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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0호를 맞이한 웹진 [연극in] 의 어제와 오늘

최윤우_연극평론가, 본지 편집장

제100호

2016.09.22

일시: 2016년 7월 25일 4시
장소: 서울연극센터 2층 아카데미룸
사회: 최윤우
참석: 이규석, 남은정, 김필국, 박은희

2012년 6월 7일 창간한 웹진 [연극in] 이 2016년 9월 22일 창간 100호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매월 첫째, 셋째 격 주간으로 발행된 웹진 [연극in] 은 ‘관객가이드’를 지향하며 만 4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연극과 관객을 잇는 가교역할을 자임했습니다. 혹시 아십니까. 연극은 늘 부족한 정보, 관객과의 소통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확장성을 고민합니다.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진 이들을 넘어 보다 많은 관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연극in] 의 출발 역시 이와 같았습니다. 분석하고 고민하며 어려운 숙제를 풀듯 바라봐야 하는 것이 아닌 연극, 우리의 일상에서 언제나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연극인, 그 어떤 장르보다 폭넓은 상상력이 넘쳐나는 무대. 지난 시간 동안 [연극in] 이 지나온 길에 그런 흔적들이 남았을까, 과연 [연극in] 은 조금 더 가깝게 관객들과 연극이 만날 수 있는 ‘판’을 만들어가고 있을까, 연극인들에게 [연극in] 은 활용 되고 도움이 되는 매체가 되고 있을까….
[연극in] 이 출발하며 가졌던 고민의 지점은 현재도 동일하게 가장 우선되는 첫 질문입니다. 아직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연극in] 이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가야 하는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2012년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연극in] 의 태생과 현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온 이들과 함께 [연극in] 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되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최윤우

최윤우
2012년 6월 7일 창간한 [연극in] 이 100호를 맞이합니다. 오늘 자리에 함께 해주신 분들은 [연극in] 의 시작과 현재를 함께 하셨던 분들입니다. 실제로 [연극in] 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그것이 가능하게 발로 뛰셨던 분들과 함께 창간 당시의 방향과 고민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 현재의 [연극in] 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이후에는 어떤 지향점을 견지해야 하는가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웹진 창간의 틀을 잡아주셨다고 봐야죠? 이규석 본부장님 오셨고요. 창간 당시, 그러니까 2012년 서울연극센터 매니저로 근무하셨던 박은희 전 매니저님.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가장 힘들 때 활동해주셨던 남은정 편집장님, 그리고 현재 서울연극센터 매니저이신 김필국 매니저님 자리 함께해 주셨습니다. 2013년 하반기부터 바로 얼마 전까지 서울연극센터 매니저로 근무하면서 [연극in] 에 굉장히 많은 변화를 주도했던 서명구 매니저님은 오늘 부득이 참석을 못하셨는데, 이후에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먼저, 웹진 [연극in] 의 출발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웹진의 전신은 오프라인 잡지형태로 발간되던 '대학로 문화지도' 라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오프라인 잡지가 웹진으로 바뀌게 된 배경에는 어떤 고민이 있었을까요?

친근하게 확장되고 소통할 수 있는 연극매체

박은희

박은희
'대학로 문화지도' 는 인포메이션을 제공하는 기능으로 2007년 서울연극센터가 개관할 때부터 만든 소책자였어요. 처음에는 공연 소개 같은 단순한 정보 제공으로 이어오다가 조금 더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하면서 극단, 배우, 연출을 만날 수 있는 지면이 추가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영어가 병기되기도 했고요. 다양한 변화 속에서 관객들에게 좀 더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서울연극센터의 개관 목적과 취지를 수행하는 역할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이후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문화지도를 유지해야 하느냐를 고민하는 시기가 있었고요. 그 때 이규석 본부장님께서 ‘웹진’ 형태로 진행을 해보자는 제안을 하게 됩니다. 예산을 줄여야하는 부분도 작용했지만, 매월 10,000부 정도 발행되던 오프라인 잡지가 웹진으로 변화되면 더 많은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 효용성 때문에 웹진을 고민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이규석
웹진이라는 매체의 특수성이 있죠. 관련된 분야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확장되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라는. '대학로 문화지도' 의 경우 종이잡지로 발행되는 것에 대한 한계를 느끼던 차에 웹진으로의 변환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한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전문 잡지들이 있잖아요. 경쟁으로 가서는 안 되기 때문에 어떤 톤으로 갈 것인가 하는 고민이 많았고, 관객친화적인 매체로 연극 관련한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 연극에 관심 있는 관객들이 연극이야기를 재밌게 수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창간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로문화지도

