 것들이 달라졌다. 자막 제공, 음성해설을 중심으로 배리어프리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배리어프리에 대해 잘 알고 계신 이연주 작가, 나희경 피디, 김민솔 피디의 도움을 받았다. 낭독공연이다 보니 화면상에 보이는 것들을 음성해설 했고, 지문을 낭독했다. 배리어프리에 대한 공부와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개별 프로덕션에서의 고민들도 많이 공유되면 좋겠다.
김재란
몇 해 전 시각장애인을 위한 공연을 만드는 데 있어 버릇처럼 시각적 상상만 하고 있던 나의 어리석음과 무신경함을 발견했다. 무대 위 시각 요소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 아직은 음성해설뿐인데, 배리어프리 공연을 관극하면서 어떤 음성해설이 시각적인 변화와 감각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배리어프리 관련해서 목소 사운드디자이너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나는 무대디자이너로서 보이는 것을 들려주는 방식에 대해, 목소 감독님은 사운드디자이너로서 들리는 것을 보여주는 방식에 대해 고민한다. 이 두 가지의 고민 사이에서 발견해낼 것이 있으리라 기대한다.
윤혜진
<초대의 감각>이라는 전시에서 ‘만지는 마음’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돌, 페브릭 등 다양한 형태의 오브제가 있었고 직접 만져볼 수 있었다. 그 오브제가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고 또 말로 묘사할 수도 있지만 직접 만졌을 때는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우리가 고민해온 배리어프리의 방식은 주로 작품과 관객의 거리를 전제한 무대 위주의 것이었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접촉이 어려워졌지만 배리어프리가 다양하게 확장된 방식으로 이루어지면 좋겠다.
원지영
극장 환경에 대해 고민한다. 휠체어 진입이 불가능한 극장이 너무 많고 휠체어석이 있어도 휠체어석의 위치가 차별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소극장 공연을 장애인 지인과 함께 보는 건 늘 도전이었다. 건장한 남자 스태프가 장애인 관객을 업고 가장 뒷자리에 앉히는 등, 극장에 온 장애인 관객이 겪는 또 다른 차별적 위치를 감각한다.
이보람
장애인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작업의 성질이 무엇일까 고민한다. 창작자로 성장하려면 경험이 쌓여야 하는데, 장애인 창작자가 연극계에 진입했을 때 맡을 수 있는 역할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충분한 경험을 쌓기가 어렵다. 장애인 관객뿐 아니라 장애인 창작자와 같이 작업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지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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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실천과 창작

김연재
순수하게 미학적인 예술과 실천적인 예술이라는 오랜 대립구도가 이제는 오히려 예술의 외연을 축소시키는 이분법적 시선이 되었다. 이러한 예술계의 흐름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 인식이 본인의 예술 활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윤혜진
이분법적으로 분리된다기보다는 공존하면서 진행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시기에 따라 필요로 하는 목소리들과 형식들이 개발되는 것이고. 나는 정치적 담론을 내용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형식적인 면에 있어서 드라마를 할 때와 비드라마를 할 때 작업의 제스처를 분리한다. 그럼에도 창작 주체는 같기 때문에 작품들에서의 사유는 연속적이다. 내용적 주제로 작품들의 카테고리를 나누는 것뿐 아니라 작품 및 창작자의 개별 작품들, 작품의 형식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늘어난다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
이보람
관객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 둘을 구분하지 않는 것 같다. 누군가는 순수하게 미학적인 예술을 보고 사회적 담론을 생각할 수 있고, 실천적인 목소리를 내는 예술을 보고 순수하게 미학적인 감상을 할 수도 있지 않나. 이 두 개가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이 보장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윤상화
이러한 대립구도가 이분법적 시선이 되었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러한가.
윤혜진
소비하는 관객층이 이분화되는 경우는 있는 것 같다. 드라마와 배우 캐스팅이 중심이 되는 연극들과 실천적이고 정치적인 연극들의 관객이 다르다. 또 페미니즘, 퀴어 연극의 경우 이 담론과 이슈에 관심을 가진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다. 특히 코로나 이후에 관객 수가 적어지면서 은연중에 분리가 더 명징해지는 것 같다.
