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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결말 짓는다는 것

[무엇을, 어떻게, 왜] 이지민 X 성수연

성수연

제230호

2023.02.23

[무엇을, 어떻게, 왜]는 배우이자 창작자인 성수연이 진행하는 대화입니다.
동시대 창작자들이 무엇에 주목하고, 어떻게 작업하며, 그 일을 왜 하는지 들어봅니다.

독자 여러분, 날씨가 조금씩 풀리고 있네요. 저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한 해를 시작하며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제 삶의 한때를 잘 마무리하고, 조금은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이야기를 만들고 들려주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와 자신의 삶을 어떻게 연결시켜 다뤄내고 있을까요? 이야기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동안 어떤 생각들을 담아내고 있을까요? 창작자 이지민 님과 대화를 나눈 기록입니다.

성수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웃음).
이지민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웃음).
성수연
오늘 저는 지민 연출님께서 2021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공연하고 계신 <어딘가, 반짝>, 그리고 얼마 전에 공연하신 <기억들의 무덤>을 중심으로 여러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지민 연출님은 배우로도 활동하지만, 이 두 작품은 작, 연출을 다 하셨잖아요. 그런 종합예술인으로서(웃음), 어떤 것에 주목해서 작업을 하시는지, 여러 포지션을 경험하시며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했어요. 또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을 두루두루 만나시며 하신 생각들도 궁금했습니다. <어딘가, 반짝>은 지민 연출님의 첫 연출작 맞지요?
이지민
맞아요. 1인극을 혼자 쓰고 연출하고 연기한 경험은 있지만, 저 말고 다른 사람들이 참여한 공연을 ‘연출’로서 만들어본 것은 처음이었어요.
성수연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이지민
<어딘가, 반짝>은 어린이 관객과 만나는 형식을 실험하고 싶어서 시작한 작업이에요. 저는 어린이 관객들이 공연에 참여하는 방식에 대해서 항상 질문이 많았거든요. 어린이 관객들은 나이가 어릴수록 현장에서 굉장히 참여하고 싶어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아동극의 경우 프로덕션에서도 어린이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단계를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공연 중에 배우들이 관객들의 참여를 직접적으로 유도한다든지, 질문을 던지고 답을 끌어낸다든지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요. 저 역시 그러한 경험들이 있고요. 그러면서 공연의 흐름이나 이야기를 끊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 깊이 녹아들 수 있는 관객 참여 방식은 없을지 고민하게 되었어요. 또 관객으로서 공연에 참여하는 것이 흥미로워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부끄러울 때도 있잖아요. 저도 그렇거든요. 저는 어린이 관객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적극적으로 손을 들고 참여하려는 어린이도 있지만, 참여하고 싶어도 부끄러워서 나서지 못하는 어린이들도 있어요.
성수연
저 같은 어린이요(웃음). 저는 어린 시절에 한 번도 제대로 나서 본 적이 없어요. 부끄러워서.
이지민
그러니까요. 그 다양한 성향의 어린이들과 다양한 형태의 참여 욕구를 다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찾고 싶었던 것은 모든 관객이 은밀하게 참여하면서도 공연에 영향을 미치는 형식이었어요. 직접 드러나지는 않지만 분명히 내 이야기가 공연을 변주시키고 있다는 것을 모든 관객이 알아챌 수 있는, 또 매 공연 모든 관객이 다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실험해보고자 한 거죠. 매 공연 그렇게 모든 관객이 참여하면 그 공연은 딱 우리들만의 연극이 되는 거예요. 그날의 관객들까지 포함한 우리들이요.
배우 성수연과 창작자 이지민이 마주 앉아있다. 두 사람이 앉은 의자는 등받이가 있는 초록색 철제 벤치이고, 두 사람 사이에는 의자보다 낮은 높이에, 상판이 은빛 금속 소재인 정사각형 모양의 테이블이 놓여있다. 공간 곳곳에 같은 테이블과 검은색 1인용 철제 의자가 보인다. 뒷벽에는 커다란 검은 스크린이 걸려 있다.
