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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디자이너 목소

같이 조금씩 쌓아가는 과정

부새롬_연출가, 무대디자이너
98호 2016.08.18
뿌 이 질문은 정말 많이 받으셨을 것 같은데 ‘목소'라는 예명, 뜻이 뭐예요?
목소 한문으로는 ‘눈 목’에 ‘노닐 소’ 자를 써요. 불어로 ‘조각’이라는 뜻도 있고요. 실은 이런 뜻은 나중에 다 붙인 거고… (웃음) 삶에서 로맨스가 중요한 것 같아서 로맨스라는 단어 철자를 재조합해서 만든 거예요.

뿌
이 질문은 정말 많이 받으셨을 것 같은데 ‘목소'라는 예명, 뜻이 뭐예요?
목소
한문으로는 ‘눈 목’에 ‘노닐 소’ 자를 써요. 불어로 ‘조각’이라는 뜻도 있고요. 실은 이런 뜻은 나중에 다 붙인 거고… (웃음) 삶에서 로맨스가 중요한 것 같아서 로맨스라는 단어 철자를 재조합해서 만든 거예요.
뿌
저는 음향디자이너니까 목소리에서 딴 건가, 그랬어요.
목소
가끔 크레딧 보고 사람들이 ‘리’자 빠진 거 아니냐고 그래요. (웃음)
뿌
이 예명은 음향 작업 시작하면서 쓰신 거예요?
목소
아뇨. 원래 랩을 했었는데요. 2009년에 앨범을 낼 때요.
뿌
원래는 음악을 하셨던 거네요.
목소
전공은 전혀 다른 걸 했고, 건너건너 그렇게…
뿌
지금도 음악을 하시면서 음향작업도 같이 하시는 건가요?
목소
아뇨, 그렇진 않아요. 원래 랩을 할 때도, 팀이었는데 음악을 만드는 친구는 따로 있었어요.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 뮤지션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뿌
창작자가 아니라 실연자였다는 의민가요?
목소
그렇기도 했고요. 얘기가 점점 이전으로 가는데 원래는 글을 쓰는 사람이었어요. 랩을 시의 일종이라고 생각을 했고, 제 글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랩을 선택했던 거죠. 가사를 쓰는 사람(이었어요).
뿌
잘은 모르지만 랩에서는 가사가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목소
그렇죠.
뿌
지금은 그 작업 안 하세요?
목소
가끔 기회가 닿을 때 하고요. 연출들이 자꾸만 연극에서 랩을 쓰고 싶어해서, 농담으로 은퇴하고 후진양성 한다고. (웃음) 배우들한테 랩을 가르치는 일을 하기도 해요.
뿌
이력이 되게 재미있으시네요. 음향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됐어요?
목소
원래 연극 음향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음악을 하다가 한 친구의 사정 때문에 팀 활동이 중단이 되면서 좌절을 좀 했어요. 이제 음악을 못하겠구나, 생각을 하니까 다른 사람들 음악도 못 듣게 되고,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냈어요. 맨날 술 먹고 아무 것도 안하고 누워있으니까, 주변의 소리들이 들려오잖아요. 차 소리, 냉장고 소리, 이런 소리들이 내가 살아있다는 어떤 경계를 느끼게 해주는 거구나, 그러면서 음향이랑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 막연하게 생각했었어요. 영화에도 관심이 좀 있어서 영화 음향믹싱이나 디자인 작업을 같이 하다가 연극을 하게 됐죠.

