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계절을 말하는 낱말들

이종산

사전을 찾아보는 일을 좋아합니다. 오늘은 ‘난기류’의 뜻을 찾아보았습니다. 인터넷 지식백과에 따르면 ‘난기류’란 공기의 흐름이 불규칙한 현상을 말한다고 합니다. 공기의 흐름이 불규칙한 날이 있다면 규칙적인 날도 있다는 것일까요? 공기의 흐름이 규칙적인 날, 우리의 몸은 그것을 어떻게 감각하고 어떤 말로 표현할까요. 어쩌면 그런 것을 생각하는 것이 문학인지도 모르겠다고 떠올려보는 봄의 어느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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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변하는 나날이어서인지 이번호 ‘…’(쓰다)의 원고에는 유독 날씨를 이루는 낱말이 많이 보입니다. 김희정의 동시에는 바다 안개가, 김선오의 시에는 따뜻한 해풍과 구름이, 서윤후의 시에는 비와 난기류가 들었고, 유희경의 시에는 영상의 기온이 들어 있네요. 감기를 걱정하는 마음과 함께요. 이주란의 소설은 생생한 봄의 한 토막입니다. 제목에 ‘에어’가 들어간 문지혁의 소설은 비행기를 타고 가까운 사람을 만나러 가는 가까운 사람의 여정을 함께하는 이야기이고, 김민경의 동화에는 가까운 사람과 작별하는 법을 배우는 아이의 마음이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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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과 작별의 바통을 잇듯 ‘!’(하다)에는 마지막 인사들이 들었습니다. 쓰레기섬의 레스토랑들을 소개하며 어두운 유머가 담긴 글과 멋진 사진들을 보내주었던 리틀리터 팀의 마지막 인사를 읽다보니 왠지 찡해졌습니다. 선뜻 팀은 이번에도 우주를 여행한 이야기를 전해왔고, 파도 팀은 이별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SF소설을 보내주었습니다. 멋진 작별 인사들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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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다)의 플레이리스트 코너도 놓칠 수 없겠죠. 이번에는 영화 <남매의 여름밤>으로 아름다운 서정성을 보여주었던 윤단비 감독이 좋아하는 책들을 소개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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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소식에 안타까운 봄입니다. 계절을 전하는 말에 국경이 없듯 전쟁을 반대하는 마음에도 국경이 없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다시 평화를 찾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