김연재
앞서 했던 질문은 『82년생 김지영』이 예술계에 쏘아올린 논쟁과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 이 책이 출판되었을 때 소설이 미학적, 문학적이지 못하고 작품성이 없다는 남성 평론가들의 거센 반응이 있었다. 일종의 백래시로서. 반면 페미니스트 독자, 작가, 평론가들은 이 작품이 지닌 사회학적 의미로부터 문학성과 미학을 새로 도출했다. 이러한 대립구도는 예술과 운동, 창작과 실천이라는 다소 극단적인 이분법을 전제하는 것 같다. 지금은 이 이분법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히려 거친 봉합을 감행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페미니즘을 해도 잘 만들어야지, 라는 식의. 이런 흐름 속에서 창작자로서 고민이 있었다. 작가로서의 실천, 시민으로서의 실천, 내용으로서의 실천, 형식으로서의 실천이 모두 다른데 이 시대에 페미니스트 여성 극작가로 작업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자유와 과제가 주어지는가.
윤혜진
『82년생 김지영』 출판 직후의 고민과 지금의 고민이 달라졌다. 지금은 이것이 예술이다 아니다, 연극이다 아니다, 질문하고 분리하는 시기는 지나오지 않았나. 작업의 주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형식들이 제안되고 있다. 연극에서 정치적인,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는 다양한 메소드를 만든다든지 탈극장의 시도를 한다든지. 또 장르 간 경계가 많이 와해되었기 때문에 연극 씬 안에서만 담론을 만들거나 영향을 주고받지 않는다. 많은 것을 열어놓고 고민하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이보람
창작자로서 단일한 기준만 충족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자유를 느끼기도 한다.

김연재
많은 창작자들이 어떻게 윤리적으로 재현할 것인가 혹은 재현하지 않을 것인가, 고민해왔다. 재현의 윤리, 정치적 올바름과 같은 개념들은 작업에서 어떻게 변화해왔고 지금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이 외에도 정치적, 사회적 실천과 담론들을 작업에 어떻게 반영하고 있나.
윤혜진
사물을 공연의 중심에 놓는 작업을 하면서 인간과 사물의 위치에 대해 고민해왔다. 대체로 세계는 인간중심적인데 극장 안에서 어떻게 하면 인간과 사물이 동등하게 존재할 수 있을까.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바라보는 탈인간적 시선을 구현해보려고 했다. 이런 시선이 드라마 연극 작업을 할 때 반영된다. 인물의 행위, 욕망, 서사보다 인물과 외부세계 간의 관계망 등을 더 섬세하게 분석하고 표현한다. 또, 드라마 연극을 만드는 경우에, 작품이 이야기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그 안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작품 선택의 기준이 된다. 인물을 대상화하지 않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고민한다. 텍스트 중심으로 풀어내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작업의 경우 배우의 퍼포밍이나 몸의 언어, 미장센 등의 형식적 요소를 사용해 텍스트의 어떤 부분을 와해하려고 한다. 연습 과정에 있어서도 동료들의 안전, 창작환경, 현재 우리의 안전함에 대한 감각 등에 대해 가급적 많이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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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김연재
코로나 펜데믹 이후로 기후위기를 실감하면서 탈인간중심적 연극을 시도하게 되었다. 인류세 삼부작이라는 타이틀로 세 편의 공연을 만들고 있다. 지금 만드는 작품에서는 광물, 사물과 상호침투하고 연결되는 몸을 구성한다. 그런데 명확한 인물과 드라마가 있는 희곡을 기반으로. 인간으로부터 벗어나는 몸을 만드는 동시에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충돌과 고민이 발생한다.
