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만들고 즐기는 모든 주체들을 위하여, ‘이음아트홀’
스텔라_프로덕션 코디네이터
154호
2018.12.20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Ctrl + V, 붙여넣기해서 사용하세요
이음아트홀(이하 ‘이음홀’)은 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 5층에 위치한 복합공간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설립하여 2015년 개관했으며, 현재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 취재 과정에서 이음센터를 직접 방문하여 시설 안내를 받았으며, ‘0set 프로젝트’가 발행한 『0set프로젝트-극장편』을 참고하였습니다. 많은 도움 주신 이음센터 공간매니저님과 0set 프로젝트 스태프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무대전문(및 건축구조물 관련) 용어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삽입된 이미지는 모두 직접 촬영한 사진들로 이음아트홀 공간 전체 사진은 ‘이음’ 공식 웹사이트(http://www.i-eum.or.kr)를 참고 바랍니다.
이음아트홀(이하 ‘이음홀’)은 장애인문화예술원 ‘이음’ 5층에 위치한 복합공간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설립하여 2015년 개관했으며, 현재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0set 프로젝트’가 지난 4월 실시한 대학로 공연장 및 거리 접근성 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학로 소재 공연장 중 장애인이 관객으로서 그리고 공연자로서 접근 가능한 3개 중 한 곳이기도 하다. 나머지 2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직접 운영하는 대학로예술극장과 아르코예술극장이다. 세 공연장 모두 매표소 및 공연장에 휠체어가 접근 가능하고 휠체어 전용 객석이 있으며 건물 내부에 엘리베이터와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되어있다. 시설 접근성은 그 범위가 해당 건물 부지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교통 접근성 및 주변 환경에 의한 동선이 인종, 젠더, 연령, 장애유무, 반려동물 동반여부 등―본 글에서는 장애유무에 초점을 둔다―다양한 신체적·사회적 조건을 지닌 이용자들의 입장에서 고려돼야 한다. 가령 휠체어 이용자나 시각·색각 장애인들이 보조기기를 사용하여 혹은 활동보조인이 동행하여 건물에 도달하는 데 무리는 없는지, 가는 길에 턱(단차)은 없고 노면은 고른지, 통행 시 비장애인 보행자와 부딪힘이 발생하지 않는지 같은 것들이 척도가 된다. 나는 별도의 보행 보조기구 없이 대중교통 및 도보로 해당 건물에 진입할 수 있고 대부분의 시설물들에 접근과 이용이 가능한 비장애인 관객(이자 기획자)이다. 그간의 경험과 짧은 취재를 토대로 이음홀이 궁금한 공연예술창작자들의 수고를 조금이나마 덜어주려 한다. 다만 아직 장애인 편의시설 및 공공인프라의 범용성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고 있지 않아 서술에 한계가 있음을 미리 밝히는 바이다. (직접 촬영한 사진들 역시 키 150cm 후반의 보행자 눈높이에 맞춰져있다.)

이음센터는 수도권 전철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 바로 앞 대로변에 위치한다.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전형적인 계단 출구지만 뒤쪽(1번 출구 방면)에 엘리베이터가 있다. 4호선인 만큼 노후했지만 어느 전철역에나 있는 규격화된 엘리베이터로 지상과 지하철역을 연결한다. 다른 점이라면 문이 열리자마자 원형 볼록거울이 매달려있다는 것이다. 잠시 비켜서서 관찰해보니 유모차 2대와 보호자 2명은 충분히 들어간다. 수동휠체어 이용자 1명과 활동보조인 1명이 함께 이용하는 것도 확인했다. 입구가 좁아 보이지만 다른 지하철역 교통약자용 엘리베이터와 마찬가지로 부피가 있는 전동휠체어도 이용 가능하리라 짐작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좌측에 샘터 사옥 화단이 보이고 그 앞에 사람 형상을 한 철제 조형물들이 나란히 서있다. 휠체어 경사로에서 내려 보도블록이 깔린 보행로를 따라 약 90m 직진하면 샘터 사옥 1층 입구와 2번 출구 계단을 지나 이음센터 정문 출입구가 보인다. 건물에 주차장은 따로 없으며 지하철 외에 간선/지선/마을버스를 타고 이음센터 바로 앞 ‘혜화역.마로니에공원’에서 하차하거나 4차선 도로 맞은편 ‘혜화역.서울대병원입구’ 정류장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 오는 방법도 있다.

