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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골목길 연작 페스티벌 ‘난로가 있는 골목길’

[최윤우의 연극 미리보기] 극단 골목길 <하늘은 위에 둥둥 태양을 들고> <청춘예찬>

최윤우_연극 칼럼니스트

웹진 15호

2013.01.03

비록 협소하고 꼬불꼬불 하지만 그곳에서 느끼는 인간적인 정취, 풍경, 사람냄새 같은 것을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지어진 극단 골목길이 어느덧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그리곤 한파로 꽁꽁 얼어붙을 것 같은 요즈음 대학로 골목길 어귀에 따뜻한 난로 세 개를 지폈다. <쥐> <하늘은 위에 둥둥 태양을 들고> <청춘예찬>을 묶은 극단 골목길 연작 페스티벌이다.

  • 하늘은 위에 둥둥 태양을 들고
포스터
  • 지난 11월부터 시작된 극단 골목길 연작 페스티벌 ‘난로가 있는 골목길’ 공연이 이어진다. 평온한 모습의 겉과는 달리 서로의 살을 뜯어먹고 폭력을 행사하며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현대인의 삶을 폭로한 <쥐>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은 천재작가 이상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극 <하늘은 위에 둥둥 태양을 들고>다. 마지막으로 이어지는 공연은 22살 청년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불편한 삶의 진실을 목도하게 했던 극단 골목길의 대표작 <청춘예찬>이다.

    주인공 ‘상’이 본 세상은 지리멸렬이며 쳇바퀴 속에 함몰된 곳이다. 하지만 ‘상’ 자신은 권태를 자각한다는 것에 소소한 기쁨을 맛보기도 하고, 열심히 하류로 나아가는 송사리 떼를 보며 부러움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는 권태를 벗어나기 위하여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보지만, 결국 권태로 귀결되는 현실에 좌절한다. 그저 숨 쉬고 먹고 자는 동안 우린 하루하루 소멸되어 가고 있었던 것일까? 마치 없었던 사람처럼. 연극 <하늘은 위에 둥둥 태양을 들고>는 단조롭고 판에 박힌 일상 속에서 찾아오는 괴리감과 무료함에 빠져있는 ‘상’의 하루를 통해 현대인의 존재상실에 대한 무력감과 외로움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며 졸업을 할지 말지는 고민 중인 22살 청년이 있다. 그는 재미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의 집에는 두 가지 일만 하는 아버지가 있다. 하루 종일 누워서 TV보기, 이혼한 아내에게 용돈 타러 가기. 그의 어머니는 아버지가 홧김에 뿌린 염산 때문에 눈이 멀었고, 지금은 재가하여 안마사로 일하고 있다. 청년은 어느 날 친구의 사촌누나 ‘간질’이 일하는 다방에 놀러가서 술을 마시다가 함께 잔다. 청년은 함께 살자는 여인을 받아들인다. 방 한 칸에 세 사람. 아버지와 청년은 술잔을 기울인다. 청년의 무분별한 방황에 아버지는 화를 낸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간질 발작을 일으키고, 흥분하고, 욕하고, 청년과 간질 사이에 아이가 생긴다. 아버지는 새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 천정에 야광별을 붙인다.

    초연된 지 15년이 지난 <청춘예찬>은 극단 골목길의 대표작이다. 지리멸렬하고 처절하여 바라보기조차 겁나는 삶, 그곳에서 다시 뜨는 야광 별빛. 연극은 22살 청년의 삶을 통해 ‘과연 의미 없는 인생이 있을까’라는 반문을 제기한다.

    극단 골목길 연작 페스티벌 ‘난로가 있는 골목길’ 시리즈는 한국사회의 이면과 가족구성원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바라보게 했던 명작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이자, 극단 골목길이 지닌 창작극의 특색과 재미를 경험해볼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가 될 것이다.

    [사진제공] 극단 골목길

  • 극단 골목길 연작 페스티벌 ‘난로가 있는 골목길’
  • <하늘은 위에 둥둥 태양을 들고>

    일시 : 2013년 1월2일(수)∼1월20일(일) 평일 8시
    / 토 4시7시 / 일 4시 / 월쉼
    장소 : 76 스튜디오 극장
    작 : 박근형 연출 : 이은준 출연 : 이호열, 김주헌
    문의 :
    02-6012-2845


    <청춘예찬>

    일시 : 2013년 1월24일(목)∼2월10일(일) 평일 8시
    / 토 4시7시 / 일 4시 / 월쉼
    장소 : 76 스튜디오 극장
    작, 연출 : 박근형
    출연 :
    이규회, 정은경, 윤제문, 김태균, 이호열,
    이봉련, 김동원, 박재철, 노수산나
    문의 :
    02-6012-2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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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우

최윤우 새움 예술정책연구소 대표

월간 <한국연극>, 웹진 <연극in> 편집장을 역임했다. 연극평론가 및 새움 예술정책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소극장협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예술정책 및 제도, 특히 예술 현장에 적합한 지원정책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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