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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나를 만나는, 회복과 치유의 과정

2012, 위기의 여자

윤혜영_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석사과정

웹진 1호

2012.06.07

리뷰공모전 참여안내

공연 포스터
  • <위기의 여자>는 인간은 대자적 존재라는 철학을 담아낸 시몬 드 보부아르의 대표작으로 1986년 초연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박정자, 윤여정, 손숙 등 연극계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이 수차례 주연을 맡아 재공연된 바이기도 하다. 극단 자고이래의 창단공연인 <2012, 위기의 여자>는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만큼, 원작에 대한 충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품성과 예술성, 다양하고 신선한 시각을 보여 주었다.

    지금까지의 <위기의 여자>가 남편 모리스의 외도로 인해 비롯된 상황과 환경에 대한 아내 모니끄의 분노와 극복이었다면, <2012, 위기의 여자>는 그 분노와 극복의 과정에서 모니끄와 모니끄2가 만나는 자아와의 소통이 그려지는 무대였다. 그것이 개인의 내면에 머무는 실존이 아니라, 감추어진 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된다.
공연 포스터

  • 어느 날,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아내는 모든 삶이 무너진다. 결혼을 해서 임신을 하고 아이들을 기르고 남편의 성공을 위해 삶을 그려갔지만 아내에게 돌아온 건 아무것도 없다.
    성적 소수자로 살아가는 아들까지 아내의 책임이라는 모리스. 엄마가 아빠의 바람으로 힘들어하는데도 몰라주는 딸. 언젠가 엄마에게 아들은 말을 건넨다.
    “엄마는 열심히 살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대비를 하지 않는 것이 잘못이에요” 라고...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는다.

    나의 우아한 인생은 어디 갔는가? 결혼을 하면 책임감을 가지게 되고 이상이 아닌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예고 없는 폭풍이 밀려올 때면 어찌할 바를 모르는 건 당연지사다. 혼란하고 답답한 여자의 생활은 점술, 신앙 등으로 혼탁해지고, 더더욱 의심과 조바심, 불안으로 남편과 아이들을 대하게 된다. 지금의 우리, 나를 보여주는 인생 이야기는 아름다움으로 포장되어있는 속에서 어떤 숨소리를 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 공연 포스터
  • 모니끄와 모니끄2의 등장. 외면과 내면의 만남... 모니끄를 대변하는 그 심령이 첼로를 매개로 공간과 배우 그리고 관객을 하나로 만든다.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 모니끄 입장을 바라보는 우리는 여자이고 엄마이고 아내이기 때문이다. 모니끄와 모니끄2의 대면은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분노가 폭발하는 속에서 몸 둘 바를 모르던 외면은, 그 안 숨겨진 더 편안하고 더 안전하고 더 따듯한 나를 보았고 만났다. 나를 발견하고 나를 알아가는 것이었다. 유리조각에 베어 찢어지고 상처 난 가슴이 아물 수 있도록, 아픔을 이겨낼 수 있도록, 용기와 희망을, 회복과 치유를 던져준다. 탱고를 추는 장면은 카타르시스를 나타내주었다.

    우리의 삶은 상대를 알아가고 세워주고 배려하는 것이지만, 인생의 출발은 내가 먼저다. 나를 먼저 알아야 상대를 알게 되는 것이고, 내가 먼저 일어서 있어야 상대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라는 의미를 준다.
    “... 저 굳게 닫힌 문 뒤에는 어떤 형태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내 미래가 있을 거라는 걸 믿어요. 좀 두렵기는 하지만... 결국 내 손으로 저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겠죠. 어쨌든 나한테 주어진 내 삶이니까요.” (모니끄)

    탁월한 연출의 효과와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는 탄탄한 작품성을 더 짙게 만드는 매력과 참신함을 주었다. 또한 연극에서는 드물게 사실적인 영상이 우리의 감성을 울리고, 모니끄의 심정을 그리는 첼로의 선율은 가슴의 불을 더욱 타오르게 했다.
    연극과 음악...
    나의 자아를 만나는 작품...
    <2012, 위기의 여자>는 목마름을 해소시켰다.. 나려나?


    [사진출처] 극단 자고이래




  • [객석다이어리] 리뷰 공모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소중한 글을 모두 싣지 못하는 아쉬움에 그중 몇몇 원고를 발췌하여 소개합니다.
    객석에서 느낀 재미와 감동, 가치를 함께 나누는 [객석다이어리]에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궁리>가 이윤택 연출의 현란한 구라(?)와 오래된 스펙터클이 빛나는 원숙한 공연이었다면 <푸르른 날에>는 고선웅 연출의 ‘아님 말고’식의 눙치기(?)와 에너지, 유머가 빛을 발한 세련된 공연이었다. 내게 있어 전자는 안정되나 지루하고 올드했으며 후자는 때때로 거칠었지만 생생했고 뜨거웠다.
    - <푸르른 날에> vs <궁리> (j***07@hanmail.net)

    인물들 사이의 얽힘과 엮임은 극의 긴장감을 유지시켜주었지만, 각각의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있지 못함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각 인물의 성격이 더 명확하게 살아났다면, 헤다의 캐릭터도 더 극대화 되지 않았을까 싶다. <헤다 가블러>가 더 생생히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함수들이 각 인물들에게 숨겨져 있음은 물론이다. 각 인물들에게 방점을 찍은 n개의 이야기와 n개의 해석이 가능한, 열려있는 이야기로서 <헤다 가블러>는 꽤나 매력인 판도라의 상자이다.
    - <헤다 가블러> (ly***2@empas.com)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엔 의지와 상관없이 부당한 고통 속에서 떠도는 난민들이 있다. 원작자인 숀 탠은 그들의 생각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어나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도착>은 그림책의 그 주제를 이어 낯선 곳에서 겪는 불안함과 두려움,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낸다. ... 그림책의 장면들을 하나하나 무대 위에 펼쳐 보이며 회화적인 느낌을 주고 상상력을 이용해 공연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했다.
    - <도착> (lik****g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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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혜영

    윤혜영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석사과정
    예술을 사랑하는.. 보석을 캐는.. 꿈꾸는 자.. 현재 ‘뮤직피플’ 동호회, ‘한양뮤지컬’ 소속으로 활동중. 공연 <밤으로의 긴 여로> <연세 난치병 어린이돕기 자선콘서트> <신승훈콘서트> <예인의 길 우리 춤 가락에 여울지다> 등에 참여한 바 있음. 21c-pol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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