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문학은 어쩌면…
김나영
나무마다 짙은 초록의 이파리가 빼곡히 매달리는, 새로운 계절의 초입입니다. 울창한 숲속 그늘에 누워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을 맞을 때를 상상해 봅니다. 때로는 그런 평안한 기운이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을 채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누군가의 눈과 마음은 뙤약볕에 선 듯 어렵습니다. 당장 자신이 누릴 그늘 한 점이 없어도 흔쾌히 거리로 나선 사람들이 있습니다. 삶은 언제나 누군가와 함께라는 전제를 달고 나서야 비로소 온전해진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문학은 어쩌면 그늘 한 점 없는 거리에서 나무 그늘을 상상하고, 나무 그늘에서도 뙤약볕의 어떤 얼굴들을 마주하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