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비유》
  이건 내 이야기이기도 해요

   종합 출판사의 편집자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석 달에 한 권씩 책을 꾸준하게 출간하고 있는데, 책이 목소리 한번 제대로 내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책의 판매와 무관하더라도 책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와 자리 하나가 늘 절실했습니다. 내가 만든 책이, 동료가 만든 책이 매체에 선택되어지기를 기다리던 무수한 날, 그럴 바에야 차라리 만들자는 생각이 들어 지금의 팟캐스트 신간서점을 열게 되었습니다. 초반에는 감히 내가 마이크 앞에서 말을 할 만한 함량을 가진 인간인가, 지긋지긋한 자기검열에 시달렸는데 방송에 나와 준 작가님들에게서 ‘책 나오고 이런 자리가 처음이었어요’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하길 잘했다는 효능감을 느낍니다. 팟캐스트 신간서점은 주목받아 마땅한 신간을 선정해 한 달에 두 번 방송을 하고 있으며, 저자는 물론 편집자의 목소리까지 생생하게 담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장수의 이연실 대표, 어크로스의 강태영 편집자, 아침달의 송승언 편집자(시인), 위즈덤하우스의 곽지희 편집자가 나와 책이 만들어지는 전반의 과정을 나누어주었습니다. 편집자가 어떻게 책과 저자를 사랑하는지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신간서점의 모든 방송에는 책 낭독이 포함되는데, 저자의 목소리로, 편집자의 목소리로, 번역가의 목소리로 문장이 전해질 때 책 스스로가 자신의 생명력을 드러내는 것만 같아 매번 전율합니다. 작가님과 편집자님의 출연을 기다리고 있으니,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메일 주세요!


   팟캐스트 신간서점이 묻고 대답합니다
   Q. 팟캐스트 신간서점은 무엇을 꿈꾸나요?

   출판사의 형태나 조직, 색깔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책은 이미 우리를 앞서가고 있고요. 그러다보니 어떤 형태로 일을 해야 할까, 고민이 됩니다. 또, 다른 출판인들은 어떻게 일을 할까, 어떤 생각을 할까,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야 할까, 독자는 어떤 기업을 원할까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팟캐스트 신간서점은 그런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창구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이니 재밌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했고요. 그 즐거움이 원천이 되어 연대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협동조합의 형태로 출판인들이 유연하게 모여 책 이야기를 하고, 책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좋은 책을 응원해주는 매체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어떤 모습을 갖출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꿈을 꾸다보면 같은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모이지 않을까요. 더 많은 책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저를 계속 꿈꾸게 하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