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모구모구
5화 리뷰-노트2 : 사람을 리뷰해도 될까?
손미의 시집 제목 『사람을 사랑해도 될까』(민음사, 2019)를 빌려와 변형함.
바깥에서 내 이름과 함께 저런 말들이 흘러왔다. 중학교 2학년 겨울이었고 나는 귀밑 3센티미터, 새카만 단발머리를 얼굴 가득 드리운 채 화장실 칸 어둠에 영영 갇히는 기분이었다. 후두둑 무릎이 동그랗게 젖었다. ‘리뷰모구모구’ 3화에서 밝혔듯 나는 올해 서른이 되었고 서른은 이런 일을 떠올리며 슬퍼하지 않지만, 인생의 어느 시점부터는 자꾸 따져 묻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타인을 리뷰하는 걸까? 서로 잘 모르고 훼손할 것을 알면서, 왜 서로에 대해 이야기해야만 하는 걸까?
S와 나는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우리는 둘 다 취준생이었고 불안할 때마다 도서관 벤치에 나란히 앉아 과자나 까먹었다. 저것은 어느 날 S가 과자 봉지 아래 몰래 깔아둔 엽서 말미에 적혀 있던 말. 나는 속으로 ‘이건 무슨 X수작인가!’ 생각했지만 “네가 모르는 네 모습을 사랑한다”는 저 말은 서른의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되었다. 지금 S와 나는 연락할 수 없는 사이가 되었지만, S가 사랑한다던,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물어보고 싶은데, 무엇보다 ‘X수작’이라고 생각한 건 사과하고 싶은데…… 앗! 감상에 빠져 잠시 핵심을 놓치고 말았다. 다른 방식으로 질문해보자. 타인을 리뷰한다는 건 나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Re: 고마워 주네, 너의 리뷰를 읽은 밤부터 나는 매일 귀에서 모닝빵이 굴러떨어지는 꿈을 꿔.(악몽 아님)1)
주네의 ‘리뷰-노트’는 나에게 덕질 덕분에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친구, 시루, 재구 그리고 결국 주네 자신에 대한 리뷰로 읽혔다. 리뷰를 통해 나는 주네의 관점 속에서 재구성된 나(재구)의 낯선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 뇌가 반죽이었다니!) 그것은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인 동시에 주네가 재구를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주네라는 세계 속에서 형성된 ‘사람-리뷰’를 통해 나는 내가 모르는 내 모습뿐 아니라 주네가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을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주네 속에서 시루는 원본 저 너머로 내달리는 스프린터가 되고, 재구의 뇌는 모두의 주린 배를 빵빵하게 채울 수 있는 빵의 원료가 된다. 주네가 스스로에 대해 “그리 많은 이야기가 필요 없어요”라고 한 것은 어쩌면 주네는 말보다 이미지로 세계를 구성하기 때문일지도.
슈퍼 모구 주네의 도움으로 재구(은)는 실마리를 얻었다!
타인을 리뷰한다는 건, ‘나’라는 세계 속에 이해라는 방식으로 타인을 초대하는 것이구나!
시루는 요즘 나의 대화 랭킹 1위 친구다. 나는 시루의 원고 또한 자주 읽는다. 결론적으로 나는…… 거의 매일 말과 글로 시루를 접한다고 할 수 있다!(스토커 아님) 나는 시루가 나와 수다를 통해 공유하던 문제들을 글쓰기를 통해, 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때 즐겁다. 나와 시루는 나, 타인, 관계, 이해의 필요성과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데, 인용한 시루의 원고에서 “우리의 삶이 개별적인 것만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구성된다”는 결론을 읽는 순간. 아이디어로만 간직하고 있던 ‘사람-리뷰’ 작업을 진행해야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재구(은)는 슈퍼 모구 시루의 힘을 빌려 말한다.
타인의 기억 속에 내가 존재하고, 나의 서술 속에 타인이 있다면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서술한 기억을 공유함으로써 만날 수 있는 것 아닐까?
재구(은)는 결심을 굳혔다.
재구(은)는 ‘리뷰-노트’를 한 권 만들었다. ‘리뷰-노트’의 룰은 아래와 같다.
1. 실명을 적으면 의문사 할 수 있습니다.
2. 자신의 이니셜을 하나만 적으세요.
3. 앞장의 ‘사람-리뷰’를 보고 떠오르는 사람의 이니셜을 하나만 적으세요.
4. 떠오른 사람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세요.
*리뷰어 특권 : ‘리뷰-노트’에 룰을 추가할 수 있다!
