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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 에피소드10] <메데이아의 역습>

김성우
124호 2017.09.21
등장인물 메데이아 그리스 고전 비극의 여주인공. 이 작품에선 황제의 딸. 제국의 적인 이아손과 결혼. 이아손 그리스 고전 비극의 주인공. 전직 제다이. 메데이아의 남편으로 슬하에 3자녀를 두고 있다.루크 스카이워커 제다이 마스터....

등장인물
메데이아 그리스 고전 비극의 여주인공.
이 작품에선 황제의 딸. 제국의 적인 이아손과 결혼.
이아손 그리스 고전 비극의 주인공.
전직 제다이. 메데이아의 남편으로 슬하에 3자녀를 두고 있다.
루크 스카이워커 제다이 마스터. 이아손의 술친구. 강력한 포스를 가지고 있다.
다쓰 베이더 제국의 2인자. 메데이아에게 흑심을 품는다.
코러스 전형적인 코러스이자, 메데이아의 아이들.

# 오프닝
암전이 된 캄캄한 무대, 배경으로 별들이 빼곡히 반짝이는 가운데
코러스들이 웅장한 스타워즈 오프닝 음악을 허밍 아카펠라로 노래하면,
무대 한 가운데로 긴 두루마기 종이가 (코러스에 의해) 뒤편을 향해 흘러간다.

(종이에 적힌 내용)
스타워즈 - 에피소드 10 / 메데이아의 역습
제국의 소탕작전에 고전을 면치 못 하던 저항군은 제다이 기사 ‘이아손’을
사랑한 황제의 딸의 투항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다. 전쟁 속에서 피어난 사랑!
사랑을 위해 고향별을 등진 그녀의 이름은 메데이아!



# 1장
다리를 끌며 무대에 나타나는 메데이아. 외계인의 모습이다.

코러스1
그러나 전쟁이 끝난 지금 메데이아는 쓸모없는 존재.
(코러스들 무대로 나오며) 남편마저 그녀를 외면하고 그녀는 무서운 결심을 한다.
메데이아
고향별에 뜨는 일곱 개의 달보다도 더 아름답고 가련한 내 자식들..
지구인의 매끈한 피부와 아가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너희들은
이제 갈 곳이 없구나. 피가 섞인 더러운 운명..
코러스1
무슨 말이세요? 어머니? 저흰 이 곳 지구가 좋아요. 특히 맥도날드요.
메데이아
나에게서 물려받은 강력한 포스가 오히려 너희에게 독이 될 테다.
첫째야! (광선검으로 첫째를 베는 메데이아) 이제 잠들 거라..
코러스2
아니. 어머니! 이게 무슨 짓입니까? 왜? 형을? 그것도 밥 먹는 도중에..
메데이아
제국의 후계자 자리도 마다하고 사랑을 택했다. 그런데도 버림받은 내 분노를 이해하느냐? 저항군은 도대체 누구 덕에 전쟁에서 이겼다고 생각하는가!
둘째야.. (다시 둘째를 베는 메데이아) 편히 가거라.
코러스3
아무리 스타워즈가 막장 가족드라마라지만.. 어미가 자식을 죽이다니!

