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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과 그곳을 떠나는 자들

다른 손(hands/ guests)의 희곡 쓰기

양은실

187호

2020.09.24

[희곡] 코너의 주제는 ‘다른 손(hands/ guests)’입니다.
이전 또는 나와는 다른 손으로, 다른 누군가의, 다른 무언가의 희곡을 쓸 수는 없을까.
‘인간’과 ‘비인간’은 누구(무엇)인가의 질문으로부터 그동안 희곡 쓰기의 중심에 두지 않았던 바깥의 이야기를 탐구합니다. 2020년 12월까지 같은 주제로 희곡 릴레이를 이어갑니다. - 연극in 편집부

한여름, 신도시 외곽의 버스 정류장

등장인물
여자
떠돌이 개 (이하 개)

유례없는 이상 기온으로 낮 최고 기온이 36도를 넘어가고 있는 한여름의 어느 날. 여자는 신도시 외곽의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 여자는 이 버스 정류장에서 한참 동안 버스를 기다리고 있지만, 버스는 영영 오지 않을 것처럼 여전히 차고지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여자
(흐르는 땀을 닦아낸다.) 시 외곽에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빨간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 얼마나 지루하고 고통스러운지를 알고 있을 것이다. 빨간 버스는 절대로, 결단코 쉽게 오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빨간 버스는 아주 쉽게 오기도 한다. 마치... 마치... 그러니까 빨간 버스는 마치... 하, 더워 죽겠네. (땀을 닦는다.)
(관객을 보며) 나라는 인간은 왜 여전히 지긋지긋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지금 한여름, 버스 정류장에 서서 나라는 인간이 왜 여전히 지긋지긋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놀랍게도 그럴듯한 이유가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세계가 텅 비어버렸다는 상상으로 도피한다.

세계가 텅 비어버렸다. 나는 버스 정류장에 서있다. 어딘가로 가기 위해. 그곳이 어디인지도, 왜 가는 것인지도 모른 채 나는 버스를 기다리고. 언제나 나를 애태우며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들던 버스는 이대로 어둠이 파랗게 물들고, 밤이슬이 내리고, 눈이 날리는 겨울이 온다 해도 결코 도착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가 텅 비어버렸거나 말거나 버스란 원래 그런 것이니까. 간절히 원할 때는 도착하지 않도록 만들어진 것이니까. (땀을 닦는다.)

개가 무대 위에 등장한다. 개는 아주 지치고 힘들어 보인다. 개는 한 걸음, 한걸음 어렵게 걸음을 옮긴다. 걷던 개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여자를 발견하고 그쪽으로 간다. 개는 여자를 탐색한다.

여자
버스 기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일까. 어쩌면 그 사람은 버스의 시동을 걸기 전, 오래전에 사두었다 잊은 로또복권이 지갑 속에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그 사람의 얼굴에 놀라움과 환희가 떠올랐을 거고, 그 사람은 운전석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떠나버렸겠지. 하지만 그 사람이 그렇게 떠나버렸다고 해도 나는 언제까지나 그를 기다려야 하겠지. 나는 그가 떠나버린 사실을 알 수 없을 테니까. 나는 여전히 여기서 버스를 기다려야 하니까.
저... 실례합니다만.

여자는 주변을 둘러본다.

여자
누구야!
여깁니다.

개가 여자 앞에서 펄쩍 뛴다. 여자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며 소리를 지른다.

너무 놀라지 마세요. 당신을 해치려는 것이 아닙니다.
여자
뭐야, 개잖아!
네, 개입니다.
여자
(가슴에 손을 얹고 숨을 내쉰다.)
많이 놀라게 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정중하게 사과드리겠습니다.
여자
(눈을 가늘게 뜬다.) 음... 꽤 예의도 있어 보이고, 위험한 개는 아닌 것 같군. 크지도 작지도 않은 체구에 누런 털. 축 처진 눈과는 달리 뾰족하게 솟은 귀. 아주 똑똑하지도, 아주 멍청하지도 않아 보이는군. 집에서 사는 개라고 한다면 귀엽진 않아, 하지만 길에서 사는 개 치고는 확실히 귀여워. 확실한 건 이 시간에 목줄도 없이 돌아다니는 개라면 상당히 자유분방한 삶을 살고 있다는 거겠지.

개는 입을 벌려 길게 하품을 한다. 그리고, 버스정류장의 귀퉁이 그늘에 엉덩이를 대고 앉는다.

