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획자 고주영
예술가와 같이 성장하고 싶어요
부새롬_연출가, 무대디자이너
114호
2017.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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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 인터뷰 요청 드렸을 때 망설이셨잖아요. 이유가?
고 요새 너무 고민이 많아서 안 좋은 얘기를 많이 하게 될 것 같아서요. 원래 이렇게 얘기하는 것에 익숙하지도 않고요.
뿌 그 안 좋은 얘기가 뭔지 물어봐도 되나요?
고 그냥, 이 일이 대체 뭘까, 언...
고 요새 너무 고민이 많아서 안 좋은 얘기를 많이 하게 될 것 같아서요. 원래 이렇게 얘기하는 것에 익숙하지도 않고요.
뿌 그 안 좋은 얘기가 뭔지 물어봐도 되나요?
고 그냥, 이 일이 대체 뭘까, 언...

- 뿌
- 인터뷰 요청 드렸을 때 망설이셨잖아요. 이유가?
- 고
- 요새 너무 고민이 많아서 안 좋은 얘기를 많이 하게 될 것 같아서요. 원래 이렇게 얘기하는 것에 익숙하지도 않고요.
- 뿌
- 그 안 좋은 얘기가 뭔지 물어봐도 되나요?
- 고
- 그냥, 이 일이 대체 뭘까,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될까, 그걸 포함해서 어떻게 살아야 될까, 그런 고민이요.
- 뿌
- 우주적인 질문이시네요.
- 고
- 생각해보면 항상 했던 것 같아요. 이십 년 동안 하고 있는 고민.
- 뿌
- 이 일이 대체 뭘까, 저도 묻고 싶었던 첫 번째 질문이었어요. 제가 이천 년대 초반에 어느 술자리에서 ‘피디’란 직업을 가진 분을 처음 만났어요. 도대체 뭐 하시는 분인지 엄청 궁금했거든요. 근데 그런 질문을 너무 많이 받으셨는지 안 알려주시더라고요. (웃음)
- 고
- 아님 너무 정의하기가 어려워서 그랬을 거예요.
- 뿌
-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어느 정도 정착은 된 것 같아요.
- 고
- ‘피디’라는 호칭은 정착이 됐는데 되게 다양한 것 같아요. 각자 갖고 있는 정의가 각자 다 달라요. 요즘 예술경영과 쪽에서 프로듀서가 뭐 하는 사람인지를 프로듀서가 연구하는 논문까지 나오고 있어요. 우리의 일을 스스로가 정의하고 있는 게 좀 이상하기도 해요. (현상적으로) 일을 하는 수위나 작품에 개입하는 정도나 정말 다양한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저를 ‘고피디님’이라고 부르는데 많이 어색해요. 어느 시기까지는 그렇게 부르지 말아달라고도 했어요. 그게 뭔지 모르겠는데 피디라고 불리는 게 부담스러웠어요.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 뿌
- 어느 정도 동의해요. 요즘엔 공공극장이나 민간 극장이나 보통 피디가 있어서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무슨 일을 하는지도 대충 알지만, 약간씩 상은 다른 것 같아요. 주영씨처럼 독립피디는 또 좀 다른 것 같고요. 회사 같은 어떤 조직 안에서 주어진 역할이 있는 게 아니니까요.
- 고
- 그렇게 주어진 역할을 ‘피디다’라고 정의하기에도 좀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작업을 하면 제가 크레딧을 정리하게 되잖아요. 저를 스스로 프로듀서라고 써본 적은 없어요. 기획과 제작을 다 하는 프러덕션이 있고, 기획은 이미 다 되어있는데 제작으로만 들어가는 경우가 있고, 이미 제작의 틀도 다 짜여 있고 그냥 코디네이팅만 하는 경우가 있어요. 저는 스스로를 그렇게 구분해서 써요. 하는 일이 각각 다른데, 그걸 뭉뚱그려서 피디라고 하면 모두가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잖아요.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좀더 구체적으로 얘길 하면) 이런 걸 하면 좋겠다, 라고 생각해서 예술가를 끌어들여서 작업을 꾸려가는 걸 기획이라고 생각을 해요. 작년에 했던 <검열각하>같은 경우는 판이 대략 만들어진 상황에서 그걸 조직해가는 게 컸으니까 제작을 했다고 봐야죠. 그리고 어느 극장에서 해외 프러덕션을 들여온다고 하면, 현장에서 기획제작팀과 창작팀 사이에서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는 거죠.
- 뿌
- 주영씨 말에 따르면 피디라는 존재는 없는 것 아닌가요?
