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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로서 경험한, 독자로서 바라본 웹진 『연극in』

김미지_월간 《한국연극》 기자

194호

2021.01.21

아시나요, 웹진 『연극in』의 시작?
『연극人n』 은 ‘대학로 문화지도’라는 월간 정보지로부터 출발했습니다. 굳이 ‘정보지’라고 하는 이유는 매체의 기능과 역할이 정보 중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매월 공연장의 위치와 100여 개(2007년 당시)의 공연정보가 실렸고, 대학로 주변의 맛집 소개와 할인쿠폰까지 있었으니 말입니다. 얇았던 지면은 조금씩 극단 및 연극인에 대한 인터뷰, 추천공연 소개 등을 추가하면서 정보전달과 연극계 주요 소식을 함께 전달하는 방식으로 확장돼 왔습니다. 그러던 2012년, 인쇄물로 발행되던 ‘대학로 문화지도’는 ‘웹진’이라는 또 다른 형태로 방향을 선회합니다. 그것은 앞서 밝힌 바대로 ‘활용되는 방식’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웹진’이라는 시대적인 흐름도 하나의 이유였고, 공연예술매체 중 웹진의 형태가 별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도, 그리고 인쇄물보다 예산이 조금 절약(?)된다는 것도 변화의 동력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렇게 ‘연극 속(in)의 매력을 관객(人)에게’ 전달한다는 뜻을 지닌, 『연극人n』의 창간준비 1호가 2012년 4월 19일 발행됐고 이후 총 4번의 준비 호를 거쳐, 2012년 6월 7일 공식적으로 웹진 『연극人n』의 창간호가 발행됐습니다. - 최윤우, ‘웹진 『연극人n』 창간 50호를 발행하며’
이렇듯 웹진 『연극in』(이하 연극in)은 월간지 ‘대학로 문화지도’를 웹진의 형태로 변화해 ‘연극 속(in)의 매력을 관객(人)에게’라는 부푼 꿈을 안고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출발한 연극인이 벌써 내년이면 발행 10년 차를 맞이한다고 합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죠. 연극in 역시 그동안 “관객을 위한 연극 가이드”로서의 임무를 톡톡히 해내고자 많은 변화와 시도를 거듭했습니다.

필자가 연극in과 인연을 맺은 건 2014년 6월부터입니다. 이후 2018년 12월까지 에디터로 함께 했죠. 당시 월간 《한국연극》 기자로 2년여간 일한 후 다른 일을 막 시작할 때였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에디터로서의 활동은 큰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매체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경험과 시각의 폭을 넓힐 수 있었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다른 일을 하면서도) 연극과 매체와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죠. 때문에 《한국연극》 기자로 다시금 일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필자가 에디터로서 경험한 연극in은 똑같은 ‘연극’을 중심으로 하는 매체지만, 《한국연극》과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에디터로서 경험한 웹진 『연극in』
먼저 연극in은 매달 둘째·넷째 주 목요일에 발행됩니다. 한 호를 준비하기에 사실 2주는 길지 않은 기간이죠. 만드는 사람으로서, (과장을 조금 보탠다면) 발행 후 자고 일어나면 또다시 발행이 시작되는, 쳇바퀴를 구르는 느낌이에요. 그러나 이 짧은 발행주기는 반응속도가 한 템포 느릴 수밖에 없는 종이 매체의 한계를 극복하는 아주 큰 장점입니다. 그렇기에 연극in은 보다 연극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발 빠르게 전달할 수 있지요. 현재 종이 매체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가장 부러운 웹진의 특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작년 《한국연극》을 만들며 늘 넣었던 고정문구가 있습니다. 바로 “코로나19로 인해 잡지에 게재된 공연 중 일부 공연의 일정 변동(취소, 연기 등)이 있으니 극단 및 제작사로 꼭 확인 바랍니다.”입니다. 웹진이라면 이런 문구를 넣을 필요가 없겠지요? 언제나 수시로 수정이 가능하니까요.(웃음)

다음으로 연극in은 ‘신진’이라는 단어와 뗄레야 뗄 수 없었습니다. 당시 편집진은 ‘신진예술가’와 ‘신진필자’ 발굴에 집중했어요. 툭 터놓고 말해 연극in은 《한국연극》과 비교하자면 만드는 이들도, 만나는 이들도 확연히 ‘젊은’ 매체였죠.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연극인보다는 “알고 싶은 연극인과 작품”에 주목했어요. 아마 이것이 연극in이 서울문화재단 서울연극센터에서 발행하지만, “기관지스럽지 않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방향성에 있어 가장 큰 성과를 낸 콘텐츠가 바로 ‘10분희곡릴레이’라고 생각해요. 신진작가들 혹은 극작가 지망생들에게 공모전이나 신춘문예 등단이 아니어도 자신의 창작희곡을 발표할 수 있는 창구가 되었죠.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10분희곡페스티벌’과 ‘10분릴레이희곡집’까지 탄생했습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웹진에서 볼 수 없는 콘텐츠가 되었네요.