셋째를 베고, 무대 한 가운데 선 메데이아. 시체를 뜯어먹기 시작한다. - 암전 -


# 2장
외계종족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두 명의 제다이가 바에 앉아 술을 마신다.

이아손
무슨 말이야? 메데이아를 진짜로 사랑하냐니? 루크 스카이워커? 
스카이워커
왜 이래? 같은 제다이끼리.. 이미 소문났어! 그리고 난 자넬 이해하네. 이아손.
이아손
소문이라니? 난 메데이아를 사랑해! 제다이 기사를 포기하고, 결혼을 선택할 만큼!
스카이워커
흥.. 그럼 왜 몰래 이 여자, 저 여자를 전전하면서 바람을 피우는 겐가?
이아손
그건... 어쩔 수 없어... 우린 서로 사랑해.. 하지만 우리 사이엔 중대한 결함이 있네.. 우린 서로 신체구조가 달라..
스카이워커
다르다니? 이아손. 서로 다른 종족끼리는 당연한 거 아닌가?
이아손
아니.. 그러니까 우린.. 달라.. 그러니까.. 자네니까 이야기하지.. 우린.. 우리부부는 섹스를 할 수가 없네..
스카이워커
뭐?.. 잠깐! 자네부부는 자식도 있잖아?
이아손
메데이아 행성의 여자들은 남녀가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임신을 할 수 있어...
그것도 유성생식이라면 유성생식이지.. 죽겠어. 루크.
스카이워커
말도 안 돼. 그럼 지난 7년간 메데이아와 한 번도 잠자리를 한 적이 없단 말인가? 이아손?
이런.. 그 말이 사실이면 이제부터 자네를 세인트 ‘손’라고 부르겠네.
이아손
그래. 메데이아의 별에서는 섹스 없이도 자식을 낳네... 그러다 자식이 일정수가 넘으면 개체수를 유지하기 위해 뒤에 낳은 자식을 어미가 잡아먹지.
스카이워커
어미가 자식을 잡아 먹는다구? 자네 요즘 욕구불만이라고 이상한 포르노를 너무 자주 보는 것 아닌가?
이아손
그게 그들만의 문화고 생존방식이야... 문제는! 정말 우리 부부의 문제는 메데이아가 더 이상 임신을 하지 않는다는 거야.. 그래서 그녀는 나의 사랑을 의심하고 있네.
하지만 분명한 건 난 그녀를 사랑한다는 거야! 왜지? 왜 임신을 안 하는 거지?
그녀의 마음이 변한 건 아닐까? 그래 맞아.. 난 변하지 않았어! 그녀의 맘이 변한거야!
스카이워커
아니! 자네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거네! 우리 솔직해지세..
자네는 그저 전쟁을 끝내기 위해 그녀를 꼬신 거 아닌가? 이아손?
이아손
우리 스승이신 요다의 이름을 걸고, 맹세코! 그건 아니네. 그건 마치.. 마치..
교통사고 같은 사랑이었어.. 우린 서로를 원했다구!
스카이워커
허-참. 놀랍군. 자네 메데이아를 진짜로 사랑하는군... (광선검을 꺼내며)
기억나나? 우리가 함께 광선검을 들고 싸웠던 때를.. 빌어먹을 다크사이드..
이제 전쟁은 끝났고 위협은 사라졌네.. 불필요한 불안요소는 제거돼야 마땅하지..
이아손
무슨 말인가?
스카이워커
이아손! 미안하네.. 명령이야.. 그녀는 너무 강력한 포스를 가졌어. 포스의 균형을 위해 난 메데이아를 죽여야만 하네. 다시 묻지. 메데이아를 사랑하나?
이아손
(광선검을 뽑으며) 내 목숨만큼!

