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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MNES

다른 손(hands/ guests)의 희곡 쓰기

박한결

190호

2020.11.05

[희곡] 코너의 주제는 ‘다른 손(hands/ guests)’입니다.이전 또는 나와는 다른 손으로, 다른 누군가의, 다른 무언가의 희곡을 쓸 수는 없을까.
‘인간’과 ‘비인간’은 누구(무엇)인가의 질문으로부터 그동안 희곡 쓰기의 중심에 두지 않았던 바깥의 이야기를 탐구합니다. 2020년 12월까지 같은 주제로 희곡 릴레이를 이어갑니다. - 연극in 편집부
등장인물
요섭 - 30대 중반 도시에 사는 사람
아스낫 - 요섭의 전 애인
https://www.ikea.com/kr/ko/p/hemnes-chest-of-5-drawers-black-brown-90355690/
- 가구1
https://www.ikea.com/kr/ko/p/kivik-two-seat-sofa-hillared-beige-s59194398/
- 가구2
https://www.ikea.com/kr/ko/p/kragsta-nest-of-tables-set-of-2-black-10353058/
- 가구3
https://www.ikea.com/kr/ko/p/odger-chair-green-90437455/
-가구4
https://www.ikea.com/kr/ko/p/evedal-floor-lamp-grey-marble-grey-80357915/
가구5
르우벤 - 요섭의 친구
베냐민 - 요섭의 친구
수사관 - 사건 담당 경찰관
1막
-1장-
-2장-
가구 1,2,3,4,5 가 있는 공간에서 요섭과 요섭의 친구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르우벤
야 오랜만에 모이니까 좋다야. 요즘 통 같이 모여서 시간 보내기가 쉽지 않아서.
베냐민
그러게, 요섭이는 올해 회사 다시 들어갔다면서
요섭
르우벤
오, 어쩐지, 뭐 새로 많이 샀네
요섭
아, 쉬비크 소개 안 해 줬구나, 여기는 쉬비.. 아, 쉬ㅂ
베냐민
요섭이 회사가 많이 힘든가 본데
르우벤, 베야민
   하하하.
베냐민
옛날 회사 우리랑 같이 다니던 때 보다야 뭐, 어딘들 안 좋겠어
(띵동 – 벨소리)
르우벤
야 피자 왔나 보다
베냐민
오 오케오케 - 다른 애들은 왜 안 오지? 내가 전화해 보고 올게
르우벤과 베냐민 퇴장. 요섭은 혼자 남아 소파처럼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움직임을 멈춘다.
르우벤 베냐민 등장. 르우벤이 피자를 세팅하는 동안 베냐민이 자연스럽게 의자에 앉듯 요섭 위에 앉는다. 그렇게 몇 초를 자연스럽게 있다가,
베냐민
아! 뭐야! (재빠르게 튕겨 일어나며) 너 뭐해?
요섭
왜,
베냐민
얘 왜이러냐, 너 그러고 먹을 거야?
요섭
(사이).....아니.
요섭 소파자세에서 벗어나 다 같이
https://www.pizzamaru.co.kr/menu/menu_list.aspx?cate_id=2
를 먹기 시작한다.

(암전)
-3장-
다음날, 해가 뜨기 아직 한참 남은 새벽. 가만히 앉아 있는 요섭 가구1과 요섭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른다. 요섭은 기류를 바꾸려 헛기침을 하며 리모콘을 찾아 TV를 켠다. TV에서는 https://youtu.be/bFU545ZtOpE 이 나오고 있다. 그러다 요섭 가구1의 https://www.google.com/search?q=%ED%97%B4%EB%84%A4%EC%8A%A4+%EC%86%90%EC%9E%A1%EC%9D%B4&tbm=isch&ved=2ahUKEwiEoJvwkOHsAhUWAKYKHf1mCOEQ2-cCegQIABAA&oq=%ED%97%B4%EB%84%A4%EC%8A%A4+%EC%86%90%EC%9E%A1%EC%9D%B4&gs_lcp=CgNpbWcQAzoFCAAQsQM6CAgAELEDEIMBOgIIADoECAAQGDoGCAAQBRAeUKOWCljg4Qpgr-QKaAJwAHgCgAGfAYgB_RaSAQQxLjI0mAEAoAEBqgELZ3dzLXdpei1pbWewAQDAAQE&sclient=img&ei=Mo2eX4S_OpaAmAX9zaGIDg&rlz=1C1CAFB_enKR611KR617#imgrc=xM6wu4hkbNmRyM 를 조심스럽게 만진다. 조금 쑥스러운 듯 보이는 요섭
요섭
그...제가..
요섭과 가구는 조금씩 가까워지더니, 격렬히 입을 맞춘다.

(암전)

