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 햇살 놀이터 <오버코트>
연결되어 있기에 의미 있는 ‘우리’
김은빈_초등학교 선생
186호
20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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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이 텅 비었다. 올해 우리 아이들은 6월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학교에 올 수 있었다. 열 번도 채 만나지 못했는데 또다시 등교가 중지되었다. 교직생활을 하는 내내 당연할 줄 알았던 일상 또한 뒤바뀌었다.
교실이 텅 비었다. 올해 우리 아이들은 6월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학교에 올 수 있었다. 열 번도 채 만나지 못했는데 또다시 등교가 중지되었다. 교직생활을 하는 내내 당연할 줄 알았던 일상 또한 뒤바뀌었다.
돌이켜 보니 학교와 극장은 참 닮았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서로 호흡하며 연결되어 있기에 의미 있는 작업들. 학교라는 공간에서 아이들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듯 극장이라는 공간에서도 관객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극장과 학교는 연결성을 유지하고 관객 혹은 학생들과 만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번 2020 아시테지 여름축제도 네이버tv, 유튜브, 재능tv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공연 영상을 스트리밍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원래대로 등교개학을 했다면 아이들과 함께 봤을 테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등으로 상황이 급변하는 바람에 아쉽게도 혼자서 공연을 보게 되었다. 여러 공연 중 관심 가는 햇살놀이터의 <오버코트>를 관람하려고 책상에 앉았다. 예고 영상 옆으로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의 댓글을 볼 수 있었다. 나 혼자 방에 앉아 공연을 보고 있지만, 누군가 같은 시간에 이 공연을 함께 보고 있다는 데에서 왠지 모를 안도감이 느껴졌다. 이전에도 몇 번 온라인으로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제일 어려웠던 것이 공연에 몰입하는 것이었다. 극장에서 공연을 볼 때는 현실과 무대를 구분하는 여러 가지 장치가 있다. 우선 ‘극장’이라는 비일상적 공간이 주는 감각, 공연 안내를 하는 소리, 조명이 모두 꺼지며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순간. 이를 통해 관객은 공연에 빠져들 준비를 한다. 그러나 영상을 통해 공연을 볼 때는 이런 것들이 없다. 눈을 돌리면 삶의 문제들이 보이는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에서 연극적 환상을 경험할 수 있을까?
돌이켜 보니 학교와 극장은 참 닮았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서로 호흡하며 연결되어 있기에 의미 있는 작업들. 학교라는 공간에서 아이들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듯 극장이라는 공간에서도 관객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극장과 학교는 연결성을 유지하고 관객 혹은 학생들과 만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번 2020 아시테지 여름축제도 네이버tv, 유튜브, 재능tv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공연 영상을 스트리밍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원래대로 등교개학을 했다면 아이들과 함께 봤을 테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등으로 상황이 급변하는 바람에 아쉽게도 혼자서 공연을 보게 되었다. 여러 공연 중 관심 가는 햇살놀이터의 <오버코트>를 관람하려고 책상에 앉았다. 예고 영상 옆으로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관객들의 댓글을 볼 수 있었다. 나 혼자 방에 앉아 공연을 보고 있지만, 누군가 같은 시간에 이 공연을 함께 보고 있다는 데에서 왠지 모를 안도감이 느껴졌다. 이전에도 몇 번 온라인으로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제일 어려웠던 것이 공연에 몰입하는 것이었다. 극장에서 공연을 볼 때는 현실과 무대를 구분하는 여러 가지 장치가 있다. 우선 ‘극장’이라는 비일상적 공간이 주는 감각, 공연 안내를 하는 소리, 조명이 모두 꺼지며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순간. 이를 통해 관객은 공연에 빠져들 준비를 한다. 그러나 영상을 통해 공연을 볼 때는 이런 것들이 없다. 눈을 돌리면 삶의 문제들이 보이는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에서 연극적 환상을 경험할 수 있을까?
그러나 그런 의문은 얼마 안가서 사라졌다. <오버코트> 공연이 시작되고 주인공 제인이가 무대에 등장한다. 카메라에 눈을 맞추고 인사하며 밥은 먹었냐고 물어본다. 실제로도 간단히 밥을 먹으면서 공연을 보려고 준비했던 터라 깜짝 놀랐다. 지금, 나 보고 있는 거 아니지? 괜히 주변을 둘러봤다. 카메라를 보고 인사하는 것, 비록 저 멀리 다른 시간에 존재했을 테지만 영상 매체를 통한 소통의 장점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1인 관객에 딱 맞춘 인사. 어느새 나도 모르게 공연에 빠져들고 있었다.