최윤우
종이매체에 대한 효용성에 대한 고민이 웹진으로의 변화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남은정 편집장님이 함께 하게 되면서 고재열 기자, 이진아 연극평론가, 김은성 작가 등이 편집위원으로 구성되었죠. 그러면서 [연극in] 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관점과 성격을 갖고 출발하게 된 것 같은데요. 편집위원 구성 후 지향했던 기획 방향은 무엇이었나요?
남은정
서울연극센터에서 이전부터 그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해오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웹진을 만들 때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지 함께 이야기하면서 정리하는 수준이었어요. 즉, 관객에게 팩트 이상의 정보를 주고 싶다. 신작, 볼만한 연극 추천하면서도 연극적으로 깊이 있는 작품을 소개하자, 대중적인 작품, 호기심가는 작품의 접점들을 고려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코너는 많지 않지만 어떤 식으로 배열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편집위원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김은성 작가님 인터뷰 코너, 최윤우 편집장님의 프리뷰 소개, 고재열 기자님 칼럼으로 연극과 사회의 접점을 만들어가는 것, 이진아 평론가님이 기획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주시면서 깊이 있는 코너를 만들어 줄 수 있게 도움을 주셨고, 저는 정리하는 역할을 수행했던 것 같습니다.

" 오프라인 잡지의 한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변화하며 탄생한 웹진 [연극in] 의 출발은 무엇보다 확장성에 있다. 물론 웹진으로 발행되던 연극전문 매체가 거의 없었다는 것도 그 시작을 수월하게 만든 지점도 있다. 문제는 콘텐츠 기획과 방향이었고, [연극in] 은 당시 연극계에서는 쉽게 제시하기 어려웠던 ‘꽃점과 한줄평’, 인터뷰이의 내밀한 속마음을 들춰내는 ‘김은성의 연극데이트’ 등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매체로서의 변별점을 갖게 된다. "

논란의 ‘꽃점과 한줄평’,
가장 많은 페이지뷰를 얻다

남은정

최윤우
[연극in] 이 창간호를 내기 전에 창간 준비호를 4호를 냈었죠. 그러면서 새롭게 시도된 코너 중에 꽃점과 한줄평이 있었는데, 당시 연극계 정서적으로는 굉장히 힘든 기획이기도 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반대도 많았고, 말도 많았고, 물론 지금도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지만요.
남은정
정말 많이 고민했죠. 별점으로 해야 할 것인가, 소주잔으로 해야 할 것인가, 힘내라고 박카스로 해야할 것인가.(웃음) 결국 커튼콜 때 꽃을 던지는 것을 연상해서 ‘꽃’으로 연극에 대한 직관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만든 코너가 ‘꽃점과 한줄평’이었어요. 데이터로 쌓이면 연극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거죠. 사실, 노력에 비해 가벼운 콘텐츠가 되는 것이 아닐까 고민이 많았는데, 관객에게는 꽤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지금의 현황이 궁금해요. 그때와 지금이 어떻게 다른지, 코너도 많이 정리된 느낌도 들고, 독자수도 초창기에는 연극센터 회원 일부로 시작했었는데, 지금은 많이 커졌죠?
최윤우
서울문화재단과 회원제도가 통합되면서 8만여 명에게 전송되고 있고, 연간 60만뷰정도가 된다고 하네요. 실제로 뉴스레터 나갔을 때 3천 명 정도는 호응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3년차 접어들면서 안정이 되는 느낌은 있습니다.
박은희
초반에는 꽃점 낮은 것에 대해 항의도 많았어요. 공식, 비공식적으로. 짧은 글로 표현하기 때문에 비평으로 한 꼭지를 넣는 것이 어떨까 하는 의견 많았고요.
남은정
지금도 꽃점에 대한 항의가 있나요?
최윤우
직접적인 항의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이후에 관객도 평 쓸 수 있게 개편을 했는데, 꽃점 평에 대해서 인신공격성 댓글을 다는 경우가 몇분 계시긴 했죠. 여하튼 현재 제일 많은 페이지 뷰를 기록하는 게 꽃점이라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참 아이러니한 지점도 있는 것 같아요.
이규석
그런 반응은 웹진에 대한 주목도가 생기면서 시작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연극계에서 관심이 없었는데, 관심이 생기면서 꽃점의 평가가 박하게 나오면 항의도 하시고, 쓰시는 분들 입장에서도 후하게 점수를 주고 소개하는 것이 마음이 편한 것이 되고. 그렇지 않은 공연들은 평가하는 것에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끼기도 하신 것 같아요.
남은정
그래서 점수가 낮은 작품은 꽃점 평가 위원님들이 보내주시지 않았어요.
김필국
저는 당장 무슨 공연을 볼까 고민할 때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코너라고 생각해요. 평론가. 언론인도 있지만 기획자, 배우 등 다양한 시각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게 하잖아요. 그래서 인기가 있는 코너가 아닐까. 호불호가 분명히 있는 경우, 비평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기회가 되면 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도 들더라고요.