*다음 리뷰어는 추가된 룰 전부가 아닌 일부만 선택해서 작성에 활용할 수 있다.
재구(은)는 일주일 동안 여덟 명의 친구들에게 ‘리뷰-노트’를 돌렸다. 여덟 명의 이니셜 인물이 친구들의 리뷰를 통해 형상화되었다.3)
재구(은)는 친구들이 작성한 ‘리뷰-노트’를 살펴보며 B의 M 리뷰, S의 H 리뷰, H의 C 리뷰를 리뷰하기로 했다. 리뷰어 B, S, H가 이미 멀어진, 돌이킬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한 사람인 M, H, C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B의 M-리뷰
B의 M-리뷰는 뼈 때리는 평가들로 점철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B의 섬세한 시선이 느껴졌다. B는 “구렸다”고 말할지언정, M의 안경테, 코트 길이, 바짓단, 목소리, 그가 빵 터졌던 포인트 등 M에 대한 아주 세세한 부분들을 샅샅이 기억하고 있다. 나는 B의 M-리뷰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그의 뒷모습을 계속해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을 B, M의 소소한 변화들을 감지하며 흐뭇했던 B, 이상한 사람이라 말하면서도 웃고 있는 B를 발견할 수 있었다.
S의 H-리뷰
S의 H-리뷰는 서툴다.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나는 이 서툰 이야기가 S의 H에 대한 말할 수 없는 미안함 때문이라는 것을, S가 골똘히 무언가를 적다가 스스로 박박 지워버린 대목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럼에도 S가 H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부분이 좋았다.
H의 C-리뷰
H의 C-리뷰에는 “이해의 영역을 벗어났다”고 말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하지만 리뷰 속에서 H는 C가 자신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둘의 시간이 전혀 다른 속도로 흐를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고 있다. H가 바라본 소파 위 C의 얼굴에서 나는 내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꽉 막힌 벽 같은 타인의 표정과 함께 타인을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임을 이해하고 난 뒤의 사람, 그 쓸쓸한 얼굴을 동시에 보았다. H의 근처에서 나도 조금 슬퍼졌다.
재구의 ‘사람-리뷰’ 엽서
재구(은)는 B, S, H의 ‘사람-리뷰’를 엽서로 제작했다. 이 엽서는 B, S, H가 작성한 ‘사람-리뷰’ 안에 투영된 B, S, H의 모습만을 남기고, 나머지 내용은 전부 다 지워버린 엽서다. 나는 B, S, H가 자신에 대한 파편적인 실마리로부터 출발해, ‘자기-리뷰’를 작성해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함께 전했다.(이때, ‘리뷰-노트’ 리뷰어들이 새롭게 추가해준 룰에 따른다.) 이들이 M, H, C를 경험하고 이야기하며 느꼈을 애정과 고통, 자기 안에서 수행한 타인과의 적극적인 만남이 결국 B, S, H의 일부로 남아 그들을 변화시켰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 재구(은)는 B, S, H의 ‘자기-리뷰’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재구(은)는 연말과 새해를 향해 가는 동안, 나머지 친구들의 ‘사람-리뷰’에 대한 리뷰 엽서 역시 차례차례 준비해 전달할 예정이다. 모두의 대화를 구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므로, 모두에게 대화를 구하는 겨울을 보내보기로……
앞서 소개한 두 가지 이야기는 내게 영영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하지만 이제는 두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읽힌다. 나는 두 명의 S를 내 세계에 초대한다. 둘은 두 사람 같기도 하고 같은 사람 같기도 하다. 한 사람은 나를 이상하다 말하고 한 사람은 나를 사랑한다 말한다. 한 사람이 두 가지 말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이 말하는 두 명의 나는 모두 내가 잘 모르는 나이다. 하지만 그 두 명의 내가 모두 나의 일부라는 걸, 지금의 나는 진심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이해가 뭘까? 타인은 무엇이고? 리뷰한다는 건 뭘까? 나는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구성되고 있을까? 누구와 어떻게 만나고 있을까? 답에 가까워지기 위해 우리는 더 많이 리뷰하고 더 많이 만나야 할 것 같다. 서로에 대한 실마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도움이 되니까…… 재구(은)는 잊지 않기 위해서 굳이 한 줄을 더 채워 넣기로 한다. ‘서로’는 일단 말하지 않으면, 나누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사이다.
‘자기-리뷰’와 ‘사람-리뷰’까지 하고 나니 이제 《비유》에서의 연재가 슬슬 끝나간다는 게 실감난다. 이대로 끝나면 너무 아쉬운데…… 안 되겠다, ‘리뷰-타블로이드’를 만들어야겠다! 시루는 본격 리뷰-지면을 만들기로 하는데…….
