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작용2_오르다편>
여기 연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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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여름, 대학로의 어느 극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 하루 저녁에 두 개의 서로 다른 공연이 연달아 한 무대에 오르더니, 자그마치 8주간이나 그런 저녁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여름 내내 극장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극장이 위치한 골목 입구에만 진입해도 연극이 거기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몇몇 젊은 창작자들이 뜻을 모으는가 싶었다. 그러자 이내 그들의 취지에 공감한 민간 극장이 기꺼이 공간을 내주었고, 그렇게 시작된 ‘물리적’ 변화는 창작자와 연극계, 그리고 연극을 즐기는 관객 모두에게 건강하고 자발적인 연극 운동을 제안했다. 그 후로 그들이 내걸었던 ‘화학작용’이라는 이름의 파장은 아주 긴 호흡을 머금고 새로운 가능성과 질문이 되어 자기 몸을 바꾸어 왔고, 2016년 겨울의 끝자락, 그 진동이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만난다. ‘선돌’을 넘어 이번엔 ‘오르다’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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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7일부터 3월 20일까지 6주간 진행되는 <화학작용2_오르다편>에는 총 12개 공연팀이 참여한다. 이번에는 앤드씨어터, 극단 가온, 극단 자전거 날다,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 극단 적, 프로젝트 내친 김에, 극단 파수꾼, 김지나, 극단 창세, 극단 불의 전차, 극단 서울괴담, 극단 문의 30대 창작자들이 모였다. 한편 ‘예술공간 오르다’는 2016년 극장 기획시리즈의 일환으로 이들의 공연을 무대화한다. 2014년의 ‘선돌편’에 이어 2016년 ‘오르다편’이 기획되면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손잡은 현장의 신진 작업자들과 민간 소극장의 협업 모델이 어느 정도 그 역할과 기능을 증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페스티벌 전반을 기획하고 있는 연출가 이연주를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만남과 모임, 그리고 서로의 서로에 대한 확인
2014년에는 공연팀으로 참여해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 과정 중에 상당히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또한 당시에는 작품을 준비하느라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들도 축제가 끝나니 점차 명료해지기 시작하더라.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 유효하지 않았나 싶다. 경쟁자로서가 아니라 각자의 다양함으로 동료 작업자들을 지켜볼 수 있는 힘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 힘을 바탕으로 다시 새로운 판을 벌여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에는 참여하는 모든 팀들이 서로의 공연을 보고, 함께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을 축제의 가장 큰 원칙으로 하자는 데 모두 동의했다. <화학작용>은 참여자들의 자발성을 그 동력으로 삼는다. 때문에 기대하는 바도 서로 다르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분에서 진짜 화학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단순히 공간과 인력을 공유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렇게 만나고 모여서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다. 본격적인 축제를 시작하기 전, ‘신진-유망-차세대를 다시 본다’라는 주제로 포럼을 진행한 바 있고, 자료집 제작 또한 계획하고 있다. 첫 회 <화학작용>에서 참여 작가들을 모두 인터뷰한 책을 만들었는데, 공연을 본 이후 다시 읽으면서 동료들의 작업을 보다 가깝게 확인할 수 있어 좋은 환기가 되었다.
실험과 모험과 탐험이 가득한 선택!
앤드씨어터 <여기는 오디오극> + 극단 가온 <인생게임>


관객들은 하나의 티켓으로 전혀 다른 두 개의 공연을 볼 수 있다. 함께 공연하는 두 팀은 완벽한 랜덤 방식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의외의 공연 조합을 통해 새로운 창작자들의 면면을 살피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한 하나의 공연이 끝난 이후 빠르게 무대 전환을 하고 다음 공연을 이어가야 하는 페스티벌의 특성상, 러닝타임이 길지 않은 두 편의 공연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어 부담은 줄고 흥미는 배가 됐다. 관객 입장에서 보자면 조금은 색다른 차원의 ‘화학작용’에 스스로를 내맡기고 그 결과를 지켜보는 실험(?) 혹은 모험(!)도 가능한 것이다. 이번 축제의 첫 주간을 시작할 두 작품은 각각 오디오와 라이브 영상을 활용한다.
<여기는 오디오극>은 독일의 극작가 프란츠 크사버 그리츠의 「오버외스터라이히」ㅡ한국에서는 지난 2007년 <경남 창녕군 길곡면>이라는 제목으로 번안, 초연되었다ㅡ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야기는 가난한 신혼부부의 소소한 일상을 통해 지키기 위해 버려야 할 모든 것들을 쫓아간다. 앤드씨어터는 최근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이 작품을 다시 공연하면서, 배우들이 녹음한 음성을 공부방에 틀어놓았고, 이로써 소리와 공간이 만나는 새로운 형식의 오디오극을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객석을 무대로 올려 관객들이 작은 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형태로 또 다른 양상의 공간성을 탐험한다.
한편 <인생게임>은 막스 프리쉬의 「생의 전기: 하나의 유희」를 라이브영상연극으로 무대화한다. 지난해 오프대학로페스티벌에서 공연된 바 있는 이 작품은 무대의 실연을 즉각 영상화해 공연장 벽면에 투사함으로써 관극의 또 다른 감각을 자극했다. 눈앞에서 직접 목도한 진실과 카메라의 필터를 거쳐 제시되는 진실 사이에서 관객이 마주할 연극은 완전히 다른 두 얼굴을 보여준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거부하고 지난 시간들 중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으로 들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무대와 영상을 오가며 어떤 틈새를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이제 지금까지 살았던 모든 기억을 가지고, 여기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다.
<화학작용2_오르다편> 전체 프로그램 일정
| 1주차 | 제작 | 앤드씨어터 + 극단 가온 |
|---|---|---|
| 공연명 | 여기는 오디오극 + 인생게임 | |
| 2주차 | 제작 | 극단 자전거 날다 +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 |
| 공연명 | 개 + 삼마미아 | |
| 3주차 | 제작 | 극단 척 + 프로젝트 내친김에 |
| 공연명 | 시멘트 + 꿈 | |
| 4주차 | 제작 | 극단 파수꾼 + 김지나 |
| 공연명 | 세일즈맨의 죽음 + 어느 노멀한 날의 오후에 무대에서는 | |
| 5주차 | 제작 | 극단 창세 +극단 불의전차 |
| 공연명 | 변신 + 낙화 | |
| 6주차 | 제작 | 극단 서울괴담 + 극단 문 |
| 공연명 | 병사 + 전국싸움대회 |
[사진: 화학작용 사무국 제공]

- 일시
- 2월 17일 ~ 3월 20일
- 장소
- 대학로 예술공간 오르다
- 문의
- 010-9226-65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