- 고
- 제가 생각하는 피디라는 역할은 앞서 말한 정의 중에 기획, 제작을 동시에 하는 경우라고 생각해요. 좀 엄격한 기준을 갖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어렸을 때, 피디라는 개념 자체가 거의 없을 때, ‘피디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제작비부터 작품까지 다 책임져야 되고, Producer & Director 의 준말이 PD다, 디렉터까지 가능해야 피디다’, 이렇게 듣고 배웠어요. 아무 것도 모를 때 그 개념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런 기준이 생긴 것 같아요.
- 뿌
- 아까 얘기했었던 힘들다는 건 이상(像)과 관련된 건가요?
- 고
- 계속해서 맨바닥에서 아이디어를 내거나 어디선가 기회를 받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기회나 아이디어가 있다 한들, 독립피디의 입장에서 파트너가 될 아티스트를 찾는 것도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고요. 혼자 하기에 좀 버겁다는 생각도 들고, 독립하고 5년 동안 계속 해왔는데 왜 점점 더 힘들어지지? 앞으로 나이가 들면 더 힘들어지겠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어떻게 살아야 되지, 그런 생각까지 가는 거죠.
- 뿌
- 힘들다는 게 펀딩이라든가, 이런 방식에 익숙지 않은 창작자들이 많기 때문이라든가, 이유가 다를 수 있는데요.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시면요.
- 고
- 펀딩을 포함해서 제가 어떤 아이디어를 내서 작업을 제안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 더하기, 제가 엄청 폭넓은 아티스트들이랑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닌데 여전히 파트너십이라고 얘기할 만한 게 아직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두 가지예요. 제일 팔팔한 시절에 열심히 했는데도 결과가 얻어지지 않는데 앞으로는 나아질까, 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돈이 많아지면 달라질까요?(웃음)

- 뿌
- 지난 오년간 어떤 작업들을 주로 하셨어요?
- 고
- 독립해서 제일 먼저 한 게 <움직이는 집>이라고 집 짓는 프로젝트였어요. 토지와 집을 세트로 해서 그걸 사고파는, 재화처럼 통용이 되는 것의 불합리함을 드러낸 작업이었어요. 집은 사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 는 거죠. 사람과 삶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을 스스로 지을 수 있게 설계도를 그린 일본인 건축가가 시민들과 함께 집을 짓고 전시하는, 서울변방연극제에 초청된 프로젝트였어요. 거기서 파생된 게 작년까지 이어져왔어요. <움직이는 집>을 본 한국 작가들이 각자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집을 제안하는 <서울시주거대책위원회>프로젝트를 그 해 가을에 했었고요. 그게 재작년에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작으로 이미 비어있는 집들을 공공 공간으로 리뉴얼 하는 <제로 리:퍼블릭>이라는 작업까지 이어졌어요.
- 뿌
- 흔히 생각하는 연극이랑은 조금 다르네요. 미술의 퍼포먼스에 가깝다고 할까요?
- 고
- 제가 한 작업들이 대부분 그래요. 건축하는 사람들의 발상에 뭔가 감명을 받는지, 2013년에도 건축을 공부한 친구랑 <반입 프로젝트@서울시청>라는 걸 했어요. 일본 아티스트인데, 그 친구가 알바로 공사장에서 일을 하면서 굉장히 크거나 형태가 이상한 물건을 인부들이 능숙하게 실내로 집어넣는 걸 보고 착안한 건데, 일부러 엄청 크고 이상한 물건을 만들어서 어딘가에 집어넣는 거죠. 소위 다원이라고 말하는 작업을 주로 하시는 서현석, 김황, 정은영, (연극계로 분류? 될 수 있는) 윤한솔, 이런 작가들이랑 작업을 했어요. 저는 다 연극이라고 생각하고 작업을 했어요. (웃음) 대부분 대본이 없는 작업을 했고, 좋아해요. 이건 취향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피디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이기도 해요. <반입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 한국의 어느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 하면 확장이 될까, 이런 지점을 고민하는 거죠. 일종의 드라마터그 역할까지 할 수 있는 게 텍스트가 없는 작업들이고, 그래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 뿌
- 왜 직접 연출을 안 하세요?
- 고
- 연출,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는데. (웃음)
- 뿌
- 물론 넓게 보면 피디 역시 창작자의 범주 안에 들어가겠지만, 얘기하시는 거 들어보면 거의 연출 같거든요.
- 고
- 프로듀서 & 디렉터 잖아요. 전체를 (피디로서) 디렉팅 하는 건 가능하지만, 창작자가 없으면 당연히 전 아무 것도 못해요.
- 뿌
-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해보고 싶다는 생각 안 해보셨어요?