건물 바깥에서 바로 연결되는 출입구는 건물 전면(대로변 방면) 외부에 2번 출구 계단 바로 앞(건물 전면부를 바라봤을 때 좌측 끝)과 정문 두 군데가 있으며 각각 엘리베이터와 점자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다. 아르코예술극장과 마주 보고 있는 뒤편 후문의 경우 계단 및 휠체어 경사로와 유리 자동문을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안내데스크를 지나 같은 엘리베이터를 반대쪽 문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건물 안팎으로 출입문, 계단, 엘리베이터, 화장실 등 주요 시설물 진입 전 바닥과 벽면(및 손잡이)에 각각 점자블록과 점자사인이 확인된다. 1층에서는 휠체어를 대여하거나 충전할 수 있으며 심장제세동기가 구비되어있다. 여느 건축 구조물들처럼 공연장에도 여러 층위의 주체들이 얽혀있다. 주로 이용하는 혹은 접근이 허용된 시설의 범위가 서로 다르거나 때로 겹치기도 하지만, 주어진 권한 내에서는 자유로운 이동과 시설 운용을 보장받아야 한다. 다시 말해 관객과 공연자뿐 아니라 상주 직원들과 제작진 역시 장애유무에 관계없이 업무 공간에 접근하고 직책을 수행하는 데 무리가 없어야 한다. 일단 건물 내부는 문턱과 단차가 모두 없이 설계되었다. 층마다 장애인화장실이 있고 점자 블록 및 사인도 곳곳에 설치되어있다. 1층(건물 내부)뿐 아니라 지상(건물 외부)에서도 계단과 엘리베이터로 연결되어 곧바로 지하 및 지상2~5층에 도달한다. 계단 폭과 손잡이 높이는 미처 측정하지 못했으나, 건물 내부와 외부―앞/뒤―양쪽으로 문이 나 있는 엘리베이터 2대 모두 휠체어 2대까지 동시 수용 가능하다. 문이 열리고 닫히기까지 약 10초가 소요되며 음성 안내가 나온다. 또 지상에서 바로 엘리베이터를 탑승할 경우 안에서 휠체어 방향을 틀지 않아도 탔던 방향 그대로 내리면 된다. 단 건물 안으로 들어와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탑승할 경우(앞문)에는 지상에서 바로 진입할 때(뒷문)와 탑승하는 문의 방향이 반대가 되어 휠체어의 방향을 틀거나 후진으로 내려야 한다.

이음센터 대관시설 중 공연장으로 주로 사용되는 이음홀과 5층만을 기준으로 여정을 이어간다. 5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정면에 다른 1개의 엘리베이터를 바라보는 구조이다. 건물 파사드와 내부 인테리어 벽면을 채운 적갈색 벽돌이 이음센터의 아이덴티티처럼 느껴진다.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와 좌측 혹은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소화전과 정수기를 사이에 두고 여자화장실과 남자화장실이 구분되며 내부에는 장애인 전용칸, 외부에는 다목적 화장실이 각각 설치되었다. 화장실 입구는 여자화장실 기준 폭이 약 1.4m이고 장애인 전용칸은 1.15m였다. (아이폰 기본 앱으로 측정하여 오차가 있을 수 있음) 내부에 점자블록이 있다. 화장실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폭 3.1m인 복도가 나오고 수 미터 전방에 이음홀 중앙문이 보인다. 다가가면 중앙문에 다다르기 전 왼편에 비상구 표시와 함께 계단으로 통하는 문이 흔히 볼 법한 크기로 나있다. 지나쳐 정면의 중앙문 앞에 서면 좌측에 분장실, 우측에 물품보관실이 있고 앞의 계단까지 손잡이를 돌리거나 그대로 잡고 밀거나 당겨 열어야 하는 수동개폐문이다. (중앙문 한쪽 손잡이에 노끈을 매달아놓고 물품보관실 손잡이에 걸어 고정시켜놓는다.) 중앙문을 비롯하여 언급한 4개 공간으로 통하는 문들 앞에는 점자블록이 없다. 이음홀 중앙문 양문 모두 활짝 열어젖히면 1.6m가 되는 폭이 나오고 분장실 입구는 실질적으로 90cm 정도다. 5층 내부 분할 공간들의 천정고는 수치상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5m를 웃돈다. 