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집단 미아 <그나저나 서울이 왜 이럴까: 서울수호대 편>
[작품리뷰]욕망, 서울 그리고 주문
김민범
175호
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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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욕망의 크기에 따라 불어난다. 강한 인력을 지닌 욕망은 잡다한 것들을 흡수한다. 도시의 주요 영양소는 인간, 자본, 토지다. 서울은 대한민국 인구의 다섯 명 중 한 명이 사는 도시이자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많은 이들을 빨아들인다. 사대문 안쪽을 경계로 하던 영토는 주변 도시들을 집어삼켜 지금의 크기를 이룩했다. ...
도시는 욕망의 크기에 따라 불어난다. 강한 인력을 지닌 욕망은 잡다한 것들을 흡수한다. 도시의 주요 영양소는 인간, 자본, 토지다. 서울은 대한민국 인구의 다섯 명 중 한 명이 사는 도시이자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많은 이들을 빨아들인다. 사대문 안쪽을 경계로 하던 영토는 주변 도시들을 집어삼켜 지금의 크기를 이룩했다. 도시는 성장을 쉬이 멈추지 못하고 울컥 자란다.
서울에는 수많은 오명(汚名)이 따른다. 서울 대 비서울의 구도로 대치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단숨에 주택 가격이 바뀌는 투기와 부패의 공간이기도 하다. 불이 꺼질 줄 모르는 밤의 도시이자 소음과 환경 공해의 온상지로 여겨지기도 한다. 문화 혜택 역시 서울에 집중되어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이라 명명되기도 한다. 창작집단 미아는 <그나저나 서울이 왜 이럴까: 서울수호대 편>을 통해 서로의 욕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도시이자 음해와 폄하가 넘치는 서울에 대해 관객을 참여, 이동시키며 질문한다.
서울에는 수많은 오명(汚名)이 따른다. 서울 대 비서울의 구도로 대치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단숨에 주택 가격이 바뀌는 투기와 부패의 공간이기도 하다. 불이 꺼질 줄 모르는 밤의 도시이자 소음과 환경 공해의 온상지로 여겨지기도 한다. 문화 혜택 역시 서울에 집중되어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이라 명명되기도 한다. 창작집단 미아는 <그나저나 서울이 왜 이럴까: 서울수호대 편>을 통해 서로의 욕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도시이자 음해와 폄하가 넘치는 서울에 대해 관객을 참여, 이동시키며 질문한다.
공연은 동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시작한다. 지령을 받듯이 장소를 하달 받고 역에 도착하면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공연 시작점이 맞음을 확인해준다. 공연 시작 시간이 되자 남자는 멀찍이 떨어져 있던 공연 신청자들을 모아 장충단 공원으로 인도한다. 준비된 승합차에 아홉 명이 모두 탑승하면 음악과 함께 내레이션이 시작된다. 이 순간부터 공연 신청자들은 관객이 아닌 서울수호대 88기 예비 단원이 되어 ‘서울수호대 훈련장’으로 향하게 된다. 이동 중에는 서울의 연혁과 모임 장소인 장충단 공원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승합차를 타고, 장충단 공원이 있는 장충동에서 다산동으로 이동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호에서 따온 다산동의 유래를 들려준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서울살이를 사수하라는 정약용 선생의 말도 함께 전한다.
‘서울수호대 훈련장’으로 가는 길은 서울 성곽길을 둘러 가게 되며 아주 비좁은 공간이 이어진다. 이면 주차되어 차 두 대가 가까스로 지나갈 수 있는 도로를 이동한다. 십 분 남짓의 이동이지만, 서울에서 늘 마주하게 되는 차량 정체와 주차 문제, 좁고 가파르게 이어지는 골목길에서의 아슬아슬한 이동까지 모두 마주하게 된다.
훈련장에 도착하면 세 명씩 조를 이뤄서 본격적인 서울수호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에 앞서 소개가 이어진다. ‘서울수호대’는 서울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유서 깊은 단체로 경기도 경성부에서 시작해서 서울특별자유시로 그리고 서울특별시로 명칭이 변하는 동안 여전히 존속하고 있다. 기존 단원들은 각기 다른 부서에 속하면서 서울을 수호가기 위한 노력을 체계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훈련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서울의 스물다섯 개의 구를 알아보는 과정으로 부르마블과 윷놀이가 결합된 교육 훈련이 진행된다. 고건, 이명박, 오세훈, 박원순 등 역대 시장의 얼굴이 붙어 있는 윷을 던져 각 지역구로 이동하게 된다. 도착한 구에서 행정구 이름의 유래 혹은 역사, 유명한 공간들과 관련된 질문에 답을 맞히면 구를 소유하게 되고, 가장 많은 구를 소유하는 팀이 우승하게 된다.
훈련장에 도착하면 세 명씩 조를 이뤄서 본격적인 서울수호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에 앞서 소개가 이어진다. ‘서울수호대’는 서울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유서 깊은 단체로 경기도 경성부에서 시작해서 서울특별자유시로 그리고 서울특별시로 명칭이 변하는 동안 여전히 존속하고 있다. 기존 단원들은 각기 다른 부서에 속하면서 서울을 수호가기 위한 노력을 체계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훈련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서울의 스물다섯 개의 구를 알아보는 과정으로 부르마블과 윷놀이가 결합된 교육 훈련이 진행된다. 고건, 이명박, 오세훈, 박원순 등 역대 시장의 얼굴이 붙어 있는 윷을 던져 각 지역구로 이동하게 된다. 도착한 구에서 행정구 이름의 유래 혹은 역사, 유명한 공간들과 관련된 질문에 답을 맞히면 구를 소유하게 되고, 가장 많은 구를 소유하는 팀이 우승하게 된다.