이보람
처음 연극을 전공하려 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이야기의 구조를 해체하는 실험적인 작품들이 주목을 받는 시기였다. 나는 이야기를 쓰려고 연극을 하는데 내가 시대에 뒤쳐진 작업을 하고 싶어 하는 건가, 고민했다. 이야기라는 것은 오랫동안 있어 왔고 그 시간 동안 형성된 전통적 구조가 있지 않나.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적 담론을 전부 받아들이기에는 이야기라는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부족했다. 변하는 것에 빠르게 대응하고 표현하는 작업이 작가로서 소모되는 것 같기도 했다. 사회적 이슈, 큰 담론이 대두될 때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무언가를 말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다. 그런데 어떤 사건을 맞닥뜨렸을 때 그것을 들여다보고 내 안에서 질문이 나오고 그 질문이 이야기로 이어지기까지 나는 적어도 일 년 이상이 걸린다. 매번 모든 것에 대해 쓸 수 없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현재 일어나는 사회적 사건들을 열심히 공부하되, 작가로서는 소화할 수 있을 만큼만 다루자고 생각한다. 재현의 윤리, 정치적 올바름과 같은 연극계의 질문에 대해서도 내가 어디까지 소화할 수 있는지, 내가 소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김재란
최근 丙소사이어티의 <꿈과 희망의>라는 작업은 자본주의의 작동과 흐름을 공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같이 경제학 서적을 읽으며 서로 다른 관심사를 수집했다. 그러다 보니 키워드나 흥미들이 여기저기 흩어지게 되었는데 그 모습을 놀이공원으로 은유하게 되었다. 자본주의에서의 욕망의 양상들을 놀이기구의 낙하운동, 진자운동, 회전운동으로 연결해서 표현했다.
김연재
사회적 참사를 겪으며 연극 무대에서 타인의 고통을 재현하는 연기에 대한 재고가 요청되었다. 배우로서 연기 방식의 변화를 어떻게 감지하고 있나. 관객-창작자 좌담에서 역할과 배우의 거리를 벌리고 역할로서가 아닌 역할을 대하는 배우로서 작품의 문제의식을 발화하는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여기는 당연히 극장’의 연기 방식을 예로 들었었는데, <7번국도> 작업은 어떠했나.
윤상화
재현하는 연기와 재현하지 않는 연기가 크게 다르다거나 재현하지 않는 연기가 크게 새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우는 살아내는 입장과 서술하는 입장을 같이 연기한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과 달리 연극에서 배우는 어쩔 수 없이 이 둘의 경계에 서 있다. 완전히 어떤 인물이 되어서 산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작은 조명 아래 앉거나 서서 발화만으로 연기한다고 해도 어떤 인물을 살아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배우는 수행자로서 작가, 연출, 여러 스태프들에 의해 구성된 연기를 수행하는 것이지 않나. 그것이 때로는 살아내는 방식이고 때로는 서술하는 방식이며 이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우는지는 작품마다 시대마다 달라진다. 그런데 배우가 어떤 인물을 살아냄으로써 관객에게 무엇을 체험하게 하는 방식이 세월호와 같은 거대한 비극 앞에서는 불가능하고 난처하지 않은가. 그럴 때는 서술자의 입장에 서는 것이다. <7번국도> 또한 서술자적인 입장이 강했다. 그러나 인물의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서술자로 연기할 수는 없었다. 인물이 어떤 공간의 끈을 당겨주고 서술자가 그 신호를 잡아채면서 관객과 공간을 공유하는 것이다. 배우가 인물과 서술자 사이의 적확한 경계에 있을 때 관객과 수행자 사이에 공유되는 예민한 감각이 있다. 이 감각이 새로운 것이기를 바란다.
원지영
정치적, 사회적 실천과 연대에는 관객의 몸이 필요하다. 동그라미를 거부하는 사람들이라는 허무맹랑한 의제로 관객과 서울 시청에 진입하는 공연을 했었다. 아주 구체적인 의제가 아니더라도 함께 현장에 있고 진입하고 연대하는 것이 실천을 가능하게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그 당시를 떠올리면 비현실적이다. 코로나 이후 연극의 연대는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하다.