콘텐츠를 실제 ‘데이트’로 만들어버린 ‘연극데이트’
& 편집진을 긴장하게 만든 ‘칼럼’의 촌철살인

이규석

최윤우
지금은 오세혁 작가, 부새롬 연출가가 이어서 진행하고 있는 인터뷰 콘텐츠도 김은성 작가가 처음에 콘셉을 잘 잡았다고 생각해요. 다른 매체와 달리 인터뷰어가 조금 더 익숙한 연극인을 만나서 나누는 깊은 이야기들을 담아냈죠. 그 인터뷰가 웹진을 알리는데 많은 역할을 한 것 같고, 그 흐름이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는 생각도 가져봅니다.
박은희
초기에도 가장 신경을 썼던 코너였어요. 연극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장소, 사람에 대한 매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죠. 처음부터 매력을 꺼내 보이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김은성 작가님이 잘 아는 사람,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방향을 잡고 시작했어요. 한쪽 마음에서는 알려진 사람을 인터뷰해야하나, 알려지지 않은 사람을 알려야 하나 하는 고민도 있었고요.
남은정
김은성의 연극데이트로 시작했지만, 사실 얼마나 연재할지 생각하지 않았어요. 20호 다가오면서 김은성 작가님의 라이징스타 중심의 코너로 진행이 됐는데, 이 성격을 바꿔야 할지 고민을 하기도 했었죠. 그래서 편집위원들의 투표로 결정, 한 표 차이로 김은성 작가님의 의도를 따르게 됐죠. 김은성 선생님이 애정을 주고 하다 보니 주목을 잡고 자리 잡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박은희
배우들이 공연을 마친 후 10시, 11시에 만났어요. 사실 기관에서 운영하는 거라 어려운 일인데, 김은성 작가님과 당시 담당자 였던 이주영 씨가 애를 썼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던 것 같아요.
이규석
[연극in] 의 독자층을 넓히는데 김은성 작가의 힘이 컸다고 봐요. 김은성작가의 연극데이트가 재미있었던 것은 읽는사람의 감정이 이입되기 때문이었어요. 그 점을 독자들이 흥미로워 했던 것 같습니다.
남은정
각 코너 마다 대표성을 주기위해서 이름을 지었던 것 같아요. 최윤우의 연극미리보기, 김은성의 연극데이트, 고재열의 리플레이 등등.
이규석
편집위원들이 선뜻 무엇을 하겠다고 나서지 못했죠. 처음이기 때문에. 김은성 작가만 무조건 연극데이트를 하겠다고 선택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최윤우
편집위원으로 참여하셨던 고재열 기자님은 지금까지 사회문화현상과 연극을 잇은 칼럼을 기고해주시고 계신데요. 사실 중간 중간 위태로운 순간도 좀 있었어요.(웃음) 거침없는 표현과 관점이 시원하고 통쾌하면서도 어, 이건 그냥 가도 될까? 하는 정도지만요.
남은정
‘이건 좀 기관에서 다루기 애매한데?’라고 생각한 적이 있긴 하지만 예민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다른 글에서는 훨씬 날카로운 분이시잖아요? 제목 짓는 즐거움이 있었던 지면이었어요. 사회와 연극을 잇는 내용들이 좋았고, 인기 있는 코너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웹’의 특성을 강화하고자 했던 ‘웹툰'과 '10분희곡릴레이’

김필국

최윤우
[연극in] 에서 처음 시도된 웹툰도 많은 반응을 일으켰어요. ‘이상홍의 연극그리기’가 현재는 ‘김진목의 카툰콜’이라는 코너명으로 이어졌는데요. 웹을 기반으로 할 수 있는 웹진의 특성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코너를 고민하면서 시작됐는데, 다각적인 측면에서 [연극in] 의 이미지를 공고히 해준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신진 창작자들과 보다 직접적인 소통의 창구가 됐던 ‘10분희곡릴레이’ 는 웹진을 통해 발굴된 코너였습니다.
김필국
‘10분희곡페스티벌’도 정말 좋은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던데요. 남산예술센터와 함께 더 다양하게 확장할 계획이 있고요.
최윤우
네. 처음에는 독자들이 이어 쓰는 희곡릴레이를 생각했었는데, 진행 과정에서 작가를 꿈꾸는, 또는 그냥 연극이 좋은 누구나 써볼 수 있는 희곡을 받아 게재했고,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어요. 그걸 다시 공연까지 이어가는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정말 많은 신진 창작자들과 [연극in] , 관객들이 함께 하는 코너로 자리를 잡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연극in] 이 100호를 맞이하면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지점은 역시 방향성이다. 관객 가이드로서의 친근함을 갖되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은 물론, 연극현장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과의 교감을 어떻게 획득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