# -4.
바깥에서 내 이름과 함께 저런 말들이 흘러왔다. 중학교 2학년 겨울이었고 나는 귀밑 3센티미터, 새카만 단발머리를 얼굴 가득 드리운 채 화장실 칸 어둠에 영영 갇히는 기분이었다. 후두둑 무릎이 동그랗게 젖었다. ‘리뷰모구모구’ 3화에서 밝혔듯 나는 올해 서른이 되었고 서른은 이런 일을 떠올리며 슬퍼하지 않지만, 인생의 어느 시점부터는 자꾸 따져 묻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왜 타인을 리뷰하는 걸까? 서로 잘 모르고 훼손할 것을 알면서, 왜 서로에 대해 이야기해야만 하는 걸까?
# -3.
S와 나는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우리는 둘 다 취준생이었고 불안할 때마다 도서관 벤치에 나란히 앉아 과자나 까먹었다. 저것은 어느 날 S가 과자 봉지 아래 몰래 깔아둔 엽서 말미에 적혀 있던 말. 나는 속으로 ‘이건 무슨 X수작인가!’ 생각했지만 “네가 모르는 네 모습을 사랑한다”는 저 말은 서른의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되었다. 지금 S와 나는 연락할 수 없는 사이가 되었지만, S가 사랑한다던,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물어보고 싶은데, 무엇보다 ‘X수작’이라고 생각한 건 사과하고 싶은데…… 앗! 감상에 빠져 잠시 핵심을 놓치고 말았다. 다른 방식으로 질문해보자. 타인을 리뷰한다는 건 나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 -2.
주네의 ‘리뷰-노트’는 나에게 덕질 덕분에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친구, 시루, 재구 그리고 결국 주네 자신에 대한 리뷰로 읽혔다. 리뷰를 통해 나는 주네의 관점 속에서 재구성된 나(재구)의 낯선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 뇌가 반죽이었다니!) 그것은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인 동시에 주네가 재구를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주네라는 세계 속에서 형성된 ‘사람-리뷰’를 통해 나는 내가 모르는 내 모습뿐 아니라 주네가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을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주네 속에서 시루는 원본 저 너머로 내달리는 스프린터가 되고, 재구의 뇌는 모두의 주린 배를 빵빵하게 채울 수 있는 빵의 원료가 된다. 주네가 스스로에 대해 “그리 많은 이야기가 필요 없어요”라고 한 것은 어쩌면 주네는 말보다 이미지로 세계를 구성하기 때문일지도.
슈퍼 모구 주네의 도움으로 재구(은)는 실마리를 얻었다!
타인을 리뷰한다는 건, ‘나’라는 세계 속에 이해라는 방식으로 타인을 초대하는 것이구나!
# -1.2)
시루는 요즘 나의 대화 랭킹 1위 친구다. 나는 시루의 원고 또한 자주 읽는다. 결론적으로 나는…… 거의 매일 말과 글로 시루를 접한다고 할 수 있다!(스토커 아님) 나는 시루가 나와 수다를 통해 공유하던 문제들을 글쓰기를 통해, 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때 즐겁다. 나와 시루는 나, 타인, 관계, 이해의 필요성과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는데, 인용한 시루의 원고에서 “우리의 삶이 개별적인 것만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구성된다”는 결론을 읽는 순간. 아이디어로만 간직하고 있던 ‘사람-리뷰’ 작업을 진행해야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재구(은)는 슈퍼 모구 시루의 힘을 빌려 말한다.
타인의 기억 속에 내가 존재하고, 나의 서술 속에 타인이 있다면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서술한 기억을 공유함으로써 만날 수 있는 것 아닐까?
재구(은)는 결심을 굳혔다.
# 0.
# 1.
재구(은)는 ‘리뷰-노트’를 한 권 만들었다. ‘리뷰-노트’의 룰은 아래와 같다.
1. 실명을 적으면 의문사 할 수 있습니다.
2. 자신의 이니셜을 하나만 적으세요.
3. 앞장의 ‘사람-리뷰’를 보고 떠오르는 사람의 이니셜을 하나만 적으세요.
4. 떠오른 사람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세요.
*리뷰어 특권 : ‘리뷰-노트’에 룰을 추가할 수 있다!
*다음 리뷰어는 추가된 룰 전부가 아닌 일부만 선택해서 작성에 활용할 수 있다.
