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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너머에서

나수민
99호 2016.09.01
인물 오빠 13살 남자. 동생 10살 여자. 여자 외국인. 목소리로만 등장. 남자 외국인. 목소리로만 등장. 곳 미군부대가 있는 **리의 낡은 집. 무대 무대 중앙 뒤쪽에 담이 하나 있다. 동생, 담 아래 쪼그려 앉아 울고 있다. 맞은 듯하다. 오빠, 무대 왼쪽에서 뒤늦게 등장한다. 오빠 역시 맞은 듯 얼굴이 더럽다. 울고 있는 동생을 보고 다가가기를 망설인다. 동생, 오빠를 발견하고 고개 든다.

인물
오빠 13살 남자.
동생 10살 여자.
여자 외국인. 목소리로만 등장.
남자 외국인. 목소리로만 등장.

곳
미군부대가 있는 **리의 낡은 집.

무대
무대 중앙 뒤쪽에 담이 하나 있다.


동생, 담 아래 쪼그려 앉아 울고 있다. 맞은 듯하다. 오빠, 무대 왼쪽에서 뒤늦게 등장한다. 오빠 역시 맞은 듯 얼굴이 더럽다. 울고 있는 동생을 보고 다가가기를 망설인다. 동생, 오빠를 발견하고 고개 든다.

동생
오빠.
오빠
또 울었냐? 울지 말랬지.
동생
아빠는?
오빠
콧물이나 닦아, 더러워.
동생
아빠는?
오빠
이제야 잠들었어. 내가 아빠 술 먹었을 땐 집에 늦게 들어오랬지!
동생
(훌쩍이며) 몰랐어.
오빠
…어디 때렸어?
동생
(얼굴을 숨긴다.)
오빠
야, 봐봐. 얼른.
동생
(훌쩍이며) 오빠가 나보다 많이 맞았잖아.
오빠
그만 울어. 응?

오빠, 동생 옆에 쪼그려 앉는다. 그 때 담 뒤에서 목소리 들린다.

남자
You!

오빠, 동생, 둘 다 놀라 고개 든다. 담 너머를 쳐다본다.

남자
You do not listen to me. (흥분하여) You! Do not! Listen to me!
여자
No, no, I listen. Listen…….
동생
무슨 소리야?
오빠
미군이야. 오늘 토요일이잖아, 미군들 나와서 노는 날이야. 한두 번도 아닌데 넌 왜 매번 놀라냐. 됐고, 그만 울어.
동생
(여전히 훌쩍 거린다.)
여자
Let me go. Please, Let me go.
남자
Look at me! Look at my eyes!
여자
Let me go…….
오빠
그만 울라니까? (잠시 고민하다가 자세 고쳐 앉고) 너, 저 사람이 뭐라는 지 알아?
동생
(훌쩍이며) 응?
오빠
오빠가 해석해줄 테니까 잘 들어.
남자
bitch!
오빠
(듣고) 빛이야.
동생
무슨 빛?
남자
What you gonna do now, bitch!
여자
Stop! Please, Stop it!
오빠
별빛. 지금 별 엄청 떠 있잖아, 지금 남자가 여자한테 별을 구경시켜주고 있는 거야. 봐, 여자도 ‘스타’라고 하잖아.
동생
와, 오빠 짱이다. 그걸 다 알아들어? (하늘 올려다보며) 외국인들은 별이 신기한가? 맨날 뜨는데.
남자
You lie to me. Didn't you? I asked you a question, You bitch!
오빠
어… (고민하다가) 너와 별을 보게 돼서 참 좋아. 넌… 빛이야.
동생
멋있다.
여자
I never lie to you. I swear. I swear.
오빠
아이스…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
동생
(웃으며) 정말 그렇게 말했어? 아이스크림?
오빠
진짜야. 오빠 말 못 믿냐?
동생
믿어. (웃으며) 근데 웃기다.
남자
Shut up! Shut up!
오빠
시럽을 올려 달래, 아이스크림 위에.
동생
(웃으며) 진짜?
오빠
(웃으며) 진짜라니까.
여자
(비명 지른다)

오빠, 동생, 놀라 웃음을 멈춘다.

동생
(불안해하며) 오, 오빠, 왜 그래?
오빠
됐어, 아무 것도 아니야.
남자
I'll kill you! I'll kill you!
여자
(비명 지르며) Please, please!
동생
(오빠에게 붙으며) 오빠, 저 사람이 뭐라는 거야?
오빠
(동생을 끌어당겨 담에서 떨어진다.)
남자
I'll kill you!
동생
(떨며) 오빠?
오빠
어…….
남자
I'll kill you!
여자
Help me!
동생
오빠? 뭐라고 하는 거야?
오빠
…아무 말도 아니야.
동생
거짓말, 뭔데? 응?
오빠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조용히 해.
여자
Help me!
동생
왜 그래, 응? 응?
여자
Help me!
오빠
조용히 좀 해!
동생
(오빠 소매 붙잡고) 오빠…….
여자
Help me!

오빠, 동생의 귀를 막는다.

동생
오빠, 오빠, 무서워…….
오빠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괜찮아, 울지 마.
동생
무서워…….

여자의 비명소리. 오빠, 동생을 끌어안고 귀를 막는다.

오빠
(작게) 헬프… 미…. 헬프 미…….
호들갑 작가소개
겨울에 태어나, 겨울을 좋아하고 설거지 하는 것을 좋아한다. 얼마 전 전봇대에 자전거를 박기 전까지는 자전거 타는 것도 참 좋아했다. 그 뒤로 자전거와 거리감이 생겼고 아직까지도 서로 서먹서먹해 하고 있다. 글 쓰는 것 역시 좋아하며, 앞으로도 글을 계속 쓸 수 있게 노력하는 중이다.


독자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