뿌
처음 연극 작업 하신 게?
목소
2011년에 <나는 전화를 걸려고 온 거 뿐이에요>라는 작은 작업을 했어요. 제가 연극을 하겠다, 그런 게 아니라 연출이 친구라서 제안을 받은 거고, 그래 해볼게, 하고 한 거였고요. 대학 때부터 친구인 구자혜가 ‘여기는 당연히 극장’을 시작하면서 그때부터 쭉 같이 작업을 하게 됐어요. 2012년부터.
뿌
연극판에서 특히 스탭쪽은 어떻게 하다 보니 하게 됐다, 이런 분이 많은 것 같아요. 재미있으세요?
목소
네.
뿌
왜 이 질문을 드렸나면 처음 뵀지만 창작자로서의 정체성이 있으신 거 같거든요. 근데 음향이라고 하면 뭔가 크리에티브한 작업이라기 보다는 테크니컬한 작업, 그냥 있는 소리 녹음해서, 아니면 찾아서 쓰는 거 아냐? 이렇게 생각할 수 있잖아요.
목소
테크니션이라고 하기에도 부족하고, 창작자로서의 정체성에서도 제가 감각적으로 치고 나가는 게 부족하다고 느껴요. 디자인 회의를 하거나 그러면 이런 소리 어때요?, 뭔가 막 지르면서 감각적으로 제시해주기를 바라시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그러기보다는 인문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개념적으로 쌓아가는 걸 좋아해요. 어떤 개념, 혹은 어떤 것들에서 작업이 출발하고 있는지, 여기서 담아내려고 하는 것과 개념적으로 조응할 수 있는 것들이 뭔지, 얘기를 한 다음에, 거기서부터 소리를 생각하는 편이에요. 어떤 정체성이라고 할 수 없는, 조금은 다른 방식의 접근이 아닐까 싶어요. 잘 맞는 경우는 굉장히 좋은 것 같고, 아니면 서로 좀 답답할 수 있죠. 저보다는 연출이 답답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뿌
연출마다 다르겠지만 전 좋을 것 같은데요. 얘기가 좀 나온 것 같긴 한데 음향 작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뭐예요?
목소
뭘 하고 있는지 알아야 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걸 놓쳐버리게 되면 관성처럼, 주문 받은 업자처럼 하게 될 수도 있는데, 되게 경계해야 될 태도라고 생각해요. 이 작업이 뭘 말하려고 하는지 연출, 작가랑 서로 깊이 이해를 나누고 공유하는 게 중요하죠. 저는 기본적으로 독립적인 창작자가 아니라 협업자로서 작업을 하는 거니까, 저는 이런 소리를 만들고 싶어요, 라기 보다는, 연출의 머리 속에 있는 소리를 알고 싶어요. 가끔 연출이 무슨 소리를 만들어 달라고 하면, 제가 “입으로 내보세요.” 그래요. (웃음) 한 번은 구자혜 연출이 사람들이 태어나려다만 소리, 그게 정말 물리적으로 사람이 태어나는 소리가 아니라, 개념적으로 태어남을 표현할 수 있는 소리를 만들어달라고 해서 입으로 내보라, 그랬어요. (웃음) 소리로 표현하고 싶지만, 그게 다 명료하게 존재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얘기를 나눠서 어떤 소리인지 연출이랑 제가 같이 발전시켜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차 소리, 빗소리 같은 경우도 있지만, 예를 들어 아까 얘기한 ‘사람이 태어나려다 만 소리’, 그런 경우도 있으니까. 