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31회 문학잡지는 ‘에너지’입니다
3년째 발행하고 있는 동시전문잡지 《동시발전소》는 지역성이나 이념을 뛰어넘는 동시의 에너지입니다. 문단의 명성과 권력이 아니라 작품성과 작가의 역량에 초점을 맞추는 잡지가 되고자 합니다. 그래서 실험적인 작품을 앞세우기보다는 창작의 기회를 열어두었습니다.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백화점 한 층에 마련된 갤러리에 들러 스쳐지나가듯 작품을 감상했지만 기분 좋은 하루를 맞이한다면 어떨까요? 삶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겠지요. 《동시발전소》는 이렇게 일상의 공간에서 에너지를 얻어 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원로에서 신예작가까지 그리고 미등단 작가도 함께할 수 있다는 자세로 한 땀 한 땀 원고를 정리합니다. 어린이가 와서 뛰어도 되도록 창작의 에너지를 불어넣어주는 잡지를 지향합니다.
Q. 동시의 경향 중 가장 새로워지길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동시는 동심을 바탕으로 창작되어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벗어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동심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심의 ‘발현’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타자와 부대끼는 삶을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그리는 것입니다.
관념적 동심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 반동에 반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유희적 동시를 거부하면서 표방한 리얼리즘적 동시가 소재주의에 빠진 것이 그렇고, 최근에 유행했던 말놀이 동시를 벗어나면서 판타지적 상상이나 그로테스크한 동시 등으로 나타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인의 관념으로 동심의 반동을 거듭하며 시형식의 변화만 추구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어린이, 그들의 일상에서 삶의 정서를 담아내는 생활 밀착형 동시가 창작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것을 어린이들이 좋아하고 이해할 거야.’ 이런 주관으로 동심에 굴레를 씌우지 않고, 지나치게 어린이독자를 의식하지 않는 태도가 동시문단에 만연하기를 바랍니다.
《동시발전소》 10호(2021년 여름호)는 동시조 특집을 마련하여 일반 시조시인과 동시조 〈쪽배〉 동인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특히 전병호와 김용희의 평론을 통해서 동시조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윤동재 시인이 「여는 글」에서 ‘시 정신’에 대해 화두를 던졌고, 김유진은 「시인이 말하는 동시교육」에서 동시문학 교육을 ‘어린이’의 문학인지 혹은 ‘동심’의 문학인지 근원적인 물음으로 동시 창작과 교육에 대한 바람직한 길을 찾고자 하였다. 이번호 신작 동시는 강기원 외 15명이 동시를 발표하였다.
《동시발전소》
창간년월: 2019년 3월
발행주기: 계간
구성원: 신홍식(발행인), 김종헌(편집주간), 손인선(편집장), 강기원, 곽해룡, 권영욱, 김미희, 김성민, 남은우, 박승우, 박예분, 박혜선, 백우선, 이도환, 윤동재, 장두영(이상 기획편집위원)
cafe.daum.net/dongbal2019
동시발전소
《동시발전소》는 대구를 터전으로 한 동시전문지이다. 한국 근대아동문학의 출발지라 해도 과언이 아닌 대구를 중심으로 전국 동시문단에 창작과 비평의 공간을 열어두고 있다. 이념과 지역을 초월하고 작가의 명성보다는 작품성으로 어린이의 삶을 비추는 동시문학을 지향한다. 끊임없는 담론을 생산하여 ‘지금 여기’의 동시문단을 돌아보면서 다양한 동시가 창작되고 향유되어 문단에 에너지가 넘치기를 기대하는 잡지이다.
2021/09/28
46호