올해 여름은 유독 덥군요.
여자
그러게요.
혹시 지금쯤 대서인 가요? 대서의 더위에는 염소의 뿔도 녹는다고 하죠.
여자
대서?
하하. 소서와 입추 사이니 지금쯤이 맞겠군요.
여자
아, 네...

개가 무안한 듯, 뒷발로 가슴팍을 긁는다. 긁으면서 개는 먼 산을 바라본다. 날카로운 발톱이 피부와 가볍게 닿는 소리가 버스 정류장을 가득 채운다.

얼굴이 참 맑으세요, 공덕을 많이 쌓은 얼굴입니다.
여자
공덕?
네, 아직 젊으시니까, 아마도 조상님이 쌓으신 공덕이겠지요.
여자
아...

여자는 가방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쓴다.

저, 혹시 제가 부탁을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여자
아니요.

여자는 헛기침을 하며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핸드폰을 꺼내 무언가를 찾고, 보내고, 뒤적이는 척하는 여자. 개는 여전히 버스 정류장의 귀퉁이 그늘에 앉아있다.

절 키워주실 수 있을까요?
여자
뭘 키워요?

개는 대답 대신 엎드려 자신의 털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때 저 멀리서 빨간 버스가 오는 것이 보인다.

여자
저기요. 제가 지금 되게 바쁘거든요. 그리고 제가 저 버스 지금 한 이십 분 넘게 기다린 거 같거든요.

여자는 멀리서 들어오고 있는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든다.

여자
나, 개 못 키워요. 사는 이유보다 개 못 키우는 이유를 대는 게 훨씬 빨라요. 첫 번째, 나는 보증금 천에 월세가 삼십인 거지같이 작은 원룸에 살고요. 두 번째, 통장 잔고가 이제 막 백 단위에서 십 단위로 접어들었고요. 세 번째, 집주인이 개새끼든 새새끼든 애새끼든 그게 뭐든 새끼라면 키울 생각은 하지 말라고 했다니까요.

아니 근데, 이 멍청한 개새끼는 이렇게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 밥이나 빌어먹고 살 수 있을까.

여자, 다시 개를 쳐다본다. (선글라스를 내리고 가만히 개를 보는 여자) 빨간 버스가 여자를 향해 경적을 울린다. 여자가 계속 개를 바라보고 있자 다시 경적을 울린다. 여자는 버스를 타지 않겠다는 듯이 도로 쪽에서 정류장 쪽으로 한발 물러선다. 그러자 빨간 버스가 출발한다.

여자
한여름 버스 정류장 귀퉁이 그늘에 엉거주춤 앉아있는 개 한 마리.

개는 엉거주춤 앉는다.

여자
저놈의 개는 왜 저렇게 볼품없이 생긴 것일까. 키워달라는 말을 듣기 전에는 그래도 나름 귀여운 맛이 있는 것 같았는데. 가만 보자, 그래 저 더럽게 없어뵈는 모양새는 어릴 때, 외할머니 마당에서 키우던 순돌이를 똑 닮았다.

여자는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는다. 여자는 썬글라스를 벗고 땀을 닦는다.  개는 여전히 그 자리에 엉거주춤 앉아 먼 곳을 쳐다보고 있다.

여자
너 혹시 순돌이니?
저 말입니까?
여자
여기 너랑 나 말고 누가 있니.
설사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 주변에는 살아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자세히 보면 보이지요.

개는 앞발로 벌레를 잡는다. 놓아줬다가 다시 잡는다. 이내 엎드려 벌레를 가지고 논다.

여자
할머니가 오일장에 나갔다가 만 원을 주고 사 왔다던 작은 순돌이. 순돌이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다르게 생물학적으로는 암컷이었다. 어릴 때는 마당에 풀어 키웠지만 석 달이 지난 후, 할머니는 버려진 쇠사슬을 주워와 작은 순돌이를 묶어놓았다. 그렇게 순돌이는 마당 구석을 뱅글뱅글 돌며 무럭무럭 자랐다. 그리고 묶여있는 것 치고는 재주도 좋게 아비가 누군지 모르는 새끼를 여러 번 낳았다. 그러나 순돌이는 애초에 혼자였듯, 여섯이 되었다가 다시 혼자가 되었다가 다섯이 되었고 결국 혼자가 되었다. 순돌이가 나무 위에 목을 매고 대롱대롱 매달리게 된 것은 홀로 마당에 남겨진 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어느 여름날이었다.