무대에는 나무로 된 프레임이 놓여 있고, 그 나무막대를 들어 올려 배경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 과정을 역동적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 처음부터 만들어 놓지 않고 구조물을 세우고 돌돌 말린 천을 펼쳐 배경을 만들어 나간다. 배경이 완성되고, 아빠는 출근 준비를 한다. 제인이는 출근하려는 아빠를 못 가게 붙잡다가 코트에서 풀린 실을 잡아당긴다. 아빠와 제인이는 실로 나비를 만들기도 하고, 스크린에 걸쳐 새로운 모양을 만들기도 한다. 동물 모양인 것 같은데, 어떤 모양인지 궁금해하다 눈을 딱! 붙이는 순간 코끼리로 변했다. 실로 모양을 만들어내고, 공간을 만들고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서 저렇게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날이 빨리 돌아오기를 빌었다.
혼자 남아 놀던 제인이는 실을 뭉쳐 스크린으로 던진다. 장난치듯 스크린에 실 한 올이 튀어나온다. 뻗어 나가는 실에 갇힌 제인이! 마치 거미줄에 꽁꽁 감긴 모양이 되었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가위로 숭덩 실을 자른다. 실존하는 사물과 영상이 조화롭게 활용되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스크린 속의 실과 실제 물건들이 결합하면서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 정말 좋았다. 실은 다양하게 변화하는데, 줄넘기가 되었다가 외줄타기 줄이 되었다가 심전도선이 되기도 한다. 제인이의 몸을 가로지르던 선이 제인이의 머리 위로 위치만 이동했을 뿐인데 그 아래는 바다가 된다. 그게 그냥 스크린 위의 줄 하나라는 걸 모두가 알지만, 모두의 상상 속에서 그 선은 바다와 하늘을 가르는 수평선이 된다.
스크린 속 실을 잡아당기니 상자 하나가 퐁 튀어나온다. 상자에 연결된 긴 실은 신발 끈이었다. 신발은 자동차가 되어 하늘을 날고, 낙하산 모자와 함께 사라진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 중에서 저렇게 긴 끈을 가진 물건은 무엇이 있을까? 실 끝에 신발 끈 말고 어떤 다른 물건을 상상해 볼 수 있을까? 공연은 끊임없이 실과 일상적 물건을 결합하며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낸다. 기존에 있던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연결하고 넘나들며 만들어내는 독창적인 아이디어! 창조적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제인이는 털양말에서 털실을 풀어내다 놀라 스크린 뒤로 던진다. 그때 등장하는 털실 뭉치! 꼬불꼬불 털실 뭉치에 눈알 두 개만으로 생기는 존재감이 어마어마하다. 제인이는 스크린 뒤로 들어갔다가 털실에 온몸이 칭칭 감긴 채 나온다. ‘실’은 하나만 있을 때에는 선처럼 느껴지지만 뭉치게 되면 입체적으로 변해서 결과 질감이 생겨난다. 실을 잡아당겼다 놓을 때 진동과 탄력을 느낄 수도 있다. 실을 감아 놓은 실타래는 공 같기도 하다. 이 공연에서는 실의 다양한 속성들을 활용해서 장면들을 알차게 잘 표현했다.
늘어진 줄로 고무줄놀이를 하다 보니 실이 스르르 사라진다. 다시 끌어다가 허리에 묶는 제인이. 실을 계속계속 끌어다 온몸에 묶는다. 그 반대쪽 끝엔 옷의 올이 풀려 옷이 반만 남은 아빠가 등장한다. 털실을 잔뜩 감은 제인이와 제인이가 털실을 감은 만큼 옷이 반쯤 사라진 아빠, 두 사람의 포옹과 함께 공연이 끝난다.
무대에는 나무로 된 프레임이 놓여 있고, 그 나무막대를 들어 올려 배경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 과정을 역동적으로 표현해내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 처음부터 만들어 놓지 않고 구조물을 세우고 돌돌 말린 천을 펼쳐 배경을 만들어 나간다. 배경이 완성되고, 아빠는 출근 준비를 한다. 제인이는 출근하려는 아빠를 못 가게 붙잡다가 코트에서 풀린 실을 잡아당긴다. 아빠와 제인이는 실로 나비를 만들기도 하고, 스크린에 걸쳐 새로운 모양을 만들기도 한다. 동물 모양인 것 같은데, 어떤 모양인지 궁금해하다 눈을 딱! 붙이는 순간 코끼리로 변했다. 실로 모양을 만들어내고, 공간을 만들고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서 저렇게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날이 빨리 돌아오기를 빌었다.
