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분희곡 페스티벌'
10분을 만든 뒷이야기
김연재_연출가
150호
2018.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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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희곡 페스티벌’이 지난 10월 20일, 21일 양일간 서울연극센터 1층과 아카데미룸에서 열렸다. 이틀간 희곡 32편이 8명의 연출가와 39명의 배우를 만나 상연되었다.

‘10분희곡 페스티벌’이 지난 10월 20일, 21일 양일간 서울연극센터 1층과 아카데미룸에서 열렸다. 이틀간 희곡 32편이 8명의 연출가와 39명의 배우를 만나 상연되었다. 이 작품들은 본지에 ‘10분희곡릴레이’ 코너를 통해 소개된 작품들 중 연출가와 작품의 매칭 과정을 통해서 선정, 제작되었다. 10분희곡릴레이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2회에 걸쳐 공모를 통해 게재된다.
관객은 하루에 4명의 연출가가 준비한 16편의 희곡을 만나볼 수 있었다. 대학로에 들르면 편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편의시설이었던 서울연극센터가 공연장으로 바뀌어있었으며, 관객들은 1층과 2층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네 번 연속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서울연극센터를 찾았던 방문객들은 평소와는 달리 10분희곡 페스티벌이 진행된다는 포스터를 보고 흥미를 가졌으며, 관람료도 무료였기 때문에 서울연극센터를 찾았던 이 역시 우연히 페스티벌을 관람할 수 있었다.
필자는 10분희곡 페스티벌에 참여한 8명의 연출가 중 한 명으로 ‘종이에서 무대까지’의 과정을 겪었다. 처음 31명의 작가가 쓴 32편의 희곡을 축제 측으로부터 받았고, 8명의 연출가가 회의를 하여 각자 4편의 작품을 선정했다. 10분 정도 상연할 수 있는 짧은 희곡들이라서 31명의 작가 개인들이 포착한 순간순간들을 볼 수 있었다. 애틋한 사랑을 얘기하기도 했고, 생활의 빈곤함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고, 일상에서 겪은 우스꽝스러운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고, 직장 생활의 고단함, 미래 세계에 대한 상상, 가족과의 화해 등을 익숙한 텍스트의 형태와 새로운 형태의 텍스트로 만나볼 수 있었다.
연출가마다 낭독극으로 풀어내거나 대본을 외워서 연기하거나 많은 소품을 사용하거나 소품을 최소한으로 선택하는 등 각양각색이었다. 그래서 같은 10분 희곡일지라도 시간마다 다른 콘셉트의 10분희곡 페스티벌을 만날 수 있었다. 애초에 ‘희곡 중심 페스티벌’이라는 점을 축제 측에서 강조했기 때문에 연출가들은 페스티벌의 취지를 적극 수용하고자 하였다. 희곡을 공연이라는 형식으로 만들어 관객과 새롭게 소통할 수 있게 매개하는 것, 페스티벌을 통해 작가는 희곡이 공연이 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관객은 재치 있는 텍스트를 유쾌하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작업을 했다.

작품이 연출가와 매칭이 된 이후에 작가들과 차례대로 만나기 시작했다. 작가와 연출로서 작품에 대해 얘기하면서 작품 의도와 집필 과정 그리고 10분희곡릴레이에 공모하게 된 계기와 연극을 사랑하는 마음들을 들을 수 있었다. 모두 연극에 대한 애정과 고민이 깊었고, 10분희곡 페스티벌을 통해 희곡 작가로서 자신의 공연을 본다는 것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2회 연속으로 참여하는 작가도 있어서 작년 페스티벌의 아쉬움을 듣고 작품을 만들 때 참고하기도 하였다. 작가 인터뷰가 마무리된 뒤에 배우들과 만나 기존에 해오던 익숙한 방식으로 공연을 준비했다. 짧은 분량이었기 때문에 압축된 순간을 해석하기 위해서 희곡 앞뒤 전사를 만들고 인물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작가 인터뷰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페스티벌 첫날, 2층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연이어서 1층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을 보며, 10분 분량의 희곡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관람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준비한 좌석이 부족하여 서서 보는 관객들도 있었다. 관객들은 편안하고 열린 마음으로 가로 4m 50cm, 세로 1m 80c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무대를 바라봐주었다. 크게 웃고, 훌쩍이고 우는 소리를 들으면서 함께 공연을 보았다.
마지막 날 열린 관객과의 대화(<무대까지-'10분 희곡을 만드는 사람들'> 10월 21일 18:30, 서울연극센터 1층)에서 10분 분량의 희곡이지만 4편을 한 팀이 엮어내면서 또 다른 세계를 볼 수 있어 즐거웠다는 의견이 있었다. 각기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연결하면서 한 세계로 묶는 게 묘했다는 표현을 했다. 송재원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누군가에게 선택되고 배우들의 말과 해석으로서 무대화가 되고,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 반응하는 과정 자체가 경이로웠다고 말했다.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 장윤정 평론가는 압축된 일상의 10분을 볼 수 있는 무대였다고 평했으며, 김연재 작가는 ‘신인작가’라는 인식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했다. 장막극을 쓰는 작가와 단막극을 쓰는 작가, 전문가와 비전문가라는 구분과 처음 10분희곡 페스티벌에 참여했을 때의 소회를 밝혔다. 이외에도 더 나은 축제 및 플랫폼으로서 기능하는 10분희곡 페스티벌을 위해 작가로서, 연출가로서 각자의 바라는 점을 전했다. 관객석에서 10분희곡 페스티벌을 지속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과 이틀 안에 서른두 작품을 상연하는 무리한 일정 개선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2017, 2018년에 참여한 10분희곡 페스티벌 작품들은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서 들을 수 있다. 희곡은 본지와 도서출판 1도씨에서 발간한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서울연극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