분장실은 폭 2m 깊이 6.2m의 길쭉한 형태로 안쪽에 문이 하나 더 있어 이음홀과 이어진다. 이음홀은 천장에 격자형 파이프 그리드가 설치되어있어 블랙박스형 공연장을 연상시키지만 처음부터 공연장으로 설계된 게 아니기 때문에 밖으로 통하는 높은 창이 줄지어 나있고 내벽이 검게 칠해진 대신 적갈색 벽돌로 채워져 있다. 12*13m로 2*1m 크기의 이동식 무대를 무대나 객석으로 활용한다. 무대는 주로 중앙문 정반대편 안쪽에 4*10m 크기로 이동식 무대나 댄스플로어를 이용해 설치된다. 상수 측 벽면에 무대 길이(4m)만큼의 가림막이 설치되어있고 하수 측 분장실 문에서부터는 문보다 약간 더 넓은 폭만큼 벽면과 떨어진 채로 약 9m 길이의 가림막이 설치되어있어 등퇴장로가 형성된다. 물론 가림막은 상수 측에도 매달 수 있어 등퇴장로는 자유롭게 설정 가능한데, 이 경우 이음아트홀에 구비되어 있는 가림막을 A형 사다리를 통해 천장 파이프 그리드에 직접 설치해야 한다. 또한 원래는 세미나 및 회의장을 염두에 둔 공간인 만큼 안쪽 천장에 가로로 긴 현수막을 걸 수 있는 전동 플랜카드 바텐 및 안쪽 벽면과 약 2.4m 떨어진 위치에 300인치 규격의 전동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이음홀에서 처음으로 본 공연인 0set프로젝트의 <나는 인간>에서는 이 진동스크린 롤에 거대하고 불투명한 흰 천을 늘어뜨려 백샤이자 무대막 삼아 빔프로젝터로 자막(영상)을 영사하고 이후 배우들이 직접 천을 옆으로 걷어내어 2부 후반을 알렸다. 1부까지만 해도 중앙문으로 들어와 여러 줄로 놓여있던 의자에 앉았다가 2부가 시작되자 샤막 뒤편으로 안내받고 중앙문 안쪽 벽면과 흰 샤막 사이에 이동식무대로 단차를 만든 또 다른 객석에서 중앙문 방향으로 앉아 남은 공연을 관람했다. 주어진 여건을 참신하게 활용한 예로 공연 중 관객의 이동이 발생하며 관람 경험이 달라졌다. 기존에 무대로 사용되던 공간에 객석이 마련되고 2부는 샤막이 형성한 경계선부터 중앙문에 이르는 넓은 공간을 퍼포먼스 공간으로 사용했다. 빔 프로젝터 여러 대를 파이프에 매달아 마룻바닥에 깔린 흰 면의 댄스플로어와 퍼포머들의 신체에 영사하여 퍼포머들이 마치 물속을 유영하는 듯한 연출을 성취했다. 물론 공연장에 기본적으로 구비된 빔 프로젝터는 1대로 위치가 고정되어있어 포커스 이동을 원할 시에는 단체에서 원하는 대수만큼 따로 준비해가야 한다. 이동식 무대는 실제로 객석으로 쓰는 단체가 더 많아서 트러스를 이음센터 측에서 예산을 들여 자체적으로 맞춤 제작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한다. 안전바(지지대) 형태로 뒷면과 측면에 조립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뒷면에 의자를 쌓고 측면 지지대는 단체의 재량에 맡겨 공연마다 임시로 만들어 쓰고 있다. 그밖에 기본적으로 행잉되어있는 조명은 총 38대로 무빙 4대와 LED 6대가 포함되어있으며 퍼넬을 5대까지 추가할 수 있다. 그 외 필요한 조명은 단체 측 기술/조명감독이 렌탈해와야 한다. 스피커는 메인스피커 2대, 모니터스피커 2대, 우퍼스피커 2대가 모두 행잉되어있고 이동식으로 사용 가능한 모니터 스피커가 추가로 2대 구비되어 있다. (그 밖에 콘솔, 라인, 악기 등 장비리스트 세부사항은 이음센터 공간매니저에 요청 바람) 이음홀 바깥쪽 벽면은 두 층으로 나뉘어 아래층은 중앙문, 물품보관실(상수 측), 분장실(하수 측), 위층은 조정실이다. 앞서 중앙문 바깥에서 마주쳤던 계단이 바로 조정실로 통한다. 폭이 약 3.5m(각 1.5m 예상)인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할 수밖에 없으며 일단 휠체어 이용자가 조정실에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테크니컬 매니저를 위시한 기술스탭 및 오퍼레이터에 있어서는 비장애인을 기준으로 동선과 접근성이 짜인 점이 무척 아쉽다. 이동식 리프트가 따로 없어 파이프에 조명/음향/영상기기를 행잉할 때에도 반드시 사다리를 이용해야 한다. 