스카이워커와 이아손의 광선검이 부딪히는 순간, - 암전 -


# 3장
비틀거리며 등장하는 이아손.

이아손
메데이아? 메데이아! 메데이아.. 여기 있었군.. 아이들은 어디 있지?
메데이아
지금쯤 천국에 있을 거예요.. 어미에게 잡아먹힌 얘들은 천국으로 바로 간다고 하니까.
이아손
무슨 말이오.. 아.. 아..아니 말도 안 돼.. 그럴리 없어! (아이들의 시체를 본다)
메데이아
그렇게 놀라지 말아요. 오히려 잘 된 거 아닌가요? 이제 나를 버릴 분명한 이유가 생겼으니..
이아손
그게 무슨 말이야! 어떻게 이 사랑스런 아이들을 헤칠 수가 있지?
메데이아
사랑스럽다고? 거짓말하지 말아요.. 당신이 그 애들을 혐오했다는 걸 알아요.. 한 번도 제대로 얼러주거나 안아주지 않았죠..
이아손
그게 무슨 말이야! 메데이아! 난 내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했어!
메데이아
또 매스컴에 대고 해왔던 얘기를 반복하는군요. 그래요.. 어떻게 보면 당신은 희생자예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외계인과 결혼한 희생자.. 그 희생의 대가로 부와 명예를 얻었고.. 그 부와 명예로 다른 지구여자들과 놀아났죠..
이아손
그건.. 지구의 남잔 달라.. 사랑이 없이도 교미가 가능하지..
하지만 그저 욕구를 풀려는 거에 불과했소.. 믿어줘. 난.. 항상 당신을 사랑했어! 이게 남자요! 이게 지구의 남자라고!
메데이아
아니 거짓말은 하지 말아요. 메데이아 행성의 여자들이 얼마나 후각이 발달했는지 잘 알잖아.
근데 어떻게 딴 여자의 냄새를 묻히고 다닐 수가 있어?
이아손
웃긴 얘기지만.. 내 딴엔 조심한다고 조심한 거야. 당신 종족의 예민한 감각을 내 나름대로는 열심히 연구했소. 들킬 줄 몰랐는데..
메데이아
연구? 그게 날 위한 연구였나요? 바람을 피기위한 연구지?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아이들은 괴물이었지..
이아손
아니. 내 아이들이 괴물이라니! 난 한 번도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
메데이아
이미 오래전에 당신이 오직 전쟁영웅이 되기 위해 나와 결혼한 사실을 알았어요. 그리고 내 마음도 식었죠. 어차피 내 아이들 역시 어디에서도 살 수 없는 아이들이였어요.
그 애들을 사랑했기에.. 그 애들의 운명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내가... 아이들을 죽였어요..
이아손
그래.. 당신은 이방인이고.. 전쟁이 끝나자 주변의 시선은 점점 싸늘해져갔어..
게다가 남녀의 차이에 이종의 차이까지 겹쳐져서 내가 큰 실수를 했지..
내가 은하계 최악의 남자요. 하지만 이럴 것 까진... 이럴 것까지야...
메데이아
변명 필요 없어요.. 이아손 난 이제 이 곳을 떠나니까..
이아손
무슨 소리야... 어딜 간단 거야! 함부로 움직이면 당신은 죽어! 날 따라와!
메데이아
싫어요. 고향별로 갈 거예요.. 아버지께 용서를 빌고 싶어요..
그리고 아버지가 날 용서하신다면 날 잡아먹겠죠..

광선총들이 삐용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아손이 광선검으로 막는다.



이아손
오 이런! 여길 떠나! 어서! 내가 여길 지키겠소..
메데이아
이아손!
이아손
(총에 맞으며) 당신에게 항상 포스가 함께 하기를.. - 암전 -

# 막장
코러스들이 다쓰베이더의 테마 음악을 허밍으로 연주한다.
우주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메데이아의 앞에 다쓰베이더와 스톰트루퍼가 나타난다.

다쓰베이더
돌아온 것을 환영하오. 공주. 하지만 황제는 돌아가셨고, 이제 내가 니 애비,
아니.. 내가 황제가 되었소. 까짓 거 이제 함께 이 은하계를 지배합시다.
당신의 포스는 강력합니다. 메데이아. 이제 내 아를 나도..
메데이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니.. 이 가련한 여자는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
모두 나를 이용하려고만 하고, 무슨 애 낳는 기계처럼 생각하는 구나..
은하계 남자들 수준이란 게 왜.. 겨우 이 정도밖에 안 된단 말이냐?
애나 어른이나.. 좋은 놈이나, 나쁜 놈이나.. 이런 빌어먹을 세상..

코러스이자 죽은 아이들이 무대로 나와 슬픈 음악을 허밍으로 연주한다.

메데이아
난 당신들, 인간은 믿지 못할 것을 보아 왔어. 오리온좌 곁에서 불타던 전함,
탄호이저 게이트 근방에서 어둠속을 가로지르는 C-빔의 불빛들도 보았지...
나는 많은 것을 보고 느꼈지만, 그 모든?순간들은 시간 속에서 사라지겠지.
이 별빛속의 내 눈물처럼.. 이제 죽을 시간이야.. 아.. 이건 스타워즈 대사가 아니라..
블레이드 러너 대사지.. 상관없어. 여러분.. 이제 저놈들 고추 물어뜯고,
저도 같이 지옥 가겠습니다!

메데이아가 광선검을 뽑아 다쓰 베이더와 겨루는 순간, 엔딩

- 암전 -

호들갑 작가소개
본 작가의 글 쓰는 능력이 어찌나 신묘하고, 흥취 돋는지,
모 재벌가에서는 본 작가에게 이야기를 구술해주길 부탁하여
그 녹음을 아침, 저녁 식사 전에 듣는다하고, 유명 모 연예인은
작가의 글을 사타구니 밑에 문신으로 새겨 색을 절제한다하니
그 재능이 무릇 상서롭지 아니한가. 다만 글 솜씨 버금가는 미모를
지면에 드러내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이라.
독자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