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나 아냐
3화 나에게는 평범하지만 너에겐 과도한 것(下)
배우 A 인터뷰(2화를 참조할 것. 바로가기)와 창작집단 담의 고민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인물을 소개합니다. 정윤성이라는 인물의 프로필과 그의 가방 속 물건을 살펴보시고 그의 독백도 들어봐주세요. 무대에 오르기 전 그가 어떤 사람인지 여러분의 머릿속에 생생한 그림이 그려지기를 바랍니다.
① 겨자색 꼬질꼬질한 천 필통
홍대 상상마당에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혼자 보러 갔다가 샀다. ‘넌 여성스러우니까 청소도 잘하고 깔끔할 것 같아.’라는 반 아이들의 기대와 다르게 필통을 빨아 쓸 정도의 깔끔함은 전혀 없다. 막상 자기가 더러운 사람이라고 밝히기는 부끄럽다. 덜 친한 친구와 자기 자리에서 얘기를 나눌 땐 팔뚝으로 필통을 슬쩍 가린다.
② 게임 〈오버워치〉 속 메이라는 캐릭터를 표지에 그린 노트
지금은 다른 학교가 된 수민이가 만들어줬다. 순둥한 외모지만 은근한 똘끼를 가지고 있는 메이가 자신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오버워치〉를 아는 다른 남자애들은 메이를 알아보고 윤성에게 ‘그런 취향이냐?’고 엉뚱한 질문을 한다. 이들과 같이 PC방에 가본 적은 없다.
③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삼십대 초반인 남자 국어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자신의 복학생 시절 연애 썰을 풀며 이 책을 추천해줬다. 책을 반쯤 읽었는데, 이 책과 자신의 연애 경험을 연결시켜 말했던 선생님이 새삼 신기했다. 그렇다면 선생님은 외과 의사 토마스에게 감정이입을 했던 것일까? 국어쌤이 정말 자신이 상상하는 것만큼 무해한 남자일까 고민해보며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④ 남성용 로션 샘플
남성 뷰티 유튜버 큐영이나 후니언을 좋아한다. 처음엔 그들의 개그 코드가 자신과 맞아 구독하기 시작했다. 딱히 화장 자체엔 관심이 없었는데, 좋다는 얘기를 반복적으로 듣다보니 자신도 화장품을 몇 개 사게 됐다. 로드샵에선 남자가 틴트나 아이섀도를 사면 꼭 남성용 로션 샘플을 준다. 아직 틴트를 바르고 밖에 나가본 적은 없다.
⑤ 검정색 카디건
몸에 걸치는 건 무난하게 검정으로 골랐다.
⑥ 라벤더색 다이어리
딱히 라벤더를 좋아하진 않지만, 다이어리마저 여성용, 남성용이 구분되어 있는 게 이상해서 확 라벤더를 택했다. 물론, 꼼꼼한 성격이 아니라 다이어리 안은 텅텅 비어 있다.
1. 인물 프로필
이름 | 정윤성 | 성별 | 남성 |
---|---|---|---|
나이 | 17 | 성적지향 | 무해한 남성을 좋아한다 |
가족관계 | 1남 1녀 중 첫째 | MBTI | INFP |
취미 | 못하는 오버워치 | 특기 | 리코더 |
2. 윤성의 가방 속
① 겨자색 꼬질꼬질한 천 필통
홍대 상상마당에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혼자 보러 갔다가 샀다. ‘넌 여성스러우니까 청소도 잘하고 깔끔할 것 같아.’라는 반 아이들의 기대와 다르게 필통을 빨아 쓸 정도의 깔끔함은 전혀 없다. 막상 자기가 더러운 사람이라고 밝히기는 부끄럽다. 덜 친한 친구와 자기 자리에서 얘기를 나눌 땐 팔뚝으로 필통을 슬쩍 가린다.
② 게임 〈오버워치〉 속 메이라는 캐릭터를 표지에 그린 노트
지금은 다른 학교가 된 수민이가 만들어줬다. 순둥한 외모지만 은근한 똘끼를 가지고 있는 메이가 자신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오버워치〉를 아는 다른 남자애들은 메이를 알아보고 윤성에게 ‘그런 취향이냐?’고 엉뚱한 질문을 한다. 이들과 같이 PC방에 가본 적은 없다.
③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삼십대 초반인 남자 국어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자신의 복학생 시절 연애 썰을 풀며 이 책을 추천해줬다. 책을 반쯤 읽었는데, 이 책과 자신의 연애 경험을 연결시켜 말했던 선생님이 새삼 신기했다. 그렇다면 선생님은 외과 의사 토마스에게 감정이입을 했던 것일까? 국어쌤이 정말 자신이 상상하는 것만큼 무해한 남자일까 고민해보며 책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④ 남성용 로션 샘플
남성 뷰티 유튜버 큐영이나 후니언을 좋아한다. 처음엔 그들의 개그 코드가 자신과 맞아 구독하기 시작했다. 딱히 화장 자체엔 관심이 없었는데, 좋다는 얘기를 반복적으로 듣다보니 자신도 화장품을 몇 개 사게 됐다. 로드샵에선 남자가 틴트나 아이섀도를 사면 꼭 남성용 로션 샘플을 준다. 아직 틴트를 바르고 밖에 나가본 적은 없다.
⑤ 검정색 카디건
몸에 걸치는 건 무난하게 검정으로 골랐다.
⑥ 라벤더색 다이어리
딱히 라벤더를 좋아하진 않지만, 다이어리마저 여성용, 남성용이 구분되어 있는 게 이상해서 확 라벤더를 택했다. 물론, 꼼꼼한 성격이 아니라 다이어리 안은 텅텅 비어 있다.
3. 윤성의 독백
창작집단 담
구하나, 박주영, 서동민. 세 명의 극작가가 담에 모였습니다. 담담하게 다음을 도모합니다. 우리 이제 어떻게 해야 한담.
2020/08/25
3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