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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카 프로젝트 <씹을거리를 가져오세요> & 극단 가치가 <레퀴엠 포 안티고네>

서울+연극이 꿈꾸는 두 개의 미래

허영균_공연예술출판사 1도씨 디렉터
125호 2017.10.12

제7회 서울미래연극제(ST-Future)와 2017 서울연극폭탄(ST-BOOM)이 손을 잡고, 더 큰 폭발을 예고했다. 연극의 실험성과 미학적 완성도 높은 작품을 소개하는 서울미래연극제(ST-Future)와 국내 작품의 해외진출 및 해외 작품의 소개를 목표로 하는 서울연극폭탄(ST-BOOM)이 ‘서울 연극의 새로운 발견과 세...

제7회 서울미래연극제(ST-Future)와 2017 서울연극폭탄(ST-BOOM)이 손을 잡고, 더 큰 폭발을 예고했다. 연극의 실험성과 미학적 완성도 높은 작품을 소개하는 서울미래연극제(ST-Future)와 국내 작품의 해외진출 및 해외 작품의 소개를 목표로 하는 서울연극폭탄(ST-BOOM)이 ‘서울 연극의 새로운 발견과 세계로의 진출’을 표적으로 7편의 활을 당긴다. 그중에서 두 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해보카 프로젝트의 <씹을거리를 가져오세요>와 극단 가치가의 <레퀴엠 포 안티고네>. 두 작품이 벼리는 활촉의 아찔함을 미리 본다.

생생한 실험의 전개 – 해보카 프로젝트 <씹을거리를 가져오세요>

먼저, 해보카 프로젝트의 <씹을거리를 가져오세요>다. 해보카 프로젝트는 ‘파괴자’라는 의미에 걸맞게, 비(非)형식의 형식을 추구하는 프로젝트 중심의 크리에이티브 팀이다. 팀원 공통의 관심사를 모아 주제를 결정, 다각적으로 조사 연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일상에서의 실험 과정을 거친다. 이들의 공연은 이 실험의 과정 속에서 탄생하는데, <씹을거리를 가져오세요> 또한 그렇다.
도시 서울에 만연한 무궁무진한 ‘빡침’을 주제로 하는 이 작품은 관객들을 이 실험에 동참시킨다. 관객은 자신들만의 ‘빡친 일화’를 적은 종이를 구겨 무대 위로 던진다. ‘다양한 직업의 사회인’으로 실험값이 설정된 출연자들이 무대 위로 던져진, 일상인들의 빡침에 접속하여, 읽고, 연기하고, 질문한다. 각기 다른 성향의 출연자들이 관객의 씹을 거리를 읽는 동안, 관객들 역시 관심 있는 이야기에 선택적으로 귀를 기울이며, 자신의 씹을 거리 투영하게 된다. 출연자들의 씹을 거리는 관객의 씹을 거리가 되기도 하고, 거울처럼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그 지점에서 관객과 무대 사이에 공감이 형성된다.
<씹을거리를 가져오세요>는 ‘나는 왜 이렇게 화가 나는 걸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이 화에 대처하고, 해소하는 방법을 연구하게 되었다. 그렇게 2014년, 초연되었다. 당시 1년 동안의 리서치 과정에서 각자의 ‘씹을 거리’는 곧 자신의 욕망과 닮아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치 사람들이 자신의 못난 부분을, 타인에게도 허락하지 못하듯이.
무대 위 참여자와 관객은 ‘씹을 거리’를 매개로 서로를 비추며, 반사된 자신의 속내를 들여다보게 된다. 어떤 관객의, 어떤 분노가 무대 위로 던져질 지는 시작되기 전까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있는 그대로의 반응을 추적하며, 생생한 실험의 전개에 동참하는 공연이다.

<레퀴엠 포 안티고네>

안티고네를 위한 진혼곡 – 극단 가치가 <레퀴엠 포 안티고네>

한편, 원작의 새로운 해석과 표현방법을 제시하는 작품이 있다. 극단 가치가의 <레퀴엠 포 안티고네>다. 연출을 맡은 극단 가치가의 한승수는 13년 전, 젊은 연극제를 통해 만난 <안티고네>를 다섯 번째 무대로 초대한다. 그에게 <안티고네>는 ‘어떤 연극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준 작품이다.
안티고네를 위한 진혼곡인 <레퀴엠 포 안티고네>는 원작 속 인물들이 겪은 사건을 보여주지만, 그에 대한 판단은 보류한다. 판단하지 않되, 그 직전까지 이르는 과정을 통해 정의와 판단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성찰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작품이다.
각색에 있어 남성 중심의 언어로 쓰인 ‘안티고네’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끌어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사람이 아니라, 남성이 앞서는 공간. 남성이 쥐고 있는 국가의 권력과 그들이 휘두르는 폭력 사이에서 여성인 안티고네가 겪는 공포에 주목한다. <레퀴엠 포 안티고네>는 크레온과 안티고네, 이스메네와 하이몬, 에우뤼디케 등 각 인물들이 취하는 입장과 선택하는 행동을 내밀하게 바라보도록 유도한다. 궁극적으로, 남성과 여성, 권력과 개인의 문제 등, 수많은 영역이 갈등하며 대립하는 세계에서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를 묻고 있다.
‘레퀴엠’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음향 연출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배우의 숨소리, 음향 효과, 조명 인-아웃에 따른 적막함까지도, 먼저 떠난 안티고네를 향하는 제의(ritual)가 될 것이다.

[사진: 서울연극협회 제공]

해보카 프로젝트 <씹을거리를 가져오세요>

일시
10.12~15 평일 8시, 주말 3시
장소
알과핵 소극장

극단 가치가 <레퀴엠 포 안티고네>

일시
10.18~22 평일 8시, 토3시6시, 일3시
장소
드림아트센터 4관

문의
02-765-7500, www.st-futu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