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하단메뉴 바로가기

지구의 봄을 알리는 ‘새로 온’ 축제!

2021 춘천마임축제 봄시즌

이원일

제202호

2021.06.10

2021 춘천마임축제 봄시즌 축제가 5월 23일부터 29일까지 7일간 춘천 공지천을 중심으로 춘천시 일대에서 열렸다. 작년 코로나19의 여파로 개최되지 못했던 춘천마임축제는 올해 시즌제를 도입하면서 우리들의 일상 속으로 돌아왔다.
본문이미지1
마임축제 봄시즌의 첫 시작을 알리는 개막 주제공연 ‘Nowhere? Anywhere!’가 춘천 명동거리와 공지천 의암공원에서 펼쳐진다는 소식을 듣고 공연장을 찾았다. 여행이란 단어가 낯설어진 요즘, 이번 공연을 통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목말랐던 현장감 있는 공연이 다시 펼쳐진 순간이다. 명동 거리를 걷던 시민들도 다시 돌아온 마임축제에 화답하듯 공연을 즐기기 시작했다. 함성소리를 지르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공연자들이 ‘박수 질러’를 외쳤고 박수가 쏟아졌다. 비대면 공연이 활성화된 요즘이지만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몰입감과 재미는 온라인으로는 대체될 수 없는 것임을 실감케 했다.
본문이미지2
개막 주제공연 2부는 춘천사람들의 휴식공간인 공지천에서 진행이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축제에서 나눠준 우산을 손에 들고 관람하는 관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이와 함께 공연을 보러 나온 가족, 노년의 부부, 청소년 등 다양한 관객들이 함께했다. 현장에서 다시 만난 공연자와 관객은 서로의 에너지를 공유하면서 축제의 시작을 축하했다.
돌아온 마임축제는 개막공연인 넌버벌 코믹 놀이극 ‘정크, 클라운’을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그리고 그동안 축제에서 소외되었던 부모 관객들을 위한 ‘브런치톡 라운힐조’와 주말에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문화공연 ‘도시여행 월화’를 선보였다. 또 ‘쉘터 프로젝트’를 통해 청각장애인들과 수어 통역사, 예술가가 함께하는 공연을 펼치며 다양한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본문이미지3
장소특정형 공연을 하는 김현기의 '남겨진 남은'이 열리는 약사천으로 향했다. 평소에 자주 마실 나가는 약사천 산책로가 공연자분들의 몸짓으로 색다른 공간처럼 느껴졌다. 마치 증강현실 프로그램처럼 내가 익숙히 알고 있던 공간 위에 공연자들이 덧씌워진 느낌이었다. 사전 예약한 관객들뿐만 아니라 산책로를 걷고 있던 시민들도 이 묘한 광경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3명의 배우가 누군가의 죽음 이후에 남겨진 사람들과 그 사람들에게 남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공연의 마지막 즈음 관객들은 “누군가 떠난 후에 당신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답을 적으며 공연에 참여했다. 일상의 공간 속에서 펼쳐진 공연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었다.
축제 봄시즌의 마지막을 장식할 ‘봄의도시’ 프로그램은 개막공연이 시작된 공지천에서 다시 펼쳐졌다. 옐로우, 퍼플, 블루 존으로 분산된 공연장에서 관객들은 다양한 공연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나는 미리 생각해둔 공연순서에 따라 이리저리 공연장을 옮겨가면서 관람을 했다.
‘하늘다람쥐 쉼터’는 코로나시대 다수가 모이는 곳에서 관람을 꺼려하는 관객들을 위한 맞춤형 공연 같았다. 텐트 안에서 공연자와 관객이 일대일로 만나 가야금연주를 들으며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다. 홀로 공연자와 만나는 것이 어색하면서도 나만을 위한 공연이라는 생각에 대접받는 느낌이 들었다.
본문이미지4
혼자 모든 것을 해내야 하는 자영업자의 이야기가 담긴 서커스디랩의 해프닝쇼 '더 쉐프'. 주방에서 요리를 하며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었다. 혼자서 재료 손질부터 주문, 요리, 배달까지 하는 모습이 나와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자영업자들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나 또한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해야 하는 고충을 갖고 있는데 그 포인트를 공연에 잘 녹여내고 있었다.
본문이미지5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잠시 공연이 중단 되는가 싶었지만 자리를 지키면서 공연을 보러온 관객들과 행사를 준비하는 관계자분들의 염원이 통했는지 비가 그치고 공연은 계속되었다. 사운드 아티스트 조은희의 음악을 시작으로 각기 다른 장르의 공연자들이 무대로 나와 ‘지구의 봄’을 피우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어두웠던 겨울을 지나 봄이 태동하는 모습은 가히 감동적이었다. 특히나 개화된 봄을 표현한 작은 달 모양의 등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며 봄이 연결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모두가 무대 앞으로 나와 등을 들어 올리며 희망을 메시지를 보냈다. 마치 우리는 이 힘든 시간들을 지나 다시 봄을 맞이할 것이란 약속의 메시지를 말이다.
본문이미지6
'지구의 봄’을 주제로 열린 2021 춘천마임축제는 최근 부상하고 있는 이슈인 환경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아냈다. 축제장 곳곳에는 팸플릿 대신 QR코드를 이용한 안내문과 공연 정보를 알리는 모니터가 설치되었다. 익숙하진 않았지만 관객들은 잘 적응해갔고 지구의 봄을 위해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축제의 봄 시즌은 끝이 났지만 여름과 가을이 남아있기에 마임축제의 다음 시즌을 기대해본다.

[사진 : 이원일]

기사가 좋았다면 눌러주세요!

좋아요 선택 버튼

이원일

이원일
춘천에서 공연, 행사 기록 사진을 찍을 때는 사진가 ‘마실스냅’으로, 춘천의 여러 이야기와 공연정보를 전달하는 블로거 일 때는 ‘마실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http://masilsnap.com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