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음악이 재생되고 있습니다. 볼륨을 키워주세요. 당신에게 가는 방법은, 이렇게 한 걸음만 움직이면 도착하는,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우리 사이에는 무수한 길이 있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그리로 갈 수도, 혹은 아주 작은 티끌로 변해 날아갈 수도 있지. 누군가 내게 양자역학에 대해 요약해주었다. 쉽게 이해될 거라고. 쉽지 않았다. 그리고 이 글에 과학은 나오지 않는다. 어딘가에 있었다. 미래에서 온다면, 당신들은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딘가에 있지 않았다. 과거는 위계적이고, 나는 내가 없는 곳에서 구조(構造)된다. 어딘가에 간다. 시간은 더이상 확장될 수 없는, 폐기를 앞둔 네트워크다. 일인용 소파에서 시간을 보내도 나는 어딘가에 다녀온다. 어딘가에 간다. 어딘가에 있었다. 어딘가에 있지 않았다. 어딘가에 간다. 쉽게 요약되지 않는다. 장소를 연결하는 것들 : 철도, 전기, 책, 대화, 전설, 개발, 구글. 속도를 생각하면 텔레포트가 좋겠지만, 이 글에 과학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어떤 장면들이 있다. 달리고, 울고, 밤이 되고, 물이 되고, 멀어지고, 물리치고, 걷는. 완벽하게 개인적인, 무균 상태의 장면들이. 개인성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부른다. 그것이 개인에 대해 관심 갖는 개인들의 역사다. 장소가 흘러간다. 장소 이전의 장소로. 장소됨 이후의 장소로. 나는 장소가 될 수 있고, 나는 장소가 될 수 없다. 당신은 그곳에 있을 수 있다. 장소의 바깥에. 시간은 이제 자연적이지 않다. 나의 자연과 당신의 자연만이 그곳에 있다. 생각해보면, 역시 비행이 제격이다. 인간이 스스로 비행을 한다면 모든 장소가 하나로 합쳐질 수도 있다. 비행은 압축의 대명사다. 다행히 그런 일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과학이 더디게 발전했으면 좋겠다. 여기에서 거기로, 어렵게 가야 한다. 항공기는 날개를 이용해 3축 운동으로 비행한다. 롤링, 피칭, 요잉. 날개는 없지만, 당신을 데려가기 위해 시작했다. 우리의 장소, 우리의 꿈으로. 롤링, 피칭, 요잉. 기 드보르, <벌거벗은 도시 The Naked City>(『스펙터클의 사회』, 1967). ‘표류’는 여행 혹은 산책과 구분된다. 모든 장소는 우연적이지 않고, 계획된 개인이 사건을 만든다. 그것이 기존의 영토에서 새로운 환경을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다. X(트위터)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에 공유하기 ↗ URL 복사하기 ↗ 본문 인쇄하기 꿈의 수집, 민병훈 음악을 만드는 Goat the funky와 영화를 만드는 김지환, 소설을 만드는 민병훈, 양선형, 최영건, 허희정. 여섯 사람이 모여 일곱 장소를 표류합니다. 먼저 출발한 사람들이 걸었던 길을 새로 출발한 사람들이 다시 따라 걷습니다. 이로써 ‘꿈의 수집’은 ‘장소와 장소’ ‘장소와 개인’ ‘개인과 개인’이라는 세 가지 관계의 꿈을 읽어내보려 합니다. 2019/08/27 2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