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3》은 작가와 독자 구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아요. 그 목소리를 녹음하고 받아써 풀어내는 것이 《문학3》의 핵심적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문학을 매개로 대화할 수 있는 모임과 현장을 만드는 것이 우리 잡지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까페창비(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출판사 창비 사옥)에 와 있는데요. 지하로 내려오는 그 계단, 그 경로 자체가 《문학3》 같아요. 잡지 출범 소식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여기서 열리기도 했고, 그간 진행된 네 차례의 문학몹 모두 이곳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의미가 남달라요. 중계 코너를 준비하는 녹음실도 보이고, 계단 벽면엔 잡지를 준비하며 만든 홍보 포스터가 붙어 있어요. 포스터에는 잡지가 만들어지는 이 지역 주민들을 찾아가 문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문학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여쭙고 그 목소리를 그대로 실었어요. 문학의 개념과 의미가 사람마다 다르잖아요. 어떤 이에게는 문학이 답답하고 드나들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어떤 이에게는 책 속 이야기와 노래가 삶의 절망적인 순간에 함께하는 빛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책을 펼쳤을 때 생기는 다양한 경험의 순간들이 모이고 모여서 문학을 이루는 것 같아요. 문학플랫폼으로서 《문학3》은 그런 생각과 맞닿아 있습니다.


  《문학3》을 만들면서 가장 즐거웠던 원고를 소개한다면?


   고르기가 너무 어렵네요. 읽는 사람에 따라 각자에게 최고의 작품이 있을 테니까요. 《문학3》에는 재미있고 논쟁할 만한 글들이 많다는 것은 자부할 수 있습니다.(웃음) 우선 문학잡지는 무엇보다 문학작품이 좋아야 하잖아요. 《문학3》에 실린 시나 소설 모든 작품이 뛰어나고 독자로서 사랑합니다. 투고된 작품에서 나온 새로운 목소리들도 참 좋았어요. 또 주목 혹은 현장 코너에 실린 글을 보면 다양한 현장에서 길어올린 생생하고 치열한 저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눈에 띄는데요. 2호 주목란에 실린 후지이 다케시의 「정치적 올바름, 광장을 다스리다?」나 현장란에 실린 김애령의 「판도라 사진 프로젝트 이야기」 등을 읽으면서 흥미롭고 놀라웠습니다. 박주용 편집자는 3호 현장란에 수록된 홍은전의 「P정신요양원」 초고를 받았을 때 글의 강렬함에 매료되어 첫번째 독자로서의 기쁨을 느꼈다고 해요.

   문학잡지를 만들다보면 어떤 작품이든 초고를 읽는 즐거움과 기쁨이 상당한 것 같아요. 잡지라는 결과물이 만들어지기까지 필연적으로 지워지는 문장과 페이지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의미 없이 소거되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그러는 속에서 《문학3》만의 감각이 자라는 것이고, 그 선택의 과정이 잡지의 디딤돌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그 밖에도 만화, 사진작품을 볼 수 있는 ‘시선’란도 눈여겨보실 만하고, 웹을 통해 연재되는 ‘3x100’ 코너의 작품들도 언제나 다음 편을 기대하게 해요.

   《문학3》은 종이잡지, 웹진, 문학몹이 함께 돌아가는 등 새로운 시도와 실험적인 과정 중에 놓여 있어요. 모든 작업이 현재진행형으로 이뤄지고 그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협력하기도 갈등하기도 하면서 잡지가 만들어집니다. 교섭하고 교차하는 현장이기 때문에 실수가 생기기도 하고 사건 사고가 빚어지기도 하는데요.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그 덕분에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문학3》은 더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더 가볼만한 것이 있다는 것, 예상할 수 없는 지점을 발견하고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잡지의 기쁨일 것 같아요. 독자로 하여금 문학을 자기 삶의 현장으로 만들어가게 하면서, 《문학3》도 커가길 바랍니다.



《문학3》

창간년월: 2017년 1월
발행주기: 문학지는 연 3회(4개월), 문학웹은 수시 업로드
구성원: 김미정, 신용목, 양경언(이상 기획위원), 박주용(책임편집)
www.munhak3.com


창비

2017/12/26
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