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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할까, 이 필자?”

100호 특집, ‘궁금하다 이 연극’ 의 두 필자를 만나다

정진세_작가, 본지 편집위원
100호 2016.09.22
‘궁금하다 이 연극’은 곧 개막을 앞둔 연극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작품을 미리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1호부터 99호에 이르기까지 연극동네에서 상연되는 크고 작은 연극들을 프리뷰 형식으로 다루었습니다. 100호 발행을 맞이하여, 2014년 3월부터 ‘궁금하다 이 연극’의 코너를 맡고 있는 두 필자, 김슬기 공연저술가와 김나볏 공연 칼럼니스트...

‘궁금하다 이 연극’은 곧 개막을 앞둔 연극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작품을 미리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1호부터 99호에 이르기까지 연극동네에서 상연되는 크고 작은 연극들을 프리뷰 형식으로 다루었습니다. 100호 발행을 맞이하여, 2014년 3월부터 ‘궁금하다 이 연극’의 코너를 맡고 있는 두 필자, 김슬기 공연저술가와 김나볏 공연 칼럼니스트를 만나보았습니다.

“궁금하다, 이 연극”의 필자들은 뭐가 궁금한 것일까?

진세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있는데요, ‘궁금하다 이 연극’ 의 필자들이 스스로 공연을 선택해서 소개한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실제로는 편집부에서 편집회의를 통해 작품을 선정한 후에 두 필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편집부에서는 두 작품을 선정하기 때문에, ‘균형’ 을 잡으려고 하지요. 이를테면, 대형극장에서 상연하는 규모 있는 연극을 프리뷰 한다면, 한편으로는 오프 대학로의 소극장의 연극을 다루기도 하고요. 중견 연출가의 대작이 있으면, 젊은 창작자들의 신작을 소개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다른 성격의 작품들을 두 필자들이 나눠 갖게 되는 것이지요.
슬기
항상 어떤 기준으로 작품과 필자를 선택하는지 궁금했어요.
진세
이 필자가 하면 잘할 것 같다, 하는 막연한 기준을 가지고 선정합니다. (웃음) 필자들은 고정적으로 한 달에 두 편을 써야 하잖아요. 두 필자들이 프리뷰를 작성하게 되는 과정을 소개해주신다면?
슬기
대단한 과정이 있는 건 아니에요. 취재 전 미리 받아본 희곡을 읽고 연습실을 방문해 연습 참관 후 연출가를 인터뷰하죠. 개인적으로는 오래 시간을 두고 여러 번 글을 다듬는 편인데 이 코너가 격주 발행이라서 시간적 여유가 많지는 않아요. 원고마감이 있는 주중에 취재를 완료하고, 주말에 원고를 쓰고 완성하는 방식이에요.
나볏
저도 거의 비슷해요. 준비하고 현장까지 가는 순간까지는 둘 다 서로 비슷할 것 같아요. 글을 막상 쓰는 방식이 서로 다르지 않을까.
진세
코너명이 “궁금하다, 이 연극”이잖아요. 필자들은 관객들이 뭘 궁금해줬으며 좋겠는지, 그리고 본인들이 생각하는 독자의 궁금함은 어떤 것이라고 설정하는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나볏
저 같은 경우는 독자들이 궁금해 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걸 전제하고 글을 써요. 그래서 이걸 궁금해 할 수도 있겠다, 하는 부분을 제안한다고 생각을 해요. 작품의 맥락에 따라서 뭘 궁금해 할 지가 다 다르기 때문에, 딱히 답이 있는 것 같지는 않고요.
슬기
독자들이 궁금해해줬으면 좋겠다 싶은 건 연극의 내용과 형식이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대한 거예요. 연극을 보는 즐거움이란 결국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를 넘어서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드러내는지를 보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그건 오직 연극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고요. 하지만 어떤 연극을 볼지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이 되는 건, 아무래도 이 연극이 다루려고 하는 이야기가 과연 나한테 흥미로운가? 하는 거잖아요. 요즘 내가 관심 있었던 내용이네, 혹은 내가 문제적이라고 생각했던 내용이네, 하는 식으로 연극과 나 사이의 접점을 발견하면 그 연극이 궁금해지니까요. 그래서 최근에는 글의 인트로에 되도록 직접적으로 이 연극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요약하려고 해요. 저로서는 조금 편법이긴 한데(웃음), 글을 여는 방식에 대한 고민은 최대한 줄이면서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쪽을 택한 거죠. 인트로에 힘을 빼는 대신 글의 제목을 많이 고민하는 편이에요.
진세
스스로 물음표를 던지고 거기에 답을 해야 작업이라 그런 과정들이 좀 힘들 수도 있겠네요. 우리 웹진 독자들의 특성이 답이 없잖아요. 댓글이나 반응도 적고요.
나볏
그래서 끊임없이 “관객들이 과연 궁금해 할까?” 생각해요. (웃음)
슬기
어떨 때는 “아무도 프리뷰를 읽지 않을 거야” 라고 생각하거든요. (웃음)