혼자 남아 놀던 제인이는 실을 뭉쳐 스크린으로 던진다. 장난치듯 스크린에 실 한 올이 튀어나온다. 뻗어 나가는 실에 갇힌 제인이! 마치 거미줄에 꽁꽁 감긴 모양이 되었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가위로 숭덩 실을 자른다. 실존하는 사물과 영상이 조화롭게 활용되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스크린 속의 실과 실제 물건들이 결합하면서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 정말 좋았다. 실은 다양하게 변화하는데, 줄넘기가 되었다가 외줄타기 줄이 되었다가 심전도선이 되기도 한다. 제인이의 몸을 가로지르던 선이 제인이의 머리 위로 위치만 이동했을 뿐인데 그 아래는 바다가 된다. 그게 그냥 스크린 위의 줄 하나라는 걸 모두가 알지만, 모두의 상상 속에서 그 선은 바다와 하늘을 가르는 수평선이 된다.
스크린 속 실을 잡아당기니 상자 하나가 퐁 튀어나온다. 상자에 연결된 긴 실은 신발 끈이었다. 신발은 자동차가 되어 하늘을 날고, 낙하산 모자와 함께 사라진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 중에서 저렇게 긴 끈을 가진 물건은 무엇이 있을까? 실 끝에 신발 끈 말고 어떤 다른 물건을 상상해 볼 수 있을까? 공연은 끊임없이 실과 일상적 물건을 결합하며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낸다. 기존에 있던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연결하고 넘나들며 만들어내는 독창적인 아이디어! 창조적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제인이는 털양말에서 털실을 풀어내다 놀라 스크린 뒤로 던진다. 그때 등장하는 털실 뭉치! 꼬불꼬불 털실 뭉치에 눈알 두 개만으로 생기는 존재감이 어마어마하다. 제인이는 스크린 뒤로 들어갔다가 털실에 온몸이 칭칭 감긴 채 나온다. ‘실’은 하나만 있을 때에는 선처럼 느껴지지만 뭉치게 되면 입체적으로 변해서 결과 질감이 생겨난다. 실을 잡아당겼다 놓을 때 진동과 탄력을 느낄 수도 있다. 실을 감아 놓은 실타래는 공 같기도 하다. 이 공연에서는 실의 다양한 속성들을 활용해서 장면들을 알차게 잘 표현했다.
늘어진 줄로 고무줄놀이를 하다 보니 실이 스르르 사라진다. 다시 끌어다가 허리에 묶는 제인이. 실을 계속계속 끌어다 온몸에 묶는다. 그 반대쪽 끝엔 옷의 올이 풀려 옷이 반만 남은 아빠가 등장한다. 털실을 잔뜩 감은 제인이와 제인이가 털실을 감은 만큼 옷이 반쯤 사라진 아빠, 두 사람의 포옹과 함께 공연이 끝난다.
어른인 나도 제인이가 어떻게 행동할지, 저 실은 어떤 새로운 것으로 변할지 홀린 듯 바라보게 되는데 아이들은 얼마나 푹 빠져서 보고 있을지 궁금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볼 때 아이들이 공연에 폭 빠져 반응을 숨기지 못하는 걸 바라보는 걸 정말 좋아한다. 공연이라는 것을 잊고 눈앞에 보이는 것에 몰두해서 주인공을 응원하는 소리와 공감하고 이입하는 그 눈들을 좋아한다. 함께 안타까워하고 아쉬워하고 웃었다면 더더 행복했을 텐데. 재미있어서 터져 나오는 날것의 반응과 함께했다면 훨씬훨씬 즐거웠을 텐데.
함께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소통 방식에 따른 새로운 예술적 경험, 체험 방식이 생겨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인이가 실을 가지고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볼 때 시청 중인 아이들이 직접 따라 해 보면서 함께 놀이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일상의 공간에서 공연을 볼 때의 장점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이런 장점들을 활용해서 아이들이 공연을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식들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함께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소통 방식에 따른 새로운 예술적 경험, 체험 방식이 생겨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인이가 실을 가지고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 볼 때 시청 중인 아이들이 직접 따라 해 보면서 함께 놀이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일상의 공간에서 공연을 볼 때의 장점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이런 장점들을 활용해서 아이들이 공연을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식들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 제공: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오버코트
오버코트
- 일자
- 2020.08.19, 08.20, 08.21, 08.23
- 장소
- JEI 재능TV, JEI 잉글리시 TV, 네이버 TV 라이브, YouTube
- 출연
- 김채연, 오완우, 최수라, 이은주
- 연출
- 윤시중
- 기획
- 권제인, 최중건
- 작곡
- 서상권
- 조명감독
- 김영준
- 조명오퍼레이터
- 서동우
- 촬영팀
- FOTOBEE_양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