성수연
멋지네요. 그게 어떤 방식으로 구현이 됐었나요?
이지민
공연 시작 20분 전쯤, 관객들에게 자신의 몸에 대해 생각해본 후 마음에 드는 부분과 거기에 담긴 이야기를 종이에 적어달라고 제안했고, 그 종이들을 무대에 걸었어요. 그리고 공연 안에서 그 이야기를 모두 사용했죠. 관객들의 이야기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되는 식으로요.
<어딘가, 반짝>은 외모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수많은 매체에서 아름다움의 기준이 획일적으로 제시되니까, 그걸 쫓아가지 못하면 스스로를 못났다고 생각하게 되잖아요. 저도 그런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다른 식으로 내 몸을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제안해보고 싶었는데, ‘너에게는 너만의 장점이 있고 너는 특별하고 소중하다’라고 막연하게 말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찾은 방법은 몸에 쌓인 기억들을 바라보는 것이었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내 몸에 쌓여가는 나만의 기억. 나만의 기억들이 축적된 나의 몸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잖아요. 그렇게 바라보면 내 어깨도 뱃살도 콧구멍도 흉터도 다 나에게만은 소중한 의미가 있고요. 그런 식으로 내 몸을 다르게 바라보는 관점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를 함께 할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 혼자 그렇게 바라본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는 건 아니니까요. 친구와 같이하면, 우리는 연대를 통해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고도 말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각자의 몸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함께하고자 했어요.
성수연
그럼 매번 즉흥적으로 연기를 하셨겠네요?
이지민
네, 그래서 즉흥의 티키타카가 굉장히 중요했어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잘 다뤄내야 하니까요. 성인 관객들 같은 경우엔 굉장히 깊은 상처가 있는 이야기도 많이 공유해주셨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그저 상처로만 드러내지 않으면서 잘 공유하기 위해서는 고민이 필요했어요. 워크숍도 하고 즉흥 연습도 했는데, 무엇보다 함께 한 이미라 배우님과 호흡이 잘 맞았어요. 덕분에 잘 놀 수 있는 장면을 만들 수 있었어요.
성수연
그 장면에서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이지민
극장 안에 형성되는 특별한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공연 중 누군가의 은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누구의 이야기인지는 아무도 모르고, 그 이야기를 한 당사자만 알잖아요. 초연 때 관객들과 교류했던 그 느낌은 잊을 수가 없어요. 지난 12월에 재공연을 했는데, 그땐 사전 신청을 통해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받았어요. 참여하지 않으신 관객분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까 봐 걱정도 했지만, 공연 전에 미리 ‘객석에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들이 무대 위에서 쓰일 것이며 그것을 잘 봐달라’라고 말씀드렸더니, 또 색다른 교감이 발생하더라고요. 모두가 너그럽게 시간을 보내는 느낌이었어요.
성수연
내가 배우들을 통해 듣고 있는 이야기의 진짜 주인들이 나와 함께 객석 어딘가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통해 느끼는 감각은 정말 특별할 것 같아요. 은밀하게 연대하는 느낌도 들 것 같고요. 완전히 모르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과는 다를 것 같아요.
이지민
맞아요.
성수연
예전에 어떤 공연을 준비할 때, 몸의 기억을 말하는 연습을 해본 적이 있어요. 한 사람이 손전등으로 다른 사람의 몸 어딘가를 비추면, 그 사람은 그 부분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이상하게도 저는 그때, 말할 때도 들을 때도 좀 울컥하더라고요. 그런 것을 의도한 연습은 아니었는데(웃음). <어딘가, 반짝>을 볼 때도 그 부분에서 울컥했어요.