김슬기 공연저술가

연습실의 분위기가 궁금하다!

진세
아무래도 두 필자들은 창작자의 연습현장을 방문하게 되잖아요. ‘나’ 라는 방문자로 인해서 연습실 현장의 분위기가 바뀌기도 하나요?
모두
늘 그렇죠. (웃음) 대체로 굉장히 긴장해요.
슬기
아무래도 날 것의 과정을 공개하는 거니까요. 연출가가 막 변명하죠. 오늘 배우들이 긴장을 많이 한 것 같다고요. (웃음)
나볏
배우들도 성격 나름인 것 같아요. 연습실에 관객을 대신할 만한 사람이 있으면 오히려 기운차게 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고요. 대체로 연출가들은 오늘 본 연습은 평소와는 다르게 좀 아쉬운 경우라고 꼭 이야기를 하죠. (웃음) 아직은 보여줄 준비가 안 됐다고 연습실 취재를 거절당했던 적도 있었어요. 현장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 연출가도 있고요.
진세
올해 작고하신 연출가 김동현 선생님 이야기를 해볼게요. 작년에 연출하신 <맨 끝줄 소년>(후안 마요르가 작)도 이 코너에서 다루었었죠?
나볏
예술의전당 연습실이었어요. 당연히 계시겠지, 생각하고 갔었는데, 안 계셔서 개인적으로 아쉬웠죠. 김동현 선생님이 연습실에서 디렉팅을 잘 하시거든요. 그것을 보는 큰 재미가 있는데, 이번에는 바쁘신가 보다, 그랬죠. 허전하더라고요. 그 후에 비보를 듣고 만감이 교차했고요. 선생님이 없었던 그 리허설 현장과 허전했던 연습실이 마음에 남아요. 여러 번 뵙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친한 분은 아니어서, 연습실에서 저를 봐도 알듯 말듯 기억하셨거든요. 서운할 때도 있었는데, 마지막에 선생님 뵈었을 때는 현장에서 반갑게 인사해주셔서 그 기억이 나요.
진세
연습실 현장에서 완료하지 못하면 취재가 더 이어지기도 하나요? 연습 끝나고 술 한잔 할 때도 종종 있잖아요.
슬기
그런 경우도 있죠. 시간이 맞으면 연습 끝나고 다 같이 술자리로 옮겨가서 대화를 나누자고 먼저 제안해주시는 분들도 있고요. 사실은 프리뷰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게, 아무리 집중해서 연습을 보고 연출가와 인터뷰를 한다고 해도 작품에 대해서 다 알 수가 없잖아요. 창작자에 대해서도 지극히 일부만을 쓸 수밖에 없고요. 그게 늘 안타까워요. 연습실에서 나눈 이야기가 전부가 아닌데, 이것만을 가지고 글을 써야 한다는 한계가 있죠. 실제로 글을 쓰다보면 후속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그래선지 인터뷰라는 형식적인 자리를 벗어나서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작품을 제대로 보는 데 훨씬 도움이 되기도 해요.
진세
연습실에서 본 작품과 무대 위에서 본 작품이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나요?
슬기
윤한솔 연출가의 경우에는 인터뷰 한 것과 공연이 너무 달라서, 공연 보고 극장 앞에서 만났을 때 ‘배신이다’라고 얘기했던 적이 있어요. (웃음) 두산아트센터에서 했던 <1984> 때였죠.
나볏