너무 많이 나간 거긴 하지만. (웃음) 드라마에서도 둘이 만나는 장면이 있으면 그게 어떤 만남인지, 더 도와줄 수 있는 소리가 있어요. 물리적인 면에서 그 만남이 어떤 장소에서 어떤 시간에 어떻게 만나는지가 꼭 소리에 다 들어가진 않더라도 그것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서 발전시켜날 수가 있는 것 같아요. 같이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고. 그렇게 작업해서 실제로 제가 만들어낸 소리가 얼만큼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고, 때마다 다르겠지만 같이 소통하고 쌓아가는 그 과정이 되게 중요한 거 같거든요.
뿌
소리라는 게 그림처럼 보여줄 수가 없으니까, 특히나 심리적인 소리는 어려울 꺼 같아요.
목소
최근에 국립극단에서 <고등어> 했을 때, 연출님이 생각한 필요한 소리들을 쭉 놓고 같이 일종의 소리지도를 그렸어요. 두 소녀가 나오는데 각 인물에 해당하는 것들, 둘의 만남에 해당하는 것들, 이런 식으로 나눠서, 인물에 따라 테마 같은 걸 잡았어요. 한 소녀는 물기가 있는 소리다, 그러면 얘가 불안할 때 나는 소리에는 물기가 좀 있는 불안한 소리로, 소리의 질감이나 그런 것들로 얘기를 많이 했어요. 음악은 악기로 얘기할 수도 있고 그런데 아무래도 소리는 말하기가 어려우니까요. 온도나 습도 이런 식의 질감, 이 캐릭터는 거칠거칠한가요, 불안정한가요? 이런 얘기들을 나누면서 조금씩 쌓아가는 과정이라 어렵기는 한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과정이에요.
뿌
연극은 사실 음향디자이너를 따로 섭외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영화는 어떤 영화든 음향디자이너가 있잖아요. 초반엔 영화 작업을 하셨다고 그러셨는데 지금은 안 하세요?
목소
영화는 디자인 작업을 하기도 하는데 보통은 믹싱, 톤이랑 레벨 정리하는 테크니컬한 후반 작업을 좀 하고 있고요. 영화보다는 연극이랑 미술 쪽 작업을 많이 해요. 미술 영상 작업들에서 편집이나 사운드 디자인이나…
뿌
사운드 작업은 미술이랑 더 잘 맞을 수도 있겠네요.
목소
미술 작업들이 개념에서 출발한 것들이 많잖아요. 그런 식으로 대화를 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라서 편하게 작업할 수 있어요. 미술 쪽에서 일이 많이 들어오기도 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이랑 계속 하게 되는 것도 있고요.
뿌
미술은 좀더 추상적이고 연극은 일반적으로 봤을 때 덜 추상적인데, 어느 쪽이 더 재미있으세요?
목소
매체의 차이도 있지만 어떤 작업이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연극도 굉장히 추상적인 거부터 여러가지로 층위가 굉장히 다르잖아요. 그래서 뭐라고 한정해서 말하기는 힘든데, 이런 발상을 할 수 있구나, 라는 건 미술에서 많이 얻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미술 작업들이 비유고 번역이잖아요. 이런 걸 이렇게 보고, 접근하고 비유하고 번역할 수 있구나, 하는 점에서 많이 배우는 게 있어요. 연극 작업은.. 좋죠. 일단 극장을 좋아하고.

