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09.11:58pm~2018.06.10.00:03am(5분 10초). 조용한 곳에서 들으시면 좋습니다.

   즙즙의 소개글 첫 문장은 이러하다.
   각자의 침묵을 길게 끌고 온 세 사람이 모여, 읽는다.
   ‘씁즙즙쯥: 낭독의 즐거움’ 마지막 화는 좀 다르게 진행해보았다.
   각자의 침묵을 길게 끌고 온 세 사람이 모이지 않고, 읽는 것.
   단 정확히 같은 시간, 하루가 넘어가는 시간, 오늘에서 내일로 향하는 바로 그 순간에 논현동과 상계동과 토당동에서 세 사람이 각자의 녹음기를 켜고, 각자의 텍스트를 읽었다. 1) 2) 3) 어떤 날 밤 11시 58분과 그 이튿날 새벽 0시 3분 사이, 공기 중에 잠시 형성된 어떤 다중음성의 정원. 그 속에 또다른 텍스트를 읽는 독자들의 음성이 겹쳐질 수 있다면 좋겠다.


즙즙의 한 멤버가 씁즙즙쯥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 키워온 식물이다. 지난 다섯 번의 낭독에 이 식물도 숨은 낭독자로 참여하였는지 모른다. 그동안 즙즙의 미약하고도 연약한 소리를 들어주시고 또 좋아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즙즙

각자의 침묵을 길게 끌고 온 세 사람이 모여, 읽는다. 소설 쓰는 김효나, 미술 하는 김인경, 소리 만들고 퍼포먼스 하는 강신우가 즙즙의 멤버다. 언어로만 이루어진 언어악보를 제작하여 읽기도 하고, 즉흥으로 읽기도 한다. 작년에는 15분 동안 ‘기역’을 읽었고, 30분 동안 ‘디귿’을 읽었다. 기역의 공간은 미끄러운 기억이었고 디귿의 공간은 마음의 불안을 지그시 눌러 주었다. 올해는 채식낭독을 꿈꾼다. soundcloud.com/zzpzzp/

2018/07/31
8호

1
최하연, 「피리 부는 사내」, 『디스코팡팡 위의 해시계』, 문학실험실, 2018, 30~31쪽.
2
폴 틸리히, 『조직신학Ⅱ』, 유장환 옮김, 한들출판사, 2003, 131~132쪽.
3
Sinus Gone, Live Streaming 중 13분 5초~18분 5초. https://youtu.be/3CDHnga6G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