또한 전문공연장이 아닌 관계로 벽돌, 창문, 벽 조명 등 완전한 블랙박스의 조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물론 창문은 검정색 샷시 프레임에 암막 블라인드를 내리면 외부의 빛이 완전히 차단되는 것으로 보이나 벽돌을 가리려면 벽면과 다소 떨어져 있는 천장 파이프에 가림막을 매다는 수밖에 없다. 한편 5층 홀(바깥)에서 이음홀으로 통하는 통로는 분장실, 중앙문, 물품보관실 총 3곳이다. 관객 입장 시에는 중앙문을 통하고 분장실은 등퇴장로로 사용되며 행사 중에는 보통 물품보관실은 오픈하지 않는다. 이음홀 바깥에서 세트나 오브제를 들이려면 중앙문이 폭이나 높이가 가장 크고 높은데, 높이를 미처 측정해보지 못했으나 공연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문형으로 대형 무대 세트를 들이기는 힘든 구조다. 물론 이음홀 공간 자체가 소극장과 중극장 사이 정도이지만 층고가 높은 편이라 공간의 물리적 조건이 나쁘지 않음에도 공간연출 및 무대디자인에 있어 활용도는 다소 떨어진다. 다른 공연장들과 달리 이음홀은 기자재·장비 이용료가 모두 대관료에 포함되어있어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장애인 요금과 비장애인 요금에 차등을 두고 있으며 오전과 오후를 각각 4시간씩 파트를 나누어 대관가능하다. (09:00-13:00, 13:30-17:30, 18:00-22:00, 자세한 내용은 공식 웹사이트 참조) 극장 감독은 따로 없으나 사업운영팀에서 대관을 담당하는 공간매니저가 따로 있어 철수와 셋업 시 계속 함께 한다. 갤러리와 이음홀은 행사 전 스태프회의를 반드시 거치며, 모든 장비 사용 및 행사 진행사항은 대관/시설팀과의 협의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음홀과 갤러리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들은 사전 회의 없이 당일 셋업과 철수를 원칙으로 한다. 이음센터에는 5층 이음홀(스튜디오) 외에도 각 층마다 연습실, 갤러리(전시실), 창작실, 커뮤니티룸 등 대관 가능한 공간들과 직원들이 상주하는 운영사무실 및 아카이브가 있으며 1층 바깥에는 마로니에공원과 접한 야외무대가 있다. 특히 면적 약 28.7평(사용인원 20명)에 높이 2.4m의 지하 연습실은 전면 거울 및 발레바와 음향/영상장비를 갖추고 있어 공연 연습과 움직임 워크숍에 적합하다. 또 건물 내부에 턱이 전혀 없어 어디든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공간으로 할애되어 있다. 이음홀에 공연이 올라오는 빈도가 나날이 늘고 있다. 2016년도 대관 중 공연이 차지하는 비율은 3%에 그쳤지만 2017년도 후반부터 비약적으로 늘어 2018년도에 이르러서는 70%에 이른다. 이음홀을 계획하고 설계한 주 목적인 세미나는 10%에 불과하고 그나마 나머지 행사들도 공연의 성격이 짙다고 한다. 외부 기관과 활발히 협업하는 등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도 진행하며 일정은 공지사항과 웹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초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은 장애인전용극장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를 위해 현재 실태조사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음센터가 대관뿐 아니라 평소 해외 전문가 초청강연 등 자체적인 기획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운영하며 명실상부한 장애예술의 중심이 되어온 만큼 장애인전용극장 설립으로 대체되는 공간이 아니라 장애인-비장애인 예술가들을 아우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창·제작의 산실로 성장해갔으면 한다.(대관 문의: rent@i-eum.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