다음날 저녁 서로 앉고 춤을 추고 있는 가구1과 요섭
거실에서는 https://youtu.be/vaXNdVTGT0k 가 흘러나오고 있다.
요섭
제가 원래 춤은 잘 못 추는데, 당신이랑 추면 댄서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요섭 가구1을 뒤로 젖혔다가 다시 당겨오는 동작에서 가구1 자신의 서랍들을 모두 빼내었다가 다시 집어넣는다.
요섭
춤을 상당히 잘 추네요
다음 다음날 오후, 친구가 찾아온 요섭의 집
르우벤
그날 너무 취해서 지갑을 두고 간 줄도 몰랐어
요섭
르우벤
가구 배치가 좀 바뀌었네?
요섭
(급하게 가구1의 서랍을 닫으며) 아 으응
르우벤
(가구1을 만지며) 야, 이거 되게 깔끔하다. 느낌도 되게 좋고. 이번에 산 거지?
르우벤은 가구1의 여기저기를 만져본다. 요섭 시선이 불안하게 바뀌며 대답하지 못하고 이마를 매만진다. 르우벤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꺼낸다.
르우벤
요섭아. 우리가 너랑 같이 부서를 옮기지 않고 따로 갔을 당시에는 말이야 나름 생각이 있어서 그랬어 - 너가 그때 사람들 사이에서 같이 섞이지 못하고 그 작은 우물안에 갇혀있는 게 힘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건 절대 아니야. 우린 다른 부서에서 너가 다시 새롭게 잘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고 너를 빼내 오려고 하는 계획이 있었었는데, 다만 그게 너무 늦었을 뿐이었던거지.
요섭
알아 근데, 다시 그런 말들을 들으면서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말이야, 결국 이 모든 걸 다시 시작 해야 한단 말이지, 나는 아직 그럴 힘이 없어 - 왜냐면
요섭 멈추어 굳어 버린다. 르우벤은 같이 한참을 움직이지 않고 서 있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을 나간다. 잠시 후 요섭 가구1을 쳐다본다.
요섭
둘이 무슨 사이에요. 예? 말해봐요. 무슨 사이냐고요!! 그쪽이 먼저 시작 한 거에요.
요섭 바지를 내리더니 가구4를 덮친다. 격정적인 움직임
격정적인 움직임이 계속됨과 동시에 요섭은 흐느끼며 주저앉는다. 거친 숨을 몰아쉬던 요섭 - 자리에서 일어나 내려간 바지 때문에 종종걸음으로 방을 나가더니 https://www.amazon.com/The-Shining-Jack-Torrance-Axe/dp/B07BK2QV2M 를 들고 다시 종종걸음으로 들어오다가 다리가 꼬여 걸려 넘어져 가구 3을 부순다.

(암전)
2막
-1장-
요섭의 장례식장. 거실에 친구들이 모여있고, 수사관과 아스낫은 발코니에 나와 있다.
수사관
요섭씨와 관련하여 몇 가지만 여쭙겠습니다. 두 분이 연인 관계셨죠?
아스낫
네 근데, 딱히 헤어지자는 말은 안 했지만, 한 달 전부터 헤어져 있는 상태였어요.
수사관
사건 현장에 있던 서랍장에 다량의 정액이 묻어 있었는데, 혹시 그날 요섭씨와 만나셨나요?
아스낫
헤어졌었다고요.
수사관
네. 그럼 그전에 만날 당시 죽음과 관련한 어떤 징후 같은 걸 보인다거나 그런 것들이 있었을까요?
아스낫
마지막 즈음에 같이 거리에서 공연을 봤었어요. 그때 https://youtu.be/OQXq9wrDo7g?t=66 을 보고 한참을 말이 없더니, 저랑 계속 그 본걸 같이 하자고 졸랐었어요. 대충 뭐 같이 맞춰주느라 대강 해줬죠. 그리고 그날 저녁에도 조금 이상 했는데, 뭔가 엄청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가 오랜만에 다시 만난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되게 뭐랄까 드라마틱 했다랄까. 아무튼 그날 이후에 제가 갑자기 출장이 많아지면서 오랫동안 못보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헤어졌었는데, 뭐 굳이 조금 이상했던걸 찾아보자면 그 마지막 날 정도네요.
수사관
알겠습니다. 들어가시죠.
수사관과 아스낫 퇴장

(암전)
-2장-
장례식이 이뤄지는 거실에 수사관과 르우벤, 베냐민, 아스낫이 모여있다.
수사관
수사과정에서 유언에 가까운 비디오 파일을 발견하였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에게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사관이 https://www.google.com/search?q=%EB%B8%8C%EB%9D%BC%EC%9A%B4%EA%B4%80+tv&tbm=isch&ved=2ahUKEwix39zWt97sAhVFdJQKHQvmBlEQ2-cCegQIABAA&oq=%EB%B8%8C%EB%9D%BC%EC%9A%B4%EA%B4%80&gs_lcp=CgNpbWcQARgAMgQIIxAnMgQIIxAnMgIIADICCAAyAggAMgIIADICCAAyAggAMgIIADICCAA6BQgAELEDUNPpopwBWI7xopwBYK78opwBaAFwAHgDgAGeA4gBzxCSAQcyLTQuMi4xmAEAoAEBqgELZ3dzLXdpei1pbWfAAQE&sclient=img&ei=OyOdX_HVEMXo0QSLzJuIBQ&bih=611&biw=1073#imgrc=H5i9jfm3S4kRKM 을 켜고 영상을 틀자, 영상에는 한 여인과 요섭이 춤을 추는 모습이 편집되어 나온다. 영상에서는 https://youtu.be/GWVUpDZukBA 가 같이 흘러나오고 있다. 모두들 영상을 집중하고 보고 있는 중에, 

(암전)

노래는 계속 흐르고 있고, 가구5에 불이 들어오더니 르우벤과 아스낫이 서로 끌어안고 있고 베냐민과 수사관이 끌어안고 있다.

(암전)

다시 가구5에 불이 들어 오자 르우벤과 가구1이 입을 격렬히 맞추고 있고 아스낫과 수사관이 서로 부둥켜안고 있고, 베냐민과 가구5가 입을 맞추고 있다.

(암전)

다시 불이 들어오자 가구1,2,4,5만 남아 있다. 가구5의 빛으로만 공간이 빛나고 있다. 가구5 노래의 끝과 함게 스스로 빛을 없앤다.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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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결

박한결
올해 33살 서울출생. 연극원에서 연극학을 전공하고 공연과 관련된 일들을 하고 있다.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 에서 디자인과 연극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대표작으로는 '유일한 하나의 전체(2017)' '괜찮아 언제까지나 널 사랑하건 아니었으니까(2009)' 'sonans(202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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