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섬에서 최초로 미슐랭 쓰리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Sea of Plastic’을 소개합니다. Sea of Plastic은 베이클랜드 스타 셰프를 필두로 내로라하는 베이클랜드 셰프 사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ea of Plastic은 쓰레기섬의 중심부인 집하장에 위치해 있는데요, 이곳은 베이클랜드 셰프가 유년 시절을 보낸 동네이기도 합니다. Sea of Plastic은 특히 인테리어가 인상적입니다. 식당 곳곳에 대량 플라스틱들을 배치하여 마치 바닷속을 탐험하는 기분이 듭니다.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되어 주식인 ‘플라스틱 요리’의 맛을 느껴보세요.

   플라스틱 요리는 바닷가 주변, 편의점, 동네 식당 등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더이상 생소하지 않은 널리고 널린 플라스틱 요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시기에 Sea of Plastic은 셰프만의 철학과 다양한 언어로 플라스틱 요리를 재해석하여 풀어냅니다.


Les larmes de la mer. ‘바다의 눈물’이라는 뜻을 지닌 첫번째 코스 요리는 식사 전에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입니다. 바다색을 담은 다양한 플라스틱 조각과 푸른 유리 조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아뮤즈 부쉬 요리의 정수를 독창적으로 해석했습니다. 다채로운 식감과 조형 그리고 색감의 조화가 흥미를 자극합니다. 한입으로 맛볼 수 있는 작은 음식이지만 Sea of Plastic 레스토랑만의 요리 철학이 담겨 있으며 이어 나올 전체 요리에 대한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미세 플라스틱이 가득 들어간 플라스틱 칩 샌드
   2. 상큼한 아이스크림 드레싱으로 버무린 플라스틱 뚜껑 조각
   3. 바다에 숙성한 병뚜껑과 플라스틱 조각 사이에 플라스틱 볼을 샌드
   4. 반짝이 조각과 부드러운 실리콘 그리고 플라스틱 칩
   5. 스크래치 가득한 유리 조각들

Creme en paillettes. ‘반짝거림 안의 크림’이라는 뜻의 두번째 코스 요리는 쫄깃하고 감칠맛이 가득한 마스크 산 파스타 면에 은은한 글라스의 달콤한 향과 부드러움이 가득한 미세 플라스틱 크림소스를 곁들인 요리입니다. IPPD(고무 첨가제)로 만든 파스타 반죽과 글라스를 곁들여 다채로운 식감이 매력적입니다. 반짝이는 글라스 플레이팅으로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더해 보는 즐거움까지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Plastiques dans l'emballage. ‘플라스틱을 감싸다’라는 뜻의 세번째 코스 요리는 섬세하게 커팅된 포장재에 곳곳에 녹이 스며든 철 통조림을 곁들이고, 3대 진미 중 하나인 병뚜껑 버섯으로 장식한 요리입니다. 자칫 향이 강할 수 있는 병뚜껑 버섯을 적정량으로 사용하여 플라스틱, 철, 비닐 세 가지 맛이 빠짐없이 하모니를 이루며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Styrofoam slices with microplastics. 쓰레기섬의 연안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양식장 스티로폼 부표(발포 폴리스타일렌, EPS)에서 나온 스티로폼 부이에 폐(廢)패브릭 도우를 감싸 구워냈습니다. 바삭하고 쫄깃한 폐패브릭 도우와 쉽게 입안에서 분해되는 스티로폼 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곁들여지는 미세 플라스틱 소스와 어업 폐기물을 얇게 썬 그물은 메인 요리를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보이지 않는 위협’이라 불리는 미세 플라스틱 소스는 다양한 요리에 자주 곁들여 나옵니다. 원래는 모든 플라스틱을 약 500년 동안의 매립으로 분해시키지만 해양 추출 방식으로 만든 미세 플라스틱1)은 본 재료의 풍미를 놀라운 정도로 보존해줍니다.

Glass Blanc & Petit Gateaux. 베이클랜드 셰프가 휴가철 때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글라스 블랑(Glass Blanc)과 쁘띠가또(Petit Gateaux)입니다. 깨진 맥주병 바닥 위에 젤리 포장이 장식된 글라스 블랑은 플라스틱 조각과 소주병 뚜껑 무스를 더해 달콤함과 쌉싸름함의 밸런스를 멋있게 이끌어냈습니다. 낚시 바늘이 엮어 있는 투명한 낚시줄과 낚시대 보호추를 물로 살짝 녹슬게 하여 비주얼적으로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심플하지만 최고의 맛을 내는 디저트로, 쁘띠가또는 텍스쳐, 모양, 한입에 입안에서 퍼지는 쓰레기들의 맛이 휴가철 무심히 쓰레기를 버리는 여행객들을 연상시킵니다.

   “Covid-19 유행 속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Sea of Plastic. 쓰레기섬의 첫 쓰리스타 레스토랑으로 이름을 올린만큼 맛, 플레이팅, 인테리어 등 모든 방면에서 어느 하나 특별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Sea of Plastic을 느껴볼 수 있는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고 회로를 마비시킬 만큼 섬세하고 중독적인 맛은 물론, 도전적이며 동시에 감각적인 플레이팅을 감상하노라면 마치 전시를 관람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모든 코스요리를 맛본 후에는 갖은 상념이 사라지며 오직 맛에만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없을 경험을 하고 싶다면 쓰레기섬의 Sea of Plastic을 방문하길 바란다.”_미슐랭 가이드 평가단의 말


   글을 마치며
   ―《미슐랭 가이드 쓰레기섬 2021》 3호 편집후기



   이번호는 쓰레기섬에서 최초로 미슐랭 쓰리스타를 받아 명성이 자자한 레스토랑 Sea of Plastic에서 즐길 수 있는 섬세하고 중독적인 코스 요리를 소개했습니다. 입맛을 돋우는 Les larmes de la mer부터 Glass Blanc & Petit Gateaux에 이르기까지 인상 깊은 코스를 선보였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Sea of Plastic 레스토랑의 미식 경험에 집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속적으로 쓰레기섬 식재료를 탐구하는 Sea of Plastic 레스토랑이 앞으로 어떤 요리를 선보일지 기대가 됩니다. 다음호에서는 셰프가 추천하는 홈 쿠킹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쓰레기로 특별한 요리를 만드는 방법을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_《미슐랭 가이드 쓰레기섬 2021》 편집위원 일동



리틀리터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집중합니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애착, 소비 관념이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패션과 제품, 디자인과 일러스트, 사진과 영상 등 여러 방식으로 풀어놓으며 관점을 제시합니다.

2021/11/09
48호

1
플라스틱 쓰레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마모되거나 충격으로 인해 수많은 작은 입자의 플라스틱으로 변형된다. 변형된 플라스틱 입자들은 너무 작아 하수처리시설에 걸러지지 않고 바다로 유입되는데 이를 해양 추출 방식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