저도 윤한솔 연출가의 <치정>을 프리뷰로 다뤘었는데요. 인상적이었던 게 연출님이 밥 먹으면서 인터뷰 하자고 해서 연습실에서 카레를 먹었어요. (웃음) 극단의 분위기라는 거 있잖아요. 그린피그 극단의 경우에는, “아, 여긴 진짜 극단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단체로 생활하는 극단의 기분이랄까. 술도 아니고 밥을 먹고 가라고 하시니까요. 때 마침 손님이 왔으니까,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는 느낌? 그냥 자기들의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저를 맞이해주는 거죠.
진세
연습실을 가보면 극단의 상태가 그대로 드러나겠네요?
나볏
재밌는 순간들은 연습실의 각종 상황들을 알게 되는 거예요. 열악하기도 하고 또 상상한 것과는 다르기도 하고. 연습실이 꼭 대학로가 아니라 다른 동네에 있는 경우도 있어요. 극단 백수광부도 그렇고, 극단 동도 그렇고요. 동네에 자리하고 있는 연습실을 찾아가게 되면서 극단의 살림살이를 알게 되는 거죠.
진세
극단의 연습실과는 다르게 제작극장의 연습실은 어떤가요? 넓이나 시설 면에서 일반 연습실 보다는 훨씬 양호하잖아요. 연극하는 환경이 더 좋으면 연습실의 분위기도 더 좋을까요?
나볏
더 좋다고는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전혀 상관이 없을 수도 있죠. 환경이 좋다고 연습분위기가 좋거나 혹은 작품이 좋거나 하는 것은 아니니까.
슬기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진세
젊은 극단들의 연습실 분위기는 어떤가요? 그간 두 필자가 꽤 많은 젊은 창작자의 공연을 다뤘어요.
슬기
친밀함 같은 게 있죠. 젊은 팀들은 연출부터 배우들, 스태프들이 대체로 또래인 거잖아요. 서로가 서로에게 코멘트를 하거나 의견을 나누는 데 편안하고 익숙한 분위기가 있어요. 연극을 같이 만들어 가고 있구나, 라는 인상을 받게 되죠. 반면에 다양한 연배의 구성원들이 함께 작업하는 큰 프로덕션에서는 연출이라는 수장을 따라 체계적으로 작품이 완성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요.
나볏
연습실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가장 커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연극계의 생태계라고 해야 하나? 다양한 모습들이 다르게 존재하는 상태를 보는 거잖아요. 작품을 보는 거라면 아무래도 제가 선택하는 것인데, “궁금하다 이 연극” 은 저에게 주어지는 거니까, 골고루 살펴보게 되는 거죠. 그래서 아쉬운 점도 있어요. 제가 다녀갔던 연습실에 대한 기록을 남기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걸 하지 못해서.
슬기
덧붙이자면, 저는 이들이 어떤 대화를 하면서 작품을 만드는지가 궁금해요. 단지 특정 장면이나 대사에 국한된 것뿐만 아니라, 작품 전반을 만드는 과정 중에 실제로 가장 많이 나누게 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물어보죠. 그게 그 작품을 대하고 있는 사람들의 태도, 혹은 연극에 임하는 자세 같은 걸 알려준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김나볏 공연칼럼니스트