이지민
이 공연을 보고 어른들이 느끼는 것들은 확실히 그런 부분들이더라고요. 워낙 몸에 쌓인 게 많기 때문에 할 이야기도 많고, 누군가의 이야기가 짠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공감이 가기도 하고, 울컥하고. 사실 관람 연령층을 9세 이상으로 잡았어요.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다 만나봤는데, 유아들은 몸에 쌓인 기억이나 외모로서의 몸보다는, 몸의 기능이 발달해나가는 이야기를 더 하더라고요. ‘내 손은, 내 발은 이런 것도 할 수 있어’ 이런 이야기요. 물론 그런 이야기도 의미 있지요. 그런데 초등학교 고학년들은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더라고요.
성수연
학생들은 한 해 한 해 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잖아요. 저도 외모에 대해 의식하기 시작한 것이 초등학교 4학년쯤이었던 것 같아요.
이지민
맞아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시기가 있어요. 초등학교도 여러 군데 다니며 공연을 했는데,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다 만났거든요. 1-2학년들이 재밌어하는 포인트와 고학년들이 재미있어하는 포인트가 다르더라고요.
성수연
어떻게 다른가요? 1-2학년들은 무엇을 재미있어했나요?
이지민
1-2학년들은 마법이 나오고 마법으로 확 변하는 그런 순간들을 좋아하더라고요. 감각적으로 확확 다가오는 순간들을 굉장히 좋아해요.
성수연
저도 좋아했습니다. 두더지가 마법을 부리는 순간들(웃음).
이지민
사실 저도 좋아해요. 그런 말도 안 되는, 놀이 같은 마법들(웃음). 작년 연말에는 청소년들이 꽤 많이 보러 왔었어요. 특히 여성 청소년들이 여러 명 보러왔는데, 그 학생들이 이 작품은 아동극이라기보다는 청소년극에 좀 더 가까운 것 같다면서 자기 또래의 여자애들이 많이 보면 좋겠다고 했어요. 확실히 이 작품은 연령층마다 다르게 작동하지만, 분명히 모든 연령층이 공감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구나 싶어서 용기를 많이 얻었어요.
창작자 이지민. 진한 금빛의 짧은 커트 머리에 웃는 얼굴이다. 푸른색 니트에 검은 바지를 입었고,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양손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있다.
이지민
성수연
성인 관객인 제가 보기에도 그랬어요. 공연의 어떤 순간들부터 결말까지 굉장히 마음에 오랫동안 남는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지금도 마음에 남아있고요. <어딘가, 반짝>은 앞으로 얼마나 계속하실 생각이세요? 아주 오래 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지민
올해도 공연이 잡히긴 했어요. 기회가 닿는 대로 계속하고 싶어요. 또 청소년 관객들을 만나고 싶고요.
성수연
왜 청소년 관객들을 만나고 싶으세요?
이지민
글쎄요. 일단 청소년들이 확신을 줬기 때문에? (웃음) ‘이거, 우리가 공감할 수 있다’
성수연
‘이거, 되는 공연이다!’ (웃음).
이지민
(웃음). 또 저는 어린이나 청소년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이 재미있어요. 뭐랄까… 어떤 문제나 이슈에 대해서 굉장히 직관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굉장히 직관적이고 심플하게. 그리고 저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계속 ‘왜?’라고 질문하고 의심하는 것이 좋아요. 저는 40년 넘게 살았고, 제가 살아온 방식이 있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어요. 그것을 계속 의심하는 그 태도가 정말 좋아요. 의심하고, 제가 틀렸다며 지적하고, 때로는 저의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그렇게 의심하며 질문하게 만드는 것이 좋아요.
성수연
의심하고 지적하는 사람들을 관객으로 만나는 것이 무서울 때는 없으세요(웃음)?
이지민
가끔은 무섭습니다. 어린이 관객들도 무서워요. 어린이 관객들은 솔직하잖아요. 재미없으면 “엄마, 집에 언제 가? 재미없어. 언제 끝나? 나가고 싶어”.
