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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적인 연극, 신체언어의 정수를 만난다

[최윤우의 연극미리보기] 극단 동 대표 레파토리展

최윤우 _ 연극 칼럼니스트

창간준비 3호

2012.05.17

두산아트센터 기획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비밀경찰>,<테레즈 라캥>을 ‘극단 동 대표 레퍼토리展’으로 묶었다. 신체를 중심으로...

독창적인 연극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극단 동의 세 작품이 연작으로 공연된다.
두산아트센터 기획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비밀경찰>,<테레즈 라캥>을 ‘극단 동 대표 레퍼토리展’으로 묶었다. 신체를 중심으로 표현되는 극단 동의 특별한 무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 날 것으로의 가족과 만나다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5월18일~5월23일)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
  • 첫 번째 작품인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는 <변신>, <아기를 가지다>에 이어 가족 시리즈 3부작의 완결로 완성했던 작품이다. 윌리엄 포크너의 원작 소설을 한국식으로 재구성해낸 작품으로 원작의 배경이었던 척박했던 미국의 남부지방을 1930년대 함경북도 근방, 특히 간도 지방을 배경으로 바꿨다. 죽은 어미의 유언대로 친정 가족들의 곁에 묻어주기 위해 가족들이 어미의 관을 수레에 싣고 폭우를 뚫고 강을 건너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극화한 작품. 원작 소설에서 심리적인 요소가 강조되었던 것과 달리 신체를 통해 가족의 특성을 부각시킨 극단 동의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는 날 선 눈빛과 동물 같은 움직임, 그리고 격렬한 충동으로 심리 상태를 담담하고 건조하게 표현한다. 15명의 인물이 등장해 59개의 독백으로 풀어가는 원작을 11명의 배우들이 섬세하고 다층적인 무대언어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 연극적인 연극
    <비밀경찰>(5월28일~6월2일)
비밀경찰
  • 두 번째 작품은 고골의 <검찰관>을 각색한 <비밀경찰>이다. 한 시골마을에 비밀경찰이 왔다는 소문이 돈다. 마을의 관리들은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우연히 그 마을을 지나던 한 뜨내기 말단 공무원을 비밀경찰로 오해하고 극진히 대접한다. 안 그래도 허풍과 위선이 가득했던 그 청년의 행동으로 마을 관리들의 과장된 접대는 극에 달하지만 결국 그 청년이 비밀경찰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그 순간, 진짜 비밀경찰이 당도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소도시의 관리들과 비밀경찰로 오해받는 청년 사이에 일어나는 해프닝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원작과 달리 이 작품은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가짜 비밀경찰을 등장시키지 않는다. 결국 비밀경찰이라는 존재가 관리들의 공포가 불러온 환상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허깨비 같은 비밀경찰의 존재에 두려워하는 관리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비춰보게 한 작품. 가면극과 꼭두각시 인형극, 어름, 살판, 버나 등 남사당의 다섯 가지 연희형식들에 맞추어 각색을 하고 장면을 구성해 순간순간의 연극성, 현장성에 초점을 맞췄다. 선풍기와 커다란 타월로 무대는 폭풍이 부는 들판이 되고, 10명의 원로들을 싣고 달리는 커다란 버스와 대극장 크기의 도화지에 그린 흰구름 사이로 종이 인형들이 나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등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공연은 이 작품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 인간성을 해부하다
    <테레즈 라캥>(6월7일~6월12일)
테레즈 라캥
  • 극단 동의 초연 이후 영화 <박쥐>의 원작으로도 이슈화됐던 에밀 졸라의 자연주의 희곡. 미니멀한 무대와 절제된 언어, 흑백 무성영화의 암전기법으로 신체언어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나는 자유의지를 박탈당하고 육체의 필연에 의해 자신의 행위를 이끌어가는, 신경과 피에 극단적으로 지배받는 인물들을 선택했다. 테레즈와 로랑은 인간이라는 동물이다”라고 책의 서문에 밝혔던 에밀 졸라의 말처럼, 철저하게 인간을 동물로 바라보고 육체에 지배받는 인간을 해부하고 있는 작품이다. 서로의 육체적인 욕망을 채우기 위해 테레즈의 남편을 살해하지만, 그럼에도 그 욕망을 채우지 못해 서로에게 죽음을 선물하고 마는 테레즈와 로랑의 이야기. ‘마임적이고 상징적인 연출기법, 눈을 떼기 어려울 만큼 넘치게 인간의 본능을 표현한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사진제공] 극단 동



  • 공연 포스터
  • 일시 : 2012년 5월 18일 ~ 2012년 6월 12일
    평일8시, 토 3시, 7시 / 일 3시 / 월쉼
    장소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연출 : 강량원
    출연 : 김문희, 최태용, 유은숙, 김정아, 김석주, 강세웅, 김진복,
    김미림, 조운, 박한영, 곽은주, 서혜숙, 신소영
    문의 : (02)766-6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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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새움 예술정책연구소 대표

월간 <한국연극>, 웹진 <연극in> 편집장을 역임했다. 연극평론가 및 새움 예술정책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소극장협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예술정책 및 제도, 특히 예술 현장에 적합한 지원정책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paro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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