2016년 ‘10분희곡페스티벌’ 공연 장면

새로운 포지션 Vs 또 다른 시도의 전환기

최윤우
‘기획연재’라는 코너로 진행돼왔던 다양한 특집도 있었습니다. 웹진의 지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코너이기도 한데요. 제일 처음 시작된 건 ‘극장전’이라는 코너였죠. 관객에게 대학로를 알리자, 그 중에서도 극장을 소개하면서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자는 의도가 있었고, 그 다음이 대학로의 연극적 역사를 돌아보는 ‘대학로 연대기’, 영화가 연극으로, 연극이 영화로, 소설이 연극으로 이른바 ‘원소스 멀티유즈’로 왁장되는 연극의 다양성을 보여줬던 ‘색다른 시선’, 그리고 극단의 삶을 엿보고 함께 공유하고자 했던 ‘극단적인 연극사’ 등 다양한 연극과 그 이면에 대한 시리즈가 진행됐었습니다.
이후 [연극in] 은 ‘관객’으로 그 관점을 이동했죠. ‘연극은 관객이 완성한다’는 명제를 다시 한 번 짚어보자는 기획이었는데, 실제로 진행하면서 많이 반성했던 계기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최근에는 연극이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는 지점을 들여다봤던 ‘연극하기의 확장’, 우리가 알고 있는 사소한, 당연한 것들도 되짚어봤던 ‘연극에 대한 사소한 질문들’ 그리고 얼마전 창단 30~40주년 된 극단들과의 좌담회 등이 진행됐었습니다. 이런 기획들을 진행하면서 관객가이드 역할과 창작자들에 대한 이야기의 접점을 어떻게 슬기롭게 만나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김필국
꼭지별로 특성화 되어있다고 생각해요. 독자층을 겨냥한 관객친화적인 테마도 있으면서, 창작자들의 현재를 알 수 있는 코너도 있고요.
박은희
창간 때부터 계속 고민해오던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전문가적인 이야기들은 다른 곳에서 많이 다뤄왔기 때문에 [연극in] 의 역할은 관객 쪽으로 방향성이 많이 맞춰져 있었던 것 같아요. 역할분담이라고 할까요.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남은정
기획연재는 연대기적이고 역사적인 이야기 쪽에서 관객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했던 것 같아요. 웹진이 포지셔닝을 시작할 때부터 대중들을 위한 매체로 시작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왔다고 생각해요. 그 와중에 창작자들의 이야기도 관객의 입장에서 보는 창작자의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이런 의도에서 작품을 만들었다가 아니라 관객들이 좀 더 관심을 가져줘야 하는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처럼요. 창작자가 작업하는 환경에서도 이걸 알면 더 재밌는 요소들을 끌어낼 수 있는 것들이요.
박은희
최근 사회적으로 큐레이션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관객들은 연극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지만, 찾아보면 공연이 정말 많아서 뭘 봐야할지 선택하기 힘들 정도거든요. 전문지를 보면 어려울 것 같고, 가벼운 것은 너무 가볍고. 누군가 연극을 추천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데가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요. 웹진도 ‘이 연극 볼래?’라는 역할만 해줘도 좋을 것 같아요.

