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비유》
  이건 내 이야기이기도 해요

   대문에 걸쳐

   당신과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을 걷고 싶어요
   나는 엄마의 연애편지를 표절한다

   내 망상의 팔 할은 너를 간호하는 일에 대한 것이다
   매일같이 길몽을 꾸고 울었다
   너의 발목은 가늘겠지

   밖에서 제대로 떨기 위해
   따뜻한 실내를 만드는 일 따위
   그만두어야 했다, 푸른 대문이 자라났다
   씩씩한 나를 불쌍히 여겨, 너는 흰 눈
   한 그릇 소복이 담아주었다

   엄마는 그 남자에게 차였다
   내게 표절할 편지는 하나밖에 없었고
   눈 깊숙이 넣으면 내 손도
   잡히는 손도 차가웠다

   나의 길몽에서는 우리가 울었다
   따뜻한 불안이 사방에 흘렀는데
   모든 것이 녹기 전에 도망쳐야 했다
   만지는 것마다 떨어져 나왔다
   다행히 눈은 길을 태우며 내렸지만

   너는 부끄러울 정도로 건강했고
   뺨을 아무리 비벼도 옮을 노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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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적 고백

   ―두 마리가 있는 풍경

   오늘 어치의 거짓말을 다 써서
   눈을 동그랗게 뜨는 수밖에 없었다

   아내 같은 아내가 되고 싶었다
   사과 같은 사과를 깎았다
   토끼 귀가 우물우물
   혀가 되더니,

   빨개진 눈으로 식탁의 금을 읽으면
   뒤로만 가는 문장들이 기어나왔다

   잔 바닥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아

   다행히 네가 마시면 구불거리는 물도
   곧게 떨어지는 법을 배웠다

   다리미를 항상 데워두었다
   더는 다릴 것이 없어 네가 입고 있던
   허물을 벗어주었다, 금세 추워 가난하면
   모든 것의 두 번째 용도를 깨달았다
   예를 들어

   잊을 것은 잊고 서로를 삼키며
   누구 털이 더 흰지 대보는 것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