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하 지 말(14분 46초). 말과 숨 사이, 말과 사물 사이, 숨과 사물 사이……


mal


   2018년4월14일우리는호스텔의방을하나빌렸다한사람은말을하고싶지않다고말했다그리고풍선을불었다풍선은커지고꺼지고터지고날아갔다말은해야만했다(침묵은또한말이되고말은결국오해만을불러일으킨다)그런말과함께투명한소음이있었고그것은사물에붙고뒤엉켜서말을방해했다말과소음은곧사라졌고방에는어떤숨덩어리들만이덩그러니남았다.


하지, 말


   꼭 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해야만 하는 여분의 숨과 행위, 불완전한 말의 틈은 일상에 머물면서도 그 자체를 가뿐히 초월해 새로운 차원과 감정으로 이끄는 통로의 역할을 한다. 말과 숨 사이, 말과 사물 사이, 숨과 사물 사이, 말함과 말하지 않고자 하는 의지 사이, 말을 하기로 했다면 그 안의 음절과 음절 사이, 즉흥적으로 겹쳐지는 방 안의 소리와 행위들을 영상으로 담았다.



   * 촬영에 도움 주신 분들
    촬영과 기록 : 김선희
    장비 지원 : 디어필름
    공간 협조 : 서울무용센터



즙즙

각자의 침묵을 길게 끌고 온 세 사람이 모여, 읽는다. 소설 쓰는 김효나, 미술 하는 김인경, 소리 만들고 퍼포먼스 하는 강신우가 즙즙의 멤버다. 언어로만 이루어진 언어악보를 제작하여 읽기도 하고, 즉흥으로 읽기도 한다. 작년에는 15분 동안 ‘기역’을 읽었고, 30분 동안 ‘디귿’을 읽었다. 기역의 공간은 미끄러운 기억이었고 디귿의 공간은 마음의 불안을 지그시 눌러 주었다. 올해는 채식낭독을 꿈꾼다. soundcloud.com/zzpzzp/

2018/05/29
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