성수연
(웃음). 극장에 그런 말이 울려 퍼지고… 들어본 적 있으세요?
이지민
물론이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어른 관객들도 소리 내어 말하지 않을 뿐 마음속으로 말하잖아요. ‘집에 언제 가? 재미없어. 언제 끝나? 나가고 싶어’. (웃음) 창작하는 사람들의 숙명 아닐까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으니까요. 관객들의 반응에 많이 흔들리던 시기도 있었고,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관객들과 어떻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를 중점적으로 고민하고 싶기 때문에 피드백을 잘 받아서 발전시킬 부분들을 찾아가고 싶어요. 어린이 관객들이나 청소년 관객들이 두렵고 어렵기도 하지만 잘 만나고 싶어요.
성수연
며칠 전에 친구의 딸을 만나러 갔었어요. 같이 여러 놀이를 하는데, 부모님들이 말씀하시는 무한 반복이 이거구나 싶더라고요(웃음). 그때 재미있는 경험을 했어요. 그 아이에게 얼마 전에 동생이 생겼는데, 아기를 재우고 달래는 놀이를 반복하더라고요. 인형을 아기로 삼고, 아기를 재워요. 그리고 우리도 자요. 누우면 바로 아기가 울어요. 일인다역으로 아기 울음소리도 내줘야 하고(웃음). 그러면 아이가 인형한테 가서 “아가야, 왜 우니?”라고 물어봐요. 제가 울면서 “나 혼자 자기 무서워요” 하면, “아니야, 혼자 잘 수 있어. 오늘 잘 자면 내일은 재밌을 거야”라고 해요. “알았어” 하고 다시 누우면 다시 아기가 울고, 다시 달래고, 다시 자고. 이 놀이를 끝없이 반복하는 거예요. 제 친구도 아이가 이런 놀이를 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했어요.
배우 성수연. 가슴께까지 오는 긴 파마 머리다. 가로로 푸른색, 세로로 하얀색 선이 큰 격자로 들어간 회색 자켓을 입었다. 무릎 위에 태블릿 PC를 놓고 손을 얹고 있다.
이지민
감동적이네요.
성수연
그런가요?
이지민
어린이들에게 놀이는, 곧 삶이라고 배웠어요. 아이들은 삶을 연습하고 체득하고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는 그 과정을, 놀이를 통해 안전하고도 흥미롭게 몰입하며 터득하게 된다고요. 저희 교수님이 아이들은 놀지 않으면 죽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놀아야 삶을 알게 되고, 관계를 알아가고, 그것을 무한 반복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다 익히는 것이거든요. 물론 같이 노는 어른들은 너무 힘들지만(웃음).
성수연
그렇군요. 그렇다면 그 아이는 동생이 계속 울어서 깨는 상황을 연습하는 걸까요?
이지민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무엇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처음 겪는 어떤 일을, 놀이를 통해서 계속 해보는 거죠. 아이들은 새롭게 감각하는 것들, 새로 만나는 사람들이나 상황들을 반복하여 놀면서 자기도 모르게 성장한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그런 것을 보면 감동을 느껴요. 공연에서도 놀이성을 잘 살리고 싶고요. 아이들이 노는 것이 굉장히 연극적이잖아요.
성수연
맞아요. ‘했다, 치고’. 아무 의심 없이 여기저기 넘나들고.
이지민
네. ‘했다, 치고’ ‘있다, 치고’ ‘먹는다, 치고’. 모든 상상과 가능성이 열리고, 아무것도 없어도 다 가능하잖아요. 빈 무대에서 모든 것이 가능하듯이. 그런 놀이성을 공연에서 살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성수연
<어딘가, 반짝>을 보며, 그런 부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잘 살아있다고 느꼈어요. 아동청소년 연극이라는 것이 아동과 청소년들만 보라고 만드는 극이 아니라는 것도 다시 느꼈고요.
