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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를 잃은 불투명한 사회 속 청년들의 일일

[최윤우의 연극미리보기] 프로젝트그룹 빠-다밥 <우박소리>

최윤우 _ 연극 칼럼니스트

웹진 1호

2012.06.07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와도 정착하지 못하고 다시 조선을 떠나야 하는 청년들의 비극을 그린 <우박소리>는 부조리한 현실과 이면을 담아내며 목포 연극의 텃밭을 다진 박경창 작가의 작품이다. 해방 이후 혼란정국에서 목적을 잃고 방황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그렸다.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
    박경창 작, 김한내 연출의 <우박소리>는 일제강점기의 혼란상과 분단에 대한 당시의 역사인식을 반추해보고자 했던 혜화동1번지 5기 동인 2012 봄페스티벌 ‘해방공간’의 마지막 작품이다. 지난 4월19일부터 시작돼 6월2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페스티벌은 해방공간 연극의 시대성을 담은 1940년대에서 1950년대 희곡들을 발굴, 재조명했다.

    <우박소리>는 박경창 작가가 1945년「예술문화(藝術文化)」에 발표했던 작품으로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와도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당시 청년들의 시대적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화가 지망생 복만과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그의 아버지, 사랑하지만 돈 때문에 헤어진 명순, 징용되었다 돌아온 명순의 오빠 철봉 등을 통해 혼란의 시기, 목적지를 찾을 수 없었던 불투명한 미래의 한국사회의 갈등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1945년 12월, 가난한 시골집 아들인 복만은 화가 지망생이다. 그의 아버지는 복만의 꿈이 집안 형편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못마땅해 하며 간판쟁이라도 되라고 재촉한다. 한 집에 사는 박씨의 딸 명순은 부자 남편에게 첩으로 시집갔지만 치장에 신경을 쓰느라 집안 형편에 도움이 되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명순과 복만은 서로 좋아했지만 돈 때문에 이루어지지 못했던 연인 사이.


    어느 날, 간판 일을 강요하는 아버지와의 의견 대립으로 집안은 크게 소란스러워진다. 명순의 오빠 철봉은 징용으로 끌려갔다가 돌아오자마자 돈을 벌기 위해 북쪽으로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밝히고, 자유로운 곳에서 그림을 그리겠다는 복만도 철봉과 함께 떠나겠다고 말한다. 만류하는 어머니와 깊이 상심한 명순, 슬픔을 감춘 아버지를 뒤로 한 채 철봉과 복만은 문을 나서고… 때마침 우박이 내린다.
공연 포스터공연 포스터
김한내 연출은 이번 작품을 통해 혼란스러웠던 해방 후의 한국사회, 일제강점기를 벗어난 광복의 감격으로 쉽게 일반화되어버린 ‘해방공간’을 뒤집어 본다. 광복 이후 목적지를 잃고 방황하는 개인, 사회적 인간으로서 스스로의 목적지를 다시 찾고자했던 개개인의 모습을 코믹하게 형상화한다.

연극 <우박소리>는 <우릴 봤을까?>, <인터내셔널리스트> 등을 통해 새로운 메소드, 실험적인 형식을 선보였던 프로젝트그룹 빠-다밥의 신작으로 시대적 아픔 속에서 갈등하고 고민했던 해방공간 한국사회의 혼란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또 다른 이면을 인식하게 하는 작품이다.



[사진제공] 드림아트매니지먼트/프로젝트그룹 빠-다밥


공연 포스터
일시 : 2012년6월14일∼2012년6월24일
월∼금 8시 / 토 3시, 7시 / 일 3시
장소 : 혜화동 1번지 소극장
작가 : 박경창 연출 : 김한내
무대 : 박상봉 의상 : 홍문기
음악 : 배미령 드라마터그 : 박현정 조연출 : 장윤실
문의 : 드림아트매니지먼트 010-2683-0213, 010-3256-7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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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새움 예술정책연구소 대표

월간 <한국연극>, 웹진 <연극in> 편집장을 역임했다. 연극평론가 및 새움 예술정책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소극장협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예술정책 및 제도, 특히 예술 현장에 적합한 지원정책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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