- 고
- 안 해봤어요. 제 기준에서 재능 있는 예술가들을 온 힘을 다해서 서포트 하는 게 너무 좋아요. 일견 서포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필수불가결한 역할인. 제가 실제로는 만들 수 없지만, 그걸 할 수 있는 예술가한테 꼭 필요한 존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근데 예술가들은 그다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피디라는 역할을. 그래서 좌절하고 있어요. (웃음)
- 뿌
- 창작자랑 부딪힐 때 없으세요? 왜 이렇게 많이 개입하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고
- 그랬던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최근엔 너무 지쳐서 오히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지? 그런 생각이 들어요. 때로는 내가 월권을 행사하는 거 아닌가, 싶을 때도 있고, 결국 파트너십이 안 생긴 거 보면 제 존재증명 시도는 실패한 걸지도 모르겠어요.

- 뿌
- 남들은 거기까지 안 하는 것 같은데, 남들 하는 만큼만 할까, 그런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보통 작품은 작가, 연출, 배우들 중심으로 이름이 남잖아요. 프러덕션에서 되게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정말 기억되기 어려운 이름이 피디인 것 같은데, 예술가들을 서포트하는 게 뭐가 그렇게 좋으세요? - 고
- 제가 연극반 출신이에요. 당연히 처음엔 배우가 하고 싶어서 갔었죠. 그랬는데 기획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연극반에는 엄청난 예술성이 있는 연출이 있거나 그렇지가 않잖아요. 이번에 우리는 이런 얘기를 해야 돼, 의견을 취합하는 것, 작품을 정하고 연출을 섭외하는 거, 다 기획이 하는 거예요. 고참이어서 그랬던 건지는 불분명하지만 (웃음) 저는 그게 기획이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기획이라는 말 자체가 없는 데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거잖아요. 그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결국은 기획을 하는 사람도, 연출가, 작가, 스태프들처럼 예술가랑 똑같은 마음으로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뭔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니까 이 일을 하는 건데, 의뢰가 들어오는 일만 해서는 하고 싶은 걸 할 수가 없잖아요. 뭔가 하고 싶은 얘기는 있는데 예술가만큼의 재능이 있는 게 아니어서 다른 방식으로 그걸 표현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가는 사람인 것 같아요. - 뿌
- 정말 힘들 것 같아요. 연출은 뭔가 하고 싶다 그러면 어디 제작 극장을 찾아가 볼 수라도 있을 텐데 피디가 그러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 고
- 얼마 전에 되게 충격적인 몇 가지 법률 사항을 봤는데, 예술인복지법에 예술인을 불공정한 대우에서 보호하자는 법률사항에 그 불공정한 처사를 하는 사람을 ‘문화예술기획자’라고 정의를 해뒀더라고요. 그리고 저작권에서도 기획자는 1%도 해당 사항이 없어요.
- 뿌
- 법이 기존의 보수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연극에 대해서만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 고
- 그렇죠. 그리고 얼마 전에 드디어(실은 어쩔 수 없이) 사업자를 냈어요. 보통 극단들처럼 면세사업자를 내고 싶었는데, 제작사는 안 되더라구요. 이런 법 제도는 기획자들을 어떻게 보고 정의하고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게 최근에 다 일어난 일이어서 더 좌절하고 있죠.
- 뿌
- 법률적인 부분은 바뀌는 데 오래 걸리죠.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법이 가장 늦게 따라오니까요. 사람들의 인식에 있어서 이런 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하는 게 있다면요?

- 고
- 진짜 파트너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뭔가 기획자를 ‘고용’해야 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이번에 우리 지원금 받았으니까 같이 합시다,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얘길 들으면 기획자를 파트너라는 개념보다는 돈 받고 움직이는 업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너무 서운하고 아쉬워요. 내가 어떻게 작업을 해왔는지 모르는 사람도 아닐 텐데, 왜 저렇게 얘길 하지? ‘기획’은 돈 생기면 움직이는 장치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내는 단계에서부터 그걸 실현하는 과정까지를 만드는 사람인데 말이죠. 그럴 땐 그냥 대행사 가세요, 라고 얘기해요.
