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창작집단 CLOUD < U : // Drive >
일기장으로써 연극
김오름
195호
2021.02.18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Ctrl + V, 붙여넣기해서 사용하세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위대한 영화감독으로 손꼽히는 마틴 스코세이지의 격언이다. 이 말이 증명하듯, 지금은 개인의 개성을 담아낸 다양한 창작물들이 그 창의성과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창작에 참여하는 방식과 구성원도 다양하게 변화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의 뉴미디어를 통해 등장한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의 새로운 주역들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존재들이다. 그들은 낮아진 창작의 장벽을 넘어 글, 그림, 사진, 음악, 영상 등 영역의 제한 없이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위대한 영화감독으로 손꼽히는 마틴 스코세이지의 격언이다. 이 말이 증명하듯, 지금은 개인의 개성을 담아낸 다양한 창작물들이 그 창의성과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창작에 참여하는 방식과 구성원도 다양하게 변화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의 뉴미디어를 통해 등장한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의 새로운 주역들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존재들이다. 그들은 낮아진 창작의 장벽을 넘어 글, 그림, 사진, 음악, 영상 등 영역의 제한 없이 활동을 펼쳐 나간다. 주제는 대개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것들이다. 바야흐로 고전적인 작가들의 권위가 해체된 ‘창작의 다원화’가 도래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연극’은 대다수가 보수적인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연극의 창작 주체로 진입하는 과정의 벽이 높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종합예술이라는 장르가 가진 필수 불가결한 특성처럼 보인다. 물리적으로 복잡한 구조의 창작물은 비교적 높은 피로감을 주는 제작 과정을 수반한다. 이로 인해 비전문가 집단 혹은 소수 집단의 참여자들에게 연극은 다른 영역보다 도전적으로 느껴지기 쉽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정작 이러한 페널티를 감수하고 연극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을 때 드러난다. 기존에 존재하는 폐쇄적인 문법과 이를 경외시하며 여유를 내주지 않는 구성원들이 그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연극’은 대다수가 보수적인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연극의 창작 주체로 진입하는 과정의 벽이 높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종합예술이라는 장르가 가진 필수 불가결한 특성처럼 보인다. 물리적으로 복잡한 구조의 창작물은 비교적 높은 피로감을 주는 제작 과정을 수반한다. 이로 인해 비전문가 집단 혹은 소수 집단의 참여자들에게 연극은 다른 영역보다 도전적으로 느껴지기 쉽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정작 이러한 페널티를 감수하고 연극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였을 때 드러난다. 기존에 존재하는 폐쇄적인 문법과 이를 경외시하며 여유를 내주지 않는 구성원들이 그것이다.

연극 <U://Drive>의 기획 의도에는 이러한 현실에 대한 지적이 드러난다. 여성 창작 집단 CLOUD는 “비(非)청소년, 남성 위주로 운영되는 연극계에 피로함과 불편함을 느꼈다.”고 작품의 출발점을 진솔하게 밝히고 있다. CLOUD는 작품과 창작자들을 소개함에서 있어서 이전의 이력을 열거하지 않는다. 이러한 특징은 보이는 그대로 그들이 연극계의 ‘뉴비(newbie)’임을 의미하는 한편, 설령 역사를 가진 집단이라 할지라도 기성세력으로서 갖게 되는 권위에 의지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선언처럼 느껴졌다.
<U://Drive>의 초점은 거창한 주제 의식에 있지 않다. 작품은 주요한 소재인 ‘청소년’을 대상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 ‘청소년’에 대한 객관적인 탐구와 분석 그리고 그것을 통해 결론 내려진 단일한 해석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한 청소년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감정과 선택을 편견 없이 열거하는 것이다. 기성세대에 의해 미숙함으로 정의 내려졌던 일련의 감정과 선택은 <U://Drive>라는 작품 안에서 자유롭게 존재한다. 19살의 마지막 날, 의도치 않게 방화를 저지르게 된 소년1과 소년2가 추적을 피해 차에 몸을 싣게 되는 이야기. 그러나 작품은 소년들이 저지른 비행보다는 사건을 경험하며 발화되는 두 소년의 고난과 고민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방화에 대한 뚜렷한 결말 없이 마무리된다는 점도 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U://Drive>의 초점은 거창한 주제 의식에 있지 않다. 작품은 주요한 소재인 ‘청소년’을 대상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 ‘청소년’에 대한 객관적인 탐구와 분석 그리고 그것을 통해 결론 내려진 단일한 해석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한 청소년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감정과 선택을 편견 없이 열거하는 것이다. 기성세대에 의해 미숙함으로 정의 내려졌던 일련의 감정과 선택은 <U://Drive>라는 작품 안에서 자유롭게 존재한다. 19살의 마지막 날, 의도치 않게 방화를 저지르게 된 소년1과 소년2가 추적을 피해 차에 몸을 싣게 되는 이야기. 그러나 작품은 소년들이 저지른 비행보다는 사건을 경험하며 발화되는 두 소년의 고난과 고민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방화에 대한 뚜렷한 결말 없이 마무리된다는 점도 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연극 <U://Drive>는 누군가의 ‘일기장’처럼 다가오는 작품이다. 오직 그때 그 순간의 나만이 할 수 있는 생각들을 타인의 판단에서 자유로운 상태로 기록한다. 마치 일기처럼. 일기는 평범하고 소박한 개인의 일상 기록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현재의 나를 오롯한 현재의 나로서 기록하는 일은 결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10년 전의 나는 오늘의 나와 같지 않다. 아무리 과거의 내가 나였다 한들 지금 완전히 그때의 나를 재현해 낼 수 없다. 분명 오늘의 내가 가진 편견이 개입될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나’는 과거와 미래에 존재하지 않는 또 다른 유일한 존재다. 기록하지 않으면 그 존재는 지워진다. 청소년기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청소년만이 진실된 청소년을 서술할 수 있다. 그러니 지나가기 전에 포착해서 보존해야 한다. 작품은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소명으로 삼는다. 전통적인 연극들과는 구분되는 지점이며, 이 작품이 일기장처럼 다가오는 가장 큰 이유이다.