또한, 연극in은 앞서 언급했듯 독자, 즉 관객과 연극을 가깝게 잇는 통로가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185호까지는 뉴스레터 상단에 “관객을 위한 연극가이드”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어요. 관객이 연극in을 통해 연극에 쉽고 편하게 다가갔으면 한 거죠. 그래서 《한국연극》에 비해 학술적인 성격을 덜어 보다 가벼운 콘텐츠를 다루며 읽기 쉬운 글쓰기,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실험적인 글쓰기를 지향했어요. 나아가 독자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했습니다. ‘꽃점과 한줄평’과 ‘객석다이어리’가 바로 그러한 의도에서 마련된 콘텐츠라고 볼 수 있어요. 관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이를 직접 들어본 것이죠.

여기까지가 간단히 살펴본, 에디터로서 경험한 웹진 『연극in』이었는데요. 물론, 연극in을 만들며 아쉬웠던 점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웹진에 전적으로 몸을 담고 있는 취재 기자나 에디터가 없으니 긴 호흡으로 깊이 있게 들어가는 기획, 연재 기사를 다루는 데 한계가 있었어요. (참고로 연극in은 편집위원, 에디터 모두 객원 인력이랍니다.) 이는 아마 지금도 겪는 편집진의 어려움이 아닐까 싶어요.
여기서, 잠깐. 웹진 연극in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하다면?
독자로서 바라본 웹진 『연극in』
그렇다면 이제 독자로서 바라본 연극in 이야기를 해볼까요? 최근 연극in은 186호를 기점으로 디자인과 콘텐츠 개편을 통해 변화를 꾀했습니다. ‘웹’ 매체 특성을 강화한 동시에 ‘모바일’까지 염두에 두고 가독성을 살린 개편으로 보입니다. 새롭게 마련된 콘텐츠로는 ‘객석’과 ‘캘린더’가 있는데요. 두 가지 모두 독자들이 직접 글을 작성해서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연극in이 독자, 관객과 더욱 활발히 소통하며, 이들과 연극을 잇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자 노력하는 것 같아요.

아마 매체의 지향점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콘텐츠는 ‘기획’일 거예요. 개인적으로 현재 연극in의 성격을 확실하게 볼 수 있었던 기사가 있습니다. 바로 2020년 하반기 기획연재 [홈스윗홈]이에요. “연극인들의 ‘집’을 중심으로 일상 속에 발견되는 소소하고 평범한 이야기들을 공유하여 동료 및 관객들과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되고자” 마련된 지면입니다. ‘나의 홈메이트를 소개합니다’ ‘연극인 입주정보 모아보기’ ‘집의 재발견’으로 이어진 연재는 공연장이 아닌 집을 통해 연극인을 들여다보았어요.

작년부터 공연예술계는 코로나19로 매우 힘든 상황을 겪고 있습니다. 매체는 각자 역할을 고민하며 이러한 팬데믹을 나름의 방식으로 기록해나갑니다. 예를 들면 《한국연극》은 관련 제도·정책 이슈 및 피해 상황을 점검하는 데 집중했어요. 물론 연극in도 다른 콘텐츠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연극계 변화와 대응을 다루었습니다. 그러나 매체의 얼굴이라고 볼 수 있는 ‘기획’을 통해서는 코로나19로 공연장에서 만나지 못해 물리적으로 멀어진 관객과 연극인의 거리를 정서적으로 가깝게 만들어주었지요. 무대 밖에서도 연극인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의 일상도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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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in의 로고. 사람‘人’과 ‘in’의 결합된 모양을 하고 있다. 작년부터 자연을 의미하는 ‘초록색’을 더했다.
결국, 연극 속(in) 사람(人)의 이야기
연극in을 맛집에 비유한다면, 시그니처 메뉴로 ‘연극데이트’를 꼽을 수 있을 겁니다. 현재 ‘대화’ 콘텐츠의 전신이죠. 언제나 최다 조회 수를 기록하며, 초창기 연극in을 많은 이에게 알려준 견인차 역할을 했어요. ‘연극데이트’가 타 매체 인터뷰 지면과의 차별화된 지점은 바로 동시대 연극인이 동료를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었죠. 그렇기에 인터뷰이의 보다 속 깊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고, 독자들은 이에 공감했습니다. 실제 연극데이트를 만들 때 “연극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매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취지였다고 들었어요. 앞서 언급한 기획연재 [홈스윗홈]도 바로 이러한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해요. 비록 겉모습은 다를지라도 웹진 연극in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게 느껴지네요. 결국, 연극 속(in) 사람(人)들의 이야기라고 할까요?

마지막으로 독자로서 한 가지 바람을 전하자면,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 ‘웹진’의 기능을 다양하게 활용해 그 매력을 더욱 살려주었으면 해요. 눈으로 읽는 재미가 있는 웹진 연극in을 기대할게요.

‘연극 속(in)의 매력을 관객(人)에게’ 전하기 위해 시작한 웹진 연극in, 앞으로도 월간 《한국연극》과 함께 연극 속(in) 사람(人)들이 읽고 싶은 매체가 되기 위하여 따로 또 같이, 힘차게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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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지

김미지 월간 한국연극 기자
연극학을 전공한 후 월간 《한국연극》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 mjmji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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