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함박눈 / 바람 조각
함박눈
구름이 얼룩진 하늘
떨어지던 눈이
내 어깨에 모서리를 부딪힌다
흰 점이었다가
흰 면으로
한 겹 두 겹
세상이 두꺼워진다
밖으로 나온 아이들이
입가에 둥근 안개를 매달고
눈을 굴린다
길 한쪽에서
흰 사람이 태어나고 있다
바람 조각
바람을 싣고 떠나는 기차
기차가 떨어뜨린 바람 몇 개 주워 넣은
내 옷 속이 불룩
김물
시는 시인들의 수만큼 끊임없이 거듭되겠지요.
아이와 어른의 경계를 가르지 않고, 읽은 사람의 마음속에 스며드는
그런 시를 짓고 싶습니다.
2020/01/28
2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