이번에 사업자 낼 때, 매니지먼트를 넣었어요. 그랬더니 연예인 매니지먼트냐고, 세무서 직원이 자꾸 묻고 저는 연예 빼달라고. (웃음) 매니지먼트라는 건 누구를 키워서 돈을 벌겠다는 게 아니라, 그런 재능도 별로 없고요, 어떤 예술가의 성장을 함께 만드는 거잖아요. 예술가랑 일상적인 대화의 채널을 갖고 있다가 이 사람이, 혹은 내가 관심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거기서 기획 꺼리가 생기는 거죠. 그런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나오고 공연화할 수 있으면 제일 이상적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 파트너십, 매니지먼트가 가능하면 좋겠어요. - 뿌
- 제 생각엔 익숙하지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역할을 보통은 연출이 혼자 감당하거나 단원들하고 나누는 것 같은데, 외부에 있는 기획자와 같이 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잘 못하는 것 같아요.
- 고
- 익숙하지 않거나… 최근에 드는 생각은 별도의 사람이 필요 없을 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예술가들이 알아서 스스로 잘 하니까. 프로듀서, 기획자 양성, 이런 걸 역시 ‘기획자’들이 앞장 서서 하는데, 수요가 없는 걸 억지로 만드는 건 아닌가, 그런 느낌까지 들어요. 프로듀서의 존재 가치를 뭘로 증명할 수 있을까, 나는 증명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 라는 생각도 들고요. 극단들은 프로듀서 없이도 몇 십 년을 잘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는 데가 너무 많으니까요.
- 뿌
- 저는 주영씨가 말한 의미의 피디랑 작업을 해본 적은 없어요. 정말 맨땅에서부터 무슨 얘기를 하면 좋을까, 부터 같이 얘기를 해가는 거잖아요. 상상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근데 제가 경험이 짧긴 하지만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건 익숙하지 않다는 얘기겠죠.
- 고
- 오 년간 해왔는데도 자리를 잘 못 잡은 건 예술가들한테 재미가 없다는 거예요. (웃음)
- 뿌
- 또 서로가 잘 맞아야 되잖아요. 예술적 취향이나 주제에 대한 생각이나. 이것 말고도 맞아야 하는 게 많고.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프로듀싱 하고픈 작업이 있나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이런 건 꼭 한 번 해보고 싶다, 이런 거? - 고
- 최근에 하고 싶은 주제가 있긴 한데 아직 구체화된 게 아니어서 얘기하기는 좀 그렇고요. 지금은 5월 5, 6일에 하는 <안산순례길>(https://www.facebook.com/camino.ansan/)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아까 얘기했던 형태로 작업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매 작업마다 새롭게 관계를 맺고 다시 시작하는 게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지속적인 파트너십 속에 카드를 하나씩 꺼내가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 그런 파트너십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어요.
- 뿌
- 나중에 자리가 잘 잡히면 고주영 사단, 이런 거 만들어지는 거 아니에요?
- 고
- 저도 그럴 줄 알았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웃음)
- 뿌
- 혹시 제가 묻지 않아서 못한 얘기나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으신가요?
- 고
- 피디든 기획자든 뭐라고 불리든, 그 사람들도 예술을 통해서 뭔가를 표현하고 싶어하는 파트너라고 인식해주면 좋겠고요. 기획자나 혹은 예술경영인으로 불리는 이들은 극단이 됐건, 하나의 컴퍼니를 유지하는 게 제일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야지만 지속적인 파트너십이 가능하고 작업할 수 있는 예술가 풀도 생기는 거고요. 경영적인 측면도 고민할 수 있고요. 컴퍼니를 하는 게 가장 고난도의, 고차원의 기획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런 얘길 하면 다들 돈이 있어야 된다고. (웃음)
- 뿌
- 마지막 연극데이트 공식질문입니다. 고주영한테 연극이란?
- 고
- 라이브로 했을 때만 의미 있는 것?
- 뿌
- 이건 주영 씨가 생각하는 정의인 것 같고요, 의미는요?
- 고
- 인생을 망친 첫 단추? (웃음) 너무 어려운데요.
공연을 만들거나 보면서 내가 뭐를 보고 있구나, 지금 어떤 것에 관심 있구나, 반추해서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처음으로 <움직이는 집>을 제작했잖아요. 왜 나는 집에 흥미를 갖게 됐지? 생각해보면 이유가 있는 거죠. 제가 해왔던 작업들에 나름 어떤 흐름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사회를 분석하고 공부해서 아이디어를 내는 유형은 아닌 것 같고, 직관적으로 작업을 시작하고 보면 ‘아, 내가 이런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있구나, 혹은 보려고 하는구나’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관심사를 반추해볼 수 있는 장치.
[사진: 김지성 jasonk17@naver.com]

- 고주영(독립기획자)
- 주요작품
- 기획 및 제작 : <움직이는 집> <서울시주거대책위원회> <제로 리:퍼블릭> <반입 프로젝트@서울시청> <안산순례길> <변칙판타지>
제작: <권리장전2016_검열각하>
독자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