김연재
코로나 펜데믹을 지내며 전 세계는 인종, 계급, 젠더의 다양한 불평등을 겪고 있다. 연극을 불가피하게 영상화하고 소극장의 방역 대책을 강구하던 시기를 지나, 시시각각 업데이트되는 사회적 사건들과 기후위기에 연극은 어떻게 교량을 놓을 수 있을까. 각자의 고민을 들려달라.
김재란
작년 5월 초에 이태원 클럽 발 코로나 확산세가 심화되었다. 5월 중순, n번방 개설자 문형욱이 구속되었다. 뉴스에 그의 구속 소식이 나오던 날,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인천 학원 강사가 두려움에 동선을 숨겼다는 보도가 함께 나왔다. 인천 학원 강사의 거짓말에 관해서는 행적 지도와 인물 관계도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인터뷰까지 있었다. 그날 이후 인천 학원 강사발 코로나 감염 기사가 2차, 3차, 4차를 넘어 n차 감염으로 소비되는 동안 n번 방 문형욱에 대한 후속보도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 당시의 공포스럽던 감각을 수집하고 있다.
원지영
팬데믹을 통해 사회가 창작자를 보는 시선이 명확히 드러났다. 예술가의 역할에 대한 성찰 없이 코로나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라는 식의 지원사업들이 쏟아졌다. 극장은 불쾌하거나 위험한 공간이 되었다. 파업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예술가를 보는 사회의 시선이 이런 것이라면 파업 버튼을 누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비자발적 파업.
김연재
나는 실직이라고 생각했는데, 파업이라니.
원지영
기후위기는 창작자로서 너무나 중요한 주제다. 기후난민을 주제로 공연한 적이 있었다. 공연예술은 앞으로 기후위기라는 주제에 대해 더 선명하게 발화할 것이다. 가령 나는 극단적인 자연재해 속에서 인간이 무엇을 했는지 생각한다. 폐허 속에서 만들어지는 연극들, 가령 아이티에서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천막에서 공연된 연극, 허리케인이 뉴올리언스를 뚫고 지나갔을 때 재즈 음악이 이재민들에게 얼마나 위안이 되었는지, 원전사고 이후에 후쿠시마 환경을 소생시키기 위해 조각보를 이어 붙여 땅을 덮는 퍼포먼스… 파괴된 공간에서 다시 살아나는 예술, 연극을 상상한다.
윤혜진
기후위기와 관련된 문제를 연극의 내용으로 다루기보다는 시민으로서 현장에서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무대와 오브제를 어떤 재료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 인공 재료를 자연 재료로 대체할 방법을 찾다가 극장 밖 공연을 시도하기도 했다. 실제 공간, 자연 공간으로 나가서 연극의 장소성을 실험하기도 했다.
김재란
공연예술계에 들어와서 버려지는 세트와 소품의 양에 충격을 받았다. 제작소에 가면 한쪽에는 폐기된 세트가 쌓여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무대가 제작되고 있다. 무대디자이너, 시각디자이너, 시노그래퍼로서 쓰임과 버려짐의 경계를 잘 찾아서 지속 가능한 형태의, 재활용 가능한 무대 제작방식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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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란
원지영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인쇄물을 안 만들기 시작했다.
김연재
인쇄물이 온라인 페이지로 대체되면서 쓰레기가 줄었지만, 전자기기나 SNS 접근성이 낮은 사람들은 관극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 같다.
윤혜진
무대를 폐기하지 않고 보관할 경우에 새로 제작하는 것보다 보관료가 더 많이 드는 데다 제작소가 운영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제작소 인력들이 일자리를 잃기도 한다. 이 고민이 연극 안팎의 다양한 노동자들과 함께 진행되면 좋겠다.