연극의 연습, 무엇을 담아낼 것인가?

진세
연습실에 찾아가는 시점이 극단의 입장에선 작품에서 남아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잖아요. 연습실에서는 풀리지 않는 어떤 문제를 갖고 있었는데, 공연에서는 결국 이를 잘 풀어내서 보여주는 경우도 있을까요?
슬기
그런 경우가 많죠. 예를 들면, Creative VaQi의 <몇 가지 방식의 대화들>이 기억나는데요. 완성된 희곡을 바탕으로 연습을 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취재 당시에는 이미 만들어진 특정 장면을 구현한다기보다 그것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아직 이야기를 나누는 단계였어요. 그런데 막상 공연을 봤을 땐, 창작의 과정 중에 그들이 무엇을 고민했는지, 심지어는 그것마저도 연극에 고스란히 반영했구나, 라는 인상을 받았죠. 내용과 형식 그 모든 것들이, 그들이 왜 이 연극을 만들고자 했는지 온전히 증명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나볏
극단 동의 <게공선>의 연습 현장이 기억에 남아요. 일단은 극단 동은 배우들이 몸을 많이 쓰잖아요. 대사도 없고요. 다른 연습현장에 비해 정말 하드코어로 연습을 하는 거예요. 강량원 연출가는 굉장히 젠틀한 분이에요. 말투도 그렇고요. <게공선>을 연습하는데, 배우들은 몸에서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 상황에서 연출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주문을 하고요(웃음). 고집스럽게 신체 훈련을 지속해나가는 거예요. 게공선에 탄 노동자들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거잖아요. 옆에서 연습을 보니까, 배우들이 디테일을 하나씩 잡아가는데, 저렇게 해서 어느 세월에 다 만들까, 관객들이 지루하지는 않을까, 별 생각이 다 들죠. 근데 공연으로 봤을 때는 연습실에서 수행했던 디테일이 다 연결되어서 언어외의 것으로 극적인 표현을 만들어내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슬기
구자혜 연출가가 혜화동1번지 동인 페스티벌 ‘상업극’에서 선보인 [commercial, definitely]도 생각이 나요. 연습실이 아닌 극장에서 조명이나 음향, 의상 등을 다 갖추고 하니까 연출의 의도가 훨씬 명확하게 드러났죠. 연극의 연습이라는 게 그 내용과 형식을 맞물리게 하면서,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 실은 연습실에서 보게 되는 것만으로는 정말로 그 연극을 다 알 수가 없어요.
진세
연습하는 현장만 봐도 작품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예감하게 되잖아요. 프리뷰의 속성상 장점만을 부각시켜서 전달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작품의 한계랄까 혹은 눈에 들어오는 단점도 관객들에게 알려줘야 할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은 글에서 어떻게 풀어내고 있나요? 자기만의 방법론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나볏
저는 어떻게든 담아내려고 노력은 해요. 초창기 때, “네가 썼던 글과 공연이 다르던데”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어요. 그 공연은 제가 봐도 너무 달라서 상처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뭐라도 걸리는 게 약간이라도 있으면, 그것들을 담아내려고 해요. 지적하거나 비판하는 방식이 아니라 짧게 언급하는 방식으로요. 안 그러면 제가 불편해요. 사실, 알 권리가 있는 관객과 독자가 그 글을 읽는 거니까요. 그래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작품이라서 함부로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제목이 “궁금하다 이 연극” 이기 때문에, 호의적인 입장에서 궁금증을 풀어주게 되는 거죠.
슬기
최대한 좋은 점을 보려고 해요. 사실 오래 이 일을 하면서 몸에 밴 습관 같은 거긴 한데, 연극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게 우선적으로는 연극인들을 대신해서 말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하는 역할은 이들의 연극이 관객과 더 가깝게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 거잖아요. 이게 ‘리뷰’ 의 방식이면 냉정한 평가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프리뷰에서는 혹여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그것을 굳이 들춰내지 않고 최대한 좋은 점들을 부각시키려고 해요. 그런데 가끔 주변 사람들이 제 글을 보고 이 연극을 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는 피드백을 주거든요.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으니, 어떻게든 글에 표시가 나는 거겠죠(웃음).

웹진에게 바라는 점 그리고 독자인 관객들에게 한마디

정진세(극작가, 본지 편집위원)