여자는 땀을 닦는다. 개는 버스정류장 주변을 돌아다니며 킁킁 냄새를 맡는다.

여자
삼촌이 개도 걸리지 않는다는 여름 감기를 곧 죽을 것처럼 심하게 앓았기 때문이었다. 할머니의 부름에 응한 동네 청년들이 크고 두꺼운 몽둥이를 들고 우르르 몰려왔다. 한 대 때릴 때마다 ‘와’하고 함성이 터져 나왔다. 맞는 짐승보다 그들이 내지르는 소리가 더 컸다. 청년들이 순서대로 돌아가며 매 타작을 벌이자 옆 동네에서 받아온 탁주 사발도 순서대로 돌아갔다. 매 한번, 함성 한 자락, 탁주 한 사발. 청년들의 얼굴에 은근한 취기가 오를 때쯤, 매달려 있던 순돌이가 켕 소리를 지르며 떨어졌다.

개가 여자의 손을 핥는다.

여자
순돌아.

여자 개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개가 여자가 쓰다듬는 손길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여자가 손바닥을 내밀자 개가 여자의 손바닥에 코를 문지른다. 여자의 손바닥에 촉촉한 물기같은 것이 스민다.

여자
사람을 외면하고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면, 순돌이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순돌이는 그 이름처럼 순한 개였기 때문에, 할머니가 ‘이리 오련’ 손짓을 하자 순순히 할머니에게 안겼다.

여자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여자는 잠시 망설이다 받는다.

여자
어, 왜.
가고 있어. 갈 거야. 안 늦어. 안 늦는다고!
누가 너보고 책임지랬니?
키워도 내가 키우고, 지워도 내가 지워.
그리고,
넌 진짜 개새끼야.

여자 전화를 끊고 한숨을 푹 내쉰다. 여자는 개를 바라본다.

여자
순돌이를 잡아먹고 나은 삼촌이 할머니의 시골집을 담보로 사업을 하다 쫄딱 말아먹고 난 이후, 할머니는 우리 집으로 왔다. 살아서는 절대 신세 질 일이 없을 거라던 딸의 집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할머니는 약간, 엄마의 말을 빌리자면 맛이 가버렸다. 약간 맛이 가버린 할머니는 죽기 직전까지 안달 난 사람처럼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 했는데,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개를 만날 때면 늘 순돌이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순돌이가 순순히 안기는 대목에서 꼭 한번씩 웃었다. 할머니의 주름진 입가에 잡힌 웃음 덕분에 나는 단 한 번도 사람을, 그리고 개를, 그 무엇이라도 키워보겠다는 마음을 가져보지 못했다. 지긋지긋했기 때문이다. 사람은 왜 사람일까. 개는 왜 개일까.

개는 여자를 바라보며 꼬리를 흔든다. 여자는 일어나서 버스 정류장 뒤쪽으로 가 주변을 둘러본다.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여자가 가방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낸다. 여자는 담배를 한 개비 꺼낸다. 그 후, 한참을 망설인다. 여자는 망설인다. 그러다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인다. 여자는 담배 연기를 몇 모금 들이마셨다가 내뱉는다. 그러다 불현듯 담배를 신경질적으로 땅에 집어던지고는 그것을 발로 비빈다.

여자
저기.

개는 버스 정류장 주변에서 냄새를 맡고 있다.

여자
저기,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는데. 저기요.
저 말입니까?
여자
네, 그쪽이요.
아까 순돌이라고 이름도 지어주셨는데...
여자
아니, 그건 저기... (한숨을 내쉰다.)
그거는... 그런 의미가 아니고. 그러니까 이름을 지어준 게 아니고요.
일종의 실수. 그래, 실수 같은 거예요. 알겠어요?
대서도 아니까 실수가 뭔지도 알죠?
네, 이름은 다시 지어주셔도 괜찮습니다 저는. 편한 대로 부르세요.
여자
아니, 그런 얘기가 아니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나, 개 못 키워요.
네?
여자
(관객에게 하소연하듯) 단어를 찾아야 한다. 개가 상처받지 않으면서도, 나를 포기할 수 있는 마법의 단어를. 개와 입씨름하기에는 너무나도 더운 날씨다. 나는 아무런 생각도 나질 않고, 나를 올려다보는 개의 꼬리가 슬슬 내려가는 것이 보인다.
알겠습니다.
여자
(의아하게) 알겠다고요?
네.
여자
그래요. 고마워요.

