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언유주얼》에게 문학잡지란 무엇인가요?


   서점에서 문학잡지들이 모여 있는 진열대 위, 하얗게 드러난 책배와 표지에 떨어지는 주광색 조명을 바라보며 파도가 부서지고 태양이 작열하는 휴가철의 바다를 떠올립니다. 그 푸른 바다에 몸소 깊이 들어가보려면 다이빙이 좋을 테고, 수면을 가로질러 멀리까지 가보고 싶다면 배에 올라야 할 것입니다. 문학이 바다라고 할 때 문학잡지는 서핑이라 하겠습니다. 잡지를 집어든 우리는 서핑 보드에 배를 깔고 헤엄을 치고, 그러다 파도를 타고서 조금 더 깊은 물로 나아가고, 벌써 일어설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잠시, 중심을 잃고 풍덩 빠지며 정신없이 바다의 살결에 몸을 비빕니다. 물론 서핑이 다이빙 자격증을 따거나 항해를 떠나는 계기가 될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냥 아마추어 서퍼가 되거나 서핑을 해본 사람만 되어도 됩니다. 재밌고 즐거워야 다음이 있으니까요.


   Q. 《언유주얼》에게 특이함이란 무엇인가요?

   질문을 받고 왜 ‘특별함’이 아니라 ‘특이함’인가 고민했습니다. 두 단어의 원형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으니 둘 다 ‘보통과 다르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소 짐작과 달리 ‘보통보다 뛰어나다’는 뜻이 있는 쪽은 ‘특별하다’가 아닌 ‘특이하다’입니다. ‘너는 참 특별한 사람이야!’는 틀림없는 칭찬이고 ‘너는 애가 참 특이해!’ 하면 저만치 밀어내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참 의외지요? 특이하다는 건 조금 외로운 말인 것 같습니다. 특이한 나는 아무래도 사람들 사이에서 반짝거리는 대신 혼자 덩그러니 있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특이함이란 우리가 삶에서 혼자 보낸 시간의 총량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혼자의 시간 속에서 들춰보는 예술 작품들은 수십 광년이 걸려 오늘 밤하늘에 도착한 빛처럼, 오랜 기다림 끝에 비로소 만나게 된 오래 전 누군가의 혼자의 시간일 것입니다.


   《언유주얼》 12호: 나는 내가 나인 게―I My Me Mine. 나로 살아간다는 것, 나로서 타인과 관계 맺는다는 것, 그 누구보다 나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 가만히 두어도 자동으로 일어나는 이 일은 인식하는 순간 매우 흥미롭고도 등골이 서늘한 주제가 된다.

   《언유주얼》
   창간년월: 2019년 5월 29일
   발행주기: 비정기 간행물
   구성원: 이선용, 김희라, 최남연, 한유리
   instagram.com/anusual_mag


언유주얼

밀레니얼 세대의 삶을 이야기와 그림으로서 조명합니다. 당신의 어제와 오늘에 걸쳐 있는 모든 것에서 모티브를 얻습니다. 짧지만 오래 기억될 이야기를 추구하고, 동세대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발견하고 알리며 응원합니다.

2021/11/30
4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