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主演)을 기다리며
서상완
104호
20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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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가 흘러나오고 있고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린 후 막내배우 등장해서 연습실을 정리중이다. 그러다 울리는 핸드폰 진동음
때, 곳
2016년 여름, 어느 연습실
등장인물
연출 (남)
조연출 (여)
선배배우 (남)
막내배우 (남)
라디오가 흘러나오고 있고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린 후 막내배우 등장해서 연습실을 정리중이다. 그러다 울리는 핸드폰 진동음
- 막내배우
- 네. 아~ 의상이요? 네. 퀵으로… 네. 알겠습니다~
- 조연출
- 커피 드릴까요?
- 선배배우
- 어? 그래.
- 연출
- 아유~ 더워… (선배배우에게) 오셨어요? (선배배우, 가벼운 반응)
(두리번거리며 조연출을 잠시 찾다가) 얜 또 어디 갔어? 야, 조연출! - 조연출
- (밖에서) 네?
- 연출
- 주연이 안 왔어?
- 조연출
- (커피 들고 나오며) 아까 통화했는데 매니저가 거의 다 왔다던데요?(선배에게 커피 전달)
- 연출
- 씨발… 연습 기간 내내 정시에 오는 적이 없구만…
- 선배배우
- 요즘 다들 바쁘잖아?
- 연출
- (조연출에게) 얼마나 걸린데?
- 조연출
- 그냥 거의 다 왔대요. 금방 도착한다고…
- 연출
- 걔 매니저는 씨발 주연이 자다 일어났어도 다 왔다고 할 새끼야. 그거…
- 연출
- 넌 왜케 늦게 다녀 새꺄~?
- 막내배우
- 네? 아~ 저 의상 쌤이 퀵으로 이거 보내셨다고 해서요.
- 선배배우
- 어디 보자. (막내배우가 준 모자를 써보다가) 근데 어떡하지? 나 이따 세 시엔 나가야 되는데?
- 연출
- 아… 일 있다고 하셨죠?
- 선배배우
- 응.
- 연출
- (짜증+탄식) 아니 걔는 대체 뭐가 그렇게 바쁜 거야?
- 조연출
- 엊그제 보니까 이번에 공중파 주말(드라마) 들어간다고 나오던데요?
- 연출
- 응? 아니 지난주에 미니시리즈 끝나서 이제 작품에 집중할 수 있다매?
- 조연출
- 그러게요. 저도 TV보다 깜짝 놀랐어요.
- 선배배우
- 허허~ 참…
- 연출
- 죄송합니다.
- 선배배우
- 나한테 죄송할 게 뭐 있어? 공연이 걱정이지…
- 연출
- 야, 걔 대사는 외웠냐?
- 조연출
- 쟤(막내배우)가 프롬프터 안 해주면 어버버 하던데요?
- 연출
- 아~ 씨발 이제 열흘도 안 남았구만…
- 조연출
- 자긴 현장에서 쪽대본 많이 받아봤다고 걱정 말래요. 금방 외운다고…
- 연출
- 한 달을 못 외우던 게 며칠이면 돼? 미친… 다시 전화해 봐. 언제 오는지.
- 조연출
- 네.
- 연출
- (골치 아픈 표정을 짓다가) 야, 너 대사 다 외웠냐?
- 막내배우
- 네? 네…
- 연출
- 선배님 일단 쟤랑 한번 맞춰보시죠?
- 막내배우
- (다가오며) 근데…. 이거 여자배역인데…
- 연출
- 그래서? 싫으냐?
- 막내배우
- 아뇨
- 연출
- 그럼 5장 마지막 장면 가 보자. (선배배우에게) 갈까요?
- 선배배우
- 응.
- 선배배우
- 그래 하고 싶은 얘기가 뭐냐?
- 막내배우
- (어줍잖은 여자목소리로) 부모님들…
- 연출
- (오버랩) 야! 그냥 네 목소리로 해!
- 막내배우
- (뻘쭘) 네.
- 선배배우
- 그래 하고 싶은 얘기가 뭐냐?
- 막내배우
- 부모님들 다 그러잖아.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 선배배우
- 근데?
- 막내배우
- 근데 더 좋아하는 손가락이 있을 수 있는 거잖아…
- 선배배우
- 그래서?
- 막내배우
- 나만 바라 봐…
- 선배배우
- (돌아보며) 뭐?
- 막내배우
- 나만 생각해. 이젠 나한테 사랑을 줄 차례야. 그러니까 이제부터라도 그래.
- 선배배우
- 근데… 그러기엔 넌 너무 커버렸는데?
- 막내배우
- 나 아직 안 컸어.
- 막내배우
- 나를 왜 그렇게 생각했어? 아직은 내가 마음에 안 차고 부족하게 느껴질지 도 몰라. 하지만…. 분명 나 노력하고 있고, 하루에 0.001%씩이라도 좋아지고 있어. 그리고 계속 그렇게 더 노력할거야. 100%, 1000% 만족할 때 까지, 아니 그 이상까지… 그러니까 부탁이야. 지금은 나만 보고 나만 사랑해줘. 그럼 내가… 잘할게… 진짜…… 진짜 잘할게…… (눈물)
- 선배배우
- 주연아……
- 막내배우
- 미안해… 항상 실망만 시켰던 거… 근데 이번엔 진짜야… 나 정말 최선을 다 하고 있어. 그러니까 조금만… 진짜 조금만… 진짜…
- 선배배우
- (다가가 안아주며) 그래… 미안하다…
- 조연출
- (조롱조로 크게) 주연배우님 오십니다~
- 연출
- (음악 끄고) 오케이~ 자~ 연습 준비 합시다~
- 막내배우
- (눈물 닦고) 네.
막내배우 퇴장… 잠시 후 들어오는 선배배우. 무대 하수 쪽으로 가서 연습을 준비한다.
잠시 후, (공연 시작에 맞춰) 오후 1시를 알리는 시보가 울리고 등장하는 조연출.
조연출, 커피를 타러 퇴장… 그리고 바로 등장하는 연출.
큰 비닐봉투에 의상을 담아서 등장하는 막내배우. 조연출, 가서 받아 준다.
막내배우, 대화중에 선배배우에게 모자를 받아 들고 다시 봉투에 넣어 한쪽에 정리하고 상수 쪽 의자에 앉아 대본을 꺼낸다.
조연출, 전화기를 들고 퇴장…
선배배우와 막내배우, 무대 가운데 서로 데면데면하게 선다.
연출, 흐름을 보다가 가서 BGM을 튼다.
잠시 정적…… 이 때 조연출, 분위기를 깨고 등장
선배배우, 막내배우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준다.
막내배우, 다시 상수 쪽 자신의 자리로 간다.
- 호들갑 작가소개
- 올해로 19년째 공연음악감독을, 독립영화감독은 6년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희곡과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독자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