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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짓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언니들
- 단편 마임 컬렉션 <만화경>
- 윤단우
- ‘이게 언니들 마임이다’. <만화경>의 공연 포스터에는 이 같은 카피가 인쇄되어 있다. 언니들의 마임은 대체 어떻다는 것일까. 마임하는 ‘언니들’은 양미숙, 임선영, 박이정화로, 단편 마임 아홉 편으로 구성된 공연에서 이들은 대표 레퍼토리 세 편을 옴니버스식으로 선보였다. 첫 번째로 무대에 나온 임선영은 <성냥팔이 소녀>, <소개팅>, <오늘의 요리>를, 두 번째 무대를 책임진 박이정화는 <물을 긷다>, <마임 라푼첼>, <사랑, 쓰다>를,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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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윤경이라는 극장에게
- 신촌극장 <미드-필ㄷ-ㅓ(mid-field-er) X허윤경>
- 박하늘
- 안녕하세요, 윤경 님. 하늘입니다. 당신이라는 극장을 만나고 와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움직이는 당신의 몸을 따라 <미니어처 공간극장>, <피부와 공간의 극작술을 위한 신경다양성 스터디>, <생활나눔> 그리고 <미드-필ㄷ-ㅓ(mid-field-er)>까지 함께 지나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윤경 님의 몸이 나타내는 것들이 무엇을 향하고, 무엇과 어떻게 왜 관계 맺는지 살펴볼 수 있었어요. 각자의 몸으로서 제법 가까이에 모여 보는 것이 가능했고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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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창작이 만들어내는 힘
- 『극단 신세계는 공동창작으로 연극 <공주들>을 만들었다』 (1도씨, 2022)
- 박세련
- ‘공동창작’은 여기저기 노출되는 공연 포스터에서 이제는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개념이다. 1960년대 후반 해외의 여러 예술가들 사이에서 공동창작의 움직임이 활성화된 이후로,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에 들어 혼잡한 시도들을 통해 그 개념과 언어가 창작자마다의 방법론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크게 놓고 보면 공동창작이 활발히 이루어졌던 이유는 중심론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했던 포스트모더니즘의 움직임으로 설명될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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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네 안의 나를 사랑한다
- 글과 무대 <이것은 실존과 생존과 이기에 대한 이야기>
- 김상옥
-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의 말처럼 “모든 비극은 죽음으로” 끝나고, “모든 희극은 결혼으로” 끝이 날까?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우리의 삶에서 ‘희극’과 ‘비극’은 어떻게 얽혀있을까. 물질적인 조건만을 보고 결혼하는 것이 그릇되지만, 사랑만을 보고 결혼하는 것 역시 어리석게 치부되는 시대다. <이것은 실존과 생존과 이기에 대한 이야기>는 실존과 생존 그리고 이기가 오늘날 결혼을 둘러싼 사회적 배경과 어떻게 맞닿아있는지를 그려낸 현실주의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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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뮤니티 대소동이 나에게 준 감동
- 국립극단 [창작공감: 연출] <커뮤니티 대소동>
- 전주연
- 친구에게서 연극을 보자는 연락이 왔다. 어떤 연극이냐고 물었더니 빛이 차단된 어둠 속에서의 공연이라고 했다. 게다가 관객이 가만히 앉아서 관람하는 연극이 아니라 낯선 사람들과 소통하며 춤까지 춰야 한다는 말에 적잖이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빛조차 구분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춤은 춰 본적도, 다른 사람이 추는 춤을 본 적도 없기에 내가 추는 춤이, 아니 내 몸짓이 다른 사람들 보기에 얼마나 웃기게 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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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필요한 이야기는 있어
- 신촌문화발전소 창작과정지원 <영자씨의 시발택시>
- 장지영
- 누구에게나 할머니가 있다. 그러니까, 할머니와 유난히 각별한 사이든, 태어나기도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든, 할머니가 누구인지 정확히 모르든, 아무튼 누구에게나 할머니는 있다. 그리고 나에게 각별한 우리 할머니는, 올해 90살, 영자씨와 동갑인, ‘찬또배기’ 이찬원을 좋아하고 드라마를 좋아하는, 춘천 시내의 방앗간 집 둘째 딸로 태어나 춘천여고를 졸업한, 성질이 불같지만 엄살도 심한 황채희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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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는 (오로지) 나의 것
- 극단 백수광부 < Is God Is >
- 영이
- 연극
는 4월 14일부터 24일까지 혜화동 선돌극장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작년 11월 국내 초연으로 올렸던 공연을 올해 재공연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작가 앨리샤 해리스는 이 공연의 대본으로 사용된 희곡 를 통해 2016년 미국 극작 재단 (American Playwriting Foundation)에서 Relentless Award를 수상하였고, 연출 장일수는 작년도의 이 공연이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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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을 향한 질문: 어둠 속에서도 손잡고 가보기
- 혜화동1번지 [2022∞세월호] 신작 희곡 낭독공연
- 송서연
- 다른 사람에게 차마 말을 할 수 없었던, 부끄럽고 사소한 혹은 지나치게 비대한 고민이 있다. 오른쪽 손목을 내려다볼 때 가끔 하는 생각이다. 오른쪽 손목에는 노란 세월호 기억팔찌가 있다. 나는 이걸 언제쯤 뺄 수 있을까? 혹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한다. 노란색 팔찌 하나로 연대한다고 하는 건 부끄럽고, 그렇다고 더 나아갈 자신도 없다. 언젠가 한 번은 두꺼운 겨울 니트를 벗다가 팔찌를 잃어버리고선 뒤늦게 알았는데 순간 ‘이번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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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묻는 자가 고백하는 자가 되어 비로소 완성되는 이야기
- 생존자프로젝트 <면목동: 기억에 관한 다큐멘터리>
- 박다솔
- 극장으로 가는 길에, 나는 운전을 하며 라디오로 뉴스를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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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루를 놓고 울었던 우리는 쥐였을까?
- 안티무민클럽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 양효실
- 2019년 출간된 배수아의 소설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의 제목은 『관객모독』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페터 한트케의 삶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늦을 것이다 나는 숲에 있다(Peter Handke: Bin im Wald. Kann sein, dass ich mich verspäte...)>의 제목을 차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