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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극협회 <제37회 서울연극제>

변화와 혁신을 향한 한걸음

김나볏_공연칼럼니스트
88호 2016.03.24
‘서울연극제’는 1977년 ‘대한민국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후 올해로 37년째 이어져오는 연극축제다. 축제의 역사성 면에서 한국의 대표적 연극 축제라 불릴 만한 기본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위상은 예전만 못한 게 현실이다. 심지어 지난 2014년 말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대관심의 문제로 갈등을 빚은 이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막식을 열던 전통마...

극단 백수광부 <햄릿아비>

‘서울연극제’는 1977년 ‘대한민국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후 올해로 37년째 이어져오는 연극축제다. 축제의 역사성 면에서 한국의 대표적 연극 축제라 불릴 만한 기본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위상은 예전만 못한 게 현실이다. 심지어 지난 2014년 말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대관심의 문제로 갈등을 빚은 이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막식을 열던 전통마저 지키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축제가 파행으로 치닫자 문예위를 향한 질책과 함께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졌다. ‘서울연극제’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과연 지역의 대표성을 띤 연극 축제로서 자리매김해왔는지, 전통에 기댄 나머지 내실을 다지는 데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6 서울연극제’는 이같은 비판 여론을 딛고 서울연극제가 서울시민과 함께 즐길 만한 서울의 대표적 연극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지 가늠해볼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특정 공간에 기대지 않고도 언제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연극 축제, 협회 회원들만의 잔치가 아닌 관객을 중심으로 하는 연극 축제를 만들어 달라는 연극인들의 모아진 의견은 이번 축제에 과연 얼마만큼 반영될까. 새로 출범한 집행위원회의 어깨가 무겁다.

창작공동체 아르케 <소풍>

35일간 조망하는 서울 연극의 현주소

올해부터 집행위원장 자리를 새롭게 맡은 이는 극단 가변의 송형종 연출가다. 연극계의 의견을 수렴해 신설된 2년 임기의 예술감독직도 눈길을 끈다. 극단 작은신화를 이끄는 최용훈 연출가가 이 임무를 맡았다. 오는 4월 4일부터 5월 8일까지 35일간 펼쳐지는 이번 서울연극제는 크게 경연, 초청, 특별초청 등 3개 섹션으로 구분돼 진행된다.

먼저 경연프로그램으로는 공식선정작 8편, 젊은연출가전 ‘미래야 솟아라’ 9편 등 총 17편이 무대에 올라 경쟁한다. 축제의 성격을 살리기 위해 경연제를 없애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번 축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공식선정작은 한국 연극계에 어느 정도 이상 자리를 잡은 것으로 평가되는 중견 극단들의 작품들로 꾸려졌다. 창작공동체 아르케, 극단 백수광부, 극단 종이로 만든 배, 극단 바바서커스, 극단 대학로극장, 극단 시선, 극단 한양레파토리, 극단 앙상블 등이 이번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 연극의 현황을 한눈에 파악하게끔 할 공식선정작 중에서는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소풍(4월7~17일, 동양예술극장 3관)>, 극단 백수광부의 <햄릿아비(4월8~17일, SH아트홀)>,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내 아이에게(4월6~17일, 예그린씨어터)>가 4월 둘째주 먼저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소풍>은 2015 신진극작가전 ‘희곡아 솟아라’ 당선작이며, <햄릿아비>는 극단 백수광부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이자 6년 만의 공동창작극이다. <내 아이에게>는 70분의 모놀로그로 진행되는 연극이다.

극단 종이로 만든 배 <내 아이에게>

젊은연출가전 ‘미래야 솟아라’는 신진연출가 발굴을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으로, 연출가의 실험과 도전의 무대가 될 예정이다. 연출가 김미란의 <갈매기B>, 황유택의 <다락방>, 주용필의 <개미집>, 황태선의 <정의>, 한형민의 <메리 크리스마스>, 유명훈의 <울 아비 정초부>, 하수민의 <무라>, 윤시중의 <외투>, 이호웅의 <오래된 미래> 등이 참가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초청프로그램과 특별초청프로그램을 마련한 점이 눈에 띈다. 초청프로그램으로는 자유참가작 6편과 프린지 ‘제10회 서울창작공간연극축제’ 22편이 서울시내 곳곳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특별초청프로그램은 ‘제1회 대한민국 연극제 서울대회’ 대상작, ‘동경 차세대 연출 콩쿠르’ 대상작 등이 각각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예술공간 오르다에서 펼쳐진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마련된 가운데 무엇보다도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은 서울연극제가 극장 대관 논란을 계기로 제기된 변화와 혁신 요구에 제대로 응답할까 하는 점이다. 공공극장이 여럿 생겨나고 또 그 극장들을 중심으로 하는 축제가 우후죽순 생겨난 가운데 서울연극제의 자리매김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해진 상황이다. 극단들이 앞다투어 참가하고 싶은 매력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축제 기획력을 제고하고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2016서울연극제’는 변화와 혁신의 첫걸음을 떼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사진: 서울연극협회 제공]

일시
4월 4일~5월 8일
장소
남산예술센터,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예그린씨어터, SH아트홀, 동양예술극장 3관, 예술공간 오르다, 예술공간 서울 등
문의
02-765-7500

※ 공연별 자세한 일정은 서울연극제 공식홈페이지(www.stf.or.kr)에서 확인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