뿌
극장을 좋아하세요?
목소
네. 어둠? 극장의 어둠이 좋고 조정실에 있을 때의 느낌? 되게 뭔가 내 공간 같은 아늑함, 웅- 하는 전기음도 들리고 뭔가 따뜻한 온기가 있어요. 거기서 무대를 볼 때,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연출이 디렉션을 하고, 그런 걸 볼 때 애정이 느껴져요.
뿌
편견이겠지만 음악 하시는 분들은 왠지 혼자 하는 작업에 익숙하고 좋아할 것 같고, 음향 작업하는 분도 비슷할 꺼 같은데… 좀 의외인 것 같아요.
목소
예전에 구자혜 연출이랑 대학 때 ‘저급문화세미나’라고, 정말 저급 (웃음) 글 쓰는 모임 같은 걸 했었는데, 정말 글을 잘 썼어요. 그 친구가 학교 때도 연극을 하긴 했지만, 글을 잘 쓰니까 소설을 쓸 수도 있고 그런데 왜 연극을 하냐고 물어봤어요. 너무 외로워서 연극을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저를 봐도… 연극을 하게 된 게, 주변에 음악 하는 사람도 많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 연극하는 사람만 남은 거예요. 연극하는 사람들이 뜨거운 온도도 있고 외로움도 타고 그런 것 같아요.
배우랑 연출은 매일 붙어있어야 하잖아요. 그러면 좀 힘들 수도 있는데, 혼자 작업해야 되는 시간도 있고 연습실이나 극장에서 부대끼는 시간도 있고, 그런 밸런스가 맞는 거 같아요.
뿌
구자혜 연출이 주로 작업하는 혜화동1번지는 음향 작업을 하기에는 너무 열악하잖아요.
목소
맞아요. 눈물 나죠. (웃음) 올해 초에 시설이 잘 갖춰진 극장에서 작업을 하다가 봄에 혜화동1번지로 왔더니 너무 힘든 거예요. 국립에서 작업할 때는 극장 감독님도 도와주시고, 여유로웠는데, 여기선 담배 필 시간도 없고… 사다리도 너무 많이 타야 되고. 몇 달 만에 돌아왔더니 심지어 한 쪽 앰프가 안 나오고, 그러니까 패닝 효과 같은 걸 줄 수도 없고 애로사항이 있죠. 그렇긴 한데 아직 혜화동1번지에서 아주 정교하게 해야 되는 작업들은 없었어요.
뿌
그게 열악하니까 진작에 포기된 건 아닌가요?
목소
그런 면도 있겠죠. 모든 게 규모가 같이 가는 것 같아요. 무대나 뭐나 다 규모가 작죠. 연출이 이 극장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염두에 두겠죠. 그런데 여기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작업도 있잖아요. 이런 소극장에서 여건상 어쩔 수 없다면, 그 한계 안에서 관객에게 줄 수 있는 경험들에 대해서 고민을 적극적으로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해요.
뿌
정말 좋은 극장에서 예산 많이 쓴다고 무조건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한계 때문에 뭔가를 성취해낼 때도 있는 것 같아요.
목소
가끔은 너무 적은 걸 가지고 뭔가를 계속 하다 보니까 큰 걸 못 만드는 사람이 될 까봐 걱정을 할 때도 있어요. 뭔가를 요구하고 싶은데, 이걸 말해도 될까, 미리 그러기도 하고요.