김필국
정보접근성이 용이해야 해요. 웹도 쉽게 접속할 수 있지만, 모바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어떤 경로로 접근을 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즉 향후 독자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거죠.
박은희
아날로그를 어떻게든 모바일형태로 소개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에요. 정보 기술, 연극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하고요. 다른 곳에서 하고 있는 부분을 보고 따라가야 하는 방법밖에 없는 터라 어렵고요. 초기에도 같은 고민을 하다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아서 '대학로 문화지도' 앱과 붙여볼까 했으나 기술의 한계로 링크형태로만 보인적도 있었어요.
남은정
기관의 웹진이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연극in] 같은 웹진이 기술을 따라가지는 못하죠. 초심, 진심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꼭 쉽게만 풀어진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의 연극인이 그런 면에서 최선을 다한 형태라고 생각해요.
이규석
[연극in] 출발할 때부터 지금까지 관에서 발간하지만, 관스럽지 않게 해보자는 의지가 명확했어요. 공공기관에서 내놓는 콘텐츠는 한계가 있거든요. 관객들이 받을 수 있는 정보의 경로가 양극화되기도 하고. 관객들이 이 사이에서 정보 선택이 어려워요. 관객이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를 중심으로 출발해야 하고, 재단 관련된 소식은 최대한 배제하고, 관객이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담는 것을 중심으로 그 기조를 잃지 않았던 것 같아요.
남은정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에요. 기관지이나 기관지가 아닌 것 같은 웹진. 기관 색깔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연극in] 은 다른 것 같아요. [연극in] 이 기술적인 면으로 뒤처지지만 않으면 될 것 같아요.
최윤우
[연극in] 은 연극센터를 이용하는 창작자들과 함께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창작자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매체라는 특성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연극in] 이 지향하는 방향과 콘텐츠를 보면 일정정도 색깔이 어떻다 하는 것을 예측할 수 있을 만큼의 자기 옷을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돌이켜보면 이것은 굉장한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특성을 잘 활용하면 분명 특별한 고리들이 형성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보게 됩니다. 앞으로의 [연극in] 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실 예산이 조금 더 증액되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남은정
원고료가 좀 적죠? 처음에 욕심이 났던 것은 코너가 한두개 더 있거나, 매주 나가면 어떨까 욕심을 내기도 했었고, 예산 때문에 2주에 한번 4개의 코너만 운영이 가능했었거든요. 지금은 코너수가 늘어났지만, 특집이 없는 것이 당시에는 아쉬웠던 것 같아요. 지금은 코너가 많이 늘어나면서 그 아쉬움을 채워주고 있는 것 같긴 해요.
박은희
매주 발행하는 부분은 본부장님이 얘기했었는데, 직원들의 극심한 반대로 안됐어요.(웃음) 직원 보강이 힘들어서 원래 있는 직원과 원래의 예산으로 진행 되서 확장이 힘들었거든요. 격주도 빨리 돌아오는 것 같더라고요.
최윤우
그건 맞습니다. 또 한가지 간혹 많은 연극인들이 웹진에 기고도 하고 싶어 하고, 다양한 소식을 전해주고 싶은 분들도 많은데, 우리는 코너가 딱 정해져 있어서 그런 참여의 기회가 적다는 아쉬움도 있어요. 그런 요구들을 어떻게 넣어야 할까 고민하고 있기도 합니다.
남은정
처음에 바구니를 꽉 짜서 만들었죠. 그게 좀 아쉽네요.
김필국
연극센터 오면서 웹진을 많이 읽었어요. 꽃점을 보면서 왜 이렇게 박한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요. 기존 제도권 매체의 경우 대중적이거나 스타성이 있는 분들을 중심으로 소개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연극in] 은 연령이나 스타성보다는 연극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 전문성도 인정받았으나 알려지지 않은 분들을 발굴해서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창작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매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옆집에 배우가 산다’라는 프로그램처럼, 꼭 배우만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을 소개하는 매체가 되기를 바라는 거죠.
남은정
아까 편집장님이 말씀하신 딜레마죠. 발굴하고 싶은데, 조회수는 안 나오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 가장 큰 딜레마가 있겠지만, 적절하게 찾아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규석
처음에 [연극in] 이 출발한 이유가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을 함께 공유한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처럼, 역지사지하는 과정이 있다면 충분히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단, 전달하는 방법에 있어서 재기발랄함이 필요하다는 거죠. 이것만 지켜나갈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남은정
지금처럼만 이어가면 좋을 것 같은데요.(웃음)
최윤우
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웹진 [연극in] 창간 100호를 맞아, 실무를 담당했던 여러분들과 웹진이 어떤 배경과 요구로부터 시작되었는가를 슬쩍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각 코너마다 어떤 관점을 갖고 진행되었는가도 자연스럽게 들여다보게 되었는데요. 말을 나누다보니 재밌고 좋았던 기억만 남아있네요. 하하하. 자화자찬을 하자는 게 아니라, 웹진 [연극in] 의 현재를 들여다보고, 이후의 방향성을 직간접적으로 다시 한 번 이 지면을 보는 많은 독자분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한 좌담이었습니다.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 속에서 [연극in] 이 이제 조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많은 열매를 맺듯, 이제 흔들리지 않는 터를 잡은 [연극in] 이 다양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는 매체가 될 수 있도록 고민을 놓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장우제 woojej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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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새움 예술정책연구소 대표

월간 <한국연극>, 웹진 <연극in> 편집장을 역임했다. 연극평론가 및 새움 예술정책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소극장협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예술정책 및 제도, 특히 예술 현장에 적합한 지원정책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paro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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