때문에 <U://Drive>에게는 기존에 존재하는 ‘완성도’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이 작품의 정체성은 특유의 ‘일기장스러움’에 있다. 모든 글이 등단을 위한 소설처럼 촘촘한 구성을 갖춘 글이 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모든 연극에 동일한 수준의 기술적 숙련도를 요구할 필요도 없다. 최소한의 무대 장치와 다소 아쉬운 움직임을 펼치는 배우들, 밝힌 조명 아래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무대 전환은 오히려 이 작품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 작품은 연극이라는 형식 역시 평범하고 작은 존재들의 기록을 위한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낸다.
때문에 <U://Drive>에게는 기존에 존재하는 ‘완성도’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이 작품의 정체성은 특유의 ‘일기장스러움’에 있다. 모든 글이 등단을 위한 소설처럼 촘촘한 구성을 갖춘 글이 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모든 연극에 동일한 수준의 기술적 숙련도를 요구할 필요도 없다. 최소한의 무대 장치와 다소 아쉬운 움직임을 펼치는 배우들, 밝힌 조명 아래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무대 전환은 오히려 이 작품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 작품은 연극이라는 형식 역시 평범하고 작은 존재들의 기록을 위한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낸다.
결과적으로 작품은 새로운 시대의 창작자들에게 장벽의 높이를 낮춰 보이는 적절한 예시가 된다. <U://Drive>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작품이 많아진다면 이전보다 많은 사람에게 연극이 매력적인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시대의 흐름은 오래전부터 연극에게 뉴미디어 콘텐츠와도 모객(募客) 경쟁을 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여왔다. 연극만이 가진 특수성으로 승부하는 방식도 물론 이 경쟁에 대응하는 정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U://Drive>는 또 다른 발전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보편적이기 때문에 특수해지는 모두의 이야기를 연극계에도 더 많이 적용해야 한다는 필요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제는 연극이 그 이야기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낮은 자세로 다가가야 할 때이다.
우리는 내 친구의 일기장과 명작 고전소설 중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설령 특정한 기준을 놓고 우열을 가렸다 하더라도, 덜 우월한 것에 사람들의 관심이 끊어지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마틴 스코세이지 영화를 관람하는 만큼, 아무개 씨의 아프리카TV 생방송도 챙겨본다. 그러니 연극도 일상을 활용하는 창작자들에게 문을 크게 열어야 한다. 기존 구성원의 권위에 기대거나 특수한 소재에만 경도되어 제작된다면 연극은 모객에 있어 경쟁력을 잃어갈 것이다. <U://Drive>는 일상의 삶을 일상의 삶답게 자연스러운 형태로 기록하는 창작자들에게 더 많은 무대를 내어줘야 할 때임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우리는 내 친구의 일기장과 명작 고전소설 중 어느 것이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설령 특정한 기준을 놓고 우열을 가렸다 하더라도, 덜 우월한 것에 사람들의 관심이 끊어지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마틴 스코세이지 영화를 관람하는 만큼, 아무개 씨의 아프리카TV 생방송도 챙겨본다. 그러니 연극도 일상을 활용하는 창작자들에게 문을 크게 열어야 한다. 기존 구성원의 권위에 기대거나 특수한 소재에만 경도되어 제작된다면 연극은 모객에 있어 경쟁력을 잃어갈 것이다. <U://Drive>는 일상의 삶을 일상의 삶답게 자연스러운 형태로 기록하는 창작자들에게 더 많은 무대를 내어줘야 할 때임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사진 제공: CLOUD]
여성창작집단 CLOUD <U://Drive>
- 일자
- 2021.01.28.~2021.01.30.
- 장소
- 놀터예술공방
- 작
- 한채령, 황은지
- 배우
- 김인경, 한채령
- 연출
- 윤은겸
- 무대/조명
- 남경민
- 음향
- 황은지
- 기획/제작
- CLOU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