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리뷰를 결산하다: 《크리티블로이드》1)
   2019년은 ‘리뷰모구모구’에 절반 이상의 시간을 쏟았다고 해도 좋을 해였다. 1년 동안 우리들은 이런 작업을 했다. 사람들에게 리뷰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말을 걸었고(1화), 그 내용을 토대로 리뷰가 뭘까 고민했으며(2화), 각자가 이해한 방식대로 리뷰를 진행해보고(3화), 그간 우리가 함께 나눈 시간을 리뷰하거나(4화), 나아가 자기 주변의 사람까지도 리뷰했다(5화). 이 모든 작업은 전체가 거대한 협업의 과정이었다. 말을 걸고 대화하고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했다. 동시에 이 모든 작업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질문을 하거나 대답을 할 때 필연적으로 주제에 대해 생각해야 했으므로.
   1~5화까지 리뷰모구모구 연재를 하고 주네와 재구의 활동을 지켜보며 마침내 《크리티블로이드》를 만들어보자는 결심에 이르게 된 것은 그런 기다림의 끝에 맞이한 한 해의 마무리 작업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리뷰와 비평, 대화적 방법에 대해 고민을 거듭한 나는 우리의 고민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안내를 담은 짧고 간결한 작업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렵거나 글만으로 이루어진 비평을 넘어 ‘나’의 존재와 밀접한 비평적 작업을 머릿속에서 굴리며 다음의 조건들을 기획자와 필자에게 제안했다.

   간결할 것, 재미있을 것, 원본을 지니되 비평적 사고로 인해 파생된 작업물일 것, 시각적으로 보기 좋을 것, 2019년 리뷰를 결산할 만한 내용을 담을 것.


《크리티블로이드》 안내서. 대화적 비평을 고민하면서 만들게 되었다. 우리는 어떻게 대화할 수 있을까? 그것은 어떤 비평적 행위일 수 있을까?

   이런 요구사항을 토대로 2019년에 나와 문화활동을 공유한 사람들에게 리뷰-평론을 부탁했다. 특정한 경험을 주제로 삼아주기를 요구하되 글쓴이 자신과 연관지어 써달라고 말했다.(원고를 받으며 짧지만 여느 때보다 쉽지 않은 글쓰기였다는 후기를 듣기도 했다.) 이 글들은 《크리티블로이드》 1~2면에 담았다. 지금부터 보게 될 이미지와 설명은 실제 지면에 실리는 세 편의 글 일부이다. 글의 전문 및 《크리티블로이드》의 전체 내용은 6화 본문 맨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확인할 수 있다.


   <위험한 북토크>와 비평


강수환, 「위기의 시대를 말하는 방법들」

   이 글은 2019년 여름에 있었던 ‘위험한 북토크’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다. 나는 4회차 사회자로 참여했다. 나에게 ‘위험한 북토크’는 페미니즘이라는 방법론을 고민하게 하는 동시에 비평이 독자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이 글의 필자 강수환은 아동문학 평론 및 미디어 연구를 하는데 그런 관점에서 이 행사의 문제의식이 그의 문제와 어떻게 맞닿았는지 궁금했고 그에 대한 글을 요청했다.


   함께 고민하는 우리-일(work)과 비평


선우은실, 「페라에서-삶과 일의 의미」

2019 악단광칠 콘서트-미치고 팔짝 콘서트 영상

   이 글은 2019년 여름 퓨전 국악을 하는 친구 민영을 만난 경험을 토대로 쓰였다. 그녀는 최근 작업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고 했다. 정적인 무대에서 동적인 무대로의 전환이었는데, ‘몸짓’을 통해 좀더 자연스러운 몸의 움직임과 음악적 흐름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나는 그즈음 ‘애정을 품는다는 행위’와 ‘나의 일’을 이리저리 맞대보며 무엇이 일과 삶의 즐거움을 발생시키는가 고민했다. 민영과 나누었던 그날의 대화는 그런 나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다.


   우리는 비평으로 어떻게 연결되는가


임다, 「“선생님, 전 죽었어요!”」

   가을로 접어들 무렵 임다와 뮤지컬 〈13 후르츠케이크〉를 봤다. 꼭 한 번 공연을 보고 싶었던 무용수가 주연으로 출연한다는 소식과 함께 ‘퀴어’를 주제로 삼은 뮤지컬이라는 정보가 흥미를 끌었다. 실존했던 퀴어 인물과 관련된 열세 개의 에피소드를 엮은 뮤지컬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다양성이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이 뮤지컬을 볼 당시 임다에게 공연 리뷰를 부탁하게 될 줄 몰랐고, 임다 역시 이 뮤지컬을 소재로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을 거다. 다만 임다와 함께 뮤지컬을 보며 우리는 우연히 마주친 서사로부터 자기의 얼굴을 들여다보게 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인상적인 뮤지컬 중 어떤 서사가 임다의 비평적 정체성과 마주쳤을까 궁금했고 임다는 그 질문에 응답해주었다.


   디자인

   이 글에서 이미지로 제시된 지면의 일부는 《크리티블로이드》의 콘셉트 디자인 버전이다. 우리는 컬러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깔끔하고 간결한 느낌으로 지면을 구성하고자 했다. 콘셉트를 설명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머릿속에 있는 것을 잘 꺼내어 서로가 이해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말하는 것의 어려움을 새삼 상기했다. 두 명의 디자이너가 작업해주었다. 우리의 ‘의도’는 그들에 의해 새롭게 이해되고 그들의 감각이 가미되면서 또다른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남은 즐거움

   어쩌면 궁금할 수도 있을까? 《크리티블로이드》가 어떤 방식으로 완성되었는지, 앞으로 어떤 식으로 계속 이어질 것인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면 완성된 창간준비호 《크리티블로이드》의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모쪼록 재미있게 즐겨주시고 또 이야기를 들려주시길. 참, 《크리티블로이드》에 적혀 있는 내용은 모두 진담이다.

   《크리티블로이드》 창간준비호 보기: https://rb.gy/mo4zrt


   -다음 화 예고

   약 반 년간의 프로젝트가 끝나간다. 모구모구들은 각자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려는데 시루가 유럽에 가버렸다! 어떻게 하지?


   -이벤트 공지

   《크리티블로이드》의 4면 ‘독자참여형’ 코너에 슥슥 노트한 뒤 인스타그램 ‘#크리티블로이드’ 해시태그 달기! 재미난 리뷰를 써주신 분께 리뷰모구모구의 마음을 담은 연하장을 보내드립니다.

리뷰모구모구

시를 쓰고 미래를 상상하는 재구, 리뷰를 많이 쓰고 의문을 던지는 시루, 덕질을 하고 대화를 중재하는 주네.

2020/01/28
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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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블로이드》는 critic과 tabloid의 합성어를 제호로 삼은 리뷰-비평 타블로이드이다. 대화적인 비평, 짧고 간결한 비평, 행위로서의 비평에 대해 고민하기 위해 리뷰모구모구가 고안했다. ‘!(하다)’ 프로젝트의 결산으로 창간준비호를 만들어보았다. 여력이 된다면 꾸준히 진행해보고 싶은데 4페이지뿐인 지면을 구성하는 데도 여러 인력과 자금과 시간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고 이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발행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