이지민
맞아요. 저는 공연을 만들 때 대상 연령층을 고려해서 만들긴 하지만, 대상이 딱 그 연령층에만 한정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청소년극이라고 하면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4세 이상 극이라고 하면 4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볼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관객들이 각자의 맥락에서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요. 물론 유아 관객들부터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든다면, 유아들의 특성을 생각하면서 그들에게 섬세하게 다가갈 수 있는 형식을 탐구할 필요가 있지만 내용 자체는 무엇이든 다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경험했거나 저에게 흥미로운 일들로부터 출발해서 이야기를 만들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기면 그다음에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을 생각해요. 연령층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생각하는 거죠. 이야기를 발전시킬 땐, 뭔가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알려주기보다는 그냥 제 생각을 잘 나누고 제안하고 질문하는 내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요. 모든 게 착착착 해결되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짓지 않으려고도 노력하는 편이고요.
성수연
왜 해피엔딩을 피하려고 하시는지 궁금합니다(웃음).
이지민
물론 해피엔딩도 충분히 의미 있고,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느끼는 삶의 희로애락은 성인들이 느끼는 희로애락과 깊이도 질감도 다 똑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모두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하고, 매 순간 그것들을 겪어내면서 살고 있잖아요. 삶을 같이 겪고 있는, 지금 나와 같이 살고 있는 존재들인 것이죠. 그러니까 내가 성인이라고 해서 그들에게 뭔가를 주려고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진짜로 믿는 이야기를 그저 나눠야 한다고 늘 생각하려 해요. <어딘가, 반짝> 을 예로 들면, 외모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누군가가 ‘그래도 넌 이걸 잘하잖아. 너에게는 이런 장점이 있잖아’라고 말해주면 내게 위안이 되나? 아니더라고요. 저는 그렇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도 진짜로 수긍할 수 있는 결말은 뭘까 고민하다가, 비록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어떤 관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어요. 굉장히 어려웠어요.
성수연
그 당시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로 연극을 만들기 시작했더니 도저히 결말을 짓기가 어려웠던 경험이 떠오르네요. 진짜 어려웠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결말을 짓는다는 건, 그 화두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 찾아야 가능해지는 건가 싶더라고요. 내 이야기의 결말을 짓는 일은 결국 나의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일과 같다고 느꼈어요.
이지민
저도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즐거운데, 결말을 짓는 것이 항상 어려워요. 수연 배우님이 말씀하신 것과 비슷한 이유로요. <어딘가, 반짝>을 할 때도 조심스러웠어요. 아름다워지고 싶고, 예뻐지고 싶은 욕망 자체를 부정하는 이야기가 될까 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았거든요.
저에게도 그런 욕망이 없진 않으니까요. <기억들의 무덤>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이야기를 결말짓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성수연
말이 나온 김에 <기억들의 무덤>l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어떤 생각을 하며 공연을 만드셨나요?
이지민
<기억들의 무덤>은 시각을 최소화하고 좀 더 다양한 감각을 사용해서 ‘보는’ 공연을 만들고 싶어서 출발한 공연이에요. 제가 몇 년간 시각장애와 관련된 일을 하며 다양한 연령층의 시각장애인들을 많이 만났거든요.
성수연
어떤 일들을 하셨어요?
이지민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디지털 도서를 만드는 일들이 있는데, 그 과정에서 가장 처음 교열하는 작업을 했어요. 생계를 위해서 시작한 일인데 제 적성에 맞아서 몇 년째 하고 있어요. 활동지원인 교육도 받았고, 활동지원도 했고, 시각장애인 도서관에서도 일한 적도 있어요. 시각장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수업도 하고, 시각장애인 부모를 둔 비시각장애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수업도 하고… 그런 일들을 했어요.
성수연
와, 다양한 일들을 하셨네요.