나볏
기본적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요. 늘 지속적인 지면을 제공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아니까요. 바라는 게 있다면 콘텐츠 유통에 대한 부분이에요. 연극에 대한 글은 잘 유통이 안 되잖아요. 하지만 연극인은 매체의 특성상 그게 가능할 것 같거든요. 아주 학술적이지도 않고, 또 그 안에 다양한 콘텐츠도 있고요. 그래서 웹진의 유통 채널이 조금 더 다양화 되었으면 바람이 있어요.
슬기
연극 전문매체라고 할 만한 것이 연극계에 별로 없잖아요. 그랬을 때 연극인 웹진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좀 더 깊이 고민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 지금 연극인 웹진은 자리가 잘 잡혀서 안정적이다, 라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타성에 젖었다, 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좀 더 구체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어요. 일반 대중과 관객들이 연극에 더 가까이 접근하게끔 하는 것이 목적이긴 하겠지만, 어떤 꼭지에서는 좀 더 전문성을 발휘할 수도 있겠죠. 어떤 꼭지에서는 보다 가볍게 콘텐츠를 다룰 수도 있을 테고요. 초심자 관객이 있다면 마니아 관객도 있는 거니까요. 타깃 독자에 맞춤형으로 개별 꼭지를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진세
상상을 해보면 우리 관객들은 김나볏 필자와 김슬기 필자가 쓴 글을 보고 기대하면서 연극을 볼 것 같아요. 그리고 공연을 보고나서는 이 사람이 쓴 글을 다시 한 번 봐야겠다, 이런 마음을 품기도 했을 것 같고요. 100호 웹진을 읽는 독자들에게 혹은 연극의 관객들에게, “궁금하다 이 연극” 을 읽어주셨던 분들께 한마디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볏
난 그 얘길 꼭 하고 싶어요. 우리도 그 공연을 ‘아직’ 안 보고 쓴 거예요. 우리를 너무 믿지 마세요. (웃음) “궁금하다 이 연극” 코너는 연극을 선택하는 가이드로만 삼아야한다는 말이죠. 창작자는 “어? 이거 하려고 그런 거 아닌데...” 이럴 수도 있을 것 같고, 독자들은 “어? 웹진보고 연극 봤는데 생각보다 별로였어...” 할 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우리의 글을 선택에 있어서 하나의 참고 사항으로만 여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슬기
저는 내가 친하게 지내는 사람, 나와 비슷한 기호, 선호도를 가진 사람들의 공연평을 굉장히 신뢰하는 편이거든요. 저 사람이 추천해주는 연극이라면 나도 가서 보고 싶다, 그런 맘이 있어요. 독자들도 스스로 그런 활동들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전반적으로 연극 관객의 저변이 확장되길 바라는 거고 실은 매체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 건데, 웹진 연극인 독자 한 분 한 분이 다시 개인 매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자기가 믿는 사람 혹은 자기와 비슷한 사람이 추천하는 것에 대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이런 생각들을 해주시면 더 좋지 않을까요(웃음).
진세
3년 동안 61번의 글을 쓰면서 두 필자들은 단 한 번의 펑크도 없이 격주로 관객들을 만나왔잖아요. 그런 점에서 공연예술계에 대한 필자들의 애정과 관심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글에서 관객과 창작자에 대한 예의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믿음이 생기기도 하고요. 그러한 신뢰 관계가 바탕이 되어서 지금까지 글쓰기를 해 오고 있는 것 같아요. 100호 웹진을 내기까지 슬기와 나볏 두 필자들의 수고가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슬기
사실 일반 독자들이랑 관객들은 우리가 궁금하지 않을 텐데(웃음), 공연예술 계통에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는 가닿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정작, 그런 분들이 활동할 수 있는 창구나 플랫폼이 거의 없다는 게 큰 문제죠. 결국 저는 공연예술계 혹은 우리 사회 전반에 이런 얘기를 하고 싶어요. 웹진 연극인 같은 매체가 왜 필요한지, 그것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봐주셨으면 좋겠다고요. 그리고 연극에 대한 글을 쓰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일단 어떻게든 시작하시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물론 먹고살기 매우매우 힘든 길이겠지만요(웃음). 그런데 꼭 글쓰기를 업(業)으로 삼지 않더라도, 연극에 대한 글을 써본다는 것은 연극을 보거나 혹은 만드는 데 있어서 스스로의 방향을 점검해보는 아주 좋은 지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볏
제 글을 보고 공연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 라고 메일을 보낸 사람이 있었어요. 주로 대학생들의 경우인 것 같은데요.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 이 길을 내가 추천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업으로서 지속하기가 힘든 일이잖아요. 저는 최대한 솔직히 얘기해요. 어렵다, 밥벌이로써의 일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요. (웃음) 그런 것도 있지만 공연을 보고 글을 쓴다는 건 공연을 좋아하는 마음이 커야지 지속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끈기도 필요하죠. 미래에 대해서 생각 안하고 주구장창 좋아서 할 수 있는 마음? 이런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 일에 대해 비전이 있는지 없는지 따진다면, 그냥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어요.

[사진: 장우제 woojej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