뿌
얘기를 듣다 보니까 인문학을 공부했던 때 형성된 게 많으신 거 같은데 그때 얘기 좀 해주세요.
목소
학부에서는 사회학 전공, 철학 복수 전공, 여성학 부전공을 했는데, 이걸 듣고 누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안 했다고. (웃음) 그런 얘길 듣고도 대학원을 철학과에 갔어요. 논문을 쓰다가 도망쳤어요. 잘못된 선택을 했죠. 그 좋은 이십대 후반에 대학원을 가다니…
뿌
학부 전공을 보면 상당히 의식 있는 학생이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선택을 하게 됐죠?
목소
글쎄요.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걸 좋아했어요. 대학에 가고 싶은데 공부를 못해서 어떻게 하면 대학에 갈 수 있을까, 그랬는데, 제 세대가 특별전형의 문이 열리던 때라 시를 써서 대학엘 갔어요.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중학교 때부터 했어요.
뿌
왜요?
목소
좀 우울했던 사람이었어요. 뭔가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고, 스스로 자기 자신을 계속 설명해내야 되는, 그런 게 어렸을 때부터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려다 보니까, 철학? 이런 걸 공부해야 되나? 막연하게 생각을 했어요.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니까, 스스로가 놓여진 환경과 사회와 분리할 수가 없는 거고, 그러면서 사회학에 관심도 가지게 됐죠. 학내 여성위원회 활동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 트렌드가 페미니즘인데 제가 너무 앞서갔죠. (웃음)
뿌
여전히 사회학, 여성학, 철학 이런 거에 관심이 많이 있으시겠어요. 뭔가 활동을 하시거나 기고를 하시거나 그런 게 있어요?
목소
아뇨. 글을 안 쓰려고 대학원을 도망쳐 나왔기 때문에. (웃음) 학문적으로 엄밀한 글을 써야 되는 것에 지쳐서 글을 되게 오랫동안 못썼어요. 뻔한 학문적인 표현들에 염증이 좀 나기도 했고요. 말을 하는 거나, 글을 쓰는 것도 좀 아끼고 그러다가 요즘은 다시 쓰고 있어요. 사적인 글은 아니고, 예술인파견지원사업 나가면서 개인 작업 준비하고 있는 게 있거든요. 세운상가에 있는 200/20 이라는 예술서점에서 개인 출판물을 내기로 했어요. 제가 글을 쓰고 그 글에 대해서 사운드디자인을 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에요.
연극을 하면 프러덕션에 따라 움직이니까 저를 협업자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개인 작업에 대해선 잘 안 물어보는데, 미술 작가들은 되게 자주 물어봐요. 20대 초반에 전시를 좀 해서 개인작업은 안 하냐, 왜 그런(연극) 작업만 하고 있냐, 그래요. 저는 다 제 작업이라고 생각하지만 미술 작가들은 개인작업을 하는 사람이니까 좀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전 내 껄 해야 돼, 막 급급해서 뭔가를 하면 안 된다, 하고 싶은 게 있을 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걸 해야 된다, 생각을 해요. 세상에 이미 많은 것들이 범람하고 있는데 거기에 뭔가를 내놓는 게 되니까 그런 거에 주의를 해요. 요즘은 자연스럽게 뭔가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뿌
굉장히 폭이 넓으신 거 같아요. 글이나 연출로 연극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하겠다가 아니라 언젠가 할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 하세요?
목소
이런 거 나였으면 이렇게 할 텐데… 누구나 보다가 그런 생각하잖아요. 그런 게 쌓이면 뭔가를 해보고 싶겠다, 생각을 하다가도 작업에 들어가서 연출을 보면 하지 말아야지. (웃음) 할 게 못 되는 구나. 연출을 한다고 절대 생각하지 말아야지, 그래요.
뿌
아까 학문적인 글에 지치셨다고 했잖아요. 대학은 또 시로 들어가셨다고 했고, 그럼 꼭 희곡이 아니더라도 시나 다른 글을 쓰고 싶지는 않으세요?
목소
희곡은 제가 너무 몰라서. (웃음) 지금 준비하는 글은 습기에 대한 사적인 기록? 지금 여름이라 습한데, 이 때가 가기 전에 개인적인 기억들을 글로 쓸 텐데, 시에 가까울 거 같아요. 제가 직설적인 사람이 못돼서, 돌려 말하고 비유를 해야 되고, 좀 돌아서 가야 되는 스타일이에요. 그게 글도 그렇고 음향 작업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아요. 소리도 더 세게, 직설적으로 가는 것보다 한 번 더 돌아가지고 나오는 소리들, 글도 한번 더 돌아서… 시가 뭐다, 라고 딱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어떤 매체든 시를 쓰는 그런 마음으로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뿌
목소 씨가 쓴 시 읽어보고 싶네요. (지면에 목소 씨의 시를 한 편 싣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시는 오지 않았다.)
이번 인터뷰 읽고 독자들이 이게 연극인 인터뷰야? 그럴 수도 있겠어요.
목소
안 되는데. 연출님들한테 러브콜 많이 와야 되는데. (웃음)
뿌
어떤 연출들은 이런 이력 때문에 재밌는 작업을 많이 기대할 것 같은데요.
목소
기대만 안겨주고… (웃음)
뿌
마지막 연극데이트 공식질문입니다. 목소한테 연극이란?
목소
연극은 저한테 잘 맞는 온도와 습도의 매체인 거 같고요. 아까도 극장 얘기했던 것처럼, 어둠, 빛, 무대, 드라마, 연극엔 모든 게 있잖아요. 제가 되게 매료됐었던 모든 개념들, 생동하는 장소, 그리고 그 리듬. (이 연극에 있는 것 같아요.)

[사진: 장우제 woojejang@gmail.com]

목소(음향디자이너)

주요작품
<수궁가가 조아라> <이반검열> <생이 사를 지배할 때> <삼풍맥화점> <일회공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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