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센터 ‘PLAY-UP 아카데미’ 카메라연기 편 - ② 배우·영화감독 방은진
무대와 카메라 연기, 그 차이점과 경계의 허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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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로서,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뭔가 부족하고 막막했던 기억을 되짚어 보며...

서울연극센터에서 PLAY-UP 아카데미 교육을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공간을 바꾸는 화술> 강좌를 신청하여 수업을 듣던 “카메라 교육 수업을 하면 어떨까요?”라는 센터 당담자의 질문이 있었다. 배우로서,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뭔가 부족하고 막막했던 기억을 되짚어 보며, 카메라 연기에 도전하는 배우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의견을 피력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 ‘카메라 연기 특별과정’이 개설되었다.
‘방은진(배우, 영화감독).’ 스크린에서 볼 수 있었던 배우, 한눈에 보기에도 당차고 열정 가득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는 방은진 선생은 다른 수업에선 볼 수 없었던 카메라 장비와 여러 명의 스텝들과 함께 촬영현장과 비슷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방은진 선생은 “여기 계신 분들은 보통 경력 3~10년 이상의 연기 경력자들로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수업을 듣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무엇이 알고 싶으세요?
- 수강생
- - 연극과 매체의 차이가 궁금하다.
- 카메라 앞에 서면 부자연스럽다. 유연성이 부족한 것 같다.
- 오디션 테크닉? 카메라에 신경 쓰지 않고 연기에 집중하고 싶다.
- 내 연기가 카메라에 잘 잡히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 본질적으로 연기는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촬영이 어렵다. 행동과 목소리가 커진다.
- 촬영현장에서 카메라 앞에 설 기회가 적어 매번 습득하기 전에 정신없이 휙 지나가 버려서 안타깝다.
- 연극과 매체연기에 방식의 혼란, 시선 처리, 어디를 봐야 하나?
정말 다양한 대답들이 나왔다. “맞아요… 그렇죠… 저도, 너무… 잘 알아요….” 방은진 선생의 말과 표정에서 배우의 입장을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먼저 앞섰다. 뭔가 이해시키려고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 진한 동질감에 안도감이 들었다.
- 방은진
- 혹시 『스크린 연기의 비밀』 읽어본 사람? 제가 번역한 책인데요, 제가 연극배우로 시작해서 여러분처럼 매체로 넘어가는데, 도대체 하나도 모르겠는 거예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을 때… 내가 봉착해 있던 어려움에 대한 얘기를 해주는 책을 뉴욕 ‘Drama Book Shop’에서 만나게 되어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번역하게 됐어요. 카메라 연기는 의식해야 되나요? 말아야 되나요?
- 수강생
- 카메라 앵글 밖으로 나가면 화면에 안 나오니까 의식해야 돼요.
- 방은진
- 그렇죠, 카메라가 어느 위치에서 어떤 렌즈를 가지고 어떠한 식으로 잡느냐에 따라서 프로필 혹은 정면이 나올 수 있고, 뒷모습에 감정을 담을 수도 있고, 발만 잡고 있을 때도 초초한 감정을 표현 해내야 할 때도 있죠. 카메라와 함께하는 연기는 카메라를 엄청 의식해야 하는데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연기해야 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기에 설명하기도 힘들고 너무나 부족한 시간이지만 오늘은 프레임 개념, 카메라리허설, 리액션, 몰입…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프레임 개념”이에요. 연극배우들이 종종 액션이 클 때가 있어요. 상대 배우와 대사를 하면서도 무대에 있는 관객에게 최대한 전달돼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 공간(대극장, 소극장)에 맞는 동작과 소리를 본능적으로 맞추고 있어요. 그렇지 않을 경우 불안해지고 동작과 소리가 커지는 것을 연극적인 연기라고 한다면, 카메라 연기는 절대 상대에게 집중, 상대가 없을 때도 상대를 카메라로 인식하고 대사를 해야 합니다. 카메라는 공간에 맞는 프레임, 마이크, 후시 녹음 등 선택전달을 가능케 하므로 “프레임 개념”만 유연해 진다면 카메라 앞에서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남:
- 너 요즘 왜, 내 전화 안 받냐?
- 여:
- 받기 싫어서. (빤히 보며)
- 남:
- 전화는 왜 안 했어, 그럼?
- 여:
- 하기 싫어서.
짧은 대사가 주어지고 실제 촬영 실습이 시작 되었다. 호명 되어지는 순서대로 오버 더 숄더 숏(over the shoulder shot)과 원숏(One shot) 촬영이 실시간으로 시작되었다. 촬영되는 모습과 모니터를 번갈아 보며 모두들 집중하기 시작했다. 감정이 앞서 더 많은 대사를 만들어 내는 이, 자꾸 프레임 밖으로 나가는 이, 마치 약속한 듯 모두들 주인공 톤으로 대사를 하는 바람에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고, 그 짧은 대사와 시간에도 순간 몰입할 수 있는 것들이 부러웠던 사람 등 다양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오버 더 숄더 숏(over the shoulder shot)
- 어떤 사람이나 사물을 또 다른 사람의 어깨 너머에서 찍은 장면을 말한다. 그 사람의 어깨와 머리가 화면의 일부를 가려 카메라가 비추고 있는 대상의 프레임 역할을 하게 되므로 구도의 깊이가 강조되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숏은 두 캐릭터가 대화를 하고 있을 때 자주 사용되며 일반적으로 관객들에게 캐릭터의 배치를 알려주는 설정숏 뒤에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 원숏 (One shot)
- 한 사람 이상일 경우 숏을 말할 때 사람 수에 따라 호칭이 달라진다. 즉 원 숏(One shot)은 한 사람이 화면에 나올 때를 말하고 투 숏(Two shot)은 화면에 두 사람이 나올 경우에 쓰인다. 당연히 스리 숏(Three shot), 포 숏(Four shot)은 화면을 차지하는 사람 수에 따라 세 명, 네 명 혹은 사람이 더 늘어나면 그 숫자에 따라 숏의 명칭이 정해진다. 대체로 다섯 명 이상 그 수를 세기가 어려워지면 이를 그룹 숏(Group shot) 혹은 더 많은 사람일 경우 몹 숏(Mob shot 혹은 Mobscene, 군중 숏)이 된다. 제작 현장에서는 군중 숏을 ‘떼 숏’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한다.
수업을 마무리 하며
연극인들에게 카메라가 낯설 듯, 무대 경험이 많지 않은 나에게도 카메라 수업은 무대 연기와 카메라 연기의 차이점을 알고 경계점을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열정적으로 강연 해주신 방은진 선생과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장비를 가지고 오셔서 도와주신 스텝 여러분, 함께 참여했던 동료 분에게 감사를 전한다. 4시간이라는 시간이 못내 아쉬웠지만 앞으로도 서울연극센터의 신선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대합니다.
[사진: 서울연극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