다음 단계는 서울에 대한 온갖 불만들을 털어내는 시간이다. 방에 들어가게 되면 벽면에 온갖 서울에 대한 불만들이 가득하다. 집값, 소음, 꺼지지 않는 불빛, 층간 소음, 불친절까지 서울 생활을 하며 한 번쯤은 겪었을 생각들이 메모지에 적혀 빼곡하게 붙어 있다. 각자의 불만을 몸에 붙인 뒤에 서로 도와가며 털어낸다. 이러한 불만들이 없을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을 그려보고, 발표하며 두 번째 훈련이 종료된다.
마지막 훈련은 서울 생활에서 발생하는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서울수호대가 준비한 고민을 조별로 나눠 읽고 이에 대한 조언을 전달하는 자리를 갖는다. 미대 입시를 위해 서울로 와야 하는지 고민하는 고등학생, 서울에서 더 많은 녹지와 산책 공간을 바라는 사람, 지방에서 올라와 친구 집에 살면서 주거 공간을 고민하는 청년까지 단순히 답할 수 없는 문제들이 이어진다.
모든 훈련이 끝나면 SSAT(Seoul Saram AttiTude) 시험을 보게 된다. 앞서 알려줬던 서울에 대한 상식, 서울수호대에 대한 내용, 서울의 교통수단, 역사 등을 종합한 시험을 보고 나면 임명장을 받고 서울수호대원이 된다. 임명장을 기다리는 동안 기존 서울수호대원들의 서울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각자에게 서울에서 산다는 일은 어떤 의미인지 진심과 허구가 섞여 전달된다.
임명장을 받고 다시 승합차를 타고 동대입구역으로 돌아온다. 차에서는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꼬불거리는 성곽길에서 서울에 대해 생각한다. 서울은 973만 명의 인구가 사는 도시로 구체화되고, 스물다섯 개의 지역구가 촘촘히 배치되어 저마다 조금씩 다른 정책들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기억된다. <그나저나 서울이 왜 이럴까: 서울수호대 편>에는 단원들이 각자 서울 생활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묻어있다. 여기에 오늘 임명된 88기 서울수호대의 단원들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공연이 완성된다.
마지막 훈련은 서울 생활에서 발생하는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서울수호대가 준비한 고민을 조별로 나눠 읽고 이에 대한 조언을 전달하는 자리를 갖는다. 미대 입시를 위해 서울로 와야 하는지 고민하는 고등학생, 서울에서 더 많은 녹지와 산책 공간을 바라는 사람, 지방에서 올라와 친구 집에 살면서 주거 공간을 고민하는 청년까지 단순히 답할 수 없는 문제들이 이어진다.
모든 훈련이 끝나면 SSAT(Seoul Saram AttiTude) 시험을 보게 된다. 앞서 알려줬던 서울에 대한 상식, 서울수호대에 대한 내용, 서울의 교통수단, 역사 등을 종합한 시험을 보고 나면 임명장을 받고 서울수호대원이 된다. 임명장을 기다리는 동안 기존 서울수호대원들의 서울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각자에게 서울에서 산다는 일은 어떤 의미인지 진심과 허구가 섞여 전달된다.
임명장을 받고 다시 승합차를 타고 동대입구역으로 돌아온다. 차에서는 조용필의 ‘서울, 서울, 서울’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꼬불거리는 성곽길에서 서울에 대해 생각한다. 서울은 973만 명의 인구가 사는 도시로 구체화되고, 스물다섯 개의 지역구가 촘촘히 배치되어 저마다 조금씩 다른 정책들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기억된다. <그나저나 서울이 왜 이럴까: 서울수호대 편>에는 단원들이 각자 서울 생활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묻어있다. 여기에 오늘 임명된 88기 서울수호대의 단원들의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공연이 완성된다.

서울이라는 공간은 막연하고, 광활하다. 공연을 통해 무심하게 존재하던 지역과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서울은 쉽게 틈을 내어주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개인의 역사를 세워도 담벼락 한 편에 끼워 넣기 어렵다. 덕분에 서울에서 태어났거나 혹은 이주를 통해 서울시민 된 이들 모두 동등하게 불안하다. 서울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게 된다. 서울 밖으로 밀려나서는 안 된다. 여기 살기로 마음먹은 이상 밖으로 나가는 일은 실패, 패배와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떠올리게 만든다.
촘촘하게 서로의 욕망이 얽혀있는 도시, 서울은 망하지 않을 것이다. 함께 모여 서울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일은 전체에게는 미약할지 모르지만, 개인에게는 그렇지 않다. 인사처럼 나눴던 ‘서울 수호!’라는 구호는 나 자신을 서울에서 수호하기 위한 주문이다. 각자의 분주한 하루 덕분에 오늘도 서울은 무사히 수호된다.
촘촘하게 서로의 욕망이 얽혀있는 도시, 서울은 망하지 않을 것이다. 함께 모여 서울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일은 전체에게는 미약할지 모르지만, 개인에게는 그렇지 않다. 인사처럼 나눴던 ‘서울 수호!’라는 구호는 나 자신을 서울에서 수호하기 위한 주문이다. 각자의 분주한 하루 덕분에 오늘도 서울은 무사히 수호된다.

[사진제공 : 창작집단 미아]
그나저나 서울이 왜 이럴까 : 서울수호대편
- 일자
- 2019.12.26(목)~12.29(일)
- 장소
- 동대입구역 접선 후 이동
- 공동창작/출연
- 백소정 신효진 양대은 이성직 임누리 임성현 임윤미
- 디자인
- 이서연
- 기획
- 나희경
- 멘토
- 성수연 윤혜진
- 제작
- 창작집단 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