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돌 충동



   방금 전 차에 치였다.
   시간을 늘어뜨리며 운행 중이다.

   냉동이란 이런 걸까.
   당신의 몸이 말한다.
   몸에서 뽑혀 나온 소의 혀. 인간의 혀처럼.

   붉은 몸 밖에 서서. 떠오르는 몸이 있고.
   입자들은 모이고 얼어붙어서.
   구름을 조금씩 다시 배치하다가.

   충혈된 눈 속으로 떨어진 날.
   푸른 바닥이 있다.
   텅 빈 욕조 속에서 손목을 열고 핑크색 흰색 핑크색 흰색.
   빈 몸이 와르르 쏟아져 내린다.
   벌어진 눈 속에 살점이 있다.

   살점은 외친다!

   저기 흰 돌무더기가 쌓여 있다.
   흰 돌무더기가 저기 쌓여 있다.

   날아가는 돌은 걷잡을 수 없이 뚱뚱해져서 서로를 밀어내는 포대 자루 같다. 지상으로 폭과 너비를 운반하는 중이다. 눈 밑이 뜨겁다.
   곧장 어두운 안색으로 나타날 것이다.
   자주색 피가 빠져나가는 공중을 잡아당기며 가는 몸을 믿는다.

   아직은 종이 모퉁이에 해가 걸려 있고.
   이제 흰 돌을 잔뜩 그려 넣는다. 뜨거운 피를 끼얹는다.

   에블바디. 라는 말이 어울린다.





   여름 호수



   여름 새벽을 내가 좋아하고 있었지

   달렸어 산책이 심장보다 빠르게 뛰어갔거든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아져서 슬쩍 눈을 감아버렸지

   산책을 잃어버렸어
   아직 여름 새벽을 좋아하고 있었지

   걸었다는 말 속에서 한밤중을 걷다가
   새벽이 휘장처럼 두른 파란 거리에 도착했어

   아니 절박했어 몸이 추우면 감동 받기 쉬워지니까
   피곤이 오고 푸른 등허리가 내는 소리를 들었어

   호수공원의 호수는 휴양지의 주민처럼
   어느 정도 경멸에 찬 눈으로 나를 봤어

   커다란 눈을 그리는 나방처럼
   그런 화장에 도달하려는 것처럼

   흐릿한 풍경을 잡아끌며 내게 말했어
   거울 호수를 지날 때 이곳의 지하가 모두 비어 있었어

   밭이라면 넓은 밭 추위로 가득 찬 밭이고
   벽이라면 벽 너머를 듣는 구애지

   여름 새벽을 좋아하는 동안
   검은 물이 오른쪽 눈에서 왼쪽 눈으로 흐르고 있었네

금찬영

태국에 다녀왔다. 돌산호를 주웠다. 모르는 말을 하는 귀신들 사이에서. 과거가 사라진 것처럼 기뻤다. 며칠 말을 더듬었다.

2018/09/25
1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