안전한 연극 만들기 환경

김연재
미투 이후 연극계는 폭력이 작동하는 장으로서 신비화되었던 제작 환경을 처음부터 다시 구축해야 했다. KTS(한국공연예술자치규약), 성인지 감수성 교육, 장애인식 개선 교육, 공연 접근성, 계약 및 저작권 윤리 교육 등 안전한 제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약속과 규칙들을 고안하고 또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규칙들로 인해 노동 환경이 달라졌는가. 그 변화를 어떻게 감각하고 또 적응하고 있는가. 변화가 없었다면 그 양상이나 이유는 무엇인가.
윤혜진
연출을 하면서 제작자 입장이기 때문에 페이를 이야기할 때 미안한 마음이 크다. 그런데 안전한 제작 환경을 만들려는 흐름을 따르면서 제작비를 오픈하게 되었다. 제작비, 페이, 지출내역 등 재정 상황을 공유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고민을 나눌 수 있다. 또 미투 이후로는 소규모 단체에서 공연을 할 때도 다 같이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으려고 한다. 전문 강사들도 이전보다 많아졌다. 지속적으로 함께 작업해온 동료들, 서로의 성인지 감수성을 신뢰하는 동료들과 작업하는 경우에는 교육이나 규칙 만들기 과정이 생략되는 경우도 있는데,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팀 내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앞서 얘기했듯이, 이번 공연에서 어린이 창작자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규칙 만들기의 필요성을 새롭게 느낀다.
이보람
지속적으로 함께 작업해온 팀의 성인지 감수성과 외부 작업에서 만나는 팀의 성인지 감수성의 차이가 크다. 신뢰하는 동료들과 작업하다가 다른 프로덕션에서 차별적인 발언을 들었을 경우 타격감이 심하다.
김연재
그 팀에서는 성인지 감수성 교육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이보람
안 이루어졌다. 보통 연습 시작할 때 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연습 전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는 별도의 교육 절차가 없다.
김연재
교육이나 규정들 외에 성인지 감수성, 장애 감수성에 관해 윤리적인 공통 언어를 구성하기 위한 팀 내부의 개별적 노력들도 있다. 제각기 다른 노력의 형태 및 방법들을 알려 달라.
윤혜진
미투 이후 자기 검열이 무척 심했다. 지금은 그 시기를 지나, 변한 환경에 편안함과 신뢰를 느낀다. 그런데 적응의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 가령 미투 직후,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성인지 감수성을 맞춰나가던 시기에 육아 등으로 쉬었다가 돌아온 동료들이 있는데, 지금의 연극 만들기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한다. 어떤 사안의 감수성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거나 조심할 것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에 대화보다는 침묵을 택한다. 적응하고 있는 사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과 어떻게 연대해서 같이 작업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
원지영
표준계약서에서 부족한 것들을 보완하는 내부의 약속을 만들어서 계약한 적이 있다. 거리 공연을 많이 했으니까, 연습 시간 동안 의자나 편안한 환경이 제공되지 않을 수 있음을 미리 공유하고 식사 제공에 대한 부분은 따로 세밀하게 작성해서 공유했다. 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통계를 내서 공유한 적도 있다. 매번 하기는 어려웠지만. 연극 외 공연예술 분야에서 작업할 때는 감수성이 또 다르다. 서커스를 할 때는 안전이라는 미명 아래 위계가 공고해지기도 했다.
김연재
안전한 연극 만들기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작업의 과정과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원지영
서커스의 경우 안전장치가 드러나면 스펙터클이 사라져서 서커스의 예술성이 성립되지 않는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는 서커스의 요소들을 바라보는 공연이었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힘이 들어가지 않는 쇼를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몸에 힘이 들어갈 때보다 안 들어갈 때, 운동이 느려질 때 부상이 더 잦다. 매번 겁을 먹고 긴장하는 스태프들의 스트레스도 컸다. 안전교육이나 부상 대처 워크숍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해서 반성 중이다. 다만 배우가 공연 중에 다치면 무조건 공연을 중단한다는 약속을 했다. 다쳐도 티가 안 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연습 중에, 공연 중에 다친 배우가 있었다. 다치면 멈추자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 스스로 내재한 의무감, 책임감 때문에 공연을 멈추지 않았다. 이후 작업에서는 테라피, 우리를 돌보는 시간을 꼭 마련하기로 피디와 이야기했다. 또, 신체적 안정뿐 아니라 마음의 안정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연극을 하면서 마음이 다치지 않게 하는 안전함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에 관심이 있다.