이지민
그러던 중 어떤 워크숍에서, ‘우리가 ‘보다’라는 표현을 쉽게 쓰는데, 시각이라는 감각에 굉장히 집중된 표현이므로 시각장애인과 대화할 땐 다른 표현을 찾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는 그 이야기를 받아들였는데, 그 후로 시각장애인들을 만날 때 말이 잘 나오지 않더라고요. 평소에 ‘보다’라는 표현을 굉장히 자주 쓰는데 너무 조심하려고 하다 보니 혼란스러워진 거예요. 그러다 선천적으로 전맹인 어린이들과 함께 영어책을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는 수업을 진행하게 됐을 때, 어린이들이 ‘나 좀 보여줘!’ ‘나도 볼래!’ 이런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것을 봤어요. 그때 약간 띵- 하더라고요. 순간적으로 ‘본다는 것은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시각장애인들은 눈으로 보지만, 시각장애인들은 다른 감각으로 보는 것이고, ‘보다’라는 단어가 시각에 한정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 어린이들도 같이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보는 연극을 만들면 이 어린이들도 함께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창작자 이지민. 팔꿈치를 몸에 붙인 자세에서 오른손을 위쪽으로, 왼손을 앞쪽으로 한 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게 출발해서 리서치도 하고, 여러 시각장애인분들을 만나 인터뷰도 진행했어요. 제가 만났던 분들께 ‘시각장애인에게는 ‘보다’라는 표현을 조심스럽게 써야 하냐’라고 여쭤봤더니 그분들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보다’라는 표현은 단지 시각을 쓰는 일에 대한 표현이 아니라 세상을 인식하는 일에 대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요. 너무 조심스러워하기보다는 편하게 비시각장애인과 이야기하듯이 하는 게 제일 좋다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어요. 또 공통적으로 하셨던 말이 ‘내가 시각장애인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였어요. 시각장애는 스펙트럼도 다양하고, 개인의 성격도 생각도 다 다르니까 그냥 참고만 해달라고요.
성수연
그런 과정을 통해 다른 감각으로 보는 연극을 만들게 되신 거군요.
이지민
네. 다른 감각들로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보는’, 스토리가 있는 연극을 만들고 싶었고, 그렇다면 다양한 감각들을 자극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곳을 탐험하는 스토리를 만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때 저는 ‘기억’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제 가족 중 한 분이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이슈가 있어서, 가족으로서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처음엔 많이 슬프기도 했지만, 그렇게만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어요.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슬픈 일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감각하며 살아가게 되는 일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기억에 관한 이야기, 기억을 잃어가는 누군가가 기억을 찾기 위한 모험을 하는 판타지적인 이야기를 쓰게 됐어요.
성수연
저는 그 이야기의 결말이 참 좋았어요. 마냥 마음 편하지 않아서 더 좋았고요.
이지민
<어딘가, 반짝>과 마찬가지로 결말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정말 어려웠어요. 제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당사자는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고, 그 기억을 처음처럼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거든요. 현실은 그러한데, 이 판타지 연극 안에서 주인공이 모험 끝에 기억을 딱 찾고, 해피엔딩! 이렇게 하고 싶진 않았어요. 결국 발견한 생각은, 내 가족이 결국에 나에 대한 기억을 잃어도 나는 그를 기억한다는 사실이었어요. 한 사람의 어떤 순간들을 기억하는 수많은 존재가 있고, 그 존재들이 그를 기억하는 한 그가 기억을 잃어도 그의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싶었어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성수연
결말에서 주인공이 하는 선택은, 저에게는 거의 반전이었어요. 그때의 기분이 잘 설명이 안 되는데, 갑자기 세상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지민
실제로 올라갔던 것 아닌가요, 공연장의 온도가(웃음)?
성수연
그런가 봐요, 배우분들이 많이 뛰셔서(웃음). ‘기억’이라는 것에 대해 여러 관점으로 오랫동안 생각했어요. 뭔가가 내 안에 꽉 차서, 내 말이 늘어난 것 같은 기분이기도 했어요.