# 2.
재구(은)는 일주일 동안 여덟 명의 친구들에게 ‘리뷰-노트’를 돌렸다. 여덟 명의 이니셜 인물이 친구들의 리뷰를 통해 형상화되었다.3)
# 3.
재구(은)는 친구들이 작성한 ‘리뷰-노트’를 살펴보며 B의 M 리뷰, S의 H 리뷰, H의 C 리뷰를 리뷰하기로 했다. 리뷰어 B, S, H가 이미 멀어진, 돌이킬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한 사람인 M, H, C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B의 M-리뷰는 뼈 때리는 평가들로 점철되어 있는 듯 보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B의 섬세한 시선이 느껴졌다. B는 “구렸다”고 말할지언정, M의 안경테, 코트 길이, 바짓단, 목소리, 그가 빵 터졌던 포인트 등 M에 대한 아주 세세한 부분들을 샅샅이 기억하고 있다. 나는 B의 M-리뷰에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그의 뒷모습을 계속해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을 B, M의 소소한 변화들을 감지하며 흐뭇했던 B, 이상한 사람이라 말하면서도 웃고 있는 B를 발견할 수 있었다.
S의 H-리뷰는 서툴다.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나는 이 서툰 이야기가 S의 H에 대한 말할 수 없는 미안함 때문이라는 것을, S가 골똘히 무언가를 적다가 스스로 박박 지워버린 대목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럼에도 S가 H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부분이 좋았다.
H의 C-리뷰에는 “이해의 영역을 벗어났다”고 말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하지만 리뷰 속에서 H는 C가 자신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둘의 시간이 전혀 다른 속도로 흐를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고 있다. H가 바라본 소파 위 C의 얼굴에서 나는 내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꽉 막힌 벽 같은 타인의 표정과 함께 타인을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임을 이해하고 난 뒤의 사람, 그 쓸쓸한 얼굴을 동시에 보았다. H의 근처에서 나도 조금 슬퍼졌다.
# 4.
재구(은)는 B, S, H의 ‘사람-리뷰’를 엽서로 제작했다. 이 엽서는 B, S, H가 작성한 ‘사람-리뷰’ 안에 투영된 B, S, H의 모습만을 남기고, 나머지 내용은 전부 다 지워버린 엽서다. 나는 B, S, H가 자신에 대한 파편적인 실마리로부터 출발해, ‘자기-리뷰’를 작성해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함께 전했다.(이때, ‘리뷰-노트’ 리뷰어들이 새롭게 추가해준 룰에 따른다.) 이들이 M, H, C를 경험하고 이야기하며 느꼈을 애정과 고통, 자기 안에서 수행한 타인과의 적극적인 만남이 결국 B, S, H의 일부로 남아 그들을 변화시켰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 재구(은)는 B, S, H의 ‘자기-리뷰’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재구(은)는 연말과 새해를 향해 가는 동안, 나머지 친구들의 ‘사람-리뷰’에 대한 리뷰 엽서 역시 차례차례 준비해 전달할 예정이다. 모두의 대화를 구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므로, 모두에게 대화를 구하는 겨울을 보내보기로……
# 0.
앞서 소개한 두 가지 이야기는 내게 영영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하지만 이제는 두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읽힌다. 나는 두 명의 S를 내 세계에 초대한다. 둘은 두 사람 같기도 하고 같은 사람 같기도 하다. 한 사람은 나를 이상하다 말하고 한 사람은 나를 사랑한다 말한다. 한 사람이 두 가지 말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이 말하는 두 명의 나는 모두 내가 잘 모르는 나이다. 하지만 그 두 명의 내가 모두 나의 일부라는 걸, 지금의 나는 진심으로 이해한다. 그런데 이해가 뭘까? 타인은 무엇이고? 리뷰한다는 건 뭘까? 나는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구성되고 있을까? 누구와 어떻게 만나고 있을까? 답에 가까워지기 위해 우리는 더 많이 리뷰하고 더 많이 만나야 할 것 같다. 서로에 대한 실마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도움이 되니까…… 재구(은)는 잊지 않기 위해서 굳이 한 줄을 더 채워 넣기로 한다. ‘서로’는 일단 말하지 않으면, 나누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사이다.
다음 화 예고
‘자기-리뷰’와 ‘사람-리뷰’까지 하고 나니 이제 《비유》에서의 연재가 슬슬 끝나간다는 게 실감난다. 이대로 끝나면 너무 아쉬운데…… 안 되겠다, ‘리뷰-타블로이드’를 만들어야겠다! 시루는 본격 리뷰-지면을 만들기로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