여자 다시 가방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는 정류장 벤치에 앉는다. 개도 버스 정류장 옆 그늘 귀퉁이에 앉는다. 둘은 그렇게 앉아있다.

여자
저기.
저 말입니까?
여자
거기 계속 앉아있을 거예요?
아, 이제 어디로 갈지 생각하는 중이었습니다.
여자
갈 데가 있어요? 다행이네.
저는 이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제가 태어났을 무렵 이곳은 ‘동’이 아니라 ‘리’였죠. 아파트보다는 논과 밭이, 사람보다는 개가 더 많았습니다. 변화는 갑자기 찾아왔죠. 옆 동네가 신도시로 개발되자 도로가 정비되고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어제까지 길이었던 곳이 도로가 되었고, 그 사실을 알 리가 없는 우리들은 큰 도로를 건너다 죽기 일쑤였죠. 한 달이면 서너 번, 팔 차선 도로 곳곳에 개들이 내장을 쏟으며 죽어갔습니다. 끔찍한 일이었지만 그래서 우리는 영리해질 수 있었습니다. 아스팔트에 귀를 가까이 대고 차가 오지 않을 때 길을 건널 수 있게 된거죠.
여자
그럼 잘 된 거 아닌가요?
도시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늙은 나무들, 어린 나무들 모두 잘려나가고 우리가 머물 곳은 이제 없어요. 그래서 낮에는 사람이 없는 으슥한 곳으로 숨어들었다가, 저녁에는 인적 없는 골목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고 있죠. 그러는 동안 몇몇은 공사현장에서 잡혀 안줏거리가 되기도 하고, 몇몇은 사람들의 신고를 받고 보호소로 끌려가 안락사를 당하기도 합니다.

버스 정류장 저 멀리서 개와 비슷하게 생긴 여러 마리의 개들이 컹컹 짖어댄다. 개가 그 소리에 응답하듯이 컹컹 짖는다.

어디로 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떠나야 합니다. 곧 새끼가 태어날 겁니다. 이곳에서 새끼를 키울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보낼 수는 없어요.
여자
아.
그래도 감사했습니다.
여자
뭐가요.
이름을 지어주셔서요.
여자
아.
그럼 안녕히.
여자
저기.
네.
여자
잘 지내세요.
잘 지내는 게 뭐죠?
여자
쉽게 죽지 않는 거.
공사장에서 잡혀서 안줏거리가 되거나,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당하지 않는 거. 그런 거요.

개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버스 정류장을 떠난다. 여자는 개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여자
정말 그렇게 될 줄은 몰랐다. 몇 달 전부터 동네에는 낯선 개들이 어슬렁거렸다. 늦은 밤 편의점에 갈 때면 개들은 어둠 속에서 나를 경계하고는 했다. 처음엔 개가 반가워 손을 내밀었다. 개들은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개가 아니라 짐승이었다. 나는 사람 손을 타지 않는 짐승이 무서웠다. 게다가 개들이 목격되었던 다음 날 아침에는 늘 개들이 들쑤신 음식물 쓰레기봉투가 뱃속을 드러낸 채 악취를 풍겼다. 그래서 그랬다. 구청에 전화를 걸어 들개들이 사람을 위협하고 있다고 항의를 했다. 그것이 개에게도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

여자는 머리 속에서 무언가를 지우려는 듯 눈을 감고 머리를 흔든다.

여자
어차피 눈 한번 질끈 감으면 사라질 기억이다. 눈 감는 일만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좋은 세상이니까.

빨간 버스가 정류장에 선다. 버스는 여자를 향해 클랙슨을 울린다. 여자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 앞쪽으로 나간다.

여자
무엇인가를 잃어버렸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는 일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개는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도로 위에는 차들이 맹렬한 기세로 달려 나가고 있다. 그 자리에 남는 것은 후덥지근한 바람뿐. 이렇게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여자 버스에 올라탄다. 여자를 태운 버스가 사라진다.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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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실

양은실 극작가
식견이 넓지 않아 세상에 대해, 사람에 대해 다양하게 오해하며 삽니다. 살다 보니, 그렇게 쌓인 오해들이 차곡차곡 모입니다. 모인 오해들로, 오해의 방식을 추출합니다. 그렇게 추출한 것들을 씁니다. nyangs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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