이지민
정말 감동적이네요. 감사합니다. <기억들의 무덤>은 제가 좀 우당탕탕 만들어서 아쉬운 점들도 많아요. 공연을 만들면서 제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공연’ 혹은 ‘시각장애 체험을 하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으로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자 했음을 더 깨달았어요. ‘누구를 위한’ 공연이 아니라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요. 차분히 가라앉히고, 조금 더 숙성시키고, 혼자 더 다듬어서,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잘 발전시켜보고 싶어요.
성수연
만든 공연을 객석에서 보는 느낌은 어떠셨어요? 출연 안 하고 연출만 하신 것은 처음이셨죠?
이지민
사실 저는 배우로 작업할 때가 제일 재밌어요(웃음).
성수연
충격 고백. ‘이지민 연출, 난 배우일 때가 제일 좋아’ (웃음) 제목으로 뽑아도 되나요?
이지민
(웃음). 처음으로 오롯이 연출만 하면서 압박감과 두려움을 많이 느꼈어요. 모든 것을 다 책임져야 하고, 너무 많은 것들을 한 번에 생각하며 결정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끝없이 고민하고 번복하고. 정말 힘들었고 어려웠지만, 공연이 올라가는 것을 객석에서 보니까 이상하게 뭉클했어요. 수를 놓을 땐 이것이 꽃이 될지 벌이 될지 나무가 될지 알 수 없었지만, 부분적으로 존재하던 것들이 하나의 커다란 무언가가 되어 올라간 것을 보니 알 수 없는 감동이 오더라고요.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노련하고 멋있게 자기 일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하기도 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아, 연출은 약간 이런 맛에 하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그래도 여전히 배우일 때가 제일 재밌어요(웃음).
성수연
<어딘가, 반짝>에서는 출연을 겸하셨잖아요. 연기도 하면서 동시에 연출로서 많은 것들을 결정하는 일도 쉽지 않으셨을 텐데, 연출만 하면서 계속 전체를 보고 있으면 이러저러한 것들을 결정할 때 좀 더 수월한가요?
이지민
무엇이 더 수월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배우와 연출을 같이 했을 때에는 또 다른 고충이 있었어요. 제가 공연을 밖에서 볼 수 없는 입장이니까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게 되고, 그러다 보면 지금 가는 방향이 원래 내가 의도했던 방향이 맞는지 혼란스러워지기도 하더라고요. 그래도 재공연도 하고, 여러 관객을 만나면서 제가 원했던 방향과 각 파트에 대해 원했던 점들을 뒤늦게라도 점점 알게 되었어요.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저의 연기가 제 안에서 자꾸 후순위로 밀린다는 점이었어요. 배우로서도 잘 해내고 싶은 부분들이 있었는데 자꾸 밀리니까요.
성수연
무슨 말씀이신지 너무 알겠어요.
이지민
그래서 당분간은 연출을 할 땐 연출만, 배우를 할 땐 배우만 하기로 마음을 먹고 <기억들의 무덤>을 아예 연출로서 접근했어요. 연출로서만 일하는 것도 처음인데, 다른 감각으로 보는 형식의 공연도 처음이다 보니 양방향에서 오는 어려움이 컸어요. 어쨌든 제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작업이고, 실험해보고 싶은 것들이 분명히 있었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제가 원하는 바를 잘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도 했고요. 아직 노련하지 않으니까요.
성수연
<기억들의 무덤>이 어떻게 또 발전될지 궁금하네요. 재공연하실 때 꼭 보러 가겠습니다.
문득 지민 연출님께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어요. 사람은 꼭 어른이 돼야 할까요?
이지민
어른은…
성수연
어른이 뭐예요?
이지민
어른은 뭐죠?
성수연
지민 연출님은 스스로 어른이라고 생각하세요?
이지민
어른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세상에 좋은 어른이 있나요?
성수연
좋은 어른을 본 적 있으세요?
