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서울아트마켓(PAMS)
확장을 위한 단단한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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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같이 변화무쌍한 곳이 또 없지만, 어쩐지 대학로는 언제라도 낯설지 않은 따뜻함과 애틋함이 있다. 그 날도 여느 때와 같이 대학로를 향하던 길이었지만, 평소와는 다른 기대와 설렘이 있었다. 10월은 한 해 중에서도 특히 문화예술축제와 행사가 많은 시기이지만, 아트마켓은 또 다른 의미의 어떤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5일부터 9일까지 ‘팸스(PAMS, Performing Arts Market in Seoul)’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2015 서울아트마켓이 열렸다. 서울아트마켓은 11년차를 맞으며 공연예술의 활발한 창작과 제작, 합리적인 유통과 해외 진출의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는 팸스 초이스 13개 작품, 팸스 링크 40개 작품, 부스 전시 69개 참여, 국내외 2,500여 명 참석 등 역대 최대 규모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팸스에서 특이할 점 중 하나는 개최 장소의 이동이었다. 2009년부터 행사를 진행하였던 국립극장에서 동숭아트센터,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로 장소를 옮기며 공연예술 1번지인 대학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분위기를 환기하였다. 동숭아트센터 공연장에서는 팸스 초이스로 선정된 국내 작품과 홍콩, 스페인, 캄보디아의 해외 쇼케이스 공연을 선보였다. 공모와 심사를 통해 선정되는 팸스 초이스는 해외 프로그래머에게 적극적으로 작품을 홍보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임과 동시에 해외공연 시 항공료와 운송료는 물론, 컨설팅 등의 해외진출을 지원받을 수 있어 많은 공연예술단체에서 눈독 들이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특히 이번 아트마켓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공연되는 작품을 소개하는 팸스 링크를 광주 아시아예술극장, 전주 세계 소리축제, 경기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의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확산과 연결의 가능성을 더욱 확장시켰다.
한편, JW 매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는 학술과 정보 공유를 위한 포커스 세션, 라운드 테이블과 네트워킹을 위한 부스 전시, 스피드 데이팅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나란히 늘어선 부스 사이로 많은 사람들이 바쁜 걸음을 옮기면서도 언제든 눈이 마주치면 짧은 인사를 나누거나 보다 실질적인 정보를 주고받으며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반가움도 있었다. 소위 같은 바닥(?) 사람들끼리 통하는 무엇 때문인지, 첫 만남임에도 스피드 데이팅에서 주어지는 단 15분 동안 서로를 집중적으로 탐색하며 상대방의 공연예술 작품에 대해 금방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이처럼 서울아트마켓의 장(場)을 통해 국내외 공연예술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유로운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마련된다.

서울아트마켓은 ‘아시아 공연예술의 창’을 지향하며 아세안 지역과의 협업과 교류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 중국에 이어 올해는 베트남, 싱가포르, 캄보디아를 주빈국으로 하여 각국의 공연예술 현황과 이슈를 공유하는 자리가 있었다. 공연예술 콘텐츠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유통이기에 중국,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 간의 협력과 교류를 위한 활발한 네트워킹이 필요하며, 그래서 아트마켓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더불어 신설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아트마켓이 올해의 주제인 ‘확장’과 ‘연결’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그 중 <희희낙락,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는 14년 한-중 문화예술 포럼 및 서울아트마켓의 주빈국 활동의 후속으로 중국과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자 하는 목적의 프로그램이다. 사실 공연예술 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든 중국과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것이다. 때문에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이야기가 계속 이어질 만큼 중국과의 공연예술 교류에 대한 현장의 관심과 열기가 대단했다.
또한 국내외 프로듀서 6인의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듀서, 뷰>도 주목할 만 했다. 국내외 공연예술전문가들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소그룹 자유 토론 프로그램인 라운드 테이블과 같이, 공연예술 프로듀서로서 바라보는 동시대 고민을 이야기하고 연대할 수 있는 자리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서울아트마켓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많은 이들이 방문한다. 공연단체이거나 공연장, 축제의 프로그래머 등 직접적인 관계자가 아니어도 서울아트마켓이 좋은 이유는, 만남이 있고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초청작품 혹은 협력파트너를 찾고자 하는 어떠한 명확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동시대 공연예술의 흐름을 살펴볼 수도 있으며, 반가운 얼굴을 만나 더 반가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래서 서울아트마켓의 현장은 언제나 즐겁고, 앞으로의 10년이 더욱 기대된다. 예술가와 기획자의 소통과 교류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서울아트마켓이 앞으로 독립기획자들에게 보다 깊은 협력과 네트워킹의 기회를 제공하여,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단단한 연결고리가 되었으면 한다.
[사진: 2015 서울아트마켓 추진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