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왜가리와 논병아리 / 안경 놀이
왜가리와 논병아리
왜가리는
연못의 넓이를 재기 위해
공중을 뱅뱅 맴돌고
논병아리는
연못의 깊이를 재기 위해
물속에 쏙쏙 고개를 박고
안경 놀이
나도 좀 끼워줄래?
유모차를 끌고 온
뚱보 아저씨가
같이 놀잔다
우리는 일학년,
아저씨가 불쌍해
같이 놀아주기로 한다
근데 아저씨,
이 놀이 할 줄 아세요?
모르는데!
우리는 낄낄 웃으면서
그것도 몰라요?
안경도 썼으면서!
아저씨가 하마보다
크게 입을 벌리고
하하하하 웃는다
그럼 아저씨가 술래!
우리를 잡기 위해
뒤뚱뒤뚱 땀 흘리는
아저씨에게
착하고 예쁜 내가
제일 먼저 잡혀준다
아저씨가 불쌍해서
그런 건 절대 아니다!
그때 마침, 잠든 아기가
깨어 으앙 울었으니까!
유강희
저는 대상과의 직접적인 교감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이것을 ‘적극적 느낌’ 혹은 ‘적극적 교감’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대상과의 차가운 만남이 아닌 뜨거운 만남이지요. 이러한 ‘적극적 만남’의 순간을 위해 저는 대상에 혼신을 다해 몰입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때 일어나는 시적 스파크를 동심의 언어로 낚아채기 위해 노심초사합니다.
2018/12/25
1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