이지민
좋은 어른이 될 수는 있나, 인간이? (웃음) 그냥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게 아닐까요? 좋고 나쁨으로 쉽게 판단하기 힘든 수많은 사람을 그냥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성수연
오늘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제가 거쳤던 나이대의 사람들과 아직 제가 경험하지 않은 나이대의 여러 사람이 떠올라요. 제가 저의 15세 때를 안다고 해서 지금 15세인 어떤 사람에게 ‘내가 너에 대해 조금은 알아’라고 말할 수 없고, 또 저는 55세인 어떤 사람이 느끼는 감각에 대해 도저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저의 55세 또한 알 수 없고. 물론 나이만을 기준으로 사람을 생각할 수는 없지만요. 오늘 지민 연출님으로부터 사람이 거치게 되는 나이와 사람에게 쌓이는 시간과 기억에 대해 여러 좋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는 나이도, 아직 모르는 나이도 그냥 다 모른다는 사실이 좀 기쁘게 다가와요.
배우 성수연과 창작자 이지민이 나란히 앉아 있다. 이지민이 양손을 깍지 낀 채 앞으로 모은 자세로 웃고 있고, 성수연도 두 손을 모아 쥐고 그런 이지민을 바라보며 웃는 얼굴이다.
이지민
맞아요. 저는 어쨌든 어른이잖아요. 같은 시대에 살고 있어도 저는 거의 쉰을 바라보는 성인이고, 어린이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나이를 살고 있지요. 어른 예술가로서 어린이 청소년 관객들을 만날 때 내가 뭘 나누고 싶은지를 항상 생각해요. ‘요즘 청소년들은 이래, 요즘 어린이들은 이래’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너무 어려워져요. 그리고 어린이, 청소년들의 발달 단계마다 그 특성이 있고 이를 탐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너무 갇히고 싶지 않아요. 오히려 개별성을 찾는 데에 더 집중하려고 해요. 지금의 저는 그냥 본질적으로 접근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생각하고, 그 이야기를 어떻게 그들에게 잘 가닿게 들려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요. 그렇게 접근하는 편이 좋더라고요. 이야기가 끊임없이 생성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잖아요. 어린이청소년 연극을 하는 사람들은 ‘내 안의 어린이’를 끊임없이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거친다는 말이 있는데, 추상적이긴 하지만 저는 항상 그 말을 떠올리며 고민하긴 해요. 내 안의 어린이는 요즘의 어린이와 다를 수 있지만, 만날 수 있는 어떤 지점들을 찾아가는 과정이에요. 정답은 없지만.
성수연
80대의 이지민 연출님이 또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어져서 어떤 작품을 만드실지, 또 그 이야기의 결말을 어떻게 지으실지 궁금해지네요(웃음).
오늘 좋은 얘기 많이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질문 주고받기를 하며 대화를 마무리해보면 어떨까요?
이지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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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연
지금 잠깐 네 안의 어린이를 생각해봐. 지금 이지민 어린이는 뭘 제일 하고 싶어?
이지민
(전화벨 소리) 죄송해요. 잠깐만요. (통화한다) 주차를 30분 연장했어요.
성수연
이지민 어른이시네요(웃음).
이지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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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엔 몇 명의 어린이가 있는 걸까? 어린이가 있다고 믿고 싶은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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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연
믿으면 그게 진짜가 되는 연극 무대에서 믿었던 것들이, 무대 밖에서도 믿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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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나는 왜 계속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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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연
너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너의 이야기를 오랫동안 기억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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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내가 만나는 존재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뭐지? 나는 무엇을 나누고 싶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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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연
이야기는 나누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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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세상에는 왜 이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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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연
이 세상에 많이 있는, 하지만 네가 아직은 모르는 이야기들을 너는 알고 싶어? 듣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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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나는 어쩌면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아닐까?

[사진: 김지성 jasonk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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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연(파이리)

성수연(파이리) 본지 편집위원
배우, 창작자. 다양한 형태의 연극작업을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sooyeon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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