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락



   들락거리던 편의점에서
   민서를 만났어

   그날부터
   들락날락

   내 발자국
   편의점 앞에 가득해

   들키고 싶은데
   민서는 언제 올까?





   팔랑



   거미줄에
   나뭇잎 걸어두고
   팔랑팔랑
   꽃 이파리 달아놓고
   살랑살랑

   밥상 앞에서
   장난치면 안 돼

   엄마 거미가 나무란다

   저, 지금 밥 먹는 중이에요
   소리 한 그릇
   향기 한 그릇

   아기 거미
   또랑또랑 대답한다

박혜선

미루나무를 좋아하고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말 걸기를 좋아함.
『텔레비전은 무죄』 『쓰레기통 잠들다』 『백수 삼촌을 부탁해요』 『바람의 사춘기』 『나는 내가 꽤 마음에 들어』 등의 동시집이 있음.

2023/02/28
6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