윤상화
마음의 안전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주로 드라마가 있는 연극을 많이 하는 배우이다 보니, 감정을 새롭게 끄집어내고 발견하고 교류한다. 그러면 감정적으로 예민해지고 예민해져야 작업이 잘 된다고 생각하고, 상처를 주고받는다. 이것을 작업의 미덕으로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다. 마음의 안전을 위한 룰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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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화
윤혜진
KTS에 그런 룰이 포함되어 있다. 양이 워낙 많으니 적극적으로 시간을 할애해서 규칙을 공유하고 반영하면 좋을 것 같다.
이보람
장애인 창작자가 어떻게 더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을지, 어떤 환경을 마련하면 더 편하고 안전하게 노동할 수 있을지 직접 질문하고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 창작자에게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걱정한다. 대화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알아야 하고 그러려면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윤혜진
코로나 직후 일상이 멈추었을 때 극장에 내려오는 방역수칙은 전부 관객 중심이었다. 창작자가 감염될 경우에 창작자 개인이 그 책임을 져야 하는 분위기였다. 가령 공연취소 시 계약의 문제, 창작자 감염 및 자가 격리 시 대처 등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막연히 ‘걸리지 말아야 해’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창작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연극의 담론 생산 방식

김연재
연극은 담론을 생산하는가? 전문 매체의 비평 및 리뷰, SNS, 타 작품 혹은 타 장르와의 교류 등. 해당 경로를 통한 담론 생산은 작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피드백의 면에서 해갈되지 않는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윤혜진
<돌 깨는 잠, 숨 짓는 숲>이라는 작업을 할 때 시각예술 작가들과 협업했는데, 여러 장르의 사람들을 섭외해서 공연을 먼저 보여주고 비평을 받았다. 창작자들의 작업을 잘 아는, 이전 작업들과의 연속성을 짚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구체적인 비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호불호가 강한 작품들을 만들다 보니 비평에 상처를 받고 거리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적극적으로 먼저 손을 내밀 수 있을 것 같았다.
김재란
연극 관객, 종사자, 비평가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담론 생산에 투입되는 인력과 자원이 많지 않고 따라서 유의미한 담론이 활발하게 펼쳐질 가능성이 점점 줄어가는 것 같다. 외국 연극제에서 잠시 일을 했을 때 컨퍼런스 형식의 토론회를 많이 보았고 점차 확장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코로나 이후론 그러한 플랫폼 자체도 진행되기 힘들어 안타깝다. 더 많이 동시다발적으로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이 있으면 좋겠다. 짧은 SNS 리뷰만으로는 담론이 형성되기 어려울 것 같다.
윤혜진
공연 중에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공연 리뷰를 본 적이 있다. 관객의 피드백이면서 순간의 기록이었다.
원지영
관객들끼리만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작은 공연을 마치고 처음 보는 사람과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던 시간들이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 아카이빙, 전문가의 비평 및 기록은 공연예술에서 중요한 부분인데 지금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점이 연극의 장르적 나약함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젊은 비평가들이 많지 않기도 하고. 또 비평가들이 창작자, 관객과 어떻게 교류하는지도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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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지성 jasonk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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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재

김연재 극작가
작가, 단추학자, 이미지 수집가
<매립지>, <상형문자무늬 모자를 쓴 머리들>, <폴라 목> 등을 썼다. 기계 및 광물과 상호침투하는 배우의 몸 그리고 오컬티즘에 관심이 있다.
인스타그램 @publish_seria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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